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맨 오이스터 단종에 대한 단상(뇌피셜을 중심으로) GMT master
이번 바젤 롤렉스발표에서 단연 핫한 주제는 배트맨 오이스터 모델의 단종입니다.
그리 오래된 모델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단종을 시켰고,
그것도 애매하게도 브레이슬릿을 바꾼 신형을 출시했죠.
그래서 단종이냐 업글이냐에 대한 논쟁도 뜨겁고
시계를 취미로 즐기지 않는 업자나 되팔이님들에게는 그야말로 똥줄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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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롤렉스가 참 영리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아! 수가 저렇게 높으니 이제까지 한결같은 브랜드 가치를 지켜왔구나!' 경탄하게 됩니다.
어떠한 브랜드도 그 가치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을 반기지 않습니다.
보수적인 럭셔리 브랜드는 더더욱 그렇고요.
마케팅에서 브랜드를 이야기 할때 value proposition이라는 말을 자주쓰죠.
제품이나 서비스가 판매될 때 그 가치에 대한 제안은 물리적이고 일회성적인 것도 있지만 심리적이고 장기적인 것도 있습니다.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은 특히나 이 장기적 기대 심리(proposition)를 포함하고 있는데,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게 급격하게 변화는 걸 원치 않습니다.
상승폭이 큰 만큼 낙폭 또한 클 수 있고 한 번 낙폭으로 생채기가 난 브랜드는 회복이 어렵죠.
럭셔리 브랜드는 그야말로 브랜드 가치가 생명인데 사망선고나 다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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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요 몇년간의 롤렉스 파동은 브랜드 가치의 파동을 가져올 만큼 대단했습니다.
당연히 보수적인 걸로 유명한 롤렉스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였을 겁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배트맨 업글은 일종의 거품 빼기입니다.
어줍잖게 시계를 되팔아 돈을 벌고자 하는,
롤렉스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진정한 타겟 소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부류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죠.
우리가 이렇게 나올 수도 있으니 허튼 생각하지 말라고..
정말 롤렉스를 가지고 싶고 즐길만한 여유가 되는 진짜 소비자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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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쥬빌레가 예쁜지 잘 모르겠습니다.
배트맨을 출시 직후부터 2번이나 소유해 봤기에
지금은 구형이된 오이스터가 나름 매력적인 모델이고,
왜 나에게는 맞지 않았는지 시간을 두고 깨달았고,
어느 정도의 수업료를 지불하고,
잘 즐겼습니다.
여기 타포는 원래 그런 경험과 감성을 공유하던 곳이였죠.
지금도 진정 배트맨을 즐기고 계시는 애호가 분들은 이번 쥬빌레 모델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흠.. 기회가 되면 한 번 경험해 보고 싶다' 정도??
그 분들 입장에서는 브레이슬릿의 변화로 말미암은 업글이니 단종이니 하는 구분이 별 의미 없죠.
다만 또 어떤 되팔이 분들 땜에 구경이나 할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할 뿐.
롤렉스는 이런 고객을 지키고 싶은 겁니다.
100년 가까이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한결같은 브랜드 가치는 이런 고객에게서 나오니까요.
롤렉스..
참 무섭도록 똑똑한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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