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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4177  공감:7 2011.12.18 21:01

방금 저녁 먹고 1박 2일 보다가 생각이 나서 체코에 들어선 이후의 여행기를 남겨봅니다. 늘 느끼는거지만 주말은 참 짧아요. 뭐 좀 하다보면 금새 해가 지고 다시 월요일이란 말이죠. 이번 편은 사진이 굉장히 많습니다. 시간 없으신 분들, 컴퓨터 용량이 딸리시는 분들께는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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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에서 이어지는 사진입니다. 빈 마이들링역에서 올라탄 기차는 프라하로 향합니다. 4시가 넘으면 해가 지기 시작하는 유럽의 겨울은 다섯시쯤 되면 밤처럼 깜깜하더군요. 이번 기차는 이렇게 복도가 이어지고 객차로 들어가려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시스템입니다. 신기하군요. 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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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는 이렇게 마주보고 앉는 좌석이 6개, 한칸에 꽉 차면 여섯명이 마주보고 가는 시스템입니다. 비수기인 11월인지라(게다가 평일..) 저하고 왠 체코 아저씨 두명이 전세를 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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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쯤 달려서 프라하에 도착합니다. 플랫폼은 이미 어둠이 짙게 내려 앉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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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은 깨끗한데 어딘지 모르게 음울한 분위기가 감도는 중앙역. 시계는 아홉시 이십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고난이 시작됩니다. 체코는 유로화 통용이 되는 곳이 드물고 자국 화폐인 체코 크로네를 쓰는 나라인거죠. 유로화는 무용지물입니다. 게다가 환전소는 문을 닫은지 오래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까지 가려던 계획이 슬슬 위험해 집니다.

 

살펴보니 현금 인출기는 있더군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2000 크로네를 뽑습니다. 1크로네가 60원 정도니까.. 우리돈으로 12만원이죠. 이걸로 당분간 지낼 요량을 합니다. 구사 일생 현금 인출기가 제대로 작동을 해주는 바람에 체코에 대한 인상이 급 좋아집니다. 유럽은 왠지 다니다보면 선진국이라는 걸 망각할 정도로 IT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보다 후진국같은 느낌이 들때가 많아서 말이죠. 아무튼 지하철을 타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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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와 마찬가지로 하룻동안 지하철, 버스, 트램을 무한정 탈수 있는 이용권이 있네요. 110크로네니까 6,600원입니다. 뮌헨에서 택시타고 가까운 거리를 가도 20유로나오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심청이만큼 착하고 춘향이만큼 절개있는 가격이군요. 사...사랑합니다. 체코 교통당국..-_-;; 참고로 오스트리아는 5.7유로였으니.. 9천얼마에 가까운 가격이죠. 체코가 확실히 물가가 좀 싼듯.

 

3국의 물가를 비교해보자면..(관광객 체감기준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독일의 90%선) > 체코(오스트리아의 70%정도) 가 아닌가 싶습니다. 체코로 유럽 각지의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가 있지 않나 싶어요. 만만치 않은 볼거리와 유흥 산업이 발달하고 물가까지 싸다면 유인 요소가 충분하다 할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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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공공시설은 휑하니 넓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시대의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프라하 중앙역이 위치한 흘라브니 나드라지 입니다. 나드라지는 역이라는 뜻인데 흘라브니는 뭔뜻인지 모르겠어요. 체코에 들어서면서 가이드북은 집어 던졌습니다. 야성의 본능이 이끄는 서바이벌 관광을 해볼 작정이었지요. 일단 숙소인 악센트 호텔이 있는 안델역으로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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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는 세개의 지하철 노선이 다닙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라인이 지하철 B선 숙소인 안델역과 환승역인 플로렌스, 혹은 뮤스텍을 연결하는 노선이지요. 안델역은 울나라로 따지자면 잠실 정도되는 부도심권이지 싶습니다. 구간이 짧아서인지 교외로 나가는 버스정류장이 있는 플로렌스까지 15분이면 가고 중앙역인 흘라브니 나드라지 까지도 갈아타는 시간을 감안해도 25분이면 넉넉합니다. 숙박비는 무지하게 싸더군요. 저 노선도를 보시면 플로렌스에서 뮤스텍까지의 구간에 프라하 구시가의 볼거리가 모두 모여 있습니다. 몇번만 왔다 갔다 하면 다 알 수 있다는.. (사실, 서울에서 지하철 노선도 보다가 저거보면 고등학교 수학 풀다가 초등학교 산수 푸는 느낌이지요. ㅋㅋ)

