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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등장배경

 

 

422를 설명하는데 있어 2011년 등장한 372를 먼저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422는 바로 372로부터 출발한 신규 라인 "Luminor 1950 3 days - 47mm" 시리즈의 후속

모델중에 하나이기 때문이죠. 372는 2011년 1월 SIHH에서 공개된 이후 전세계 파네리스티들의 엄청난 호응을 얻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동안 빈티지 루미노르형 파네라이

중에서 초침을 가지고 있었던 모델은 127과 데스트로 버전인 217로 이미 나온 반면, 그보다 더 오래된 모델인 초침 없는 모델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손목시계로는 상당히 큰 47미리 사이즈의 케이스는 민간용이 아닌 군사용으로 쓰인 빈티지 파네라이 시계에서 채택되었던 사이즈였기 때문에 파네리스티들은 지속적으로

47 mm 1950 케이스의 베이스 모델 출시를 요청해 왔었는데, 놀랍게도 이 모델이 수집가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파네라이사의 악명(?) 높은 마케팅 전략중에 하나인 Special

Edition이 아닌 누구나 맘만 먹으면 구할 수 있는 레귤러 프러덕션 모델로 출시된 겁니다.

 

1930년대부터 이탈리아 해군의 다이빙 인스트루먼트 공급자였던 파네라이에서 있어서 역사적 전통은 가장 가치있는 밸류입니다. 따라서 이전에 선보였던 여러 모델중

21, 127, 217, 232, 249 등 현재는 구할 수 없는 무브먼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전통적인 디자인을 충실하게 복각한 모델들이 그동안 파네리스티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아 왔었으며 파네라이사는 이를 대부분 Special Edition의 형태로 출시하여 위에 언급한 파네라이 특유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했는데 그 금기를 깬 최초의 모델이 바로

372입니다.

 

그런데 372는 왜 일반 양산 모델로 출시가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하나의 추측성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바로 BBQ로 불려지는 PAM 00360 스캔들입니다. 2010년 전세계

파네리스티들의 포럼인 Paneristi.com에 동사이트의 1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 총 300개 출시되며 사이트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는 공지가 뜹니다. 이 모델도 1993년

최초의 상용모델로 출시되었던 5218-201A를 기반으로 하여 케이스 PVD 처리와 트리튬 야광이 익었을때의 색을 재현한 살구빛 파티나 야광을 도입한 복각모델입니다.

 

예상대로 이 모델은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으며 저를 포함한 무려 2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신청하게되는데 이중 그동안의 포럼내 활동내역을 기준으로 300명만을

선발하여 배정해야 되다보니 선정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게되고 이로 인해 당첨(?)되지 못한 상당수의 멤버들이 Paneristi.com 을 떠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당연히

일부 비난은 이런 사태를 야기시킨 시발점이 된 파네라이사로 향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런 스캔들의 보상차원으로 파네라이사가 372를 일반모델로 출시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좌: 5218 201A   우: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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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372는 47 mm 라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등장 이후 파네라이의 베스트셀링 모델이 되었고 일반 양산 모델로 출시된 만큼 이의 후속모델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는데 바로 이듬해인 2012년 SIHH에서 파생모델이자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422와 또 하나의 변형모델인 423이 등장합니다. 둘다 9시 방향에

스몰세컨을 채용하였으며 422는 후면에 423은 전면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2. 외관

 

 

< 좌 : 422 on Assolutamente Dark Brown  우: 372 on Stonee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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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동안 372의 전도사(?)로써 파네라이 포럼에 올린 다수의 포스팅을 통해 372에 대한 정보를 많이 공유해 왔었던 만큼 이해를 돕기 위해 같은 라인상의 파생 모델인

422의 외관을 먼저 등장한 372와 비교해서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파네라이 브랜드의 특징은 외형에서 급격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전통적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아주

미세한 변화로 모델의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형과 관련하여 타 브랜드 제품의 리뷰에 비해 다소 마이크로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리뷰를 읽으실 때 이점을 감안해 주실것을 부탁드리며 양해를 구합니다.

 

먼저 372와 공통으로 가져가면서 이전 모델과 차별화된 첫번째 특징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새로 등장한 47mm 뉴 1950 케이스 입니다.

