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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초부터 신나게 득템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이노(En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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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 딥 블루(Deep Blue)라는 시계 브랜드를 아십니까? (무슨 영화 제목이 아니라요. ㅋㅋ)

 

뭐 야옹이네 자주 눈팅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브랜드 제품들을 한두번쯤 지나치다 보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이곳 포럼에서조차 이렇다할 제대로된 득템기 한번 보기 힘든, 정말이지 마이너한 브랜드인건 사실이지요.

국내 인지도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닐듯. ㅎㅎ

하지만 전 마이너건 메이져건 그 대상이 제 마음에 드는 종류의 시계라면 브랜드 인지도 따윈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이 브랜드의 시계를 새 식구로 들이는 데 있어 그다지 문제될 게 없었습니다.

 

 

딥 블루는 2007년 뉴욕 브로드웨이서 처음 사업을 개시한 매우매우 신생 브랜드입니다.

설립자이자 CEO인 스탠 베테쉬(Stan Betesh)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이 브랜드를 시작했는데요.

그는 10대 후반때부터 굉장한 다이버 워치 매니아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문득,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큰 꿈을 품게 되었고, 그 결과...

제조단가를 대폭 낮추면서도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가성비 좋은 다이버 컬렉션이 자신이 나아가야할 길임을 깨닫고 브랜드를 런칭하기에 이르지요.

 

사업을 시작한지 약 5년 정도밖에 되질 않았지만, 이들 브랜드는 다이버 워치 enthusiasts 사이에서(특히 북미권) 상당한 주목과 호응을 이끌어내었고,

스탠과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 딱 2명으로 시작한 브랜드는 어느새 현재는 50여명 정도의 직원을 거느리는 회사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브랜드의 순항에도 불구하고 스탠은 여전히 자신이 직접 세일즈를 담당하고 있을 만큼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 포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그는 한 브랜드의 CEO이기에 앞서 평범한 시계 매니아의 모습(초심)을 잊지 않고 계속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들의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나 몇몇 포럼 내에서 수많은 유저들과 소위 빠들(팬들)까지 직접 손수 챙기며 단순히 소비자와 판매자로서의 관계가 아닌,

유저 대 유저로서의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는 모습 또한 젊은 브랜드에 걸맞는 매우 적절하고도 훈훈한 행보라고 사료됩니다.

(실제로 해외 딥블루 팬들은 스탠과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공개하며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거나, 앞으로 어떤 시계의 어떤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식의 실질적인 컨설팅까지 공유하는 모습을 왕왕 엿볼 수 있다. 물론 딥블루는 대놓고 커스텀 메이드를 표방하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유저들과의 소통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그들의 라인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한 좋은 예라고 본다. 오션7이나 프로메테우스 등 여타의 마이너한 브랜드들 특유의 생존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고^^)

 

 

 

BTW... 딥 블루는 태생적으로 멀티 플레이어를 표방하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딥 블루(심해 바다의 그 청명한 블루)라는 그들의 브랜드명이 상징적으로 대변하듯, 이 브랜드는 오로지 다이버 워치 컨셉에만 올인하는 브랜드입니다.

고로, 이들은 파일럿이나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 같은 건 절대 만들지 않습니다. 괜히 한눈 팔지 않고 다이버 워치만 죽도록 한우물을 파겠다는 심산이지요.

 

또한 이들의 제품은 기본적으로 300미터 이상의 스쿠버 다이버용 포화잠수가 가능한 모델들만 제작하고,

각 라인별로 몇 천개 미만으로 소량 제작되며, 주요 인기 모델들도 어느 시기를 넘기면 더 이상 재생산없이 단종시키고 다른 모델로 업그레이드해 선보여

그 자체로 유니크하면서도 희소성있는 다이버워치를 갖고 싶어하는 일부 매니아들의 까다로운 테이스트까지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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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라인업은 대략 크게 3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접근이 용이한 엔트리레벨은 주로 일본 미요타 오토매틱 무브를 가져다 쓴,

한화 추산시 약 30만원 정도의 매우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이버 워치입니다.

