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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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위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크로노스위스의 이름으로 사랑받았던 컬렉션들입니다. 어떤 모델은 기능에서 착안한 이름이고 그리스 신화에서 가져온 이름도 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 이렇게 다양한 컬렉션명이 만들어진 이유는 창립자인 게르트 랑이 새로운 시계를 만들 때마다 받은 영감을 시계의 이름으로 붙여버린 때문입니다. 좀 즉흥적이기도 한데, (그래놓고 제대로 법적 관리를 못해 카이로스는 이제 쓰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지만) 시계 장인으로 고집스런 인생을 살아온 게르트 랑의 로맨틱한 단면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일화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크로노스위스의 경영권이 게르트 랑에서 올리버 엡스타인으로 이양되면서 이 부분이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드레스 워치 라인의 시리우스와 스포츠 워치 라인의 타임마스터로 단순화 되었죠. 물론 시리우스 라인에 기존의 카이로스 라인과 레귤레이터 등 대부분이 통합되었지만 이것은 상표권에 관한 법적 문제라든가 마케팅에 연계된 사항이라 어쩔 수 없었음을 용인해야 할 듯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사라지거나 바뀔지라도 그 이름에 함께한 기능과 정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리뷰할 타임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모델 역시 마찬가지죠. 바로 '오푸스(Opus)' 보 부터...
1995년 처음 선보인 오푸스는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에 특히 재능을 보인 게르트 랑이 크로노스위스의 창립 정신인 'Fazination der mekanic(기계식 시계를 향한 매혹)'을 현신화시킨 대표작입니다. 출시 당시에 많은 시계 애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오푸스가 아닌 '시리우스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이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크로노스위스를 대표하는 모델 중 하나로 현행 컬렉션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이즈는 38mm에서 42mm로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 모델의 타임마스터 버전이 바로 오늘 리뷰할 타임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모델입니다.
올해 열린 2014 바젤월드에서 처음 공개된 타임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모델은 오푸스(시리우스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과 같은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타임마스터 컬렉션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스켈레톤 버전인데, 보는 것 같이 다이얼이 최소한의 골조만 남겨두고 모두 스켈레토나이즈 되어 선세공된(filigreed)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크로노스위스가 보여주었던 타임마스터 라인의 강하고 남성적인 이미지와 함께 우아함도 갖춘 새로운 모델입니다.
사실, 크로노스위스가 엡스타인 시대로 접어들며 이 모델의 출시는 어느정도 예측 가능했습니다. 크로노스위스의 컬렉션이 시리우스와 타임마스터 2라인으로 정리되면서 같은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리우스 모델과 타임마스터 모델을 동시에 선보이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었습니다. 빅데이트 모델이 그랬고, 올해 출시된 레트로그레이드 데이 모델이 그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스로 시작된 이 아름다운 스켈레톤 크로노그래프를 타임마스터에 적용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F1 싱가폴 대회에 맞춰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한 타임마스터 오푸스 그랑프리 리미티드 에디션은 양산형 모델의 출시를 알리는 예고편 격이 되었습니다.
중화권에서 선호하는 강렬한 레드 컬러가 인상적인 이 리미티드 에디션은 시계 애호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당연히 양산 모델의 출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양산형 모델을 보면 블랙 다이얼 버전과 함께 매트 실버 컬러의 버전도 함께 선보였는데 매트 실버 다이얼 버전에는 다이얼과 베젤에 터키석 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블랙 다이얼과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둘 중에 어느 것을 선호하느냐 물으면 대답하기 힘들 정도로 두 모델 다 매력적인데, 이번 리뷰는 좀 더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블랙 다이얼 버전을 선택했습니다.
