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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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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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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브랜드 융한스(Junghans)의 두번째 공식 리뷰입니다. 

스타트를 지난해(2012년) 막스 빌 크로노스코프(Max Bill Chronoscope)로 했고, 

이번에는 올해 신제품인 마이스터 캘린더(Meister Kalendar)를 다루고자 합니다. 


공교롭게도 두 융한스 리뷰 모두 제 손을 거치게 되었네요... 

올초엔 융한스 체험 이벤트에도 선정되어 막스 빌 오토매틱 모델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연말 또한 이렇게 융한스의 새 대표 모델을 리뷰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무척 반갑습니다.





올 초 총 4종류로 출시된 융한스의 마이스터 캘린더(독일식 표기로는 Meister Kalendar이고, 영문으로는 Meister Calendar로 표기됨) 모델 중에서도 

우리는 스틸에 로즈 골드톤 PVD 처리한 모델(Ref. 027/720301)을 리뷰하고자 합니다.(위 사진엔 누락됐지만 옐로우 골드톤 PVD 처리된 모델도 있음) 


- 융한스 공식 홈페이지 관련 제품 소개 페이지 참조: http://www.junghans.de/junghans-watches-detail/items/168.html#opened

- 수입사 우림 FMG 갤러리어클락 소개: http://www.galleryoclock.co.kr/brand/timeView.asp?page=1&brandno=887&p_idx=3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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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캘린더에 문페이즈 기능까지 더해진(Triple calendar with moon phase) 이른바 풀 캘린더(Full Calendar) 

혹은 컴플리트 캘린더(Complete Calendar) 시계들이 근래 들어서 유독 시계 업계에 유행처럼 등장하고 있는데요. 


고급 시계의 대명사인 퍼페추얼 캘린더나 다운그레이드(?) 버전인 애뉴얼 캘린더 기능의 시계들이 21세기 기계식 르네상스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에 기능적으로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외관상으론 비슷해 보이는 스몰 컴플리케이션 류, 그중 풀 캘린더 워치들도 대안으로 선호되고 있는듯 합니다. 


파텍 필립이나 오데마 피게, 브레게, 예거 르쿨트르, IWC의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를 현실적으로 구입하기 어려운 소비자층에게, 

ETA를 베이스로 한 모듈식 개량형 무브먼트를 탑재한 1천만원대 미만의 풀 캘린더 워치들은 일단 그 가격대부터 유혹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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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하더라도, 보메 메르시에, 몽블랑, 모리스 라크로아, 루이 에하르, 융한스 등 상당수의 브랜드에서 ETA 베이스의 풀캘린더 워치들을 선보였습니다.

 

사실 ETA나 클론인 셀리타, 혹은 최근의 저팬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대다수 업체들에서 기계식 시계로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은 다소 제한적인 게 현실입니다. 

타임온리나 기껏해야 크로노그래프 계열, 좀더 복잡하고 럭셔리해 보이게 하기 위해 다이얼과 무브먼트에 스켈레톤 처리를 하는 식의 기믹도 쓰기도 하지만, 

기능적인 면에서 볼때 브랜드별 스펙트럼이 기실 큰 차이가 없지요. 합리적인 가격대를 표방하는 미들 클래스 브랜드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지배적입니다. 


이 와중에 뒤브와 데프라(Dubois Dépraz)나 라쥬페레 같은 업체에서 생산하는 ETA 기반의 모듈(module)식 칼리버는 새로운 니치(niche) 마켓을 형성케 했습니다. 

다시 말해 ETA 2824와 2892 베이스에 뒤브아 데프라의 컴플리케이션 모듈을 얹거나, 라쥬페레의 레트로그레이드 모듈을 얹는 식의 스타일이 새 트렌드가 된 동시에,

범용(ETA) 칼리버를 어쩔 수 없이 소비할 수 밖에 없는, 그런데 컬렉션의 다각화와 소비자들의 복잡한 취향에 주목하는 업체들로 하여금 군침이 돌게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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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메 메르시에(Baume & Mercier)의 클리프톤 컴플리트 캘린더(Clifton Complete Calendar, 사진 좌측)와 

몽블랑(Montblanc)의 2013년 신모델 스타 퀀템 컴플리트(Star Quantième Complet, 사진 우측 모델)입니다. 


두 시계 다 여러분들 보시기에 어떤가요? 기능적으로나 다이얼 배열이나 상당히 유사하지요?!  

