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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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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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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콘스탄트(Frederique Constant)는 눈이 좋은 워치메이커입니다. 탁월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냅니다. 1994년 하트비트 컬렉션을 처음 선보이며 다이얼을 통해 기계식 시계의 심장(밸런스)을 드러내는 콘셉트를 유행시켰고, 2010년대 스마트 워치의 침공 때는 오히려 적을 끌어안으며 정통 스위스 시계제조사로서는 제일 먼저 스마트 워치(2015년)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기계식 무브먼트에 스마트 워치 모듈을 결합한 최초의 하이브리드 워치(2018년) 역시 매한가지입니다. 나아가 최신 트렌드에 대처하는 이들의 반응 속도는 가히 5G급입니다. 근래 ‘제랄드 젠타’풍의 럭셔리 스포츠 워치 열풍이 하이엔드를 넘어 업계 전체에 불어 닥칠 조짐이 보이자,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이를 재빠르게 감지하고 경쟁자보다 한발 먼저 관련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상류생활’을 의미하는 요즘 스포츠 워치 하이라이프(Highlife)가 그렇게 데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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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프 크로노그래프 신제품(좌)과 오리지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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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프는 스포츠 워치가 필수인 요즘 시대에 프레드릭 콘스탄트에게 꼭 필요한 카드입니다.런어바웃이나 빈티지 랠리와 같은 스포츠 워치 컬렉션이 있긴 하지만, 각각은 요트나 레이싱과 같은 특정 테마에 치우쳐져 있습니다. 하이라이프는 그에 반해 전천후 스포츠 워치를 표방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슈트와 같은 옷차림에도 잘 어울립니다. 하이라이프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9년 같은 이름의 시계가 나와 잠깐이지만 한 시대를 풍미하고 빠르게 퇴장한 바 있습니다. 다만, 그때와 지금의 외모는 많이 다릅니다. 서로 다른 시계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오늘날 하이라이프는 보다 단정하고 현대적인 색채를 더하기 위해 개발에 2년의 시간을 들였다고 합니다. 오리지널과의 접점은 라인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 브랜드의 장기인 하트비트를 포함해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와 같은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였고,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구성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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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프 하트비트 오토매틱의 어제(우)와 오늘(좌)

 

2세대 하이라이프는 지난 2020년 하이라이프 하트비트, 하이라이프 오토매틱 COSC, 하이라이프 퍼페추얼 캘린더 매뉴팩처로 먼저 첫선을 보였습니다. 이후 하이라이프 스켈레톤 오토매틱, 하이라이프 월드타이머 매뉴팩처가 뒤따랐습니다. 하이라이프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은 맨 마지막에 나왔습니다. 높은 인기가 예상되는 모델이 맨 끝에 나왔다는 건 역시나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오랜 격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크로노그래프가 라인업을 든든하게 채우니 비로소 2세대 하이라이프의 퍼즐이 완성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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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fe Chronograph Automatic

하이라이프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

 

주인공의 첫인상은 익숙합니다. 하이라이프 컬렉션의 기존 디자인에 대중적인 트라이-컴팩스(쓰리 카운터) 크로노그래프의 정석을 따른 덕분입니다. 3시 방향에 30분 카운터, 12시 방향에 12시간 카운터, 9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가 자리합니다. 서브 다이얼의 크기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딱 적당합니다. 각 표면에는 여느 크로노그래프와 마찬가지로 스네일 패턴을 촘촘하게 새겼습니다. 날짜 창은 4시 30분 방향에 비대칭으로 위치합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용자의 가독성을 고려한 전형적인 배치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이얼 배경에는 하이라이프 컬렉션을 관통하는 지구본 패턴을 새겨 넣었고, 그 주위로 입체적인 아플리케 타입의 바 인덱스가 포진합니다. 끝부분을 뾰족하게 만든 펜슬 핸즈가 각 인덱스를 정확히 가리킵니다. 핸즈 및 인덱스 표면에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는 슈퍼루미노바 야광물질을 꼼꼼히 도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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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프 컬렉션 특유의 배럴형 케이스 역시 여전합니다. 러그의 경계가 모호한 구조에 양쪽 끝부분은 싹둑 잘라 놓은 듯합니다. 독특한 이 단면부에 일체형 브레이슬릿과 연결되는 엔드 링크가 자리합니다. 케이스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 사이즈는 직경 41mm, 두께 14.22mm입니다. 요즘 스포츠 워치 기준에 딱 알맞습니다. 방수 사양은 100m입니다. 케이스 표면은 시선이 닿는 정면은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통해 결을 살리고, 측면은 폴리시드 가공으로 매끈하게 다듬었습니다. 유광 처리한 베젤은 다른 요소에 비해 주장하는 바가 다소 약합니다. 덕분에 다이얼에 좀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고유의 방패 문장을 각인한 크라운 양쪽으로는 각진 모양의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이 자리해 균형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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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드러나는 무브먼트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FC-391입니다. 베이스는 스위스 라쇼드퐁의 무브먼트 제조사 라주페레(La Joux-Perret)에서 개발한 L110입니다. 참고로, 프레드릭 콘스탄트에서는 약어로 LJPL110이라 표기합니다. 칼리버 L110은 범용 크로노그래프의 대명사 밸쥬 7750 계열(밸쥬 7753)을 베이스로 조작계를 컬럼 휠로 교체하고 파워리저브를 60시간까지 끌어올린 업그레이드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FC-391은 이를 가져와 로터와 브릿지에 제네바 스트라이프를 장식하는 등 자신의 입맛에 맞게 수정을 거쳤습니다. 뿌리가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을 마친 밸쥬 7750이기에 안정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조작 방식 및 감도는 대체적으로 평이합니다. 크라운은 0단에서 와인딩, 1단에서 날짜 조정, 2단에서는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와인딩과 시간 세팅 모두 부드러운 편입니다.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은 조작계가 캠에서 컬럼 휠로 바뀐 덕분에 기존 밸쥬 7750에 비해 확실히 딱딱한 느낌이 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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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브레이슬릿은 요즘 스포츠 워치 스타일에 적절히 부합합니다. 러그의 경계가 모호한 배럴형 케이스에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가운데 링크는 폴리시드 가공, 그를 감싸는 H형 링크는 케이스 정면과 동일하게 새틴 브러시드 가공하며 입체감을 살렸습니다. 브레이슬릿 안쪽에는 별다른 도구 없이도 케이스에서 브레이슬릿을 쉽게 분리하고 결합할 수 있는 퀵 체인지 시스템이 있습니다. 핀형으로 된 두 버튼을 손가락 두 개로 오므리면 케이스와 분리되는 구조입니다. 추가로 제공되는 블랙 러버 스트랩 역시 같은 방식으로 편리하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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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프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은 기본적인 블랙 다이얼(Ref. 391B4NH6B) 외 실버 다이얼에 로즈 골드 PVD 코팅을 군데군데 가미한 콤비 버전(Ref. FC-391V4NH2B), 화이트 다이얼에 카운터와 플린지만 푸른색으로 표시한 판다 다이얼 버전(Ref. FC-391WN4NH6, 1888개 한정)으로도 선보입니다. 가격은 블랙 다이얼 제품 기준으로 436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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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fe Heart Beat Automatic