44mm 케이즈 직경은 이제 타임마스터의 표준이 된 듯 합니다. 40mm 오토매틱 기본형 모델을 제외하고는 전 모델들이 44mm 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테인리스 스틸 혹은 DLC 코팅 버전으로 확장하고 기능별로 세분화된 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 역시 DLC 코팅 특유의 진하고 매끄러운 광택에 야광 인덱스를 채용한 부분은 기존의 양파용두와 긴 러그가 만들어 냈던 크로노스위스의 전통적인 아이코닉 디자인과 매치되어 새로운 타임마스터의 정체성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타임마스터 모델과 조금 다른 부분은, 이 모델의 경우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베젤만 DLC 코팅 처리되었습니다. 베젤만 스크래치에 강한 DLC 코팅함으로써 내구성을 높이기도 하겠지만 케이스 전체를 DLC 코팅한 모델보다 다이나믹한 비주얼과 함께 케이스를 더 고급스럽게 보이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같이 선보인 타임마스터 크로노그래프 데이 데이트 모델과 함께 새롭게 시도된 디자인으로 앞으로 확대 적용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두께는 크로노그래프 모델이니 만큼 15.30mm 로 두꺼운 편이지만 44mm 케이스 직경에 대비해 좋은 균형감을 만듭니다. 단 스켈레톤 무므먼트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확실히 무게감은 덜 느껴집니다. 시인성 좋은 무반사 코팅 처리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가 적용되었고 방수 성능은 100m(10bar) 입니다.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했음에도 케이스백은 솔리드 타입입니다. 좀 특이한 경우인데 케이스백은 신형 타임마스터의 패밀리룩 디자인인 제트엔진의 팬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DLC 코팅 베젤과 더불어 브러쉬드 및 폴리싱 처리된 케이스는 우아하며, 고정형 베젤에는 5분 단위 인덱스가 수퍼루미노바로 새겨져 있습니다. 스크류 인 방식의 양파용두와 케이스백과 매치시킨 팬 디자인의 푸쉬 버튼 역시 매력을 뽑내고 있습니다.
다이얼은 오리지날 오푸스 모델로 부터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물론 타임마스터 컬렉션으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핸즈는 타임마스터의 전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20년 전 과거의 디자인이 오늘날에도 변치않은 세련미를 뿜어내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다이얼은 상하좌우로 4개의 서브 다이얼을 구성하고 9시에 영구초침, 3시에 날짜 포인터가 위치합니다. 크로노그래프를 위한 초침은 센터에 위치하고 상하로 위치한 서브 다이얼이 30분 카운터와 12시 카운터를 표기합니다. 매우 익숙한 구조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분들이 많을 듯 한데, 베이스 무브먼트가 ETA 7750 이기 때문입니다.
크로노스이스에서 ETA 7750 을 베이스로 수정한 이 무브먼트는 정식 명칭이 C. 741 S 입니다. S는 스켈레톤의 약자며, 날짜창을 서브 다이얼 형태로 수정했기에 ETA 7750 무브먼트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덕분에 다이얼은 완벽한 밸런스를 갖게 되었습니다.
4 Hz (28,800 vph)에 보석은 25석으로 추가되었고 파워리저브는 약 46시간 입니다. 다이얼의 10시 방향을 통해 밸런스 휠의 운동을 확인할 수 있고, 각 부품들의 피니싱은 잘 되어 있습니다. 시계의 조작하면 각 부품이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역시 스켈레톤 시계의 장점입니다. 크라운과 푸쉬 버튼을 통한 시계의 조작감은 잘 된 피니싱 덕분에 부드럽고 매끈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블랙 베젤과 대비되는 선명한 화이트 수퍼루미노바 인덱스와 핸즈는 낮은 물론이고 밤까지 가독성을 확실하게 보장합니다. 크로노스위스의 주특기이자 상징성이 드러나는 수퍼루미노바 제품들은 대부분 연한 연두색을 띄는데, 이 제품에는 블랙의 매끈하고 세련된 베젤과 다이얼의 디자인에 맞게 화이트 컬러를 채택된 것으로 봐서 수퍼루미노바 C3가 아닌 C1으로 보입니다. C3가 채택된 타임마스터 모델에 비해 야광 성능을 약간 떨어지지만 디자인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 아름다움을 배가시켰습니다.
스트랩은 크로노스위스 로고가 새겨진 블랙 러버 스트랩이 기본 채용되었습니다. 이 역시 현재 타임마스터 44mm 제품들에 모두 적용되고 있는데 러그부와 버클부의 폭이 같은 일자형 스트랩입니다. 기본 재질도 우수하고 디테일도 뛰어납니다. 스포티한 느낌에 착용시 편의성이라든가 시계의 무게를 가볍게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러버 스트랩 특유의 투박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에 좀 아쉽습니다. 악어 가죽 스트랩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냥 단아한 느낌의 소가죽 스트랩이었으면 더 고급스러움을 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버클은 크로노스위스 로고가 세겨진 단방향 디플로이언트 버클입니다.
착용샷입니다.
신형 타임마스터 특유의 터프하고 남성적인 느낌에 스켈레톤 다이얼이 주는 오묘한 우아함이 합해진 이 모델은 다른 타임마스터가 주었던 인상과 확연히 다릅니다.
20년이란 시간동안 변치않는 매력을 간직하며 사랑받아 온 오푸스.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걸맞는 변신을 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그렇게 스포티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타임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모델이기에 크로노스위스의 차세대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아이콘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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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8명이 봤어요 2014.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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