 

아무튼.. 지하철 안헤메고 한방에 안델역까지 왔습니다만.. 여기서 부터 또 문제가 생기네요. 출구로 나와도 호텔 그림자도 안보입니다. 마침 지나가는 어여쁜 체코 아가씨에게 무대뽀로 영어를 건넸더니 하늘이 도우사.. 이쁘기만 한게 아니라 영어까지 할줄 아는 아가씨가 호텔앞까지 안내를 해줍니다. 천사가 따로 없더군요. 호텔앞에서 헤어지면서 고맙다는 표시로 간식거리로 먹으려던 아몬드 빼빼로를 건넸더니 뭐가 웃긴지 킥킥대고 돌아서던 아가씨의 빨간 스타킹이 아직도 눈에 선하군요. 흠.. 애취급한다고 생각했을까요? 뭐.. 어쨌거나 짧은 몇분의 순간에 모라비아에서 프라하로 일하러 온 순진한 시골처녀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체코 사람들은 참 착하네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후에 뭐 없었냐구요?? 요즘엔 여자랑 말을 시작하는 순간이면 머릿속에서 와이프의 목소리와 얼굴이 자동 재생 되는 증상이 있는데 유럽까지 가도 여전하더군요. 허허허.

똑바로 해라 잉~~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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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푹쉬고 밀린 빨래도 라디에이터에 말렸습니다. 침대 두개에 꽤나 널찍한 공간이 제공되는 호텔방이네요. 뮌헨보다 두배쯤 쾌적합니다. 게다가 소파와 테이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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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는 호텔보다는 관공서같은 느낌이 듭니다. 군대 건물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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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까지 포함된 숙박비가 하루에 5만원, 체코로 오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둘이 오면 더 싸다는 얘기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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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 코빼기도 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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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보다 이게 더 낫네요. 웃기게도 호텔 바로앞에 안델역의 출구가 있습니다. 나오는 방향이 틀려서 헤맨거죠. 위치가 정말 역에서 1초입니다. 최고의 위치라 아니할 수 없는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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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사우덱이 체코의 유명한 사진가라는 얘기는 책에서도 읽은바 있습니다만.. 이렇게 광고까지 크게 때리는 걸 보니 제 생각보다 훨씬 유명한가 봅니다. 관광객의 본본을 다하러 지하철을 타러갑니다. 물론 프라하 구시가 관광을 할 계획입니다. 1일차에는 프라하, 2일차엔 카를로비 바리를 갈 생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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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모든 공중 화장실은 돈을 내게 되어 있습니다. 어디서 유래된건지는 몰라도 독오체 3국 공통입니다. 다만 물가에 따라 이용료가 다르죠. 방광이 터져서 실례하기 직전인 상황이 오기전에 호텔이던 음식점이던 해결을 하는게 좋습니다. 그런 상황이 어디 있냐구요??? 있습니다. 꼭 방광이 폭발하기 일초전일것 같은 상황이.. 독오체 3국이 맥주 강국인건 아시죠?? 좋은 맥주는 이뇨작용도 짱이라는 걸 몸소 체험한 사람이 접니다. 정말.. 숨이넘어가게 오줌이 마려운 순간이 꼭 있다니까요. (안싼게 다행입니다.. 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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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뇨작용의 주범이 이런 필스너 우르켈 같은 회사들이죠. 필스너 맥주의 원조가 바로 체코입니다. 필스너 우르켈은 원조답게 간판도 멋지지만 가격도 체코 맥주중에서는 가장 비쌉니다. 그래봤자 5백씨씨 한잔에 이천원도 안하는 착한 가격이지만 말이죠. 체코는 나중에 보드형님 모시고 꼭 한번 다시 가고 싶은 나라입니다. 밤마다 맥주를 폭풍 흡입하시다가 기뻐써 쓰러지실지도 모르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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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정처없이 걷습니다. 가이드북도 없이 정처없이 걷다보니.. 뭔가 반대방향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화약탑이며.. 쌍둥이 성당이며 그런 것이 나와줘야 하는 시점인데도 그냥 이런 건물만 이어지더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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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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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니 이렇게 술을 파는 슈퍼마켓 같은 가게를 만났습니다. 말로만 듣던 압상뜨가 있네요. 나중에 알게되는 베헤로브카도 있습니다. 그밖에도 이름모를 술들이 왜 이렇게도 많은지.. 이걸 다 마시다가는 죽을 것 같고.. 그나마 가장 위험부담이 덜할 압상뜨를 포켓사이즈로 하나 집어 옵니다. 끼니마다 맥주 안주를 밥이라고 먹어야 했던 위장을 달래주기 위해 컵라면도 두개 사구요. 이때 안샀다면.. 정말 힘들뻔 했죠. 떠나올때까지 그게 유일하게 스파이시한 음식이었으니까 말입니다. 허허허. 헤맨덕에 이것 저것 득템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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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교회가 나옵니다. 오.. 여기서 부터 관광지가 시작인가?? 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딱봐도 베드로 교회같네요. 예수님이 키를 맡기신 분이라면 베드로. 문가에 베드로가 새겨져 있는 교회라면 베드로 교회........ 맞죠?? 맞겠죠???? 아.... 아닌가???? 모릅니다. 진실은 가이드북에 있겠지만 말했듯이 호텔방에 버렸거든요. 휴~~ 아무튼 이때부터 뭔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슬슬...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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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하게 나선지 한시간만에 다시 커피를 마시며 다리와 머리를 쉽니다. 아침부터 모여 앉아 호작질을 하는 두 남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도촬도 하구요. 생각끝에 역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역의 출구에서 5분만 가면 보인다던 화약탑이 40분 넘게 헤맨 이 순간에도 안보이는 걸 보면 엉뚱한 방향인게 확실합니다. 혼자하는 여행은 이런게 좋단 말이죠. 날 혼낼 사람이 없어...