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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Eno 1095  공감:7 2012.10.21 02:38

회원님들 편안한 주말들 보내고 계신가요... 이노(Eno) 인사 올립니다. 


19금을 음주가무로 신나게 보낸 뒤 오늘 낮에는 쓰린 속을 부여잡고 계속 멍하니 있었더니 밤엔 잠이 안오네요.ㅋㅋ 

그래서 타포 접속한 김에 겸사겸사 잉여력을 발휘해 얼마 전 득템한 시계 하나 간단히 사진 몇 장과 함께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이 녀석인데요. 딥 블루의 썬 다이버 2라는 모델입니다. 

기존 썬 다이버 1k에서 다이얼 디자인과 무브먼트가 바뀌는 등 마이너한 체인지를 거쳐 올 여름 즈음 선보인 신형 모델이지요. 



공홈에 올라와 있는 이 녀석의 대략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deepbluewatches.com/sundi1kblsud.html


1000 Meters AISI 316L stainless steel divers watch

Seiko NH 36 24 Jewel D/D automatic movement,40 Hour Power Reserve,Bilingual weekday (Eng/Spanish)

Stop Second device (Hacking)

SAPPHIRE crystal, superluminous filled hands and dial marking

triple o-ring crown and double o-ring case back

Manual helium valve (For Saturation Diving), 316L full solid steel band with Diver extension clasp

Watch width is 46.00mm (crown and extension not measured) Length is 52.50mm, Rotating bezel is 43.00mm 

Total Height is 14.00mm Weight is 220gm

120 Click unidirectional bez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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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구매한 블랙 다이얼 외에도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오렌지, 블루, 옐로우, 그린, 레드, 실버, 이렇게 베리에이션이 다양합니다. 

각자의 컬러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고르면 될 듯...  

 


일전에 이제는 단종이 된 구형 썬 다이버도 한 1년 반쯤 전에 관심이 있어서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다이얼 디자인(일부 인덱스 형태)이 미묘하게나마 마음에 들지 않고 미요타 무브라는 점 때문에 구매를 접었는데요. 


이번 신형 썬 다이버 2는 다이얼 디자인도 좀 더 시원시원하게 바뀌고

(아무래도 12시, 6시, 9시 방향 인덱스 형태와 테두리에 주황색 트리밍 처리를 한 점이 젤 맘에 들었음), 

무엇보다 무브먼트가 기존 핵기능 안 되는 미요타에서 세이코의 NH36으로 교체된 점이 반가웠습니다. 



eric2.jpg



그러나 딥 블루의 썬 다이버 2를 지르기로 결심한 가장 결정적인 배경에는, 

바로 위 사진 속의 오리스 다이버가 그 중요한 실마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리스의 구형 애커스 다이버와 딥 블루의 썬 다이버는 그 케이스 형태가 놀랍도록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단, 신형 애커스와는 케이스 선과 면 처리가 많이 다름)



물론 위에 사진 속에 첨부한 모델은 컴프레서 스타일의 케이스라서 DB 썬 다이버와는 디테일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그럼에도 특유의 케이스 하단부로 갈수록 둥글게 빠지는 일명 항아리 케이스와 짧은 러그 및 브레이슬릿과의 연결 형태 같은 부분은 부인할 수 없이 

오리스의 그것과 너무나 일치합니다. 그래서 해외 포럼에서도 보면 딥 블루의 썬 다이버는 외관상으로는 명백히 오리스 오마쥬라는 평을 듣더군요.^^ 




oris-deep-blue-2.jpg

oris-deep-blue-3.jpg

oris-deep-blue-4.jpg



한 해외 다이버 커뮤니티에 올라온 오리스 애커스와 단종된 이전 버전의 썬 다이버(바 인덱스 버전) 모델 간의 비교 사진들입니다.   

해당 사진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bdwf.net/forum/showthread.php?t=74308

 

열혈 다이버 매니아인 이 유저가 공유한 위 사진 몇장 만 대충 보셔도 아시겠지만, 두 브랜드 모델간의 유사점이 육안상으로도 상당하지요?! ㅋㅋ 



암튼 저는 예전부터 오리스의 구형 다이버 모델들의 저 특유의 케이스 형태를 나름 좋아라 했답니다. 

