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9ca80c93d82b87b92805e2b1e80b08f5.jpg

 

안녕하세요? omentie입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여행기 1편 (https://www.timeforum.co.kr/8669982)에 이어 2편 올립니다. ^^

 

둘째날은 해안도로를 따라 Table Mountain National Park 주위를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코스였습니다.

 

001.jpg

 

* 자세한 여정은, http://goo.gl/maps/iOZzq를 참고하세요.

 

아침에 일어나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 남아공은 8월이 우기인 늦겨울이지만, 이렇게 맑은 날에는 여행하기 딱 좋습니다. 한인 게스트하우스(http://blog.naver.com/capetownpaul)에서 든든한 한식으로 아침 챙겨 먹고, 파란 하늘에 어울리는 Azimuth Extreme-1 Sea-Hum GMT 차고서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에 나섭니다. 둘째날 찍은 사진들은, DSLR도 아닌 똑딱이와 스마트폰으로 찍었음에도 색감이 아주 곱게 잘 나왔습니다.

 

* Azimuth Extreme-1 Sea-Hum GMT는 https://www.timeforum.co.kr/8400136를 참고하세요. ^^

 

 

A. 타조농장 (Techie Ostrich Ranch CC)

 

둘째날 첫 여행지는 타조농장입니다. 시덕후에게 타조는 스트랩 만드는 가죽 재료 중 하나이지만;;; 남아공은 타조가죽과 타조알로 만든 공예품이 유명한 나라입니다. ^^

 

004.jpg

 

아침 햇살 곱게 빛나는 멋진 길을 통과해 타조농장에 도착하면,

 

 

005.jpg

 

비현실적으로 느껴질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009.jpg

 

농장 마당도 예쁘고,

 

 

010.jpg

 

낮은 언덕을 배경으로 한 유채꽃밭은 윈도우 배경화면을 연상케 할 정도입니다.

 

시덕후가 이런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되죠 ^^;

 

011.jpg

 

멋진 배경을 뒤에 두고 시계 사진 찰칵~

 

 

012.jpg

 

녹색의 풀밭을 배경으로 찍어보고,

 

 

013.jpg

 

파란 하늘도 배경으로 삼아 찍어봅니다. 청명한 파란 다이얼과 베젤이 돋보이는 Azimuth Extreme-1 Sea-Hum GMT를 찬 것은 참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014.jpg

 

투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본격적인 농장 탐색에 나서봅니다. 저 푸른 들판 위에 타조들이 있네요. ㅎㅎ

 

 

015.jpg

 

타조는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을 좋아해서 여행객들의 반지를 삼키기도 한답니다. 카메라 렌즈의 반사광을 보고 좋아서 모여드는 타조들.

 

 

016.jpg

 

녀석들이 가까이 다가와 인사를 건넵니다.

 

그런데....

 

017.jpg

 

인사만 하는 게 아니라 마구 들이대네요 =ㅁ=

 

 

018.jpg

 

어린 녀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019.jpg

 

마치, "너 대체 누구냐?"며 저에게 묻는 듯 합니다. ^^;

 

타조농장에서는 옥수수를 타조에게 직접 먹여볼 수 있습니다. 손바닥 위에 옥수수를 놓고 쫙 편채 내밀면.....

 

020.jpg

 

이렇게 눈이 뒤집혀 달려듭니다. ㅡOㅡ;;; (원래 새까맣고 예쁜 눈동자인데;;; 빛이 이상한 각도로 반사돼서 눈이 저렇게 나와버렸네요 ^^;)

처음에는 손 물어뜯기는 줄 알고 움찔했으나, 타조에게는 이빨이 없으니 쫄지 마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서야 안심합니다. ㅎㅎ

 

 

021.jpg

 

요녀석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타조로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선천성 왜소증 타조입니다. 아마 자연상태였다면 살아남지 못 했겠지만, 농장에서는 귀요미로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

 

 

025_2.jpg

 

타조 농장에서는 타조가죽과 타조알을 이용한 각종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타조알 공예품은 너무 예뻐서 저도 하나 샀습니다. ^^ 워낙 단단해서 뽁뽁이로 싼 채 여행가방 안에 넣어와도 깨지지 않더군요. 하지만, 시덕후에게는 타조 가죽 스트랩이 더 땡기죠 ㅎㅎ 주인장에게 물어봤더니, 제품은 없는데 주문하면 만들어줄 수는 있답니다. 여행자가 시간 기다리는 것도 무리인데다 국제배송료가 너무 비싸서 포기했습니다. ^^;