(그대신에 내가 힘들어도 화풀이할 사람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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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짚어 올라갑니다. 가는길에 이런 알폰소 무하풍의 일러스트도 만납니다. 알폰소 무하는 아르누보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중의 한명입니다. (무샤라고도 읽습니다.) 화려하면서도 환상적인 화풍의 일러스트를 주로 그린 그를 발굴해서 자신을 모델로 한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이 일찌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라 베르나르를 아르누보의 여신이라고도 한다네요. 예를 들자면 고현정이 아직 뜨지 않은 사진가를 발굴해서 자기 사진만 줄창 찍게 했어요. 그런데 그게 김중만이야. 고현정만 딱 찍다보니.. 이게 이뻐~~ 옷을 벗겨서 누드를 찍으면 그래도 사람인데 좀 별로겠지 했는데.. 피부도 탱탱하니 더 이뻐~~. 포토샵을 안했는데도 더 이뻐~~ 배우도 대박이고 사진가도 대박이야.. 뭐 이런 상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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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건 길가다가 사라 베르나르 레스토랑을 발견했는데 정작 그림이 클림트 그림이네요. 아하하하하.. 속으로 한참 웃었습니다. 고현정 카페라고 해놨는데 사진은 이영애야..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니 저 그림의 모델도 사라 베르나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클림트가 여자를 그렇게 좋아했다고 하니.. 실제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그 당시에는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히 아는 분 계시면 해명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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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구시가 관광의 중심인 화약탑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부터 걸어서 30분이내에 관광지가 밀집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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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날개와 왕들이 들고있는 칼이며 홀에만 금박을 입힌게 멋스러웠습니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가치.... 역시 금에 투자를 해야 하는거죠. 골드뱅킹이 짱입니다. 우리 부인께서 그렇게 금 금 할때 많이 사둘걸...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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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인증. 셀카도 이제는 아주 익숙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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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가게에는 이런 장식품들이 있더군요.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이런거 사면 안됩니다. 무겁고 잘 깨지고 결정적으로 비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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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이 방향이 맞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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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동상은 얀 후스의 동상인가 봅니다. 체코를 대표하는 순교자죠. 마르틴 루터보다 일찍 종교개혁을 주장하다 화형 당하신 분이시랍니다. 뭐 마녀 사냥이니 화형이니 하는건 우리하고는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우리는 참수죠 참수.. 양화진성당이 예전에는 절두산이었다는 거 아시나요??) 순교자들을 생각하면 왠지 의연한 기개가 느껴집니다. 죽어도 믿고싶은 가치가 여러분은 있으신가요?? 크리스마스 트리를 한참 만들고 있네요. 무지하게 큽니다. 저것도 살아있는 나무를 장식하는 걸텐데.. 대단한 스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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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못봤지만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인가에서는 전도연고 김주혁이 이앞에서 뭔가 어쩌고 저쩌고를 한다던데.. 순교자 동상에 뭐 붙이고 그러는 거 아니랍니다. 정작 소원을 비는 명소는 따로 있다고 하네요. 그건 나중에 다시 알려드리기로 하구요. 이리 저리 둘러보며 계속 걷습니다. 목표는 천문 시계가 있는 시청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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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관광 마차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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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부가 걸어오는데.. 마부도 이뻐~ (뭐.. 사진이 그래서 그렇지 실제로는 꽤 이쁘장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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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물이 여기 저기 많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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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로 한 천문시계에 도착했습니다. 이 천문 시계의 꼭대기는 프라하 구시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꼭 올라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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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록을 하나 남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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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갑니다. 