 

2002년 127 (aka Fiddy)의 등장으로 출시된 이전의 47mm 1950 케이스는 빈티지 파네라이의 대표 모델로써 1955년 특유의 크라운가드를 채용한 모델인 6152 1 케이스를

바탕으로 합니다. 원래 6152 1 케이스는 크라운가드외 나머지 부분은 유광 마감으로 되어 있었읍니다만 파네라이사는 이 케이스의 외형적 디자인은 가져오되 마감을

살짝 변경하여 유광이 아닌 브러시드 마감을 채용합니다. 이유는 일반 루미노르 케이스 (aka Bettarini case)와의 차별과 고급 모델로써의 이미지업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372와 함께 등장한 뉴 1950케이스는 6152 1 이전 모델로 라디오미르의 원조인 3646에 좀 더 가까운 케이스였던 6152와 6154의 디자인으로 복각되었는데,

6152와 6154 케이스의 특징은 크라운 프로텍터 적용이 고려되기 이전이어서 케이스 옆면이 3646과 유사하게 각이져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6152 1, 6152, 6154 모델의 케이스 형태 비교, Pasetto & Cipullo의 " Panerai: una storia italiana "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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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372와 공통적으로 갖는 특징이자 이번 시리즈의 차별점은 더블펜슬 핸즈의 사용입니다. 빈티지 파네라이에서 롤렉스 무브먼트를 사용했었던 당시의 핸즈는 몇가지

종류가 있으나 그중에서 루미노르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6152, 6154, 6152 1 케이스를 사용했던 시기에는 주로 골드 컬러의 더블펜슬 핸즈가 적용됐었습니다. 이를 이번

시리즈의 디자인 특징으로 사용함으로써 수동 무브먼트 시계들로 구성된 파네라이 히스토릭 콜렉션에 새로운 독자 라인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참고로 1993년 모던 파네라이에서부터 지금까지 라디오미르 일부 복각 모델을 제외하고 계속 사용중이어서 파네라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중 하나로 여겨지는 싱글펜슬

(스워드타입) 핸즈는 60년대에 들어와서야 파네라이 시계에 채택되기 시작했는데 바로 롤렉스 무브먼트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안젤러스(Angelus) 240 SF 무브먼트

사용과 함께 이루어졌읍니다. 아마도 9시 방향 스몰세컨드의 도입으로 적용된 나뭇잎 모양 초침과의 디자인적인 조화가 고려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은 두 모델간의 외형적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외관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9시 방향의 초침입니다. 이에 따라 모던 파네라이에서 초침있는 일반적인 모델의 명칭으로 사용되는 Luminor Marina라는 각인이 다이얼

상단에 새겨지고 브랜드 네임인 Panerai 각인은 하단에 새겨지게 됩니다. 단순한 다이얼이 특징인 파네라이 시계에서 각인의 배치와 밸런스는 모델의 디자인적 특징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특징: 9시 방향의 나뭇잎 모양 초침 및 9시 숫자 인덱스의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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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방향의 초침에는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Angelus 무브먼트 사용과 함께 도입되어 현재의 모던 파네라이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없이 꾸준히 이어져오면서 또 하나의

파네라이 디자인 아이덴티티로서 자리매김한 나뭇잎 형태의 초침을 사용하였는데 이전의 초침 있는 복각모델이었던 127, 217과 달리 1993년 상용화 모델에 적용했을 당시의

디자인을 체택하여 9시 숫자 인덱스를 생략하고 좀 더 큰 사이즈의 초침을 사용했습니다. 9시 숫자 인덱스의 생략은 422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특징이라고 보는데

바로 완전한 복각인 아닌 빈티지와 모던의 융합이 422의 진정한 컨셉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어차피 9시 숫자 인덱스가 있어도 이 시리즈에서 채용된 더블펜슬

핸즈와는 복각의 의미에서는 결국 미스매칭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422의 디자이너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거죠.  

 

파네라이에 서브 초침이 최초로 도입된 것은 1956년 이집트 해군에서 특별 주문해서 납품되었으며 현대 섭머저블 베젤 디자인의 원형이 된 60미리 사이즈의 2/56 모델

(aka Egyziano)입니다. 이 시계에 최초로 8 days Angelus 240 SF 무브먼트가 채택되면서 이전에 없던 서브초침 기능이 추가 되었는데 이전에 파네라이 시계에 디폴트로

사용된 Rolex/Cortbert 618 무브도 서브 세컨드 기능을 지원했지만 이를 생략한 반면 Angelus 무브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합니다.