가격 차이는 2배가 넘지만(몽블랑은 전체 골드임), 무브먼트는 둘다 ETA 2892 베이스에 뒤브와 데프라(Dubois Dépraz) 9000 모듈로 수정한 칼리버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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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시계들은 또 어떨까요?! 루이 에하르(Louis Erard)의 1931 Moon Phase(사진 좌측)와 

얼마 전 히데오 님의 TF 리뷰에서도 다뤄진 바 있는 모리스 라크로아(Maurice Lacroix)의 Masterpiece Tradition Phases de Lune(사진 우측) 입니다. 



두 시계 역시 앞서 소개한 보메 메르시에와 몽블랑의 그것과 다이얼 배열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클래식한 풀 캘린더 디자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무브먼트에 차이가 있습니다. 루이 에하르와 모리스 라크로아의 그것은 ETA 2824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모리스는 ML 37로 수정했지만)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ETA 2892와 2824 베이스 칼리버는 다르지만 추가 모듈은 4개의 시계 다 동일한 뒤브와 데프라 9000 모듈로 수정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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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 또 비슷한듯 조금은 다른 다이얼 배열을 보여주는 두 시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오늘 리뷰를 통해서 소개할 융한스의 마이스터 캘린더(사진 우측)이고, 

다른 하나는 레뷰 토먼(Revue Thommen)의 최근 모델은 아니고 출시된 지 몇년 되는 풀 캘린더 모델입니다. 


두 시계의 다이얼 배열이 앞서 소개한 4개 브랜드의 시계와 다른 점은 데이트(날짜) 표시 구성에 있습니다. 

물론 모두 다 포인터 방식으로 데이트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리뷰 토먼과 융한스의 시계는 

6시 방향의 서브 다이얼(문페이즈 디스플레이) 외곽에 데이트가 표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언뜻 그냥 지나치기 쉬운 디테일이지만, 이러한 배열의 차이를 만드는 것 역시 수정된 모듈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레뷰 토먼과 융한스의 풀캘린더 워치는 둘다 ETA 2824를 베이스로 하지만, 앞서 소개한 시계들과는 다른 뒤브와 데프라의 9310 모듈로 수정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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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너무 지엽적인 부분부터 시작한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내용을 리뷰 초입에 언급한 이유는, 

근래 출시되는 ETA 베이스의 풀 캘린더 워치들의 대체적인 경향을 보여드리고자 위함이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비슷해 보이는 다이얼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해도 각 브랜드와 모델별(ETA 베이스라는 전제 하에) 

그 베이스 칼리버의 종류와 추가 모듈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각 시계의 전체적인 개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융한스의 마이스터 캘린더는 근래 범람하는 여타의 미들 클래스 풀 캘린더 워치들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차별점이 있을까요?... 


융한스는 아시다시피 독일브랜드 특유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도 직결돼 있습니다. 

바우하우스 디자인으로 유명한 막스 빌과 마찬가지로 마이스터 컬렉션 역시 건축학적 모티프를 살린 단순미와 모던함이 특징이지요.

 

랑에 운트 죄네나 글라슈테 오리지널 같은 하이엔드급 브랜드를 제외하면,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하는 독일 미들 클래스 브랜드들 중에는

이렇다하게 눈에 띄는 풀 캘린더 워치가 그다지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융한스의 마이스터 캘린더의 출시는 독일 시계, 특히 

바우하우스 스타일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선호하는 잠재 수요층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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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한스의 마이스터 캘린더를 리뷰하면서 저는 시계에 관해 잘 모르던 시절로 돌아가서 본다면 나는 과연 이 시계의 첫인상을 어떻게 볼까하는 것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시계의 기능적 메커니즘이 어떻고 디자인적 배열이 어떻고 무브먼트가 어쩌고를 떠나서 저는 시계생활 초반에 이 시계를 보았더라도 아마 첫눈에 호감을 느꼈을 겁니다. 

클래식 드레스워치로서 이 시계는 전체적으로 우아하면서도 너무 세련되진 않고 적당히 레트로한 느낌을 선사하며 균형잡힌 디자인 안에 특유의 절제미를 담고 있습니다. 


골드 색상으로 PVD 처리된 케이스의 시계들이 과거에는 좀 싸 보인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인지 아니면 융한스의 케이스 가공 수준이 제법 높아서 그런지, 

마이스터 캘린더의 케이스는 18K 솔리드 골드 못지 않게 고급스러운 느낌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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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폴리싱 처리된 스테인리스 스틸(316L) 베이스에 로즈 골드톤의 PVD 색상이 미려하게 잘 배합 처리돼 있으며, 

융한스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시계의 도금 케이스는 10 마이크론 정도로 그 층이 두터워서 쉽게 벗겨지거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비록 롱텀으로 실생활 속에서 융한스의 골드 PVD 케이스 시계를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이를 증명할 길은 없지만요.^^ 


하지만 이런 우아한 드레스 워치를 필드워치처럼 함부로 막 찰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전체 폴리싱 처리돼서 미세 생활 스크레치 정도는 생기겠지만 큰 찍힘만 주의한다면 오랫동안 골드톤을 유지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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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 캘린더의 매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은 역시 다이얼입니다. 