구시가가 다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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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삐죽한 두개의 첨탑은 각각 틴과 틴스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남성과 여성형인데 크기가 다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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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멀리 프라하 성이 보입니다. 까마득해 보이지만 걸어서 한시간이 채 안걸리는 거리지요. 한참을 보다가 사진 찍고 또 보고 넋을 빼놓고 있다가 겨우 겨우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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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천문시계에 대한 가이드북을 따로 팔더군요. 실제로 천문시계는 해설이 없으면 읽을수도 없는 복잡시계입니다. IWC에서 출시한 시데랄 스카푸시아에 비해 더 정교한 시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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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하나에 100크로네. 그래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천문시계에 대한 해설과 작동 영상은 여행기와는 별도로 한번 올려볼 생각입니다. (TF클래식을 노리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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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추우니 뱅쇼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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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는 매운게 먹고 싶어 런치 세일 한다는 인도레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 ㅋㅋㅋ 망했네요. 이맛도 저맛도 아닙니다. 관광지 한가운데 점심시간에 왜 이리 한산한가요. 손님이라고는 저하나. 그래도 맥주까지 폭풍 흡입하고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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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에서 일하는 분들.. 너 직장이 어디니?? 응 변소.. 이런 대화도 하실까요?? 그래도 필스너 우르켈사 덕분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캐시카우형 산업입니다. 게다가 현금결제 100프로. 여기서 카드 내밀다가는 미친놈 취급받기 딱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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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박력있는 자동차도 만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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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점도 기웃거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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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알흠다운 시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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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해도 왠지 포스 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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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보다 잘나가던 시절의 론진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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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의 회중 시계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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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사연과 역사가 한가득일 시계들입니다. 빈티지를 보는 안목도 볼 시간도 금전적 여유도 없으니 삼위일체. 가볍게 발걸음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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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만 열심히 봅니다. 현행이라 해도 믿겠다 싶을만큼 관리 잘된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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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순서가 바뀌었습니다만.. 프라하 구경을 열심히 하고 있는 론진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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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가 웨딩 촬영하러 이 추운날 거리를 헤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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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아까 봤던 그 처녀 마부?? 저 아주머니는 아주 좋아서 돌아가시기 직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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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부녀간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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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풍경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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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성쪽으로 넘어와서 거리를 걷습니다. 여기도 결혼 커플이.. 이 시기가 원래 결혼 성수기인가요?? 흠.. 생각해보니 저도 11월에 결혼을 하긴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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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특산품중에 하나, 마리오네뜨. 이정도 수준이면 꽤나 비싼 값을 줘야 하지만 그래도 하나쯤은 사올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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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앉아서 커피 한잔, 유럽의 커피샵중에서 스타벅스나 글로리아 진스같은 체인점은 무선인터넷이 터져서 좋습니다. 