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뎃이 빠른 여행기를 지향하는 로키입니다. 벌써 세번째군요. 들어가는 사진 장수를 제한하다 보니.. 오스트리아도 한번에는 못끝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한두번 정도는 더 써야 오스트리아하고도 빈의 이모저모가 끝이 날듯. 사실 빈은 처음부터 인상이 좋은 동네는 아니었습니다. 뮌헨보다 투박하고 뭔가 세련된 맛도 없으면서 좋게말해 소박하고 나쁘게 말해 촌스러운 느낌이 들더란 말이죠. 그래도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되돌이켜 보니 참 할말도 많고 볼것도 많은 동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한하게도요. 사진 올라갑니다. ^^
빈에서는 한인 민박에 묵었습니다. 1박에 30유로짜리였는데 4인실을 혼자 썼어요. 호강이라면 호강이지만 호텔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격이 좀 떨어집니다. 여행의 중간에 한식이 사무치게 그리울때는 참 좋은 선택이구요. 그렇지 않고 가족끼리 여행을 한다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물론 초행일 경우에는 한국말이 통하는 현지인에게서 여행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만.. 가이드북 들고 잠시만 돌아다녀도 통빡은 나옵니다.
24시간 유효한 티켓이 5.7유로. 이 티켓 하나로 지하철과 트램, 버스까지 다 탈수 있으니 꼭 사는 것이 좋습니다. 독,오,체 3국은 교통체계나 수단도 비슷합니다. 관광지를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트램이 있고 그 트램과 연결되는 지하철이 있고.. 버스는 정말 마지막 수단이죠. 그리고 하루동안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이런 패스도 동일합니다.
3호선은 빈의 서역과 중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지하철입니다. 서역에서 포크스테아터까지 세정거장. 포크스테아터부터 슈테판플라츠까지의 사이에 중요한 관광지가 다 몰려있습니다. 이른바 링의 안쪽 구간이죠.
빈의 지하철 풍경입니다.
이게 국회의사당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랑은 좀 느낌이 다르죠?? 조각부터가 사람 기를 죽입니다. 저 조각상은 아무래도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같습니다. 손바닥에 얹은 것은 승리의 여신 니케같군요.
시청사 앞에 열렸다는 크리스마스 시장을 보러갑니다. 야시장이죠.
꿈의 궁전같은 이곳이 시청이랍니다.
사람이 북적거려서 가봤더니..
이맘때의 명물인 뱅쇼를 팔고 있네요.글뤼바인, 핫와인이라고도 부르는 이 음료수는 저렴한 레드와인에 레몬과 각종 향료를 넣어서 팔팔끓인 이맘때의 명물입니다. 따끈하면서도 향과 맛이 좋네요. 우리나라에서도 마셔봤는데 본토의 뱅쇼가 훨씬 마시기 편하고 좋습니다. 좋은 와인을 쓰거나 향신료를 많이 넣는 것이 좋은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네요. 값싸고 마시기 편하게 만드는게 비결입니다.
가격은 3.5유로. 체코에서는 3유로 정도였던것 같습니다.
가족들끼리 오손도손 야시장을 즐깁니다. 혼자라는게 좀 쓸쓸하더군요. 크리스마스는 역시 가족이 함께 해야하는 명절입니다.
컵의 보증금이 2.5유로. 마시고 반납하면 돈을 내줍니다. 비싼돈이 아니기 때문에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관광객도 많을듯.
말린과일과 견과류를 팔던 상점
앞서 포스팅했던 캔들 램프입니다. 뮌헨보다 2유로나 싸더라는..
형형색색의 램프가 아름답습니다. 빈은 이런 유리공예가 발달한 도시인가 봅니다.
트리를 장식할 장신구들
구경 잘하고 나섭니다. 한밤중같은 이때 시간이 저녁 8시인가 그랬지요. 밤이 빨리오는 유럽이었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빌게 되는 광경입니다.
서역으로 다시 밥먹으러 왔다가 마주친 오스트리아 도우미들. 한국이 나은가요??
터키 음식점의 분식으로 한끼 때워봅시다.
양이 은근히 많은 고기 볶음국수, 한식이 사무쳐서 들고다니던 고추장 넣어 비벼먹으니 조금 살 것 같더군요.
밥먹고 이번에는 슈테판 대성당이 있는 슈테판스플라츠로 갔다가 대로에서 마주친 장식품. 이쁘네요. 가격도 무지하게 비쌌던 기억이 납니다.