 

타조 농장에서는 다른 동물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026.jpg

 

오십살 먹었다는 할아버지 거북이와,

 

 

027.jpg

 

작지만 무서운 아프리카 악어도 볼 수 있습니다. 가이드 아저씨 정말 용감하신 듯;; ㅎㄷㄷ

 

타조농장에서의 즐거운 투어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펭귄비치로 향합니다.~

 

030.jpg

 

남아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흑인들의 주거지역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달리 다 쓰러져가는 판자집들이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거지역이 무허가 주택들이라 처음에는 수도와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는데, 불법으로 전기선 끌어다 쓰면서 화재로 인한 사망 사건이 늘어자, 이제는 정부가 수도와 전기를 무상으로 공급해준다고 합니다.

 

 

031.jpg

 

반면, 아름다운 해안가의 산 아래는 멋진 백인들의 주거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극명한 대비에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같은 하늘 아래에 사는 똑같은 사람들인데도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서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가더군요. 남아공이 발전해서 흑인들도 이런 아름다운 환경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고 기도해 봅니다.

 

 

B. 펭귄 비치 (Boulders Beach)

 

좀 먼 거리를 달려 드디어 아프리카 펭귄들이 산다는 볼더스 비치에 도착했습니다. ^^ 북반구에서는 야생 상태의 펭귄을 구경할 수 없어서, 남반구 끝에 온 기념으로 펭귄을 꼭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펭귄하면 남극의 추운 눈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해와서, 겨울에도 10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는 따뜻한 땅에 펭귄이 산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습니다.

 

033.jpg

 

펭귄 비치에 도달했는데;;; 음.....아무리 둘러봐도 펭귄이 살 것 같지가 않습니다....

 

좀 더 걸어가보니, 저 멀리 펭귄이 보이네요 +_+ 

 

036.jpg

 

아....반갑습니다. ^^ ㅋㅋ 아프리카 펭귄은 키가 50cm에 못 미치는 작고 귀여운 녀석들입니다. 풀밭에서 따뜻한 일광욕 즐기는 펭귄의 모습이, 펭귄에대한 고정관념을 확 깹니다. ^^;

 

 

037.jpg

 

암수 한 쌍이 즐겁게 노닐고 있네요.

 

 

038.jpg

 

가까이 다가가자, 고개 까딱하면서 인사하는 듯 합니다. ^^

 

 

039.jpg

 

이 녀석들, 따뜻한 햇살에 졸음이 오는지 서서 꾸버구벅 졸기도 하더군요. 조는 모습도 아주 귀엽습니다. ㅎㅎ

 

하지만, 저렇게 한 쌍 정도의 펭귄만 볼 수 있다면, 여기를 펭귄 비치라고 부르면 안 되겠죠~

좀 더 걸어가면 제대로 된 펭귄 비치를 만날 수 있습니다.

 

041.jpg

 

산책로의 끝에 도달했더니 이런 펭귄 무리가 나오더군요 +_+

1910년 까지만 해도 남아공 해변가 전체에 150만 마리의 펭귄들이 서식했는데, 사람들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밀렵당해 현재는 10% 정도로 개체수가 급감했다고 합니다.

원래 볼더스 비치에는 펭귄이 없었는데, 1982년에 암수 한 쌍이 찾아와 모래사장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으면서 무리를 이루게 되었고, 멸종을 막으려는 주민들과 당국의 보호 조치 덕분에 현재는 2,200마리 정도로 개체수가 늘어나 굉장히 큰 무리를 이루게 되었답니다.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 써주면 멸종 위기의 동식물들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서 참 반가웠습니다. ^^

 

 

044.jpg

 

이 녀석들도 이제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호해주는 걸 아는지, 많은 사람들이 다가가 구경해도 겁먹지 않고 평화롭게 일광욕을 즐기더군요. ^^ 꾸벅꾸벅 졸다가 뒤뚱뒤뚱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ㅎㅎ

 

펭귄들 실컷 구경하고 난 후, 점심 식사를 위해 볼더스 비치의 Seaforth 레스토랑으로 향합니다.