30만원대 임에도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300미터 이상의 방수기능은 기본이고,

이들 브랜드가 흡사 멘토(롤모델)로 삼고 있는 듯 보이는 세이코의 중저가 다이버 군처럼 상당히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자랑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고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다이얼 색이나 폰트, 인덱스, 핸즈 모양 등 세세한 부분에 다양한 변화를 준 모델들을 선보임)

 

그리고 6-70만원대(600달러 이상의) 모델들부터는 기본적으로 전부 스위스 정품 ETA 무브(엘라보레 급 이상)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500미터 이상의, 방수기능이 훨씬 더 파워풀하게 강화된 라인들이 펼쳐져 있으며,

세세한 스펙 면에서도 엔트리 모델들에 비해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마감처리 수준이나 다이얼 인덱스 퀄리티 수준, 무브 수정 수준 등에서

훨씬 더 고급스러움을 보강시켜 선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엔트리 모델로 시작한 한 해외 유저가 고백하길, 딥 블루의 진가는 스위스 무브를 쓰는 중급 이상의 모델들에 있다고 말할 정도로 가격대별 제품 퀄리티에 편차가 약간씩 있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딥블루의 가장 상위 라인은 미니멈 1000달러 이상의 제품들로 대부분 1000미터 혹은 2천미터 방수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1천에서 2천미터 방수 수준이면 정말이지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온갖 기상천외한 레저 활동에도 끄덕 없는 수준의 방수능력입니다.

그 자체로 상당한 오버 스펙인데다 헬륨 가스 배출 밸브 + 무브 보호 및 높은 항자성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이너 연철케이지 까지 장착되며,

엔트리 모델들이나 500미터 방수 모델들이 대게 다이버 워치를 표방하면서도 대중적 웨어러블함과의 어떤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는 모델들인데 반해,

1000미터에서 최고 3천 미터 가량 방수되는(당연히 ISO기준 통과) 상위 스펙의 모델들은 훨씬 더 다이버 전용에 특화된 면면을 강조해 보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상당히 두껍고, 또 상당히 무거우며, 크기도 상당히 커서, 한눈에 봐도 일상생활 속에서 착용하기엔

조금은 어색해 보일 수 있는 엄청난 포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 오버 스펙의 훌륭한 다이버 컨셉의 워치를 1000달러 초중반,

한화로는 약 130~ 200만원 언저리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스펙과 기본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제품이

만약 유명 브랜드의 꼬리표를 달고 나왔다면 아마 그 가격대는 딥블루의 그것에 기본 5- 10배 이상은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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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전, 이 브랜드에 내심 오래 전부터 흥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해외 다이버 워치 관련 포럼(일례로, http://watchfreeks.com/ 같은)에서 이들 브랜드에 관한 상당히 호의적인 코멘트를 자주 목격하기도 했거니와, 

이들 라인업의 주요 모델들 중(단종된 모델들 포함)에서도 제 개인적 취향에도 너무나 맞는 예쁘장한 녀석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마침 제가 딱 찾는 스타일의 나름 유니크한 모델이 눈에 띠어 바로 주문하게 됩니다.  

 

 

사실 딥블루 홈페이지(http://www.deepbluewatches.com/)를 통해 곧장 직구를 할 생각도 했었습니다만(어차피 야옹이네도 이런 루트로 들어오기에),

직구(페이팔)를 통해서나, 병행 수입업체인 야옹이네를 통해서나 가격차이가 그리 차이가 없어서 그냥 편리하게 야옹이네를 이용했습니다.

다마스코나 노모스, 스토바, 스타인하트 같은 다른 마이너한 브랜드들처럼 유럽 쪽에서 물건이 들어오는 경우와 달리

딥블루는 그나마 가까운 미국, 그것도 뉴욕이 본사라서 그런지 주문을 넣으니 약 2주도 안되어서 바로 물건이 도착하더군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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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무슨 공구 상자 같은 소박하게 생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플라스틱 박스 하나가 집에 도착합니다.

