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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3974  공감:1 2013.08.16 01:30

 이 글은 뭔가 쓰기(?)로 했는데, 바쁜 일(?)을 겪고 있는 터라 빵꾸메꾸는 포스팅입니다... ㅡㅡ;;
이 글로 회원님의 핀란디아를 향한 분노가 조금이라도 가라앉기를 멀리서 바라봅니다....... ㅜㅜ ㅋㅋㅋㅋ




개츠비를 보면, 여자를 한 발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두 발 더 멀어지게 됩니다.
알다가도 모를 생물

   오랜만에 친구와 재미있는 영화를 봤습니다. 바로 <위대한 개츠비>라는 영환데, 책을 먼저 읽은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밝은 색채, 선명한 대조, HDR(High Dynamic Range) 영상이 만들어내는 소설의 세계는 저를 다시 문학의 세계에 손을 뻗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친구와 함께 여운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오 헨리의 삶과 <위대한 개츠비>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Scott. F. Fitzgerald)의 삶을 헷갈려버리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이 말도 잊지 않았죠.


피츠제럴드의 <크리스마스 선물> 도 꼭 봐!
멍청이


 절대 이렇게 말해선 안됩니다. <크리스마스의 선물>은 오 헨리의 것.

 간혹 <크리스마스 캐럴>과 헷갈리시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그 둘은 미국인들도 헷갈리는 문제라 상관 없습니다. 참고로 <크리스마스 캐럴>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ins)의 것. 뭐... 둘 다 미국인인 것은 맞습니다만, 오 헨리는 피츠제럴드보단 찰스 디킨스(Charles Dickins)와 가까웠습니다.

상남자 오 헨리.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무튼 오늘은 오 헨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뜬금없게.

  오 헨리는 1862년 9월 11일 생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입니다. 이 시기는 시기적으로 노예 해방을 향한 몸부림(찰스 디킨스를 떠올리세요!)이 남북전쟁으로 선언된 때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의사가 되기 위해 약국을 열고 공부를 계속했으나, 의대엔 가지 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심성은 좋은 약사여서, 환자들이 의대 공부를 하는 헨리의 아버지에게 가끔 불법 치료를 받고 치료비를 놓고 가려 하면, 진료비를 받길 거절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도 잠시. 의사가 되길 포기한 헨리의 아버지에겐 새로운 취미가 생깁니다. 바로.. 술이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이 문제입니다. 결국 알콜 중독자가 되어버린 오 헨리의 아버지는 의사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무책임한 아버지"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시기에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사망하죠. 이 때 헨리의 나이 3살. 남북전쟁이 막 끝날 당시의 상황입니다.



  이렇게 무너지는 가정을 그냥 볼 수 없기에, 기숙사를 운영하던 오 헨리의 할머니는 헨리를 데려가 직접 돌보게 됩니다. 당시 그의 이모는 선생님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던 헨리를 가르칩니다. 훗날 그녀의 교육방식이 지금의 헨리를 만들게 되는데요. 교육방침이 '자유로운 글쓰기'였습니다. 헨리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오면, 간단한 문법만 잡아주고, 이모 역시 헨리를 위해 글을 짓는 방식이었죠. 그리고 이렇게 성장한 '윌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ey Potter)'는 '오 헨리(O henry)'라는 필명을 가진 위대한 작가가 될 여정을 떠납니다.



노란 수선화(Narcissus)는 '나르시스'라는 이름이 가진 신비 만큼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문학으로 자신의 삶을 노래하기 시작한 것은 15살 때 부터 였습니다. 당시 헨리는 약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약국의 손님이던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당시 헨리는 노란 수선화에 빗대어 그녀에 대한 연정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죠. 그러나 헨리가 19살이 되던 시기에 어머니가 앓았던 폐결핵에 걸리게 되고, 이것이 건강을 급속도로 악화시킵니다. 헨리는 결국 첫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26살이 되던 해에 택사스 친척들의 농장으로 요양을 갑니다. 헨리의 친척들은 부자였습니다. 400 에이커(약 1.6 평방 km)의 목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심의 아픔과 건강의 문제로 헨리는 그 곳에서 책만 읽었습니다. 그의 독서 취향은 처칠과 비슷했습니다. '웹스터 대사전'을 펼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 곳에서 사전을 펼치고, 표현을 적어가며, 단어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합니다.


이게... 재밌다고?