 

045.jpg

 

이 레스토랑은 정말 멋진 해변을 갖고 있습니다.  저 풀밭에 둘러 앉아 도시락 먹으며 여유로운 점심을 맞는 주민들이 참 부럽습니다. ^^

 

 

048.jpg

 

해변가에 왔으니 씨푸드 플레이트를 주문했습니다. 얼마 안 되는 기회였지만 해외 나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한국만큼 음식 문화가 발달한 곳이 드물다는 겁니다. 싱싱한 생선을 이용해서 찌고, 끓이고, 졸이고, 굽고 아주 다양한 조리법을 구사하는 한국과 달리, 여기는.....오직 튀김 밖에 없습니다. =ㅁ=; 바싹한 튀김 옷 아래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생선 육질이 참 좋지만, 느끼한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다음 목적지인 희망봉으로 향합니다.~

 

049.jpg

 

희망봉 가는 길에 멀리 보이는 대서양이 예뻐서 시계와 함께 찰칵~

 

 

C. 희망봉 (Cape of Good Hope)

 

050.jpg

 

희망봉으로 가는 길은 꽤 멉니다. 페닌슐라 곶 (Cape Peninsula) 전체가 테이블마운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먼 입구에서 표를 끊고 들어갑니다.

 

입구에서 한참을 달려야 해변가에 도착합니다. 간혹 입구부터 자전거를 타고 희망봉까지 가는 투어가 있는데요, 거리가 상당해서 싸이클링 좋아하는 분이 아니라면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무척 힘들어 보였어요 -ㅁ-;;;

 

052.jpg

 

드디어 희망봉 근처의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오후의 햇살 아래 바다가 눈부시게 빛납니다.

 

그런데 이 나라는 가끔 저를 놀래킵니다.

 

053.jpg

 

헐...해변에 야생 타조라니! 대체 저 녀석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바닷가에 먹을거라도 있을까 별의 별 생각이 다들더군요;;

 

황당함을 뒤로 한채 희망봉으로 향합니다.

 

054.jpg

 

짠~ 여기가 바로 희망봉입니다! 제 얼굴은 회원님들의 안구 오염을 방지하고자 블러링 시켰습니다. ^^; 흔히들 희망봉 하면 산봉우리를 상상하시는데요, Cape of Good Hope이기 때문에 정확히는 "희망곶"이라고 번역해야 맞습니다. 지도 상에서 대양 쪽으로 뾰족 튀어나온 끝부분이라 "봉"이라고 붙인 것 같지만,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희망봉은 산봉우리가 아닌 그냥 해변가입니다. ^^;

 

희망봉은 1488년 포르투갈인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발견하여 폭풍의 곶(Cabo Tormentoso)이라고 이름 붙였으나, 후에 포르투갈 국왕이 "희망곶"으로 개명하였습니다. 유럽에서 배를 타고 항해를 하면 아프리카 남쪽에서 강한 대서양풍을 만나 높은 파도로 고생하다가 희망봉에 도달하면 대서양풍이 잦아들기 시작해 파도가 잔잔해져 선원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현지인들에게는 이 곳이 역사적으로 절망의 곶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652년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얀 반 리베크가 이 곳을 기점으로 아프리카 남부를 식민화 하여 케이프타운을 세웠으니까요.

 

059.jpg

 

과거 선원들은 희망봉에서 파도가 잔잔해져 안심했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곳의 파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다들 인생이란 항해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저 또한 삼십대 후반에 접어들어 인생의 새로운 희망을 찾기하기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3~4미터로 높게 몰아치는 파도를 보고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희망을 찾아왔지만, 이곳에도 험한 파도 뿐이구나....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고난과 역경의 파도가 잔잔해지는 평온의 땅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인생이고 그래서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망봉이 그냥 해변가이긴 하지만, 작은 봉우리 하나가 있기는 합니다.

 

056.jpg

 

멀리 대서양을 바라보며 좀 더 깊은 고민을 해보기 위해 저  낮은 봉우리로 오릅니다.

 

 

058.jpg

 

올라가서 내려다 보니, 희망봉의 파도가 더 거대하게 느껴집니다.