풀캘린더 배열의 다이얼이 자칫 산만해 보일 수 있는데도 융한스만의 심플리시티를 잘 구현해 냈습니다. 


다이얼 외곽의 미닛 트랙을 분 단위로만 표시하고, 얇은 바인덱스와 또 12-3-6-9 방향에만 아플리케 타입의 양각 인덱스를 부착해 

절제미와 적당한 화려함을 동시에 살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6시 방향 서브 다이얼과 월과 요일창에는 단차를 줘서 미묘한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각 서브 다이얼(혹은 카운터)에 오목하게 파인 듯한 단차 디테일을 부여하는 것은 마이스터 컬렉션 전반에 적용되는 디자인적 특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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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각 인덱스와 핸즈, 문페이즈 플레이트의 달과 별까지 모두 폴리시드 처리되어 수수한 다이얼에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시와 분 핸즈 가운데에만 얇게나마 루미노바 도포를 해서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구요. 


고시된 스펙상으로 보면 케이스 지름은 40.4mm이며, 두께는 약 13.5mm 정도가 됩니다. 

두께가 다소 두꺼워 보이는데 이는 더블돔 형태의 두툼한 플렉시글라스(Plexiglass)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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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한스는 막스 빌 컬렉션도 그렇고 마이스터 컬렉션 역시 특유의 볼록한 빈티지풍 플렉시글라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아크릴계 글라스와 달리 융한스는 독일 GfO(Gesellschaft für Oberflächentechnik AG) 사가 자체 개발한 

SICRALAN® MRL UV라는 특수 글라스(내부 단면 자외선 차단 기능과 외부 스크레치 강화 코팅을 입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경도가 높은 대세 사파이어 크리스탈 대신 플렉시글라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히 제조단가 절감 때문이 아니라, 컬렉션만의 미적인 완성도 때문입니다. 


막스 빌과 마이스터 컬렉션은 모던함과 특유의 레트로 스타일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플렉시글라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글라스 부분 관련해선 막스 빌 오토매틱을 몇 달 넘게 착용해 본 경험상으로 볼 때, 융한스의 SICRALAN® 플렉시글라스는 생각보다 훨씬 내구성이 좋았습니다. 

아직까지 스크레치도 생기지 않았고, 도톰한 글라스 자체가 시계의 인상을 결정짓는데 큰 요소를 차지하다보니 일반 플랫 사파이어는 오히려 상상이 잘 안 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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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옆에서 보면 불룩한 돔형 글라스의 매력은 더욱 도드라집니다. 

사파이어 글라스가 시계를 날렵하고 깔끔하게 보이게 한다면, 플렉시글라스는 좀더 따스하고 로맨틱한 느낌마저 선사합니다. 


또한 UFO의 선체를 보는 것 같은 독특한 매력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한 가지 확실한 건 현행 시계 중에는 잘 보기 힘든 디테일이라는 사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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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프로파일(측면)을 보면 양 사이드 상하로 각각 기능을 수정할 수 있는 푸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푸셔가 무엇을 세팅할 수 있는지는 이런 류의 시계를 전혀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이도 쉽게 간파할 수 있답니다. 


왜냐면 다이얼의 배열 그대로 그 연장선상(케이스 하단)에 있는 푸셔가 각각의 기능을 세팅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즉 2시 방향은 월을, 4시 방향은 날짜를, 8시 방향은 문페이즈를, 10시 방향은 요일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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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은 씨스루 형태로서 가운데는 강화 미네랄 글라스로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일부 고급 모델을 제외하면 융한스는 대체로 ETA 기반의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브먼트를 잘 공개하지 않는 편인데, 

최근 제작되는 마이스터 컬렉션에는 거의 씨스루백 형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업계의 대세다 보니 따른 것이겠지요. 


