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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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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로 '8'을 의미하는 옥토는 '불가리-불가리'와 함께 불가리를 대표하는 시계 컬렉션입니다.


1975년 불가리의 첫 시계 컬렉션으로 지금까지 불가리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모델이 된 불가리-불가리 컬렉션에 옥토 컬렉션이 가세하면서 불가리 시계의 엔트리 라인은 좀 더 확고한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에 화려함과 우아함이 강조된 불가리-불가리 컬렉션과 대비되어 옥토 컬렉션은 기하학적인 구조가 주는 지성미에 강인함을 더했는데, 어떻게 보면 상반된 이미지의 두 컬렉션은 우연히도 시계사의 위대한 한 사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미 고인이 된 제랄드 젠타(Gerald Genta. 1930~2011) 입니다. 이미 타임포럼의 여러 포스팅을 통해 소개된 제랄드 젠타는 시계 디자이너이자 워치 메이커로 파텍 필립 노틸러스, 오데마 피게 로얄오크, IWC 인제니어, 까르띠에 파샤 등의 디자인에 참여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독립시계제작사를 설립한 후 레트로그레이드와 점핑아워를 기반으로 한 컴플리케이션 시계들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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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랄드 젠타와 독립제작사 시절의 옥토 컬렉션>



이런 제랄드 젠타와 불가리의 만남은 그의 젊은 시절로 돌아갑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하이 주얼리 메이커였던 불가리의 새로운 시계 컬렉션을 위한 디자인 작업에 참여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불가리-불가리 컬렉션의 첫 모델은 심플한 원형 베젤에 불가리 로고를 두번 넣은 것 만으로 어느 브랜드의 시계에서도 찾기 힘든 독특하고 특별함을 가지고 3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니 제랄드 젠타의 디자인 감각에 또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불가리의 워치메이킹 영역 강화를 위한 제랄드 젠타와 다니엘 로스의 브랜드와 디자인을 인수한 것이 2001년 경의 일이니 불가리와 제랄드 젠타의 인연은 참 오래도록 이어졌습니다. 


옥토 컬렉션은 제랄드 젠타가 불가리에 흡수되기 전 자신의 이름으로 시계를 만들던 시절 탄생하여 불가리에 편입되었습니다. 합병 후 옥토 컬렉션은 다니엘 로스 컬렉션과 함께 하이 컴플리케이션 위주의 라인을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시, 분, 초, 날짜의 심플한 기능을 가진 옥토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랄드 젠타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이렇게 불가리를 통해 그의 자취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남다른 감회를 주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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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선보인 옥토 오토매틱 모델>



지난해 선보인 옥토 컬렉션은 스틸과 핑크골드 케이스에 악어 스트랩을 장착한 버전이었으며, 올해 바젤월드 2013을 통해 새로운 스틸 브레이슬릿 모델(Ref.BGO41BSSD)이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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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컬렉션의 독특한 원+팔각 형태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완벽함의 상징으로 여겨저 왔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표현해 내는 원+팔각 형태는 서양의 건축학에도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퓰라(Puglia) 지역에 있는 카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 플로렌스(Florence)에 위치한 두오모 성당(the Duomo cathedral)의 돔형 지붕, 로마의 카라칼라 대 목욕탕(Caracalla Baths)과 판테온(Pantheon) 그리고 베이징의 천단(Temple of Heaven) 등이 있습니다. 중세 유럽의 연금술사들은 사각형과 원형의 조합이 하늘과 땅의 신비로운 관계에 대한 표현이라고 믿었으며, 중국의 고전 '역경'에서는 팔괘를  세상의 기초를 이루는 근원으로 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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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세로 41mm 케이스는 대담한 미적 감성과 정교한 볼륨감이 조화를 이룹니다. 광택과 새틴-피니시 처리를 번갈아 거친 케이스의 110개 면은 모두 세심하게 수작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자칫 날카로워 보일수 있는 모서리 부분은 피부에 닿지 않는 윗면은 좀 더 각을 세운 반면 손등에 접촉하는 아랫면은 부드러운 모서리 가공을 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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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1mm로 방수 성능 100m의 시계로는 충분히 얇은 두께를 구현했습니다. 스크루인 방식의 크라운 역시 믿음직한 방수 성능을 구현하면서 옥토 컬렉션의 고유한 디자인을 이어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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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고광택 블랙 라커가 주는 중후한 화려함이 아름답습니다. 인덱스는 불가리-불가리 컬렉션에서 가져온 듯 하며 핸즈는 기존의 옥토 컬렉션의 도핀 핸즈를 가져와 멋진 조화를 만들어 냅니다. 핸즈와 인덱스를 자세히 보면 섬세한 마감처리에 많는 심혈을 기울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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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은 역시 팔각형의 씨스루백 타입으로 여덟개의 스크류로 조여진 형태입니다. 이를 통해 장착된 무브먼트를 볼 수 있는데 칼리버 BVL 193은 시간, 분, 초와 3시 방향에 위치한 날짜 창의 기능을 가진 무브먼트입니다. 193은 이 무브먼트의 부품 수를 나타냅니다. 볼 베어링 구조의 자동 무브먼트이며 단방향 와인딩 방식에 5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위한 트윈 배럴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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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가 좋은 분들이라면 어디서 많이 본 듯 한 무브먼트인데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베이스 무브먼트는 보셰 매뉴팩처 플러리에에서 제공되는 무브먼트로 이미 리뷰를 통해 소개한 에르메스 드레싸지 오토매틱 모델 역시 같은 베이스 무브먼트를 갖고 있습니다.