신형 애커스나 프로 다이버 모델들에는 저런 식의 곡선미랄까 볼륨감 같은 것이 많이 없어지고 밋밋해진 거 같아 아쉬울 따름이지요. 



그렇다고 구형 오리스 애커스를 지르자니 거의 단종돼서 신품으로는 마음에 드는 제품 찾기도 힘들고,

요즘 시계들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1백만원 넘는 가격대는 그다지 내키지 않기에...ㅋㅋ  

그 1/5 혹은 그 이상으로 매우 저렴하고 부담 없는 딥 블루의 썬 다이버 2를 일종의 대안으로 선택하게 된 겁니다. 




Deep-Blue-Orange.jpgbild162.png



그렇다고, 딥 블루라는 미국 브랜드가 제겐 전혀 듣보잡 브랜드는 아니랍니다. https://www.timeforum.co.kr/3194866

이전 제 다른 시계 득템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다시피, 이전에 알파 마린 500이라는 제품을 경험한 바 있지요.(위 사진 참조) 



ETA무브먼트에 전체 야광 다이얼을 지닌 산뜻하고 귀여운 시계였는데, 

세이코의 몬스터스러운 핸즈 형태와 특유의 무게감, 새 발톱처럼 끝으로 갈수록 뾰족한 러그 형태 같은 디테일이 

미묘하게 눈에 거슬리고 뭔가 볼 수록 성에 차질 않아 결국 방출했드랬지요. ㅋㅋ 

하지만 전체 야광도 나름 은은하니 예쁘고, 줄질도 잘 받아서 종종 생각 나는 시계입니다.(빨리 단종되서 이젠 구할 수도 없지만요)



암튼 알파 마린 500이란 시계를 통해 저는, 딥 블루라는 브랜드에 나름 상당히 좋은 첫인상을 갖게 되었답니다. 

시계 관련 전문가가 아닌 순전히 한 다이버 워치 매니아이자 컬렉터가 젊은 열정 하나만 갖고 설립한 신생 마이크로 브랜드인데도

가격대비 시계 잘 만드는 브랜드로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일부 해외 다이버 포럼에서도 왜 꾸준히 인기가 있는지도 어렴풋이나마 어림할 수 있었습니다. 






포화잠수가 가능한 다이버 워치답게 상당히 묵직하고, 사이즈도 46미리 정도 되는(베젤부만 재면 43미리) 큼지막한 시계인데도, 

이 녀석은 시계를 받자마자 브레이슬릿 코를 줄이고 손목에 착용해 보니 생각 외로 착용감이 좋습니다. 


러그 투 러그 길이가 그렇게 길지 않아서 손목 상단부를 넘지 않고 케이스백이 오이스터 케이스처럼 볼록한 버블백이라서 그런가 

손목에 얹어 보면 찰싹 안착되는 느낌이 들며 두께도 1000미터 방수 사양 치고는 그렇게 두껍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기존 스틸 밴드에서 OEM 러버 밴드로 교체해 준 뒤 착샷입니다. 

사진상이라 좀 더 크게 보이지만 실제 착용시엔 사이즈 생각보다 너무 좋습니다. 

러버밴드의 착용감이나 품질도 좋아서 기대 이상으로 시계가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사진상이라 잘 표현이 안 되는 데, 블랙 썬레이(Sunray) 다이얼이라서 실내에서보다 야외 햇살에서 보면 오묘한 결이 보이면서 블링블링합니다. 

터프하게 생긴 다이버 워치와 썬레이 다이얼은 처음엔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다이버나 파일럿은 무조건 매트해야 한다는 선입견), 




Louis-Vuitton-Tambour-Diving-II-1.jpg


위 사진 속 루이비통의 땅부르 다이버를 매장서 실제로 본 뒤로는, 

다이버 워치에도 썬 레이 다이얼이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고급스럽고 멋스러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ㅎㅎ 






  

무브먼트는 앞서도 말씀 드렸시피, 세이코의 4R36 칼리버의수출용 버전인 NH36을 씁니다. 