 

 

060.jpg

 

이곳에 혼자 앉아서 조용히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봅니다. 이십대 때 많은 상처를 남기도 떠나갔던 옛 연인들과, 고민하며 방황하던 시절의 내 모습들과, 잘못 선택하여 후회만 남은 일들까지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용기가 부족하여 선택하지 못 했던 일들입니다. 역시 삶은, 무모하게 도전해서 남는 후회보다 주저해서 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마흔에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용감한 선택을 해야 겠다고 다짐하며 봉우리를 내려옵니다.

 

 

D. 케이프 포인트 (Cape Point)

 

희망봉에서 조금 더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대양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멋진 케이프 포인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062.jpg

 

케이프 포인트는 꼭대기에 있는 저 등대를 향해 걸어올라가야 합니다.

 

 

063.jpg

 

오르면서 뒤돌아 보면, 광활한 대서양을 배경으로 아주 멋진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064.jpg

 

꼭대기에 거의 도달하니, 제가 걸어온 길이 멀리 보입니다.

 

 

065.jpg

 

등대까지 올라가면, 그 지점에서 세계 각지까지의 방향과 거리가 적힌 표지판이 나옵니다. 서울은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 그 옆에는 방문객들이 이름을 새겨놓은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한글 이름도 군데군데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사실, 저는 케이프 포인트에 도달해서 약간 실망했습니다. 뭔가 새로운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표지판과 바위가 전부라니;;; 사실 돌아보면 우리 삶과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열아홉 살 때에는 스무살, 스물아홉살 때에는 서른살이 되면 뭔가 다른 삶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막상 스무살이나 서른살이 되어도 특별한 일은 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똑같은 일상이었죠. 결국 케이프 포인트도 대양이 내려다 보이는 한 지점일 뿐,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인 것 같습니다.

 

066.jpg

 

070.jpg

 

멀리 대서양을 향해 내 안에 남겨진 아쉬움과 미련을 버리고,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 봅니다.

 

 

067.jpg

 

등대에서 내려와 왔던 길과 다른 길로 접어들면, 페닌슐라 곶의 끝에 위치한 오래된 또 다른 등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길로 접어들면 이런 모습이 펼쳐집니다.

 

 

068.jpg

 

먼 옛날 등대지기가 머물던 감시초소입니다. 저 너머가 바로 페닌슐라 곶의 끝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아프리카 대륙의 동쪽은 인도양, 그리고 서쪽은 대서양입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남단은 두 대양이 만나는 곳이지만, 두 대양의 경계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정하는 것은 애매한 문제입니다. 과거 항해사들과 이곳 주민들은 희망봉과 케이프 포인트를 기점으로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난다고 생각했지만, 현재의 국제 표준으로는 이곳보다 조금 더 남단에 위치한 아굴라스 곶(Cape Agulhas)을 기점으로 두 대양을 나누고 있습니다. 아굴라스 곶에는 대서양과 인도양의 경계를 표시한 경계석이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저는 예전 항해사들처럼 이 곳을 대서양과 인도양의 경계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 왼쪽이 인도양, 오른쪽이 대서양이라고 말입니다. 실제로 보면 양쪽 바다의 색깔과 물결이 조금 다릅니다.

 

 

071.jpg

 

감시 초소를 지나, 드디어 페닌슐라 곶의 끝에 도달했습니다. 절벽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등대는 1919년에 세워졌습니다. 아직도 작동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 험난한 곳에 등대를 세우고 지킨 등대지기들의 삶에서 경건함이 느껴졌습니다.

 

 

E. 누드 비치 (Noordhoek Beach)

 

페닌슐라 곶을 떠나 서쪽 대서양으로 차를 달립니다. 대서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일몰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이 날처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에는, 태양이 광활한 대서양 해수면 뒤로 넘어가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074.jpg

 

페닌슐라 곶을 빠져나오면 누드 비치가 나타납니다. Nude Beach 아닙니다~ Noordhoek Beach입니다. ㅎㅎ 이곳은 석양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한동안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저 뒤 쪽으로 석양에 비친 아름다운 마을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F. 채프만 픽 (Chapmans Peak)

 

아프리카 남단에서는 대서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일몰 감상 포인트로는 채프만 픽이 가장 좋습니다.

 

076.jpg

 

현지인들은 날씨 좋은 날에 와인을 챙겨와서 멋진 일몰을 감상합니다. 저도 와인 한 병 들고 올 걸 하는 후회가 들더군요.

 

 

077.jpg

 

드디어 일몰이 시작되었습니다.