하이라이프 하트비트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모델 이전에 나와 하이라이프 컬렉션의 초석을 다진 공신 중 하나입니다. ‘하트비트’라는 이름 하에 1999년 오리지널처럼 다이얼 12시 방향 창을 통해 자신의 심장(밸런스)을 드러냈습니다. 콘셉트는 과거와 동일하지만 구조나 가공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차세대가 좀더 세련된 인상을 뽐냅니다. 쉴 새 없이 박동하는 밸런스에 자꾸만 눈이 가는 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바라보기에 좋습니다. 하트비트 주위로는 차세대 하이라이프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지구본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펜슬 핸즈 및 아플리케 인덱스는 여느 하이라이프 컬렉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각 표면에 도포한 슈퍼루미노바 야광물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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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디자인 역시 기존 하이라이프 컬렉션과 동일합니다. 사이즈는 직경 41mm, 두께 10.84mm입니다. 방수 사양은 100m. 케이스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기본이지만, 해당 모델은 로즈 골드 PVD 코팅 스틸로 분위기를 달리한 고급형입니다. 표면 가공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면은 새틴 브러시드 가공, 측면과 원형 베젤은 폴리시드 가공을 통해 유광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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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한 무브먼트는 자동 칼리버 FC-310. 베이스는 셀리타의 범용 무브먼트 SW 200-1입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38시간으로 요즘 기준에서는 조금 아쉬울 순 있습니다. 무브먼트 장식은 로터에 제네바 스트라이프를 새긴 걸 제외하면 크게 특기할 만한 건 없습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에서는 플레이트에 페를라주와 같은 패턴을 장식하지만 범용 무브먼트 베이스에서는 가격을 고려해 생략했습니다. 대신 다이얼 쪽으로 드러나는 밸런스의 브릿지 부분은 페를라주 장식을 새겨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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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프 하트비트 로즈 골드 PVD 코팅 버전(Ref. FC-310V4NH4, 293만원대)은 일체형 브레이슬릿 대신 악어 무늬 패턴을 새긴 소가죽 스트랩과 짝을 이룹니다. 아무래도 케이스와 같은 골드로 코팅한 브레이슬릿을 매칭했다면, 다소 과해 보이긴 했을 것 같긴 합니다. 골드와 브라운의 조화가 딱 적절해 보입니다. 추가로 제공되는 러버 스트랩 역시 같은 브라운 컬러입니다. 각 스트랩은 역시나 뒷부분의 퀵 체인지 시스템을 통해 별다른 도구 없이도 손 쉽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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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하이라이프 컬렉션은 약 2년만에 든든한 일가를 이뤘습니다. 기본형인 오토매틱 COSC부터 하트비트, 스켈레톤, 월드타이머,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 그리고 여성용에 이르기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구성을 자랑합니다. 각 모델의 베리에이션 또한 여럿입니다. 앞으로 어떤 식구들이 또 라인업에 추가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새롭게 합류할 일원의 지향점 역시 앞선 가족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배럴형 케이스에 일체형 브레이슬릿, 퀵 체인지 시스템 등 최신 트렌드를 수용한 양질의 시계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것, 궁극적으로는 프레드릭 콘스탄트가 오랫동안 목놓아 외쳐온 '접근 가능한 럭셔리(Accessible Luxury)’에 부합하고자 할 것입니다. 

 

제품 촬영:

스튜디오 팬(Studio 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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