작지만 매우 럭셔리한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밥먹고 디저트 먹으러 들린 카페 자허. 밥 좀 먹는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꼭 가봐야 할 자허토르테의 성지죠.
고풍스럽게 운치있는 카페 자허
일본인들이 특히 많은 것은 이 집이 일본 미식가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디저트의 명소라 그렇습니다.
주문을 합니다. 역시 자허토르테와 더블 에스프레소를 시켜야죠.
자허토르테는 이집에서 처음 개발된 초콜렛 케이크입니다. 오리지널 레서피는 이집에서만 가지고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 제과점에서도 만들어 팔고 있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메뉴인데 도대체 원조 레시피는 어떨까 싶어서 열일 제쳐놓고 들린 곳입니다. 그전에도 먹어봤지만 원조의 맛은 좀 더 우직한 느낌이 듭니다. 저 위에 얹혀진 초콜렛은 달콤한 맛을 줄여 쌉싸름하면서도 무게감이 있고 바탕을 이루는 초코케잌은 향이 풍부합니다. 초콜렛 코팅과 빵사이에 새콤한 맛을 더하는 오렌지 리큐르를 넣은 것 같네요. 달콤 쌉쌀 새콤하면서 향이 올라오는 아주 클래식한 맛입니다. 곁들여 나오는 생크림은 설탕이 전혀없는 진한 맛이네요. 커피와 함께 하니 풍미가 더 진해집니다.
국내에서 먹어본 자허토르테는 초콜렛의 탬퍼링이 더 진득한 느낌이라서 초콜렛이 부서진다기 보다는 입안에 감기는 맛이었지요. 모를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원본을 먹어보니 그건 역시 하나의 모방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10유로가 안되는 가격으로 참 좋은 경험을 하고 갑니다.
저렴한 가격입니다.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아서 자국으로 보내는 사람도 많다고 하네요.
독,오,체 3국의 지하철은 우리나라 처럼 전자식 이런거 아예 없이 저렇게 구획만 나눠놓았습니다. 검표원도 없어요. 저 불들어와 있는 기계는 티켓을 찍으면 날짜와 시간이 찍히는 단순한 녀석입니다. 그러면 티켓 없이 통과해도 아무 문제 없는거?? 그렇습니다. 티켓없이 다녀도 뭐라 그럴 사람이 하나도 없지요. 다만 어쩌다 검표원이 검표를 할때 티켓이 없거나 부정 이용이 발각되면 엄청난 벌금을 먹인다고 하네요. 정신건강을 위해 작은 돈을 쓰는게 낫겠죠. ㅎㅎ
푹자고 이튿날은 빈에서 꼭 한군데만 가라면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미술사 박물관에 가기로 합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동상이 있군요.
겨울 이야기 특별전을 하고 있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건물, 저 안에는 세계적인 명화들이 그득합니다.
건물의 조각 하나 하나에도 사연이 있어 보이네요. 저 앉아있는 아저씨가 파우스트인가 봅니다.
들어서자마자 이런 천장 벽화..
무료입장객을 응징하는 상징물... 이 아니라 켄타우로스를 척살하는 테세우스. 신화와 성서에서 모티브를 따온 예술작품이 정말 많습니다.
미술관내의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도 있구요.
층고가 높은 미술관에서는 가벼운 식사도 팝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인중의 한명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뜨와네뜨의 흉상입니다. 철없고 까불까불 멍청한 왕비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마리 앙뜨와네뜨는 사실 정략결혼의 희생물이죠. 이 흉상에서는 순수하고 섬세한 여인의 모습이 보입니다. 귀하게 자라 남부럽지 않은 영화를 누리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이 젊은 여인의 흉상앞에서 잠시 조의를 표하고 다른 전시물을 보러 갑니다. 이 후의 사진이 너무 많네요. 후의 이야기는 4편으로 잇겠습니다.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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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THEMAN
2011.12.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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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아빠
2011.12.14 22:44
여행후에 기억을 되집어가며 글을 쓴다는 것도 대단하신것 같네요
잘보고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 -
마스크
2011.12.14 23:53
멋진글과 사진 넘 잘 봤습니다.
다음편도 기대 만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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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I
2011.12.15 01:06
3편도 잘 읽었습니다. ㅎㅎ
덕분에 공짜여행하는 기분입니다. ㅋㅋ -
데빗
2011.12.15 09:04
너무너무잼잇네요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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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al7
2011.12.15 09:10
아 멋집니다. 전 개인적으로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 베이커리 & 레스토랑을 좋아합니다. 잠시 쉬어가기도 좋지만 맛이 좋기로 이름난 곳도 제법 많습니다.
