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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안녕하세요, 이노(Eno) 입니다. 


일전에 예고한(https://www.timeforum.co.kr/7113072) 다가즈(DAGAZ) CAV-DATE Orange가 

어제 오후에 드디어 제게로 왔어요. 다가즈 공방이 어차피 홍콩에 있어서 거리상으론 무지 가까운데, 

제이크(Jake Bourdeau)가 페덱스나 EMS로 보내지 않고 일반 국제등기로 보내는 바람에 딱 1주일 소요됐습니다. 

뭐 이 정도도 나쁘진 않지만... 글구 무엇보다 포장 풀고 보니 시계가 생각보다 이뻐서 다른 불평 할게 없네요ㅋㅋ.






사라사테(Saraste)님께서 얼마전 득하신 C3버전(화이트)에 비해서 오렌지색이라서 넘 튀면 어쩔까 살짝 염려도 되었으나, 실제로 보니 그냥 마구 귀여워요. ㅎㅎ 


어차피 전 사라사테 님이나 다른 사람들처럼 미리 프리오더를 하고 받은 경우가 아니라서 C3를 선택할 수도 없었지만, 

뒤늦게 운좋게 이렇게 1st batch 40개 중 막차를 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다림이 길지 않아 일단 기쁘고, 시계도 오렌지 버전 완전 기대이상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심 대략 아시겠지만 패키지는 예상 그대로 역시나 후집니다. ㅋㅋㅋ 포장도 개떡 같이 했고, 플라스틱 보호 케이스는 생각보다 더 작고 싼티 작렬... 

보증서 카드와 사용 메뉴얼 정도만 간단히 동봉돼 있구요. 제치스트랩으론 블랙 줄루가 쓰이고 있는데, 제가 경험한 마라텍이나 타이코넛보다 좀 얇은 거 같아요.






전체 모래분사처리된 스틸 케이스는 일단 생각보다 크기가 좀 더 작았고, 또 두께도 생각보다 무척 얇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특유의 케이스 형태와 프로파일도 굴곡지게 아치형으로 컷팅이 돼서 손목에 얹으면 더 밀착력이 좋습니다. 

무게도 가볍고 얇고 사이즈도 세이코 SKX009보다 약간 큰 수준이라서 뭐 이건 필드용이기도 하지만 드레스 다이버로도 손색이 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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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도 다시 한번 보시지요. 돔형의 사파이어글라스까지 포함하면 13.2mm라고 고시돼 있지만, 실제 느낌은 10mm 이하 같은 착각이 들게 합니다.  

세이코 사브나 한정판 SARX011보다도 얇게 느껴질 정도에요. 케이스 측면 에지를 잘 커팅하고 약간 버블백 스타일로 만든 케이스백 때문에 이게 가능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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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DAGAZ가 저는 무슨 뜻인가 싶어 제이크에게 물어보니, 이게 고대 독일인 및 북유럽 민족들이 쓰던 룬(Rune)문자서 유래한 거라네요. 

그 뜻은 현대 영어로는 데이(Day)이고, 좀 더 내밀한 뜻으로는 Breakthrough, New Beginning 같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심볼이라고 합니다.

이 삼각형 두개가 양쪽으로 날개 형태로 있는 표시가 원래 갓 부화한 나비가 날개를 펴고 세상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룬문자로 형상화한거래요.



runes-pict-big.gif  


고대 룬(Rune) 상형문자는 물론 현대에선 쓰일 일이 없지만, 

오래전부터 유럽에선 집시들 사이에서 신비한 마법, 주술의 언어로 많이 쓰여서 지금까지 꾸준히 전승될 수 있었다네요. 

그래서 타로(Tarot)나 북유럽신을 섬기는 일부 사교(邪敎), 근자엔 판타지 소설에서도 종종 그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통에 광적으로 집착했던 독일 나치의 깃발에 많이 들어가던 낙뢰 모양의 SS도 사실은 룬문자에서 빌려온 거라는 군요. 