패키지가 정말 단출하다는... 예전에 다마스코나 스타인하트 살 때처럼 박스 하나에 보증서 겸 제품 설명서 딸랑 한 장, 그리고 시계... 끝!

심플하다 못해 조금 성의 없는 구성처럼 보이지만, 사실 패키지에 돈을 쓰느니 시계 자체의 품질에만 공을 들이는 편이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기에

불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심플해서 아이러니하게도 신뢰감을 주는 그런 독특한 구성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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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뚜껑을 열면 요렇게 시계가 들어 있습니다.

케이스 앞뒤로 95 프로 이상을 도톰하니 밀도있는 압축 스티로폼이 차지하고 있고,

그 중앙에 시계가 새초롬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 케이스를 아무리 집어 던지고 심지어 바닷속에 집어 던져도

시계는 무사할 것만 같아 보입니다. 그 정도로 시계를 보호하는데 있어 매우 효율적인 박스라고 생각하구요.

해외에서 바로 날라온 물건이라는 것을 상기시킬 때도 아주 믿음직스러운 패키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외관은 비록 좀 허접해 보일지 몰라도 패키지 자체의 기능성, 보호성 면에선 가히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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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외관을 보호하는 각종 테입들을 득달같이 뜯어낸 후의 모습입니다.

음허나... 기대했던 것보다 실물이 훨씬 더 예쁘고 귀엽습니다.

다른 기능면에서나 디테일한 부분들을 꼼꼼히 매의 눈으로 훑어보기도 전에 전 이 녀석의 예쁘장한 외관에 매료되고 맙니다.

하나의 시계를 득템하는 것을 일종의 소개팅에 비유한다면, 이 녀석은 그 첫인상에서부터 제게 높은 합격점을 기록할 것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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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다른 각도에서도 찍어보고.... ㅎㅎ

흠... 역시나 너무 마음에 듭니다.

 

 

아 잠깐, 여기서 제가 득템한 이 시계의 정식 이름 및 간략한 스펙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Deep Blue Alpha Marine 500 automatic wrist watch specification
 
Price: $599 (plus shipping expenses)


 Movement: Automatic, ETA caliber 2824-2, 25 jewels, 28,800 vph, Swiss Made
 Movement decoration: Branded rotor
 Functions: Hours, minutes, seconds, date
 Power reserve: 40 hours
 Case material: Stainless steel
 Bezel material: Stainless steel
 Crown material: Stainless steel
 Case shape: Round
 Bezel shape: Round
 Case size: 45.00 mm
 Lug width: 22.00 mm
 Case height: 15.00 mm
 Dial: Blue lume
 Numerals: Arabic, luminous
 Hour markers: Raised, luminous
 Hands: Luminous
 Water resistance: 500 meters
 Strap: Stainless steel bracelet
 Crystal: Sapphire, antireflective
 Case back: Transparent

 

 

*** 딥블루 알파 마린 관련 해외 리뷰 링크:

1. 월드워치리뷰: http://www.worldwatchreview.com/2011/08/27/deep-blue-alpha-marine-500/

2. Customers' 토막 리뷰 모음: http://reviews.shopnbc.com/3339/J400323/review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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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를 요리조리 뜯어보며 가장 놀란 건, 전체 무광 브러쉬드 처리된 스테인리스 스틸(316L)의 가공 수준이었습니다.

 

케이스 가공 수준은 뻥이나 과장이 아니라,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게 진짜 100만원도 안하는 시계야? 진짜? 리얼리???

이보다 기본 2배, 3배 나아가 그 훨씬 이상을 상회하는 해밀턴, 론진, 포티스, 볼, 벨앤로스 같은 브랜드의 시계들과도 비교해도

전혀 꿀릴 게 없는, 그냥 새 시계 득템해서 기분 좋아서 과장 좀 때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간 나름 수많은 브랜드의 시계들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만지고 경험해 본 것에 비추어볼 때, 

이 딥블루의 다이버 워치는 한눈에 봐도 그 케이스 가공 상태가 수준급이었습니다.