 

 

<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었던 2/56 Egyz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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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아마도 수중 작전용으로만 쓰여졌던 이전 모델의 경우 36시간 내외의 비교적 짧은 동력이 제공되는 무브먼트의 특성상 작전 개시 시점에 무조건 태엽을 최대한

감고 시간을 맞춰 사용했을 것으로 보여 무브먼트의 작동 여부 확인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반면, 8일간의 긴 작동시간을 보장하는 Angelus 무브의 경우에는 때때로

무브먼트의 동작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60년대부터 Angelus 무브가 탑재된 6152 1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작전용 목적만이 아닌 해군장교에게

일상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급되었기 때문에 마찬가지 이유로 초침이 채택되었을 거라고 생각되구요.

 

 

 

두번째 외관상 다른 점은 372보다 조금 작은 숫자 인덱스를 사용한 점입니다. 일부 파네리스티들의 경우 이 부분이 372와 비교해서 살짝 불만을 가지게 되는 부분인데 이는

9시 방향의 초침과 위아래로 나뉘어진 모델명 및 브랜드 각인을 감안하여 최적의 밸런스를 맞추고자 한 디자이너의 의도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각인에 사용된 폰트는

빈티지 파네라이시기에 사용한 폰트를 복각한 것으로 이번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이며 표기 방식도 모던 파네라이의 프린트 방식이 아닌 음각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모던 파네라이에 쓰인 폰트와 빈티지에 쓰인 폰트는 알파벳 R의 형태를 비교해 보면 쉽게 구별이 됩니다.

 

 

< 특징: 모델명 및 브랜드의 각인 위치, 숫자 인덱스의 크기, 빈티지 폰트 및 음각 방식의 채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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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다른 점은 플렉시 글래스가 아닌 사파이어 글래스의 채택입니다. 372가 복각이라는 컨셉을 극대화 하기 위해 빈티지 파네라이에서 쓰였던 Plexiglas® 를 사용한데

비해 422는 같은 돔 형태이지만 스크래치에 강해 좀 더 실용적인 장점이 있는 사파이어 글래스를 채택하였습니다. 422가 수면 위로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1년 10월

이탈리아 밀란에서 있었던 "O'clock time design, design time" 전시회에서 였는데 프리뷰가 공개되었을 당시 Hodinkee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원래 372와 마찬가지로

플렉시 글래스를 채용해서 나올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정작 공식 자리인 2012년 SIHH에서는 사파이어 글래스로 최종 확정, 발표되었습니다.

 

실용성을 중시할 것으로 보여지는 422의 타겟 고객층을 위해서는 초침과 마찬가지로 사파이어 글래스의 채용이 적합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모델 모두 같은

돔글래스여서 일견으로는 외형상 분간하기 어려우나 측면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돔의 형태에 미세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플렉시 글래스에 비해

사파이어 글래스는 차가운 느낌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차가운 대기중에서 접촉해 보면 사파이어 글래스가 플렉시 글래스보다 차갑게 느껴집니다. 또한 플렉시

글래스와 사파이어 글래스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손바닥으로 접촉했을때 지문이 찍히는지 여부입니다.

 

 

< 특징 : 엣지까지 둥글게 이어지는 422의 돔글래스와 엣지에서 직선의 형태를 띠는 372의 돔글래스, 위 422 아래 3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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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차이점은 뒷백의 두께입니다. 422에 채용된 P.3001 무브먼트의 경우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초침 그리고 세컨즈 리셋 기능이 추가되면서 372에 비해 무려

40개의 부품이 더 들어갔습니다. 따라서 무브먼트가 1mm 두꺼워지다보니 뒷백이 조금 두꺼워 졌는데 다행이 착용감에 있어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특징: 422와 372의 케이스백 두께 비교, 위 422 아래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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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섯번째 차이점은 스트랩과 버클입니다. 422에는 최근 파티나 야광 다이얼을 채택한 거의 모든 파네라이 모델들에 디폴트로 들어가는 Assolutamente Dark Brown 스트랩이 제공되는데 스트랩의 사이즈가 47미리 루미노르 모델(372 포함)에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26/26 이 아닌 26/22 사이즈입니다. 버클쪽이 22 mm 인거죠.