마이스터 캘린더에는 앞서도 언급했듯, ETA 2824-2 베이스에 뒤브와 데프라(Dubois Depraz, DD) 9310 컴플리케이션 모듈로 개량한 

J800.3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퍼포먼스나 형태는 2824와 동일하지만, 상단 로듐 도금에 각 스크류는 블루잉 처리하고, 

로터에 코트 드 제네브(Cote de Geneve) 패턴과 융한스 로고와 브랜드명을 인그레이빙한 점이 가시적인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풀캘린더 워치로는 비교적 저렴한(?!) 축에 속하는 시계다 보니 무브먼트 피니싱의 한계나 아쉬움은 사실 이 대목서 언급할 거리가 못 됩니다. 

오랜 세월 검증된 ETA의 워크호스에 뒤브와 데프라의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설계의 모듈 덕분에 이 가격대에 이런 시계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반색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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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참 정갈하니 잘 생긴 다이얼입니다. 

일전에 추석 즈음 문페이즈 워치 특집(https://www.timeforum.co.kr/8810611) 포스팅을 한 적도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대에 깔끔한 문페이즈 다이얼 시계를 찾기란 생각보다 여간 쉽지 않답니다. 


기능이 복잡해지면 그만큼 가격대도 비싸지고, 크로노그래프 베이스의 풀 캘린더 워치는 너무 복잡해 보여서 꺼려지고, 

좀 고급스럽고 이쁘다 싶으면 하이엔드급인데, 하이엔드 브랜드는 스틸 소재로는 잘 나오지도 않아서 넘사벽이고...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선택의 폭이 좁은 현실에서 융한스의 마이스터 캘린더는 분명 마켓의 틈새를 나름대로 잘 공략한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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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이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페이즈 플레이트의 세 별 중 하나에 융한스의 이니셜 J를 새겨 넣은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로고 프린트 위에나 크라운에도 이니셜을 새긴 팔각형 별 모양의 심볼을 넣는데 이는 1890년도부터 사용되었을 정도로 유서가 제법 깊습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 점 역시 마이스터 캘린더를 다시 보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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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루이지애나 앨리게이터 스트랩입니다. 스트랩 품질은 솔직히 시계 가격대에 비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다른 융한스 시계들이 대체로 품질이 그다지 좋다고 볼 수 없는 일반 소가죽 스트랩을 사용해왔던 점을 상기할 때, 

마이스터 캘린더의 스트랩은 나름대로 고급 모델에 격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러그 사이즈는 21mm이며, 버클쪽은 18mm입니다. 

버클 역시 케이스와 동일하게 로즈 골드톤으로 PVD 코팅 처리되었구요. 

브랜드명이 얕게 레이저 음각돼 있습니다. 밋밋한 막스 빌 컬렉션의 그것과 비교할 때 좀더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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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 스트랩이 살짝 긴 감이 있지만... 까르네가 아닌 실제 매장 판매용 제품을 잠시 빌려와 리뷰해야 했기에 실착시엔 좀더 조심스러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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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착시 모델은 호리호리한 체격에 패션감각이 남달랐던 홍보대행사의 한 직원분께서 대신해 주었습니다. 

손목 둘레 약 15.5mm 정도로 소위 말하는 귀족손목이신데, 시계가 오히려 딱 보기 좋게 잘 어울렸습니다.


40mm가 살짝 넘는 사이즈이지만 베젤부가 워낙 얇은 데다 특유의 돔형 플렉시글라스 덕분에 실착시 느낌은 스펙보다 좀 더 커보이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은은한 실버톤 다이얼과 로즈 골드색 PVD 케이스 역시 손목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였으며, 코트와 어우러진 세미 클래식룩에 더할 나위 없는 조화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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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테일가 3백만원 후반대에 문페이즈를 포함한 풀캘린더 기능을 갖추고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적당한 사이즈와 클래식하면서도 담백한 디자인,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세심한 디테일을 반영한 시계를 만나기란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융한스 마이스터 캘린더는 요즘의 기계식 시계 마니아들이 요구하는 한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그 틀을 오버해서 부담을 주는 시계가 아니라, 예전부터 존재해왔던 것만 같은 친근함을 바탕으로 기계식 시계 본연의 매력을 선사하는 시계입니다.  

특히 이 시계는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나 맹목적으로 수집하는 용도로써가 아니라, 책과 사색을 즐기는 현대의 댄디들에게 잘 어울릴 만한 시계입니다. 


슈베르트나 말러의 교향곡을 들으면서 갓 내린 드립커피와 함께 토마스 만의 소설을 음미하는 신사의 손목에 마이스터 캘린더가 채워져 있다면 정말 멋질 거 같습니다.  



리뷰협조:

우림FMG


촬영협조:

2nd Round Studio.

Photographer 김두엽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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