간만에 카톡도 하고 인터넷도 봅니다. 속도가 좋다고는 못해도 이정도면 사막의 오아시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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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컵케이크. 당분과 카페인은 배낭여행자의 2대 영양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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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쳐다봐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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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면 엄두도 못낼 셀카 놀이도 해줍니다. 보드마피아~!! 인 프라하. 하하하하.... (슬슬 외로움과 피곤으로 미쳐 가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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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교를 건너서 다시 프라하 구시가로 가기전에 성쪽으로 살짝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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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슬슬 내리기 시작하는 프라하 성쪽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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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각 인형과 화장품을 파는 가게입니다. 재미있는 물건이 많았는데.. 주머니가 쉽게 열리진 않더군요. 제 지갑은 술과 음식에만 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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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봅니다. 어딘지 모를 곳으로 그냥 무작정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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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보니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한적해지더라구요. 사람이 줄어들면 관광지에서 멀어진다는 신호입니다. 무조건 내려야죠. 반대 방향으로 갈아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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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간식을 먹어줍니다. 역시.. 배낭 여행자의 2대 영양소는 당분과 고칼로리의 치즈가 듬뿍 올라간 피자죠. 역시 예상대로 짭니다. 짜요. 체코인의 2대영양소는 소금과 막소금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독일은 소금과 천일염, 오스트리아는 소금과 꽃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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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참 쌉니다. 게다가 완전 패스트푸드죠. 햄버거는 쨉도 안됩니다. 주문부터 계산까지 1분에 오케이. 먹어치우는 시간까지 5분이면 됩니다. 회전율 대박. 그런데..짜요. 독오체 3국을 장악하고 있는 음식을 보면 이런 피자와 케밥, 그리고 슈니첼이나 소세지같은 것들에 터키식 누들이나 중국식 누들이 전부입니다. 김밥천국 차리면 대박이겠죠?? 아니예요. 안짜서 망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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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가격표. 피자 한조각에 2100원이네요. 코스트코보다 쌉니다. 코스트코 피자는 안짠거에요. 유럽 피자에 비하면 말이죠. 그래도 먹을만 합니다. 너무 짜다고만 하니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 맥주 안주로는 딱좋은 수준이 되어 버립니다. 밥이라면 짜지만 안주라면 적당해요. 이것이 유럽의 딜레마. 맥주가 없으면 밥을 먹을 수가 없어요. 보드형님은 유럽에 태어나셨어야 하는 분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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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카를로비 바리로 가려면 플로렌스에 있는 버스터미널 위치를 알아야 하기에 사전 정탐을 왔습니다. 표를 살까 하다가.. 에이 아침에 누가 가겠어 싶어 안샀는데 완전 계산 착오죠. ㅎㅎㅎ 뭔놈의 온천 도시에 그렇게 사람들이 아침부터 간답니까??(그럼 다 저녁에 가냐?? 바부팅..-_-;;) 카를로비 바리나 쿠트나 호라가 여행 스케줄에 있으신 분들은 꼭꼭꼭 예매하십셔.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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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는 애들도 마신다는 국민주 압상뜨. 알콜 70%의 술입니다. 약초를 넣어서 어쩌고 하는데.. 이정도면 술이라기 보다는 화염병 원료라고 해야죠. 암튼 한잔 따라 쭉하고 들이키는 순간. 뱃속에 불이 붙어요. 콜라랑 섞어서 먹습니다. 그래도 불이 붙어요. 한잔하고 자려고 했는데.. 술이 들어가니 왠지 쓸쓸해집니다. 봐뒀던 하드락카페라고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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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도 하드락카페가 있습니다.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술로 달래려고 했더니 가격은 체코가 아니라 청담동 가격이군요. 허허허. 아무리 술이 취해도 비싼 술에는 손이 나가지 않는 짠돌이 정신. 이런 정신으로 작업이 될리가 있나요?? 옆자리에서 내장파괴버거를 흡입하고 있는 미국 아저씨..(이미 내장이 파괴되어서 허리띠위로 반쯤 흘러나오셨더군요. 물론.. 피부가 둘러싸고 있었습니다만..)와 동병상련의 눈짓을 교환하고 애꿎은 맥주 500만 두잔 마시고 발길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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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걷다 만난 곳이 이 국립 박물관. 야밤에 조명도 있고 분위기도 좋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이 일대가 체코 최대의 환락가라고 합니다. 어쩐지 술취한 눈에도 이상한 벌건 네온사인이 참 많이도 보인다 했습니다. 이 사진 찍고 돌아서서 바츨라프 광장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큰 사건이 벌어집니다. 방광이 뇌의 지령을 거역하고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하는것이었죠. 폭풍흡입을 한 맥주가 세상 밖으로 뚫고 나올 기세입니다.

