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지샥으로 리뷰 소재를 골라놨지만 난감했습니다. 일전에 시니스터 군이 옆에서 보따리를 풀어놓길래 곁눈질하다가 하나 지르긴 했습니다만 지르기 전에는 모델명으로 말하면 그 모델이 무엇인지 머리속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장 힘든 리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훗훗.
리뷰를 위해 웹 여기저기를 찾아보며서 느끼는 것은, 웹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활동하는 사람들 정도면 다들 콜렉터이라 그런 것 일 수 도 있지만 하나의 ‘수집 아이템’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렇게 수집과 관련이 되면 작은 디테일의 차이 하나하나까지 찾아내고, ‘아이템 획득’을 위해 2,3일씩 가게 앞에서 줄을 서기도 하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뭐 지샥의 본고장 이야기 입니다만)
그러한 것들을 보며 예전 제가 수집했던 ‘나이키 운동화’ 와 비슷한 패턴을 그리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83년 발매 당시 고전을 면하지 못하다가 자국 시장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지샥 붐’ 이 일었는데, 나이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약 1만엔 짜리 운동화 에어맥스(밑창에 에어쿠션이 빵빵하게 들어간 운동화)의 붐이 일어나 정가에 프리미엄이 붙은 5만 엔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붐 시대의 올드 모델을 ‘복각생산’ 해 판매하는 마케팅도 상당히 유사하더군요.
요즘은 붐이라고 부르는 당시에 비해 그 열기가 많이 식었지만 (지샥도 나이키 에어맥스도) 초기 모델이나 레어,한정 모델은 정가를 가볍게 넘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어 수집용 아이템으로는 매력적인 시계입니다. 그러한 수집을 떠나서 실용성 면에서는 기계식 시계 매니아들이 반 농담 삼아 튼튼한 롤렉스를 필드 워치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필드 워치의 이름에 걸맞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시계는 바로 지샥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리뷰는 리뷰 퀴즈로 회원님들을 괴롭힌 지샥 DW-5000SP-1JP(DR) 되겠습니다.
DW-5000SP-1JP(DR)은 퍼스트 모델이라고 부르는 지샥의 기원인 DW-5000C-1A의 탄생 2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복각 모델입니다. 5000 시리즈의 복각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2001년에 발매된 DW-5000-1JF라는 모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정통(?) 기념 모델과는 달리 뜬금없이 나타난 존재로 디테일의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퍼스트 모델과 유사한 모델을 저렴한 가격에 입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더군요.
5000SP에서 1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10주년 기념 모델을 만날 수 있는데 5000C가 발매된 1983년에 맞춰 모델명도 DW-1983입니다. 1983개 한정 발매되었는데 이것은 정통 기념 모델에 속하기 때문에 과거의 경매 결과를 찾아보면 10만 엔을 훌쩍 넘어야 끝났던 경매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듈(Module)
지샥의 무브먼트를 살펴보면(액정을 포함하여 모듈이라고 부릅니다) 처음 모듈 240을 (87년까지 사용) 그 다음이 모듈 491로, 240과 동일하지만 극저온에서 작동 가능한 액정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다릅니다. 87년부터는 901 모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능으로는 기본 시계 기능 (퍼페츄얼 캘린더 기능이 됩니다!!!)에 모드 전환에 따라 알람, 카운트다운, 스탑워치가 가능합니다. 96년부터 EL (백라이트?) 기능이 있는 모듈 1545가 사용됩니다. 참고로 491과 901 모듈은 조정 시 491이 분 단위를 두자리 수, 한자리 수로 변경하는데 비해 901은 00~59를 순차적으로 변경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2007.1.8 : 1545에 관한 내용 추가수정합니다)
리뷰의 모델은 1545 모듈입니다.
오차는 리뷰를 작성하는 3일간 단 1초도 나지 않았습니다. (오호홋. 이게 기계식 리뷰였으면 엄청난 반응이 있었을 겁니다) 제품 스펙표를 보면 월 오차 ±15초 이내라고 하는군요.
케이스(Case)
크게 케이스 부와 밴드부로 나뉘게 됩니다. 케이스는 베젤을 비롯 러그까지 일체화 된 하나의 형태를 가지는데 이것의 소재는 우레탄으로 생활 전반에서 아주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내열, 내마모성, 신축성 등이 우수한 특성과 가공이 쉽다는 특성이 함께하기 때문에 트리플 텐(Triple Ten)의 조건 충 하나인 내 충격성(10미터 자유낙하 해서 이상이 없어야 함)을 충족하기 위한 매우 적합한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레탄은 매트, 바닥재나 신발 밑창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레탄 케이스로 보호되는 무브먼트 이외에도 취약점은 깨어지기 쉬운 글라스인데, 베젤이 글라스 보다 더 솟아나오게 만들어 범퍼와 같은 역할을 하여 글라스를 보호하게 됩니다. 4개의 푸시버튼 역시 케이스를 돌출시켜 오동작을 피하도록 하며 푸시버튼을 보호합니다.
케이스 백은 초기의 지샥들과 마찬가지로 또 콜렉터들이 선호하는 스크류 백입니다. 나사식의 평평한 케이스백과 달리 약간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입체감이 있습니다. 둘을 비교해 보면 입체적인 스크류 백이 훨씬 매력적이군요. 20주년을 기념하여 20이라는 숫자가 멋지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아래에서 두번째 사진을 보면 올록보록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두껍고 딱딱하기 때문에 착용시에는 조금 뜨게 됩니다. 그 점만 제외하면 밴드는 착 감기는 맛이 좋았습니다. 다양한 손목둘레 대응할 수 있도록 많은 수의 버클 홀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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