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강트 컬렉션(Elegant Collection)
론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라인업은 스포츠 워치의 인기를 등에 업은 컨퀘스트나 하이드로 컨퀘스트의 스포트 라인. 혹은 과거의 모델을 재현해 내는 헤리티지 라인. 아니면 컨퀘스트
시리즈 이전 론진을 견인해 온 마스터 컬렉션이 떠오릅니다. 사실 엘레강스 라인이나 엘레강트 컬렉션은
그다지 주목 받고 있다고는 하기 어려운데 이번 리뷰는 엘레강트 컬렉션에 속하는 모델입니다. (엘레강스
라인에는 돌체비타, 프리마루나, 라 그란데 클래시크 드 론진이
속하고 엘레강트 컬렉션은 마스터 컬렉션 등과 함께 워치메이킹 트래디션 라인에 속합니다. 엘레강스 라인과
엘레강트 컬렉션은 좀 헷갈리는 이름인데 디자인도 서로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론진의 시크함은 이름 짓기에서 나타납니다. 라인업의 이름 다음에는
상세한 모델명이 붙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헤리티지 라인처럼 모델명이 필요한 경우나 컬럼 휠 같은
강조하고자 하는 기능이 없다면 Ref. 넘버를 통해 구분해야 하는데 엘레강트 컬렉션 역시 그러합니다. 기능적으로 딱히 특징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리뷰의
모델 역시 센터세컨드와 데이트 기능을 갖춘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기능적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드레스 워치 스타일인 이 모델을 좋게 말하면 클래식 론진 스타일이나 좀 솔직하게
말하면 올드한 스타일인데요. 이러한 인상을 주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브레이슬릿입니다. 7연 브레이슬릿의 형태로 폭과 유광과 헤어라인으로 가공 방법을 달리한 링크를 조합해 화려한 인상을 줍니다. 스테인리스 스틸에 골드 링크(론진에서는 18k 핑크 골드 캡(Cap) 200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어떤 소재를
지칭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론진에 확인 후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를
섞어 더욱 화려하게 보이나 콤비는 젊은 층에서 아직도 크게 선호하는 소재 조합은 아닙니다. 브레이슬릿의
링크와 링크가 어느 정도 유격이 있어 이미지처럼 시계를 풀어 놓으면 흐느적거리는 것도 올드 스타일로 보이게 하는데요. 요즘의 트렌드 아래에서는 이런 유격이 큰 방식으로는 잘 만들지 않는 편이라 조금 의아했습니다. 의도적인 만들기로도 볼 수 있겠으나 착용시 편안한 것은 확실합니다. 브레이슬릿치고는
손목에 잘 감기니까요.
브레이슬릿을 빼고 케이스만 본다면 단정한 드레스 워치입니다. 브레이슬릿
대신 가죽 스트랩을 단 것이 Ref. L4.787.8.12.0(http://www.longines.com/watches/The_Longines_Elegant_Collection/L4.787.8.12.0)인데
이것을 보면 심플한 드레스 워치로 꽤 괜찮은 디자인입니다. 하얀색 다이얼과 대비를 이루기 위해 블랙처리를
한 시침과 분침. 금빛의 초침은 제법 포인트가 되는데요. 바톤(Baton) 핸즈로 부르는 간결한 바늘 디자인과 입체적인 바 인덱스가 심플한 매력을 드러냅니다. 아마 입체적인 론진의 로고와 날짜 창을 강조하는 검정색 테두리가 없었다면 그리고 인덱스 등의 소재로 골드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조금 심심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라면 이 같은 장식적 요소가
있어도 심심하게 보이지 싶은데 그래서인지 바 인덱스 모델은 없고, 약간 오버사이즈의 로만 인덱스 모델만
홈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탑재된 무브먼트는 L619.2이며 베이스 무브먼트는 ETA의 칼리버 2892입니다. 금도금으로
보이는 로터와 페를라쥬로 표면을 장식한 점을 제외하면 평범한 수준이며, 크라운을 조작했을 때의 감촉도
그러합니다. 크라운을 당기지 않은 포지션 0에서 와인딩,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 날짜 조정, 한 칸 더 당기면 포지션 2인데요.
ETA 칼리버 2892를 수동 와인딩 할 때의 특유의 느낌. 별다른 저항이나 걸림이 느껴지지 않고 스무스하게 크라운이 회전하는 감촉이며,
날짜 조정이나 시간 조조 할 때 무던한 조작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일 것입니다.
같은 디자인, 허나 여성용이기 때문에 지름이 좀 더 작고 다이얼은
자개(M.O.P)에 작은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모델도 있습니다. 리뷰의
남성용 모델과 마찬가지로 자동 무브먼트가 탑재되었는데요. 칼리버
L595 베이스는 ETA의 칼리버 2000입니다. 지름이 20mm가 채 되지 않는 소형 무브먼트로 여성용에 주로 사용되곤
합니다.
두 모델을 동시에 보여드리는 이유는 커플 시계가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예물 시계(예전에 비한다면 많이 변했지만 가능하면 같은 모델로 맞추는)라는 문화를 지닌 우리나라에서 론진이 강점을 드러내는 부분이지 싶습니다. 리뷰의
모델을 개별적으로 본다면 브레이슬릿이 다소 올드한 것만 빼면 드레스 워치로는 무난한 성능의 괜찮은 디자인을 지녔다는 점. 그리고 울트라 슬림으로 부르기에는 ‘울트라’ 슬림의 수준까지는 아니나 가격에 비해 꽤 얇은 두께의 슬림함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모델이 가진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촬영 :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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