 

 

케이스 본체는 물론이요, 오이스터 스타일의 브레이슬릿 역시 속이 꽉찬 솔리드에 매우 중량감 있는 스틸을 미려하게 잘 가공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어느 한곳 유광의 흔적도 보이지 않고 전체 올 무광 처리된 본체와 브레이슬릿...

그런데 표면으로 만져지는 그 느낌은 전혀 거칠거나 어색한 곳 하나 없이 매우 통일성 있고 또 즉각적인 견고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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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자체의 값어치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 중 어쩌면 무브 성능이나 스펙보다도 우선시되고 제일 먼저 눈길을 끌게 마련인

케이스 외관의 피니싱 수준이 이토록 가격대가 믿기지 않게 우수하다는 사실에 전 새삼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쯤되면 단순히 가성비 좋은 수준이 아니라, 고가의 유명 브랜드 제품들에 대놓고 퍽큐를 날리는 수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세이코 프로스펙스 라인의 제품(aka. 스모)도 가지고 있지만,

세이코의 그것 역시 가격대에 비해 상당히 훌륭한 케이스 피니싱을 자랑함에도, 전 개인적으로 딥블루의 이 녀석에 좀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그 외관면에서만요. 내용물인 무브먼트는 세이코의 IHM인 6R15 칼리버를 훠얼씬 더 더 더 좋아하지만요...ㅋㅋ)

그리고 또한 비슷한 가격대의 스타인하트의 오션 시리즈 다이버 워치들과 비교했을 때도 스타인하트도 뭐 나쁘진 않지만,

딥블루에 비해선 여러모로 좀 부족하다는 인상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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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코 스모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시계는 스모보다 다이얼 직경은 좀 더 큰 편입니다. 약 45미리 정도로 제법 오버사이즈 워치이지요.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러그 투 러그(즉 러그간 길이)는 짧은 편이라서 손목 상단 둘레를 넘어가지 않고 딱 좋은 편입니다.

스모랑 러그 투 러그 길이는 비슷한 편이네요. 사진으로 보이는 착샷 이미지로는 살짝 더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스펙에 고시된 크기에 비해 위화감 없이 제 그리 굵지 않은(16.5-17 정도) 손목에도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이 시계는 또한 두께감이 상당합니다. 약 14에서 15미리 정도되는 두께인데요.

(보통 연철 마그네틱 케이지가 안 들어간 보통의 7750 베이스의 크로노 시계들과도 비슷한 두께라고 할 수 있음)

에타 2824-2 무브가 그렇게 심하게 두꺼운 무브도 아니거늘, 시계는 왜 비슷한 스펙의 평균적인 시계들보다 4미리 정도 더 두꺼워진 거냐구요??

그 해답은 아무래도 이 시계가 500미터 포화잠수가 가능한 다이버 워치라는 기능적 특성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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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미터 방수시계 답게 사파이어 글라스(플랫) 두께도 4에서 5미리 정도될 만큼 두툼합니다.(씨스루가 가능한 후면 글라스 역시 두꺼운 사파이어 글라스입니다.)

전면부 사파이어 글라스는 양면 무반사 코팅돼 있어 파일럿 워치들처럼 시인성도 탁월하구요.

베젤보다 살짝 높게 올라온 편이라서 베젤 안쪽 기스 방지 효과도 어느 정도는 기대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후면은 근데 굳이 씨스루가 아닌, 솔리드로 처리했음 어땠을까 싶네요. (에타 범용은 딱히 볼 것도 없는 데 말이죠. 또 방수적 차원에서도...)

