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멋지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메이커가 바로 IWC가 아닐까 합니다. 리치몬드 그룹 산하에 들어가기 전의 IWC와 그 후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들은 투박스러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산뜻하고 세련된 새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리뷰의 신형(이라고 하기에는 좀 시간이 지난) 아쿠아타이머의 디자인은 IWC의 새 옷 중의 하나로, 무게감과 무거운 톤으로 무뚝뚝한 군인과 같은 인상을 가졌던 구형과 비교하면 최신형의 다이빙 슈트를 입은 민간 다이버 같은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전의 아쿠아타이머와 마찬가지로 SS와 Ti소재가 있는데 소재 별로 디자인의 디테일과 방수성능을 조금씩 달리 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러면 리뷰로 들어가보도록 하죠.
무브먼트(MOVEMENT)
몇 일전 IWC 포럼에 ‘Cal.30110 디비보기’ 라는 포스트로 상세하게 그 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리뷰 퀴즈의 엄청난 힌트이기도 했습니다)
위의 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ETA Cal.2892-A2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30110은 아쿠아타이에 이전 리뷰의 마크 16을 비롯 IWC의 센터세컨드 + 데이트인 기본형 시계에 사용되는 무브먼트입니다. (인제니어 제외)
화려한 맛은 없지만 눈에 거슬리는 부분 없이 상당히 깔끔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오메가의 코액시얼처럼 프리스프렁으로 수정을 한다던지 하는 큰 수술은 없습니다만 정확도와 신뢰도면에서 2892의 성능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와인딩 효율 면에서도 실생활에는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습니다.
2시 방향의 시간 조정용 크라운
이너 베젤 타입이기 때문에 두 개의 크라운이 있습니다. 시간과 같은 조정에 사용되는 것은 2시 방향의 크라운으로 이너 베젤을 조정하기 위한 4시 방향의 크라운과 구별을 위해 크라운에는 IWC의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 조정이 약간 미끌거리는 듯한 2892의 특유의 감촉은 남아있지만 무난한 수준입니다. 수동으로 감거나 할 때는 스무스한 느낌으로 저항감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물론 2000M 방수이기 때문에 크라운은 스크류 식입니다.
디자인(DESIGN)
아쿠아타이머 디자인의 큰 틀은 비운의 역작 딥 원(Deep One : 45M까지 측정 가능한 아날로그 수심계를 탑재한 다이버즈 워치, 99년 생산을 시작하였다가 생산성이 매우 낮아 단종)을 따르고 있습니다. 서브마리너 계열과 달리 베젤이 다이얼 안쪽에 베젤이 위치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1967년 IWC가 처음 발표한 아쿠아타이머(200M 방수)의 피를 이어받은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도입부에서 말한 바와 같이 SS와 Ti는 컬러와 디테일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SS의 경우 진한 푸른색 계열의 색을 사용하여 모노 톤의 시계와 같은 느낌을 내어 무게감이 있고, Ti은 딥 원을 옮겨온 듯 노란색을 사용합니다. 또 이너 베젤의 15분까지는 강하게 강조하였으며 야광이기 때문에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IWC Ti는 다른 것과 비교해 조금 더 노란빛이 돕니다. SS의 동일한 모델과 비교해서도 큰 가격 차이가 없는 것도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전에 Ti를 IWC 사내에서 제조한다는 글을 본적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IWC 고유의 색감과 질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를 연마하여 마무리한 것이 아닌 발포주조 한 것과 같이 표면이 오톨도톨 한 것도 특징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표면의 질감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케이스의 형태는 아주 심플합니다. 두툼한 스무스 베젤과 육중한 러그 케이스는 측면에서 봐도 별다른 점이 없지만 Ti의 중후한 색깔과 어울려 절대 부서지지 않을 것 같으며, 물에 들어가서도 절대적인 신뢰를 할 수 있을 것 만 같습니다.
두 개의 크라운이 있으며 하나는 앞서 말한 것처럼 시간 조정용, 또 하나는 이너 베젤 조정용입니다. 이너 베젤은 역방향으로만 회전하며 크라운 역시 한방으로만 회전하고, 순방향으로 돌리고자 하면 헛돌게 됩니다. 베젤은 1분 단위로 회전합니다.
스트랩은 아주 간단하게 탈,부착이 됩니다. 사진 1에 보이는 스트랩 가운데의 홀을 누르며 러그의 핀을 누르면 간단하게 빠집니다. 러버 스트랩 말고도 브레이슬렛도 같은 방식으로 하게 됩니다.
케이스 백은 2000M의 수압을 버티기 위해서 매우 두껍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케이스 백의 각인은 숨겨진 매력 포인트가 해도 좋을 만큼 멋지군요. (확대해서 보니까 더 멋집니다)
리뷰를 하며 평범한 무브먼트가 아쿠아타이머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력적인 디자인에 걸맞는 자사 무브먼트를 사용한다면 서브마리너의 아성에도 도전해 볼만 할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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