둘다 도쿄 SII서 전량 생산된 것으로 그 스펙이나 퍼포먼스는 완전 똑같습니다.(데이- 데이트 기능, 진동수 3헤르츠, 42시간 정도의 파워리저브)  


아시다시피 세이코는 시계 외에도 무브먼트나 헤어스프링 같은 주요 부품 수출로도 짭짤하게 돈을 잘 버는 브랜드입니다.(매출 규모가 급이 다르다능)

또 수많은 마이크로 브랜드들, 특히 전문 다이버 워치만을 생산하는 여러 신생 브랜드들의 큰 형이자 롤모델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디자인적 DNA는 물론이고, 무브먼트를 자체 개발, 생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세이코의 그것을 가져다 쓰는 브랜드가 그렇게나 많은 것입니다. 


대다수 마이크로 브랜드들은 ETA 무브를 탑재한 시계를 자기네 컬렉션의 가장 상위 레벨에 올려 놓고, 

그 밑에 단계에는 세이코나 미요타(시티즌)의 에보슈를 가져다 대중적인 중저가 모델들에 넣어 팔지요. 

ETA나 그 이상 레벨의 IHM 선호자들에겐 고로 이런 저팬 무브를 쓴 컬렉션들은 그 디자인이나 스펙이 아무리 좋아도 

아예 구매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우리 안의 스위스 사대주의랄까... 어쩔 수 없지만 인정할 수 밖에...) 

저 역시 무브먼트는 무조건 스위스제가 좋지... 라고 생각하던 시계 생활 초반에는 당연히 저팬이나 중국제 무브는 쳐다도 보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세이코의 무브먼트들은(특히 중저가 시계들에 들어가는 대량생산 칼리버들은) 스위스 ETA에 비해 볼품 없을 정도로 저렴한 원가에 비해 

그 품질이나 내구성, 실 착용시 느껴지는 장점 같은 게 너무나 많은 훌륭한 무브먼트들입니다. 그래서 많은 선배님들이나 매니아들이 한결 같이 

오래 전부터 말씀하셨다시피... 세이코가 없었다면 시계 취미생활의 재미가 상당수 반감되었을 것이고... 쿼츠 혁명을 불러일으킨 원흉(?)임에도 

아이러니하게 현대의 기계식 인구의 저변층을 확산시키고 성장케 한, 어쩌면 가장 존경받아야 마땅한 브랜드라는 얘기가 그런 맥락에서 가능해집니다. 



IMG_6397.JPG  



괜한 썰이 길어졌는데, 암튼 위 사진 속 세이코 시계는 제가 얼마전에 충동적으로 질렀다가 포럼 내 아는 동생 분께 분양한 SRP233 LE 모델입니다. 

튜나를 연상시키는 세이코만의 유니크한 디자인과 포인트가 되는 레드 컬러와 블랙 케이스의 조화가 상당히 케쥬얼하고 멋스러운 다이버 워치지요.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보니 괜히 보냈나.... 약간 후회 아닌 후회도 들지만 ㅋㅋ 저보다는 어린 대학생 신분인 동생분께 더 잘 어울릴 거 같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암튼 위 세이코 시계에 들어간 무브먼트가 바로 4R36입니다. 기존 몬스터나 세이코 5 모델들에 10년 넘게 꾸준히 탑재되온 

세이코 저가 범용의 나름 명기이자 그 안정적 성능을 충분히 인정 받은 7S26 칼리버에 핵기능(스톱 세컨)과 수동 와인딩 기능을 추가한 게 4R36입니다. 


이렇게 수정된 4R36 무브먼트는 요 몇 년간 세이코 중저가 다이버워치 군에도 많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수출 역시 많이 되고 있는데, 

그 고객 중 하나가 딥 블루입니다. 딥 블루는 1000미터 다이버 외에도 1500 미터 프로 아쿠아 같은 컬렉션에도 미요타가 아닌 세이코 무브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야광샷도 빠질 수 없지요. 사진이 폰사진이라 허접해서 지송... 


단종된 이전 썬 다이버나 씨 다이버 모델에는 수퍼루미노바 C3가 쓰여서 인덱스 및 핸즈가 선명한 녹색이었습니다. 

그런데 썬 다이버 2는 푸르스름한 야광으로 바뀌었네요. BGW9 같기도 하고, 그런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돼 있어서 대략적인 추정만 할 뿐입니다. 