422 모델이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빈티지와 모던의 하이브리드 컨셉이기는 하지만 22 mm 버클의 채용은 발란스적인 측면에서 다소 오판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뒤에서 26/26 사이즈 스트랩들을 매칭시켜보니 422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한층 배가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 좌: 422의 22미리 OEM 탱버클   우: 3rd Party 스트랩에서 제공하는 26미리 Sewn-in 버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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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372와의 외관상 공통점과 차별되는 특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설명이 다소 길었는데 이제 422의 멋진 외관을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파네라이 루미노르 모델의 가장 외형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레버가 달린 크라운 가드입니다. 다이버 시계로서 기밀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며 시간조정을 마친

크라운을 다시 원위치로 돌리는 것을 잊어 버리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현재에는 기밀성능의 향상보다는 디자인적인 요소로써의 기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는데 파네라이사는 이 독특한 크라운 가드 디자인을 Trademark로 등록을 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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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Assolutamente Dark Brown 스트랩입니다. 브라우니라고 불리는 339 출시 당시 탑재되었던 스트랩으로 살구빛의 파티나 야광과의 궁합이

매우 좋으며 누벅 같은 느낌으로 기존 세미매트(Semimat) 스트랩과는 차별화된 질감을 가지고 있어 인기가 많은 스트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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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인 372와 나란히 놓고 보면 마치 111과 112을 비교해 놓은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보통 파네리스티의 입문을 000, 005 또는 111, 112 등의 기본 모델로

시작하는데 이때 부딪히는 첫번째 갈등이 심플한 베이스 모델을 택하느냐 초침 있는 마리나 모델을 택하느냐입니다. 마치 짜장면과 짬뽕을 고르는 것만큼 힘든 결정이죠. 

9시 방향의 초침이 파네라이 시계의 디자인 요소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아이덴티티이기도 할뿐더러 실용적 측면에서도 필요한 기능이다 보니 44미리 케이스의 경우에

조금 비싸더라도 마리나 모델의 생산량과 판매갯수가 더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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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브먼트

 

 

상용 시계로 거듭나기 시작한 1993년이후 파네라이사는 튼튼하고 성능좋은 유니타스 6497  및 벨쥬 7750 무브먼트를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이는 1997년 리치몬트에 편입된

이후에도 계속 되었는데요. 스와치그룹에서 에타 무브먼트를 그룹 내 자회사로 한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을 뿐더러 나날히 발전해 가는 중국산 6497, 7750 무브를

탑재한 레플리카의 범람으로 파네라이사는 자사 무브먼트를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2005년 출시된 P.2002를 필두로 P.9000, P.999로 이어지는 자사 무브먼트군들이 나오게 되는데 셋다 모두 가장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유니타스 6497을 대체할

수 있는 무브먼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P.3000 무브먼트 개발 소식이 전해졌는데 개발 당시부터 무브먼트의 직경이 6497 무브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P.3000 무브먼트가 6497 무브먼트를 전부 대체할 거라는 기대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안젤로 보나티 사장의 6497 탑재 모델의 지속 생산 발언이 있었고 2013년 또다른 

자사개발 무브먼트인 P.5000의 등장으로 현시점에서 P.3000 무브먼트는 47미리 히스토릭 콜렉션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무브먼트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P.3000 계열 무브먼트의 직경은 16½ lignes로 역사적으로 쓰였던 무브의 직경과 동일합니다. 2개의 스프링배럴 채용으로 72시간의 안정적인 동력공급이 가능하며

데이트 기능과 GMT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P.3001은 후면에 파워리저브 표시장치가 있고 P.3002는 전면에 파워리저브 표시장치가 있으며,

이로 인해 P.3001은 계열 무브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갖게 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금색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같은 색의 밸런스휠 및 기어트레인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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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00 무브먼트와의 비교샷입니다. 트윈 배럴이 탑재된 쪽 플레이트의 다소 심심한 공간을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멋지게 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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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00 계열 무브먼트의 성능은 비록 유니타스 6497의 밸런스휠보다는 조금 작지만 다른 무브먼트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큰 밸런스휠을 채용함으로써, 21,600의 낮은

진동수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서 상당히 정확하면서도 큰 오차없이 72시간 동안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까지 P.3001 무브에 대해서

전문 리뷰가 따로 있지는 않아 해당 무브먼트에 대한 오차 측정데이터는 찾을 수 없었으나 미국의 시계매거진인 <Watchtime> 2012년 8월호에 P.3000 무브먼트에 대한

측정데이터가 있어 이를 인용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무브먼트 오차를 직접 측정해서 리뷰를 쓰게 되는 날이 올거라는 작은 기대를 해 봅니다. 

 

 

6자세로 각각 24시간 동안 측정한 수치 입니다.