보셰는 파르미지아니의 자회사로 알려져 있은 무브먼트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물론 파르미지아니의 많은 모델들에 무브먼트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르메스나 불가리 같은 고급 에보슈를 원하는 브랜드에 공급하기도 합니다. 고급 에보슈로 알려진 예거 르쿨트르나 프레드릭 피게가 리치몬드 그룹과 스와치 그룹에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이 두 그룹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워치메이커에서는 좋은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직경 26mm, 두께 3.7mm 의 슬림한 외형을 갖고 있으며, 28석, 진동수 28,800 vph (4 Hz)의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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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뜨 드 제네브(Côtes de Genève)로 장식된 브릿지와 로터는 깔끔하면서 세련된 맛이 느껴집니다. 그 위로 새겨진 불가리 로고와 무브먼트에 대한 정보들은 골드 상감 기법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으며 페흘라주(perlage)마감된 모서리는 무브먼트의 품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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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시된 브레이슬릿 버전은 특히 불가리의 금속 가공 기술을 제대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불가리의 유명한 투보가스(Tubogas) 브레이슬릿이 남성 시계에 이식되었음을 보여주는데 케이스와의 연결 부이 및 각 피스의 세공은 불가리가 왜 불가리인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불가리는 이미 70년대에 스틸 소재를 주얼리에 사용해 혁신적이고 관습의 틀을 깬 시도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 유연한 투보가스 밴드는 매우 정교한 기술로 긴 메탈 스트립을 감아 올려서 두 개의 끝이 일치하도록 용접 없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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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 여성용 시계의 투보가스 스트랩>



손목을 따라 자연스럽게 각을 만들며 이어지는 브래이슬릿의 조각들은 마치 물고기의 비늘이나 새의 날개 처럼 각 피스의 고유한 각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마치 최신 항공기나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보여지는 하이테크놀로지의 현대적이면서 공학적인 감성을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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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마치 뱀처럼) 휘어지는 유선형 브래이슬릿은 양방향 디플로이언트 버클과 만나 럭셔리 시계로서의 마무리를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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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의 양 끝 부분은 완벽한 이음새를 보여주는데 이렇게 브레이슬릿은 오랫동안 금속 가공의 기술을 축적해왔던 불가리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아마 브레이슬릿 모델이 1년 늦게 출시된 이유도 이렇게 완벽한 브레이슬릿을 완성하기 위했던 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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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보통의 41mm 사이즈 시계는 제 손목에서 커버됩니다만 이 시계의 경우 좀 커 보입니다. 아무래도 사각형태의 시계가 원형 시계보다 커 보이는 이유 때문일텐데, 44~45mm 정도의 사이즈로 느껴집니다. 내년에 38mm 사이즈의 동일 모델이 출시 예정이라고 하니 손목이 가는 분들은 내년을 한번 노려봄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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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런 간지를 원했습니다만...


불가리 옥토 전속 모델인 영화배우 에릭 바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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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불가리에서 남자들을 위한 시계로 불가리-불가리 컬렉션 외에 마땅한 선택권이 없었는데 이제 옥토 컬렉션의 가세로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권이 더 늘어났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한 일입니다. 남자의 마초성과 지성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옥토 컬렉션은 넉넉한 방수성능으로 드레스 워치를 좀 더 편안하게 두루 착용할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는 만족스러운 시계입니다. 마지막으로 불가리에서는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춰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계협조 : 불가리 코리아

촬영 :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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