사진 상으로는 오렌지 색상이 조금 옐로우에 가깝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위 사진에서보다 더 오렌지에 가깝습니다. 

케이스 형태나 다이얼 자체도 브랜드 상징 엠블럼 외엔 일절 쓸데 없는 프린팅이 생략돼 있어서 전체적으로 굉장히 심플한데, 

인덱스와 핸즈, 베젤의 오렌지 컬러 덕분에 단조로워 보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다소 진부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 

오렌지 계열 수퍼루미노바가 사용돼 적절한 발랄함을 부여하는 거 같아 맘에 드네요. 암튼 색상 자체가 참 상콤합니다. ㅋㅋ  



IMG_0232_zps108f9cfb-1.jpg


야광 사진은 따로 못 찍어서 기존에 공개된 사진을 빌려왔는데요. 이 사진에서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조금만 축광해도 아주 빵빵하구요. 기존에 경험한 그린 계열의 C1이나 C3, 세이코의 루미브라이트나 푸른색 계열의 BWG9 같은 도료와는 확실히 색상부터 확 다릅니다. 

평상시 육안으로는 짙은 올드 라듐 계열의 오렌지톤이라 야광도 오렌지 계열일 줄 알았는데, 아니구요. 밝고 따뜻한 느낌의 옐로우입니다.(형광계열 팝옐로우는 또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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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가 바로 70년대 미 군용 시계의 아이콘이자 당시 기준으로도 밀스펙(Military spec)에 출실했던 벤루스(Benrus) Type 1 오리지널 모델입니다.(1974년 보급품)

오토매틱 칼리버 ETA CS1D2가 탑재되고 기존 잠수시계들의 표준이었던 60분 표기 방식이 아닌, 12시간 표기의 베젤 인서트를 장착하고, 

반사광을 피하기 위해 케이스 전체를 무광처리한 점이나, 200미터 정도의 기본 방수성능을 보장한 점 등이 지금 기준으로도 썩 훌륭한 스펙인지라, 

잘 보관 관리된 오리지널 모델들은 이베이에서도 제법 상당한 가격에 팔릴 정도로 군용 시계의 전설과도 같은 시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벤루스 타입 2 오마쥬나 비스무레하게 생긴 시계는 쿼츠 모델로 경험한 적이 있는데, 

타입 1은 저는 이번 다가즈가 처음입니다. 의외로 타입 1 오마쥬는 그 종류나 만드는 브랜드가 많지 않고, 

기존에 꾸준히 만들어온 마라톤이나 MKII의 그것은 또 생각보다 가격대가 좀 비싸더라구요.(Paradive 같은 경우는 다가즈의 3배 이상)


MkII_Paradive_2.jpg


요 녀석이 바로, 현행 중에선 비교적 오리지널에 가장 충실하다고 할 수 있는 벤루스 타입 1 오마쥬의 대표 모델이자 스테디셀러인 MKII Paradive. 

근데 가격대는 솔직히 별로에요. ㅋㅋ 어지간한 벤루스 추종자나 클래식 다이버 매니아나 컬렉터가 아닌 이상, 1천달러가 넘는 가격대면 선택의 여지가 많으니까요. 






 



같은 오렌지 내지 밝은 브라운(약간 치자색) 계열 스트랩으로 가죽 줄질도 함 해봤습니다. 갠적으로 이 조합이 훨씬 더 제치 같네요. ㅋㅋㅋ 

그리고 이 시계의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사파이어 글라스 AR코팅 상태에요. 안쪽에만 단면 코팅을 했는데, 상당히 클리어하게 잘 됐네요. 


그리고 앞서도 언급했지만, 모래 분사 처리한 케이스 가공 수준이나 피니싱이 5백 달러 이하의 그것이라기엔 너무 수려합니다.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에요. 

견고한 더블 오링의 스크류 다운 크라운과 러그 홀(Drilled lugs)이 있어서 얇은 툴만 있음 줄질하기도 편하고, 스트레이트 엔드라 줄질도 거의 다 잘 받고 좋네용. 

