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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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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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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 필립은 수동 크로노그라프를 제외하면 인 하우스화를 이룩하고 있습니다. 미닛 리피터, 스플릿세컨드, 토빌론, 퍼페츄얼 캘린더와 같은 컴플리케이션을 라인업에 올려놓고 있는데, 이들을 탄탄히 받쳐주고 있는 역할을 하는 베이스 무브먼트로 수동 하나와 두 개의 자동 무브먼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풀 로터의 Cal.315 씨리즈와 마이크로 로터의 Cal.240 가 그것입니다.

 

풀 로터와 마이크로 로터는 각각 서로 비교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더 큰 체적을 지닌 풀 로터가 마이크로 로터에 비해 와인딩 효율에서 우월함을 보이고, 작은 로터를 몸체 안으로 끌어안은 마이크로 로터 방식은 브릿지 위로 로터가 올라가지 않는 만큼 두께에서 유리하게 됩니다.


 

Cal.240 (6시 방향의 문장은 제네바주의 문장으로 제네바 실 인증을 받은 제네바 소재를 둔 메이커의 무브먼트에 찍을 수 있습니다)

 

Cal.315 1985년부터 등장했고 240은 올 해로 30주년을 맞이합니다. 240의 경우 슬림화가 요구되던 시절 태어났기 때문에 두께를 얇게 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이고, 315는 라인업에서도 알 수 있듯 스포츠 계열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240에 비해서는 튼튼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듯 합니다. 최근 파텍에서는 315에 실리콘 이스케이프먼트를 이식한 Cal.324 씨리즈를 밀고 있고, 케이스의 사이즈가 커지면서 두께에서도 제약이 약해졌기 때문에 두께가 얇은 240이 컴플리케이션의 베이스 무브먼트의 적임자라고 말하기 어렵기 되었지만 여전히 240은 파텍의 컴플리케이션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리뷰의 ref.5120은 시계 매니아를 위한 파텍의 배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왜냐하면 Cal.240을 사용한 유일한 엔트리급 심플 워치이기 때문입니다. 심플 워치 라인인 칼라트라바에서는 파텍 필립을 압축해서 (농축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필요가 더욱 발생합니다) 맛볼 수 있습니다. 수동 무브먼트인 Cal.215를 비롯 315, 240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215에 이은 연장자인 Cal.240은 서른 살을 맞이했습니다. 240은 새로운 무브먼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의 최신 무브먼트들과 비교해 봐도 어디 하나 꿀리는 것 없이 당당해 보입니다. 서른 살을 사람으로 치면 한참 창창한 나이지만 무브먼트의 나이로는 연륜이 베어 나올 때이기도 하고요.

 

제네바 실(피니싱에 관한 규정)을 받은 파텍 필립의 무브먼트는 우아합니다. 눈에 띄게 화려하지도 않으면서도 파텍 필립이라는 명성에 어울리는 품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파텍 필립의 칼라트라바 크로스가 새겨진 24k의 마이크로 로터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240은 간결한 몸체를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53mm 라는 두께는 마이크로 로터라는 점을 감안하고도 상당히 얇은데 최신형의 수동 무브먼트 보다도 얇은 수준입니다. 시계가 크고 두꺼워지면서 사라지게 되어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 얇기에 대한 메이커들의 무모할 정도의 도전과 성과입니다. 다행히 울트라 슬림 계열의 무브먼트들이 설자리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생산 중지로는 이어지지 않는 점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얇은 무브먼트를 접하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아니 탄성이 절로 나오는데 이렇게 얇으면서도 성능적으로도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정도 경지에 이른 메이커는 하이엔드의 몇몇에 지니지 않습니다만 파텍 필립의 240 역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쇼파드의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 L.U.C. 1.96에서 받았던 마이크로 로터에 대한 한계. 와인딩 효율이 좋지 못하는 것과 같은 문제를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Cal.240을 접하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는데 단방향으로 와인딩이 되는 240의 효율은 뛰어났습니다. 24k의 골드 로터는 작지만 사용시에 어떠한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그렇지 못했다면 수많은 기어가 들어간 컴플리케이션의 베이스 무브먼트로 사용되지 못했을 겁니다. 5120을 살짝 흔들 때마다 시원스레 태엽이 감기는 소리는 와인딩 능력에 대한 신뢰로 들려옵니다. .

 

단지 수동으로 와인딩을 할 때는 240의 우아한 자태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숙함(?)의 결여와 매끄럽지 못한 와인시의 촉감 때문이었는데 시계의 컨디션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의 접했던 다른 240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시간 조정 시는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분침이 너무 쉽게 돌아 미끄러운 느낌도 반대로 너무 뻑뻑해서 무거운 느낌도 아닌 밸런스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시간을 빨리 돌릴 때와 미세 조정의 두 경우에서 완벽하게 움직여 줬습니다. 크라운을 돌리면 반응하는 분침의 해상도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Ref.5120에서 가장 화려한 부분인 섬세한 홉 네일 베젤에 둘러 쌓인 순백의 다이얼 위로는 시간을 가리키는 바늘 하나와 분을 가리키는 바늘 하나와 열두개의 로만 인덱스뿐 입니다. 파텍 필립의 이름 아래에는 제네바가 써 있는데 짧은 그 두 줄은 이 얇고 가벼운 시계에 상당한 무게감을 선사합니다. Cal.240의 특성상 오프 센터의 초침은 4 위치하게 되는데, 파텍 필립은 여백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균형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 초침은 없는 편이 좋다 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초침이 있었다면 5120의 매력은 크게 감소했을지 모릅니다.

 

 

무브먼트인 Cal.240처럼 케이스 역시 단아하며 품위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라인은 우아하게 신사의 셔츠 사이에서 빛날 것 입니다. 울트라 슬림의 무브먼트를 실은 날렵한 케이스는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큰 케이스의 시계들이 기름진 뱃살을 출렁이는 비만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5120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기름진 음식으로 텁텁해진 입맛이 일순 개운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케이스 백은 씨스루로 Cal.240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되었습니다. 케이스를 열 수 있도록 하는 케이스 백의 홈은 240의 맨 살을 함부로 만질 수 없도록 하면서도, 응큼한 속마음을 먹은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군요.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가 녹아있습니다. 그런 메이커에서 버클과 같은 부분을 놓칠 리가 없습니다. 세심한 마무리로 완성된 버클은 왜 사람들이 파텍 필립을 칭송하는가 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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