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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한옥마을 나들이 Chronoswiss
지난 주말에 멀리 갈 것 없이 서울에서 하루 즐기기에 괜찮은 곳을 찾다 카메라 가방 하나 메고 북촌 한옥마을을 향했습니다.
날씨는 봄처럼 포근한데 하늘은 중국발 미세먼지로 매케했습니다. 날씨도 포근하고 하늘도 맑았으면 좀 좋으련만... 세상은 좋은 것만 주지 않나 봅니다.
북촌 한옥마을은 종로구 가회동, 계동 일대에 옹기종기 집단을 이룬 한옥촌인데 저명한 인사들의 거주처로, 때론 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어느샌가 꽤나 유명한 관광코스로 변해버렸습니다.
이런 걸 상상하고 갔는데...
실상은 이렇습니다. ^^;
북한산 자락을 따라 내려온 언덕배기에 옹기종기 자리잡은 북촌은 풍수를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참 좋은 자리터임을 알 것입니다. 경복궁이나 남산 한옥마을이 관관객들을 위해 국가에서 기획하고 관리하는 건축물이라면 북촌은 아직 실제 거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건국 후 단기간에 현대화되어 버린 서울의 풍경과 대조적으로 아직 이곳은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몇 안되는 서울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 거주구역이기 때문에 한옥 사이로 현대적인 건출물도 공존하며, 한옥 역시 삶의 편의를 위해 장치된 이런 저런 편의시설들로 우리가 상상하던 한옥과 언벨런스한 부분들도 있지만 이 역시 북촌만은 특색이기도 합니다. 관광객이 많아진 때문인지 각종 전통 박물관과 음식점, 찻집이 많으며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가게들로 눈길을 잡는 곳이기에 하루정도 부담없이 놀다 가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한적한 한옥의 정취를 맛보려면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주말보다 평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북촌 한옥마을 맨 윗편에 자리잡은 맹사성집터엔 전통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추생강차와 뽕잎차를 시키고 옛 서울의 전망을 느껴보니 꽤나 운치있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너무 따스하고 고즈넉한 찻집 분위기도 마음을 편안케 합니다.
햇살이 좋아 이곳에서 오늘 차고 나온 시계를 촬영했습니다.
한옥마을을 찾기 전 북촌의 유명한 맛집이 없나 검색해 봤는데 별다른 곳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마음 내키는 곳에 들어가보자 했지만 결정은 쉽지 않습니다. 점심 한끼를 때우고자 찾은 곳은 '북촌손만두'집입니다.
아쉽게도 만두나 칼국수는 북촌의 전통적인 음식은 아닙니다. 6.25 때 이곳으로 피난 온 이북민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후 그들이 고향에서 먹던 냉면과 만두를 그 후대에 음식점으로 만든 것이 시초인데 조그마하게 시작한 음식점이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다보니 프렌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북촌손만두 본점 역시 이 가게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우리가 찾은 곳은 북촌손만두 북촌점입니다. 따로 홈페이지가 있으니 찾아보시면 될 듯 하고 보는 것처럼 조그만 분식집 정도의 규모입니다. 이 가게 말고도 분점이 서울 및 경기도에 꽤 있는데 특히 북촌점은 '아름다운 가게'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하니 좀 더 의미있는 가게인 듯 합니다.
메뉴는 만두, 냉면, 칼국수인데 겨울이라 냉면은 좀 그래서 모듬만두와 칼국수를 시켰습니다. 만두 중에는 튀김만두가 꽤나 독특한 식감과 맛을 자랑합니다. 입안에서 아삭하고 씹히는 느낌도 좋고 맛있습니다. 만두피가 없는 굴림만두는 독특하긴 한데 특별하게 맛있다고 추천드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같이 나온 칼국수는 다른 칼국수집에서 먹던 것보다 좀 더 우월합니다.
자리를 잡고 먹는 차에 밀려 들어오는 손님으로 안그래도 작은 가게가 꽉 차버렸습니다. 가격 대비 메뉴의 질은 높지만 이건 좀 단점이군요. 여유있는 식도락을 즐기려면 이 곳 역시 주중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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