야광 밝기는 구형 모델의 C3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약해진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즘 블루 야광이 나름 업계의 대세가 되고 있는지라...ㅋㅋ 

청명함 가득한 블루 야광으로 체인지한 점은 오히려 잘한 거 같습니다. 밝기면에선 은은한 편이지만 지속력은 비교적 강한 편입니다. 


근데 재미난 건, 베젤의 12시 방향 역삼각형 바탕에 도트형태로 삽입된 야광은 또 녹색입니다. ㅋㅋ 제작 과정의 오류인지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건지...  

더불어 단방향 회전 베젤 클릭수도 120클릭이라 회전시 스무스합니다. 구형 썬 다이버 모델은 60클릭 정도라서 회전시 약간 좀 뻑뻑한 감이 있었지요.  

  



 

17.JPG



덧붙여,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썬 다이버 워치는 전용 브레이슬릿이나 OEM러버 외에는 사제 줄질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까다로운 러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시계 생활에 불가능이란 없지요. ㅋㅋ 

신기하게도 러그 바깥쪽 포함한 사이즈는 24미리라서 잘 안 쓰는 파네라이용 스트랩이 있다면 이른바 튜닝이 가능해집니다. 



날이 잘드는 작고 날렵한 휴대용 칼이나 문구용 칼을 준비한 다음, 미리 러그 형태에 맞게 볼펜으로 스트랩 안쪽에 살짝 표시를 해두고 

이를 칼로 잘라낸 다음에 절단된 면이나 가죽 보푸라기는 눈썹 정리용 미용 가위 같은 작은 걸로 살살 정리한 다음 

이런 식으로 밀착해 장착해 주면 대충 어설프나마 사제 줄질도 충분히 가능해집니다. ^^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물론 OEM이 아닌 이상, 또 전문 커스텀 제작자가 만들지 않는 이상 저렇게 집에서 칼로 잘못 만졌다가는 

자칫 멀쩡한 스트랩 하나 버리게 되는 불상사도 생길 소지가 다분합니다.ㅋㅋ 


그래서 전 매우 저렴하고 진짜 잘 쓸 일이 없는 여분 스트랩을 저렇게 칼로 잘라 실험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피팅돼서 아주 만족하고 있답니다.

좀 더 요령이 생기면 더 확실하게 보기 좋게 장착될 수 있게 만들 수 있겠지만... 뭐 딱히 줄질에 미친 것도 아니고 ㅋㅋ 

OEM러버나 메탈밴드가 가격대비 퀄리티가 제법 잘 나와서 이쪽을 더 애용하게 될 거 같습니다. 그래도 겨울철에는 다이버에도 가죽이 포근하고 멋이 있긴 하죠.^^  



 

IMG_6844.JPG



암튼... 이상입니다. 결론은 뭐... 예상했던 것보다 이 녀석 썩 맘에 든다는 겁니다. ㅎㅎ 


한화로 40만원도 안 하는 착한 가격대를 생각하면 정말 이 가격대 맞나 싶을 정도로 만듦새가 괜찮은 시계입니다. 

1000미터 방수기능에, 헬륨 가스 벨브(사실 쓸모 없는 거지만ㅋㅋ 미적인 차원의 작은 디테일 요소로써...), 

글라스도 사파이어 글라스이고, 유니크한 케이스 형태와 여러 클래식 다이버 디자인의 과하지 않은 조합... 


일단 외관부터 맘에 들고, 가격은 더할 나위 없이 착하고, 제 손목과의 조화도 좋고, 암튼 이래저래 만족합니다. 

애초에 너무 기대를 안 해서 그런가? ㅋㅋㅋ 이 두번째 득템을 계기로 전 이제 딥 블루도 호감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이들 브랜드 다이버 중에 꽂히는 게 생기면 별 주저 없이 지르게 될 거 같습니다. 물론 착한 가격대라는 전제하에서 겠지만요. 



회원님들 남은 주말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그럼 저는 이만 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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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 다이버를 착용하고 다이빙 테스트를 하고 있는 딥 블루 크루의 인증샷. http://www.deepbluewatches.com/prosundi1k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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