 

추운 한겨울의 프라하. 낭만과 추억이 흘러 넘쳐도 모자랄 판에 길바닥에 오줌을 싸게 생겼네요. 그순간에도 물론 쓰미마셍.. 셰셰.. 이런 말도 안되는 외국어로 한국인임을 숨기려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안전하게 이 상황을 막는게 순서입니다. 아무리 가도 역은 멀어요.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해도 역까지는 가야 합니다. 마침 맥주 한잔 더하려고 봐둔 음식점으로 뛰어듭니다. 아저씨가 주문 끝났대요. 문 닫는답니다. 이런 씨발... 이란 소리를 실제로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기억이 모호합니다. 침착하게 다리를 꼬아서 일단 배출을 막고 여유있게 화장실 좀 쓸 수 있냐고 웃으면서 말을 합니다. 친절한 아저씨가 그러라고 하더군요. 한 몇분쯤 눈 거 같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급한 상황과 그렇게 크게 밀려드는 안도감은 처음이었어요.

 

그때 배운 교훈이 있습니다. 1. 체코 맥주는 이뇨 작용이 진짜 짱이다. 2. 술집, 음식점에서 나설때는 생각이 없어도 꼭 화장실에 들리자. 3. 소식이 오면 그땐 이미 늦은 거다. 오기전에 처리하자.

 

물론 술김에 다짐한 거라 붕어처럼 저 비슷한 상황을 두번은 더 겪습니다만.. 그건 그 다음 얘기고.. 아무튼 다시 호텔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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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뭔가를 많이 배출하고 나니 또 허전합니다. 술도 다 깼구요. 그래서 현지인들이 드글대는 이런 곳으로 가서 또 맥주와 안주를 시켜서 먹습니다. 이집은 맥주가 한잔에 1000원 언저리네요. 뭐가 이렇게 싸?? 근데 맥주맛은 한국보다 세배쯤 좋습니다. 체코 맥주가 곰탕이라면 한국 맥주는 사리곰탕면이네요. 물론 사리곰탕면도 맛은 있습니다만 곰탕이 있는데도 나는 사리곰탕면이 좋아. 그것도 스프만 끓여줘.. 이럴 미친 사람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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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아르투아를 세잔쯤 시켜먹고 피자도 한판 시키고 스프도 하나 시켜서 먹고 나오는데 계산은 12,000원인가 나오더군요. 뭐가 이래?? 완전 싸.. 이러니 체코를 안좋아 할수가 없어요. 술꾼의 천국입니다. 그것도 맥주에 독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완전 천국이죠. 맥주에 압상뜨를 부어라 마셔라해도.. 2만원이면 떡을 칠겁니다. 언젠가 꼭 보드형님이랑 와이프랑 한번 더 와야겠다고 다짐하며 호텔로 돌아오는 와중에 또다시 스텔라 아르투아의 반란이 감지됩니다. 식은땀을 흘렸던 조금전의 교훈은 어디로 가고 붕어처럼 화장실을 또 까먹고 그냥 나온거죠. (붕어도 그것보다는 낫겠다... 이런 씨바~~~) 속으로 반성을 하며.. 호텔로 뜁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방에 도착하기 까지의 시간은 정말 극한의 인내와 자기 반성, 그리고 교훈으로 점철된 훌륭한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방 키를 꽂아야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는 평소와 달리 다섯번만에 작동을 하더군요. 문앞에 와서 문을 여는 순간.. 정말 거의 흘린줄 알았습니다. 무사히 볼일을 보고 잠자리에 드는데.. 인생사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 행복하더군요. 길바닥에 오줌만 안싸면 그래도 성공한 인생 아니겠습니까??

 

체코에서의 첫날밤은 이렇게 아름답지 못한 부끄러움속에서 떠오른 인생의 성찰로 마무리가 됩니다. 물론 그 뒷날에 기다릴 또다른 이야기를 저는 이때까지 알지 못했습니다만.. 맥주 마시면서 글을 쓰고 있으니 그때의 기억이 또 떠오르는군요. 하~~~

 

다음 이야기는.. 호응이 왠만큼 있지 않으면 그냥 접는게 제 이미지를 위해서도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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