 

 

 

079.jpg

 

석양이 후트 베이 인근의 해변가를 예쁘게 물들입니다.

 

 

082.jpg

 

081.jpg

 

멀리 대서양 수평선 위로 태양이 넘어갑니다. 저도 인생의 고난들을 저 태양처럼 잘 넘길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해 봅니다.

 

 

G. 시그널 힐 (Signal Hill)  

 

둘째날 마지막 여정은 케이프타운 야경 감상이었습니다. 케이프타운에서 가장 발달한 쇼핑지역인 워터프론트 뒤 쪽에 시그널 힐이라는 높은 언덕이 있습니다. 그 곳이 케이프타운 야경 구경하기 가장 좋은 포인트입니다.

 

084.jpg

 

케이프타운의 야경은 참 포근한 느낌입니다. 마천루가 발달한 서울이나 홍콩과 달리, 시내 중심가의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낮은 건물들이 넓게 펼쳐지는 야경이어서, 화려하지 않지만 조용하고 포근한 느낌입니다.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은하수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케이프타운 야경을 마지막으로 둘째날 일정을 마치면서, 아내가 무척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올해 초에 느즈막이 결혼하면서 아내에게 멋진 프로포즈를 선물하지 못 했습니다. 집으로 초대해서 동료들과 직접 찍어 만든 동영상 틀어주며 노래 불러준 게 다였는데....여행와 보니, 여기가 프로포즈하기에 제격인 장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페닌슐라 곶 드라이브하면서 희망봉과 케이프 포인트에서 "두 대양이 만나 한데 섞이는 것처럼 당신과 삶을 함께 하고 싶다."고 프로포즈하고, 채프만 픽에서 와인 마시며 석양과 일몰을 함께 감상한 후, 시그널 힐에서 케이프타운 야경을 바라보면서 키스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후 결혼 기념일에 아내와 함께 이곳을 꼭 다시 와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혹시 아직 미혼이신 분들은, 평생 잊지 못할 프로포즈로 케이프타운을 함께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프로포즈가 될 것입니다.

 

다음 3편에서는 아름다운 항구과 물개섬, 그리고 케이프타운 시내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번호 섬네일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6 소소한 모리셔스 여행기 [37] file F4U 2013.09.14 3740
215 통영으로 휴가다녀왔습니다. [25] file 토미리다요 2013.09.14 2330
214 팔당이나 양평 레스토랑 추천 부탁드립니다 [7] file 시계장인 2013.09.14 3600
213 여름 느즈막히 갔다온 제주도 여행기(2) [22] file 인천호돌이 2013.09.01 2438
212 여름 느즈막히 갔다온 제주도 여행기(1) [27] file 인천호돌이 2013.09.01 2924
» omentie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여행기 2 - 타조농장, 펭귄비치, 희망봉, 석양, 일몰, 그리고 야경 [20] file omentie 2013.08.31 6817
210 송전탑 [19] file 소고 2013.08.30 2759
209 울릉도 여행 꼭 가보세요~ [21] file 라페엘 2013.08.29 2246
208 omentie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여행기 1 - 와인루트, 프랑슈후크, 스텔렌보쉬 [30] file omentie 2013.08.29 5699
207 오스트리아 비엔나 여행 일정 추천 부탁드립니다. (아이 위주) [6] melas 2013.08.27 3178
206 비행시간 10시간 안쪽의 휴양지 [44] file 민트 2013.08.26 4431
205 잉글랜드 여행 [29] file 디오르 2013.08.25 2413
204 [질문] 혹시 서래마을 맛집을 추천부탁드립니다. [18] 빨간망사차차 2013.08.21 3437
203 속초 여행 후기 올려 봅니다~~^^ [30] file 카오산 2013.08.21 3408
202 여러분들 도움으로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 [16] file 아이별이 2013.08.17 2286
201 에딘버러 여행 [28] file 디오르 2013.08.16 2660
200 오 헨리와 <크리스마스 선물> (1) [14] file 소고 2013.08.16 3974
199 저도 서울내 호텔 질문합니다 (파크하야트,JW메리엇) [20] sphereman 2013.08.14 2726
198 Street Photography [24] file 브라자 2013.08.13 2150
197 여기다 여쭤봐도 되나요.. 국내 호텔이요!! [8] 석양 2013.08.12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