그럼에도 오리스 다이버 라인이나 오메가 신형 씨마, PO 같은 모델들처럼 후면을 씨스루로 하고도 높은 방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이들 브랜드의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일종의 메타포라고도 보여집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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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크기와 두께, 그리고 250g에 달하는 무게(브레이슬릿 포함)에 비해서 실제 착용시 느낌은 좋은 편입니다.

 

러그 간 길이가 짧은 데다, 러그 끝으로 갈수록 새의 부리나 발톱처럼 뾰족하게 만곡형을 그리며 빠지기 때문에

손목 상단에 밀착되는 특유의 느낌 같은 게 있어 착용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너무 방간스럽거나 손목에 착용시 어울리지 못하고 왠지 오버스러울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지요.

이만하면 평균 이상의 체격조건을 가진 건강한 남자라면 인종을 떠나 누구에게나 잘 어울릴 만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전 177센티의 키에 68 kg정도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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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이 시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저 예쁘장한 얼굴(다이얼)에 있습니다. ㅋㅋ 사람이나 시계나 일단 얼굴이 예쁘고 볼일인데ㅎㅎ,

이 시계는 그런 점에서 크기나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에 비해 얼굴이 너무 귀엽습니다.

몸은 좋은데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돌 이미지라고나 할까요?! ㅋㅋ

 

 

전체 야광 도료된 다이얼은 일반적인 화이트가 아니라,

약간 노리끼리한 기가 도는 그렇다고 아이보리까진 아닌 화이트에 가까우면서도 묘하게 뉴트럴한(한편으론 빈티지한 느낌도 선사하는) 이미지입니다.

여기에 인덱스를 다이얼 위에 프린트한 방식이 아니라, 각각 양각으로 붙여서 또한 특유의 입체감을 선사합니다.

인덱스 표면은 오렌지색 도료가 발라져 있고, 화살표 모양의 독특한 핸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핸즈 디테일이 또 재미있는 것이, 요런 스타일에 이미 우린 익숙하지요?! 바로, 세이코의 몬스터 시리즈에서 이미 선보였던 그것이기에 그렇습니다.

 

 

12-3-6-9의 심플한 아라빅 양각 인덱스와 바인덱스가 교차하는 다이얼은 또 한편으로는 진이나 벨앤로스 같은 항공 시계 특유의 칵핏 디자인을 연상케 하는

밀리터리한 느낌마저 선사합니다. 기능적으로는 다이버 워치인 시계이지만 이러한 다이얼의 느낌 때문에, 묘하게 파일럿워치스러운 느낌마저 듭니다.

인덱스 도료 마감처리나 다이얼 프린트 상태, 핸즈 테두리 및 피니언 주변 역시 깨끗하고 흠잡을 데 없이 아주 잘 만든 다이얼입니다.

단방향 베젤은 인덱스 크기에 비해 조금 얇은 감도 없질 않은데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다이얼의 시인성이 극대화돼 보이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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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야광처리된 다이얼의 발광된 이미지는 위와 같습니다.

 

타마 같은 녹색 계열 수퍼루미노바 C3 안료가 아니라, 또한 다마스코 DA37이나 기타 화이트 다이얼 모델들처럼 유색의 루미노바 C1 컴파운드가 아니라,

요 녀석의 실체는, 비교적 근자에 많이 쓰이고 있는, 수퍼루미노바 BGW9 이라는 안료입니다.

같은 수퍼루미노바 계열인 C3에 비해선 발광 강도나 지속력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C3다음으로 우수한 발광력을 자랑하고, 색 자체도 연한 블루빛을 띠지요.

(물론 밝기나 지속력 면에선 안료의 종류 뿐만 아니라, 얼마나 여러번 겹 발랐는가 하는 야광 두께의 부분도 간과해선 안 될 것입니다. 타임마스터가 그 예!

그런 점에서도 정확히 측정하긴 힘들지만, 딥블루의 야광 두께는 한눈에 봐도 보통 이상은 되지 않을까 추정케 합니다. 기본 6시간 정도는 지속되는 듯...)