 1884년, 22살이 되던 해, 그는 택사스 오스틴으로 이사를 갑니다. 그곳에서도 약국에서 일을 하던 중, 고객이던 부동산 업자의 눈에 띄어 회계업을 시작합니다. 이 당시 헨리는 신문사를 차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고, 신문에 취미로 자신의 글을 기고합니다.

 이 때 헨리는 "Rolling Stone"이라는 주간지를 만드는데, 이것은 유머와 단편 이야기를 다룬 신문입니다. (오늘날 "Rolling Stones"잡지와 다릅니다)


당연히, 얘도 아닙니다.

 그의 첫 번째 부인은 애솔 로치(Asol Rotch)라는 사람으로 오 헨리에게 반해 27살에 결혼합니다. 그녀 또한 폐결핵을 앓고 있었으며,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국립은행의 금전출납원으로 일했습니다. 로치의 아버지(= 헨리의 장인)은 부유한 편이었는데, 어느날 헨리의 회계 장부에서 $1,500의 돈이 비게 되어 문제가 생긴 것을 장인이 갚아주게 됩니다. 역시 사람은 결혼을 잘 해야...

 그렇지만 롤링스톤지의 실패와 금전출납 사건은 헨리를 무력감에 빠지게 만들었고, 헨리는 칼럼니스트가 되기 위해 휴스턴으로 홀로 거처를 옮깁니다. 아내는 요양차 택사스 오스틴에 남아 있었습니다만, 이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겠죠.


비자금 만들기에 실패한 오 헨리가 몸을 피한 장소.jpg

 하지만 이전 회사로부터 헨리는 계속해서 기소당합니다. 결국, 횡령죄로 3년간 기소 유예 판결이 내려지고, 헨리는 이를 피해 뉴올리언스에서 온두라스로 도주합니다. 당시 온두라스는 범인 인도 조약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이 때, 아내의 결핵이 악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때문에 헨리는 아내 곁으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죠. 그렇지만 때는 너무 늦었고, 아내는 결국 1899년에 숨을 거둡니다. 헨리는 결국 법원으로부터 5년 형을 선고받고 오하이오에 있는 콜롬버스 교도소에 복역합니다. 당시 죄수번호는 306641이었는데, 감옥에서 그는 약사, 작가로 다시 활동을 재개합니다. 감옥에서 환자를 만나며 들은 사람들의 자초지종은 훗날 그의 훌륭한 소재거리가 됐습니다.


바톨로메 콜롬버스 감옥. 보기엔 보통 조류 동물원 같이 생겼습니다만, 인간을 조련(?)합니다.

 그러나 감옥에서 지은 글은 죄수의 신분으로 판매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친구가 그의 소설을 대신 팔아주게 됩니다. 하지만, 판매는 그렇다 하더라도 죄수의 신분으로 실명을 쓸 순 없었죠. 때문에 필명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필명은 당시 약칭으로 쓰던 오타마나 헨리(Otamana Henry)에서 앞글자를 딴 오 헨리(O. Henry)가 되는데, 이 이름은 죄수 관리일지를 쓰던 중, 자신의 풀 네임을 쓰기엔 관리일지 칸이 모자라 쓰던 자신의 별명이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결정된 오 헨리라는 이름으로 헨리는 자신의 평생을 걸고 활동하게 됩니다.


1900년대 당시 뉴욕의 거리. 정겨우면서도 고난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감옥에 들어간지 3년 뒤인 1901년, 오 헨리는 모범수로 3년 3개월을 복역하고 출소를 합니다. 그러나 교도소를 다녀온 사람이 편하게 직장을 구할 순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조용한 도시인 피츠버그에서 1902년 뉴욕으로 두 번 이동합니다. 당시 뉴욕은 450만명밖에 살지 않는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7년. 짧은 생의 불꽃을 태우게 됩니다.

   뉴욕으로 이주 한 4년 동안 헨리는 하루에 1개의 이야기를 씁니다. 그리고 그가 쓴 글은 당시 뉴욕에서 활동하던 12개의 중 11개의 잡지가 환영합니다. 그의 글을 거절한 단 하나의 잡지사는 바로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Saturday Evening Post)'였습니다. 재밌죠? :)


당시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만 오 헨리의 글을 거절했습니다.
왼쪽에 머리를 자르고 있는 사람이 피어스 브로스넌... 이라는 건 당연히 뻥.


   이 후 알콜중독자면서, 자선사업가이자, 거지인 헨리의 본격적인 문학 인생이 시작됩니다....
전기의 삶 이야기는 그가 보낸 뉴욕에서의 7년을 설명해주는 단초가 되겠죠?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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