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신 에어맨 (GLYCINE Airman) 7
글리신의 대표 모델 에어맨이 기계식 시계의 재부흥과 더불어 자리를 잡은후 몇 개의 파생 모델이 등장하게됩니다. 그 에어맨 씨리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에어맨7 입니다. 에어맨7 이라 하면 우선 53mm의 압도적인 케이스 사이즈가 눈에 들어오고, 그 다음에는 자동 무브먼트를 무려 3개나 사용하여 4개의 타임 존을 표시하는 기능에 놀라게 됩니다.
무브먼트(Movement)
홈 타임과 세컨 타임 존을 표시하는 오른쪽의 큰 창에는 ETA Cal.2893을 사용하며, 왼쪽 상하에 배치된 두 개의 타임 존에는 ETA Cal. 2671을 두 개 사용하고 있습니다. GMT 기능이 있는 2893은 2892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무브먼트 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성능은 2892와 같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에어맨7 에 사용된 2893은 제법 깔끔한 느낌으로 손으로 감았을 때의 느낌이 괜찮은 편입니다. 원래 2892는 수동으로 감을 때 감는 느낌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스무스한 편으로, 에어맨 7에 사용된 것은 기분 좋을 정도로 딱 좋은 정도의 손맛이 있습니다. 감았을 때의 느낌만으로는 나머지 두 개의 2671도 마찬가지로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2893이 담당하는 두 개의 타임 존과 나머지 두 개의 무브먼트가 담당하는 두 개의 타임 존으로 4개 지역의 시간을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회전 베젤을 가진 GMT 모델이 3개의 타임 존을 커버하는 것에 비해 하나의 지역을 더 커버하는 것으로 해외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거나 출장이 잦은 유저에게는 상당히 유용할 듯 합니다. 다만 4개의 타임 존을 파악하고 있어야 할 필요가 없는 일반적인 유저에게는 작은 창의 3,4 번째 타임 존은 그다지 쓸모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하나의 문제점이라면 각 무브먼트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각 무브먼트간의 와인딩 효율에 따른 파워 리져브의 문제와, 오차를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큰 케이스 안에 3개의 무브먼트가 위치하고 있는데, 손목 활동에 의해 전해지는 힘이 각 무브먼트에 어떻게 전달 될 것인가의 문제. 실제로 시계를 흔들어 보면 2893은 비교적 직경이 큰 무브먼트라 로터가 활동적이지만 2671처럼 7과 3/4 리뷰= 약 17mm의 매우 작은 무브먼트는 로터가 그러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가 작아 로터 역시 작기도 하지만, 2671 하나가 시계 중심에 들어가 로터 역시 중심에 위치한 일반적인 시계와 큰 케이스에서 중심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2671은 와인딩에 있어 상당히 불리한 점이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오차 문제인데, 3개의 무브먼트가 내는 각기 다른 오차와 오차 범위는 오차가 축적 될수록 유저를 괴롭히지 않을까 합니다.
가정으로, 만일 워치 와인더가 없는 유저의 에어맨7이 멈추게 된다면? 제법 시간을 들여 3개의 무브먼트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거나, 아예 홈 타임 하나만 사용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어맨7을 사랑하려면 기계식 시계를 남보다 3배(?) 정도 좋아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릅니다.
원래 Cal.2671은 센터 세컨드와 데이트를 가지는데 여기서는 시인성과 불필요의 이유로 삭제된 듯 합니다. 2893에는 Glycine Airman이라는 각인과 비행기가 나머지에는 Glycine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로터에는 코트 드 제네바 가공이 되어 있어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디자인(Design)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평균적인 손목이라면 53mm라는 사이즈는 상당히 부담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오버 사이즈 워치가 유행 중이라지만 그것과 비교해도 대략 8,9mm는 큰 것으로 1,2mm의 차이도 눈에 확연한 시계에서는 그 정도면 케이스에 압도당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입니다.
오른쪽 40mm 케이스의 진 756과 비교사진
진한 그레이의 큰 다이얼 안에 3개 다이얼이 위치합니다.
홈 타임 다이얼에는 GMT용의 24시간 눈금과 빨간색 바늘로 제 2 타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이얼에는 하얀 색으로 로컬 타임과 빨간 색으로 월드 타임이라고 표기하여 빨간 바늘의 용도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머지 작은 다이얼에는 각각 Time at 1st, Time at 2nd의 프린트와 Destination 프린트가 되어 있습니다. 빨간색 GMT 핸즈를 제외한 바늘에는 야광 염료가 사용되었고 시간 단위의 눈금에도 야광처리가 되어 어두운 곳에서도 여러곳의 시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광의 베젤과 케이스 백 이외에는 폴리시 가공된 유광 케이스로 큼직한 케이스에 어울리게 시계 역시 묵직합니다. 폴리시 가공은 수준급으로 스테인레스의 질감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심플한 케이스와 베젤로 큼직한 다이얼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러그와 같은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어 주는 등 신경을 쓴 케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케이스의 크기에 비해 러그의 길이와 폭이 좁은것이 아쉬운점으로, 왼쪽의 크라운의 위치로 인해 폭이 제한을 받게 됩니다. 크라운의 위치를 조정했으면 러그의 폭 역시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크라운의 균형적인 배치와 글리신의 각 모델간의 스트랩의 호환과 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씨스루 백을 가기지만 무브먼트의 일부만 보이는데 2671은 그 절반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밸런스 휠을 볼 수 없는 점으로 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의 면적이 오버 사이즈 워치들과 비교해도 좁은편으로입니다. 조금만 더 넓었으면 무브먼트가 동작하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글리신의 전체적인 가격대로 보면, 최상위 라인에 속해 있는 모델인 만큼 케이스의 재질 및 가공은 수준급입니다. 케이스 백을 통해 볼 수 있는 무브먼트도 깔끔하며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팩트 넘치는 초 대형 케이스가 매력이지만 보통의 유저로서는 여간해서는 다가갈 수 없는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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