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워치는 유쾌하고 즐거운 장난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캐릭터 워치를 대할 때 캐릭터 자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50주년 기념 시계는 기계식 시계의 발전,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 아폴로 13호가 처한 긴박했던 순간 등 시계 너머의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다양한 캐릭터 워치 중에서도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50주년 기념 시계가 큰 인기를 끄는 이유일 겁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50주년 기념 시계는 스누피가 탑승한 세 번째 스피드마스터입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일곱 번째 유인우주선 아폴로 13호가 지구로 귀환한 지 꼭 50년이 흐른 2020년에 출시된 제품으로, 2003년에 출시된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3 “실버 스누피 어워드” 리미티드 에디션, 2015년 아폴로 13호 45주년을 기념하는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3 “실버 스누피 어워드” 리미티드 에디션의 뒤를 잇습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이었던 앞선 두 모델과 달리 이번에는 레귤러 에디션으로 선보였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의 지름은 42mm, 두께는 14.5mm입니다. 안쪽으로 비틀어 놓은 듯한 트위스티드 러그, 나사의 요청에 의해 크라운과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이 걸리지 않게끔 설계한 비대칭 디자인에서 4세대 문워치의 특징을 물려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블루 세라믹(ZrO2) 인서트를 레이저 인그레이빙으로 파낸 뒤 화이트 에나멜을 채워 넣어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타키미터 스케일을 새겼습니다. 덕분에 스크래치에 강하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라믹과 에나멜의 선명한 대비는 시계를 한층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줍니다. 타키미터 스케일의 숫자 90위에 점을 찍은 닷 오버 나인티(DON) 스타일을 따릅니다. 돔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시계를 살짝 예스럽게 보이도록 합니다. 방수는 50m로 평이합니다. 

다이얼 소재는 스털링 실버입니다. 다이얼에 숨겨진 Ag925각인이 이를 증명합니다. 크로노그래프 30분과 12시간 카운터는 오목하게 단차를 두어 입체감을 살리는 동시에 스네일 마감으로 처리했습니다. 그에 반해 9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는 우주복을 입은 스누피 형상과 50주년 문구를 양각하여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바늘, 인덱스, 오메가 로고는 블루 PVD 코팅 처리해 파란색으로 통일했습니다. 슈퍼루미노바를 군데군데 칠해 야간에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엔진은 차세대 문워치에 투입된 칼리버 3861을 사용합니다. 칼리버 1861의 설계를 그대로 따르면서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 프리스프렁 밸런스와 같은 현대적인 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했습니다. 스위스계측학연방학회(METAS)가 주관하는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며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50시간입니다. 

실버 스누피 어워드 수상일자(1970년 10월 5일)을 포함해 다양한 정보로 채운 케이스백에는 나이아드 락(Naiad Lock)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케이스백을 닫으면 글자들이 언제나 정 위치에 놓여서 강박증이 있는 분들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사실 나이아드 락은 케이스백을 너무 강하게 잠그거나 덜 잠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라고 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로 보호하는 케이스백 한가운데에는 우주 공간이 펼쳐집니다. 울퉁불퉁한 달의 표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달에서 바라본 듯한 푸른 지구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지구를 형상화한 디스크는 스몰 세컨즈와 연결되어 있어 1분에 1회전합니다.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하면 유인 사령선(Command and Service Module, CSM) 을 타고 달을 탐사하는 스누피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유인 사령선은 크로노그래프 초침과 연결되어 1분에 한 바퀴씩 회전합니다. 유인 사령선 위로 실버 스누피 어워드를 상징하는 아이코닉한 문구 '별을 바라보는 눈(Eyes on the Stars)’가 적혀 있습니다.  

파란색으로 통일한 나일론 패브릭 스트랩 안쪽은 소가죽으로 덧댔습니다. 여기에는 아폴로 13호가 달을 돌아 지구로 귀환할 때의 궤도를 표현한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스트랩을 끼우기 위한 구멍이 있는 곳은 다시 한 번 가죽으로 덧대며 세심하게 마감했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 핀 버클은 오메가의 로고로 장식했을 뿐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날짜가 없는 시계이므로 크라운 포지션은 와인딩을 하는 0단과 시간 조정을 하는 1단으로 나뉩니다. 와인딩을 할 때의 감각은 부드러운 편이며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답게 적당한 조작감을 수반합니다. 캠 방식이지만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도 훌륭한 조작감을 제공합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50주년 기념 시계의 가격은 1320만원입니다. 스누피를 얻는 대가로 990만원인 문워치보다 약 30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합니다. 그에 대한 오메가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50주년 기념 시계는 스피드마스터라는 불멸의 아이콘을 통해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스누피를 앞세워 캐릭터 워치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제품입니다.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 마스터 크로노미터, 5년 보증으로 캐릭터 워치가 간과할 수 있는 내적 완성도까지 높였습니다. 무엇보다도 흥미진진한 우주 탐사 이야기는 시계가 인류의 문명, 역사와 함께해온 특별한 도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