또한 단방향 회전 베젤 역시, 사라사테 님께서도 언급해 주셨지만 인서트가 알루미늄 베이스인데도 특수 코팅을 잘해서 그런지 상당히 세라믹 느낌이 납니다. 무척 블링^^! 



miyota-9015.jpg

Miyota_9015_specs.jpg


그리고 시티즌 미요타 9015 칼리버도 해외 포럼에선 워낙 최근 호평이 많고 해서 내심 함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이번 다가즈를 통해서 처음으로 경험해 보게 되네요. 기존 8로 시작하는 저가형 칼리버들에 비해 확실히 여러 면에서 고급스러워진게 느껴집니다.



miyota9015.jpg


핵기능은 기본, 수동 와인딩시 느낌도 무척 부드럽고(eta 2892 느낌), 진동수도 높고, 로터 회전하는 느낌이나 이런 건 또 2824 패밀리랑 흡사하네요.  

지금 반 나절 넘게 차봤는데, 시간도 무척 잘 맞습니다. 제이크가 출고 전에 추가 조정을 타이트하게 잘 잡아서 보낸다는 평이 지배적이던데,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완전 이건 뭐 크로노미터 수준입니다. ㅎㄷㄷㅋ 오차에 뭐 별 신경을 쓰는 성격도 아니지만,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얼마전 주문한 타이코넛(Taikonaut) 5연 수퍼 엔지니어 2 샌드 블래스트 처리된 메탈 브레이슬릿도 마침 도착해서 줄질해 봤는데요. 

와우... 이게 또 브레이슬릿 하나 바꿨을 뿐인데. 시계 인상이 확 달라보이네요. 훨씬 터프해 보이고 밀리터리 포스 제대로 납니다. ㅋㅋㅋ 


앞서 사진으로 첨부한 파라다이브 브레이슬릿 버전과도 제법 많이 비슷해 보이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스러운 조합이네요. 

글구 브레이슬릿 자체의 품질만 놓고 봤을 때도, Paradive보다도 오히려 이 타이코넛의 울퉁불퉁한 솔리드 메탈이 더 나은 거 같다능. 


다가즈 케이스 색상 및 전체 모래 분사처리된 느낌이 사뭇 티타늄이나 진(Sinn)의 테지먼트 케이스 느낌과 비슷해서 

타이코넛의 이 모래분사 스틸 색상이 톤이 밝아 안 어울리면 어떡하나 주문하고도 약간 반신반의한 면이 없질 않은데, 

이건 뭐 막상 장착해 보니 기우였습니다. 물론 케이스 색상보다는 브레이슬릿 톤이 약간 밝은 편이지만 그래도 큰 이질감없이 잘 어울리네요. 





아무리 봐도 이번 메탈 줄질은 대만족.... 한동안 이 조합으로 쭉 갈 듯 싶네요.^^ 


이상... 간단한 득템기였구요. 


일단 다가즈 이 모델은 가격대도 착하고, 시계 전체 만듦새도 기대이상으로 준수한 편이고, 

벤루스 타입1 오마쥬인데도 오렌지계 루미노바를 써서 조금은 더 모던하고 개성있게 변화를 준 점, 

케이스 크기도 적당하고, 두께도 얇아 손목 위에서 착용감도 우수하고, 케이스 형태 특성상 

스트레이트 러그엔드라 각종 줄질도 잘 받고 암튼 여러 면에서 제겐 감점 요인이 거의 없네요. 


워낙에 소량씩 찔끔 찔끔 풀고, 이번 첫번째 배치는 몇달 전부터 미리 프리오더한 사람들 위주로 배송되서 인기 모델은 다 빠졌지만, 

조만간 3월 말경에 다시 재입고가 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수시로 다가즈 페이스북 체크하셨다+ 재고 있을 때 빨랑 지르시길... 

해외 다이버 커뮤니티에서도 다가즈나 제이크 관련한 평이 워낙 좋아서 

제 생각에 이 정도 만듦새면 앞으로 시계 구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만 같습니다.  



그럼 회원님들 남은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구요. 하루하루 즐거운 봄날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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