그나저나 저 초콜렛 케이크도 정말 맛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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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hereman
2011.12.15 10:03
아.. 너무 부럽습니다. 사진도 너무 좋습니다. 사진 잘찍으셔서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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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
2011.12.15 10:09
역시 후반부로 가니까 예전에 미술교과서에서 봤을법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군요.
벵쇼인가요 담은 잔은 일부러 팔려고 저런게 아닐까 하는생각이 들 정도로 탐나기도 하네요.. ㅎㅎ
흥미진진하게 잘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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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비생
2011.12.15 10:16
너무 잘보고 있습니다.^^*
4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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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i
2011.12.15 11:02
으엉ㅇㄹ 완전 부럽습니다!! 좋은 간접경험 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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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건이~
2011.12.15 11:23
선 추천, 후 정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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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1.12.15 12:08
와우... 자허토르테 원조를 맛보셨군요. 마침 점심시간인지라 보는 순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입니다. ㅋㅋ
좀 웃긴 매치에 상상 같지만 오늘같이 쌀쌀한 날, 따끈한 뱅쇼에다 자허토르테 몇 조각 먹으면 노곤노곤 하루가 꿈결처럼 흘러갈 것만 같습니다.
그나저나 미술사 박물관이 역시 넘 멋지네요. 4편에 더 많은 사진들이 있다니 기대됩니다. 오늘도 역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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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여
2011.12.15 12:18
로키님의 글을 접하노라면 그속에 빠져드는듯한 흡입력이 있습니다.
자잘한 길거리 풍경,, 역사와 예술의 범상치 않은조예, 전문가못지않은 미각의 품평, 참으로 살아있는 여행기에
즐감하며 멋진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 벌써 네번째 이야기를 기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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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1.12.15 12:55
로키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생생한 현장을 보는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추천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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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폭시
2011.12.15 14:02
좋은여행기 또 감사합니다 직접 제가여행한듯이 생생합니다^^ -
반지제왕
2011.12.15 16:39
차분한 나레이션을 듣는 기분입니다....글 올리시느라 고생하셧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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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1.12.15 22:02
3편도 잘 봤습니다.
예쁜 소품들과 장식품들이 정말 많군요.
한인 민박집을 보면서, 저는 오히려 맘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네요.
저런 곳에 한 며칠동안 혼자서 가서 조용히 관광도 하고 하고싶은 것들 하면서 쉬고 오고 싶다.. 라는 느낌이요. ㅎㅎ
결혼을 하고 나니 왠지 혼자 있는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를 낳으면 더하겠죠?
작년 추석 때 혼자서 필리핀 보라카이에 다이빙 투어를 다녀왔는데,
그 땐 지금 와이프인 여자친구와 함께 왔으면 싶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4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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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
2011.12.15 22:41
기다리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얼른얼른 올려 주시는군요..
짧은 기간인데 정말 많은곳을 보고오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조목조목 설명해 주시는게 가이드 같습니다. ^^
생각보다 사진과 글이 많은데 금방 읽고 4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천 한방하며 4탄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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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2011.12.16 10:15
마리가 저렇게 생겼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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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깡69
2011.12.16 11:08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가본곳 간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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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Wee
2011.12.18 13:22
와우... 아직 군인인데 빨리 전역해서 유럽여행 함 가보고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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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팡
2011.12.22 10:07
한 때 독일 출장갔다가 체코 프라하 당일 갔다 왔던 기억이 다시 나네요.
의외로 독일이 구경할 곳이 많습니다.
저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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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vis
2012.02.12 08:29
글 잘봤습니다. ^^ 뱅쇼 담은 잔도 이뿌네요. -
피드
2012.06.14 13:04
사진도 설명도 너무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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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2012.08.04 05:24
즐거운 여행기 잘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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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팔라우 다이빙 여행기 #1 ★ - Prologue 팔라우와 다이빙에 관한 이야기 - [82] | 아롱이형 | 2012.01.29 | 4726 |
짧은기간에 빡쎄게 여유를 즐기셨네요 ^^
뱅쇼는 해마다 이맘때 homemade로 만들어서 먹고 있습니다 ㅎㅎ 계피와 오렌지 꿀을 듬뿍 넣는게 포인트죠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