여튼 블루 야광이라 나름 상당히 유니크하고, 비슷한 포티스의 마마와 견주했을 때도 가격대 차이를 생각하면 오히려 딥블루의 압승이 아닐까 싶군요!

 

 

이렇듯 저는 전체 야광 다이얼 시계가 처음이라서 그런지 어둠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 녀석이 매우 신기하기만 합니다.

불을 끄고 바로 드러나는 첫 발광 시점보다 오히려 몇 분 경과 후가 더 강렬하게 빛을 내뿜고요. 거의 후레시 수준이네요. ㄷㄷ

침대에 누워 야광놀이를 잠시 해보니, 그 현란한 밝기에 할말을 잃게 합니다.

 

인덱스에만 부분적으로 들어가는 포인트 야광 방식이 날카롭게 어둠속에서 존재를 드러내는 들짐승의 눈빛과 같다면,

전체 블루 야광 다이얼의 그것은 쾌청한 밤 하늘에 뜬 은은한 달처럼 묵묵하면서도 청아한 매력을 뽐냅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런 유니크한 전체 야광 다이얼 시계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그저 반갑기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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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시계는 또한 왠만한 줄들도 너무나 잘 소화해 냅니다.

위 스트랩은 원래 플루코사의 24미리 파네라이 스타일 에르메스 쉬렁큰 스트랩인데요.

옆에 기리메를 각각 1미리씩 살짝 뜯어내고 22미리 길이로 얼추 맞추고 시계에 시험 삼아 장착해 보니

흡사 제치 스트랩처럼 너무나 잘 어울려서 기뻤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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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외포럼에서 본 요 사진 때문에 저 역시 줄질을 시도해 본 것인데요. 해외 유저의 이 줄질이 너무나 근사하게 시계랑 잘 어울려서

저 역시 제가 가지고 있던 스트랩 중 그나마 위 사진 속 스트랩과 질감이나 느낌이 가장 비슷한 플루코의 그것으로 시도해 본 것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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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 시계에 장착된 플루코 스트랩의 모습. 으흐... 흡족해라... 첫 줄질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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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스트랩에 이어 이번에는 이전에 오렌지 다이얼 베이비 스모에 착용해 주었던 오렌지 계열 줄루로 다시 줄질 시도 해보았습니다.

다이얼에 오렌지색 포인트가 들어가서 그런지 오렌지 줄루도 너무 예쁘게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완전 맘에 드네요. 무거운 브레이슬릿은 잠시 안녕...^6^

 

 

이상 딥블루 알파 마린 다이버 득템기를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가격대에 이만큼 웰메이드에 독특한 개성까지 갖춘 시계를 만나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시계생활을 좀 하면 할 수록 더욱 분명하게 느끼는 사실이지만,

저는 너무 비싸고 남들 다 알아주고 선망하는 브랜드의 시계들보다는

확실히 상대적으론 마이너하지만 시계 자체의 만듦새 자체가 옹골차면서 그나마 가격적으로도 거품이 적고,

적당히 실용적이면서도 그 모델만의 성격(기능성)과 미적인 요소들이 잘 조화를 이룬 시계들을 발견해 즐기는 쪽이 훨씬 더 제 취향에 맞는 것 같습니다.

 

가성비를 떠나서 시계 그 자체의 존재감과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이 시계, 그리고 이런 시계를 만들어내는 딥 블루라는 꼬꼬마 브랜드...

제겐 아주 인상적인 첫 만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들 브랜드의 성장에 주목하고 싶으며, 제가 좋아하는 중저가 다이버계의 황제인 세이코의 그것들처럼

이 브랜드(딥블루)의 다른 모델들도 차후 하나둘씩 제 컬렉션에 포함시키고 싶은 무한한 욕구를 느끼게끔 해주는 군요.

 

 

주말 내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고 합니다. 다들 한주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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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나저나 추운 거 너무 싫군요.ㅠㅠ 어여 따뜻한 계절이 돌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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