 

 Dial Up

 + 7 seconds  

 Dial Down

 + 3 secpnds

 Crown Up

 + 5 seconds

 Crown Down  

 - 3 seconds

 Crown Left

 - 5 seconds

 Crown Right

 + 8 seconds

 

최고간극 13초, 평균간극 +2.5초로 <Watchtime> 리뷰어에 따르면 평균적인 무브먼트 오차수준으로 평가되었으나 실사용에 대한 유저 피드백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4. 스트랩 파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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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 시계에서 스트랩은 매우 중요한 특징중에 하나입니다. 파네라이 시계들의 심플하고 미니멀한 다이얼 디자인은 스트랩의 변화로 인해 매번 다른 시계를

차는 듯한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파네리스티들이 스트랩 교환 이른바 줄질에 심취하게 된 계기는 1993년 상용모델 출시부터 기본구성품에 엑스트라 스트랩과

이를 교환할 수 있는 드라이버를 함께 제공한 데서 기인합니다. 사실 다이빙 인스투르먼트로서의 회사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도구를 함께 제공한 건데요. 이것이

파네라이를 구입한 시계매니아들에게는 하나의 재미요소로 다가오게 되었고 파네리스티라는 팬덤을 형성하게 되는 결정적인 단초가 됩니다. 해외의 유명 파네리스티들

중에는 과외활동으로 스트랩 제작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써드파티스트랩은 각종 포럼에서 거래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한번 언급했듯이 422에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스트랩의 사이즈에 개인적으로 좀 불만이 있어 제가 보유하고 있는 26미리 스트랩중 파티나 야광 다이얼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스트랩 5종을 골라 이번 리뷰를 위한 사진촬영에 함께 해 보았습니다. 각각의 스트랩과 422와의 매칭 그리고 26미리 버클이 달린 스트랩과의

조화를 염두해 두고 감상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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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imona Bruno Allegrini MK II

 

외가쪽 가업이 피렌체의 오랜 가죽공장이었던 Simona는 가업을 승계하면서 파네라이용 스트랩을 제작해 팔아 유명해졌는데. 이 스트랩은 그녀가 외할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만든 스트랩으로 방수처리를 위해 바닷물 트리트먼트를 해서 독특한 느낌을 내었으며 불에 그을린 버클과 3개의 스트랩홀더가 특징입니다.

1탄이 반응이 좋자 이를 다소 개량하여 2탄을 출시했는데 2탄은 스트랩의 엣지를 좀 더 매끈하게 다듬었고 약간 오렌지 빛깔을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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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ed Su Swiss Ammo

 

파네라이 시계는 2차대전 당시 독일군과 이탈리아군에서 쓰인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밀리터리 이미지가 내포되어 있다보니 군용가죽 특히 탄창을 보관하는 파우치의

가죽을 이용한 스트랩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일컬어 Ammo 스트랩이라고 부릅니다. 이중 스위스 용병들이 사용하는 파우치는 딱딱해서 처음에는 쓰이지

않았었는데 이를 처음으로 사용해서 스트랩으로 만든 제작자가 대만의 Ted Su 입니다. 스위스 Ammo 가죽에는 특히 제작년도, 장소, 제작자의 각인이 찍혀 있어서

인기를 끌게 되는 요인이 됩니다. 아래 스트랩은 1939년에 스위스 Uetendorf 지역의 가죽세공인 F. Buhlmann씨가 만든 파우치를 가공해서 만들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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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DC NOS Ammo

 

예전에 만들어 졌지만 한번도 쓰여지지 않고 보관된 제품을 New Old Stock (NOS)라고 부릅니다. 아래 스트랩은 국내 스트랩 제작자이자 한국에서 가장 초기에

파네리스티가 되신 분들 중에 한 분인 Gabomagic님이 NOS상태의 유고슬라비아 보병 파우치를 구해 제작한 스트랩입니다. 원래 Ammo스트랩은 실제 탄약을 보관한 파우치를 분해해서 만들어지다보니 화약냄새가 큰 특징 중에 하나인데 최초의 NOS 컨셉으로 만들어진 이 스트랩은 당연히 화약냄새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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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Zeugma Forest Green

 

형제의 나라인 터키의 가죽세공업자 Nuri Zeugma가 만드는 스트랩은 가성비가 아주 좋은 스트랩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바로는 터키의 가죽무두질

수준은 상당히 높아보입니다만 한가지 문제는 주문 방법이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데 있는데 일단 홈페이지 관리가 형편없습니다. 한 일년 정도 잠적해 있다가 최근 새로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스트랩 제작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 스트랩은 그중 하나입니다. 파티나 야광을 쓴 파네라이 시계는 일반 루미노바 야광을 쓴 시계보다 스트랩 매칭이

다소 까다로운 편인데 이 스트랩은 일반적으로 무난하게 매칭되는 브라운 계통에서 벗어나면서 아주 잘 어울리는 색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티치의 색상 선택도

매우 탁월해 보이며 422와의 궁합은 372보다 더 훌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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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DC Pinceau

 

ADC의 뺑소 스트랩은 국내에서 제작된 스트랩중에 엘리게이터 스트랩을 제외하고 가장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스트랩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번의

붓질을 통해 탄생한 오묘한 톤은 마치 프랑스 벨루티의 가죽을 연상시킵니다. 이 스트랩의 경우도 역시 372와의 매칭보다 422와의 매칭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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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파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단체샷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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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스트랩을 매칭해 본 결과 역시 예상 했던대로 제로(000)와 파이버(005)의 매칭을 비교했을때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Ammo 같은

터프한 느낌의 스트랩은 미세하게 372쪽에 뺑쏘같은 고급스러운 느낌은 미세하게 422쪽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5. 결론

 

 

 

2012년 O시리얼의 372가 생산되면서 혹시 단종될지도 모른다는 루머는 완전히 잠재워지게 됨에 따라 수동 무브먼트 시계들로 이루어진 히스토릭 콜렉션에서 Luminor 1950

3 days 47mm 라인은 372, 422 및 423의 안정적인 구성을 이루게 된 것 같습니다. 423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핫하지 않은 반면 372와 422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거의

대등한 인기의 호각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해외포럼에서 심심치 않게 두 모델에 대한 선호도 조사가 있는데 언제나 박빙의 결과을 보여줍니다.

 

휴대폰에서 항상 정확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현시대에서 시간을 정확히 보여주고자 했던 초침의 역할은 점점 바래지는 것 같고 기계식 시계의 특징을 나타내주는

아이덴티티로써 초침의 역할이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쿼츠시계의 점핑세컨즈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물흐르는 듯한 움직임의 미학 그리고 시계가 계속 가고 있다는 것을

항상 확인해야 하는 기계식 시계만의 특성 같은 거죠. 특히 분단위 인덱스 조차도 생략되고 작은 서브세컨드를 가진 파네라이 시계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특징때문에 많은 시계 매니아들이 초침있는 모델을 일반적으로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복각이라는 컨셉에 집중하는 파네라이 퓨리스트들을 제외하고

초침을 희생할 수 없는 다수의 일반 시계매니아들에게는 372보다 422가 더 매력적으로 비칠 것 같습니다. 더구나 사파이어 글래스의 실용성까지 제공되니 말이죠.

 

47 mm 라는 사이즈는 372를 포함한 이번 라인업에 가장 큰 허들일텐데요. 지레 짐작만으로 포기하셨던 분들 중에서는 실제 손목에 올려 놓은 후에 크기의 부담을 떨치신

분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이번 라인업은 뒷백이 평평하게 설계된 이유로 실착시 이전 1950케이스보다 더 작아보이는 효과가 있을 뿐더러 착용감도 개선 되었습니다.

 

반갑게도 작년부터 파네라이를 취급하는 곳이 한국에 여러군데 생겼는데 매장을 방문하셨을때 운좋게(?) 여기 리뷰한 422를 포함한 이번 라인업의 시계가 전시되어 있다면

한번 실착을 해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47mm 사이즈에 대한 편견을 떨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만일 실착 이후에도 여전히 사이즈에 부담감이 있다고 해도 

안심하십시오. 아마도 럭셔리 브랜드중에 가장 저렴한 8 Days 시계가 될 것 같은 새로운 P.5000 무브먼트를 탑재한 44 mm 루미노르 케이스의 510이 곧 출시될 예정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422와 510 둘중에 어느쪽이 반응이 좋을지도 매우 궁금합니다.

 

 

 

 리뷰협조:

파네라이

 

촬영협조:

2nd Round Studio

Photographer 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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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nus ※※※

 

 

 

 이번 리뷰를 위해 422를 잠시 대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47미리 루미노르 3총사( 372, 422 그리고 127)를 함께 놓고 촬영해 보았습니다.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개성을 각각 뽐내고 있는 세모델을 한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 똑같아 보인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말이죠 ^^

 

 - L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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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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