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추장입니다.
다들 안녕히 지내시지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며칠 토리노에 머물다가 어제 내려왔습니다.
토리노의 랜드마크인 몰레 안토넬리아나에 비친
황금빛 석양에서 새삼 가을임을 느낍니다.
176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토리노에서 한시간 거리인 랑게에도 잠시 다녀왔습니다.
수확은 끝났지만 드넓은 포도밭 풍경에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제 백송로의 계절이 왔네요.^^
토리노와 랑게 언덕의 피에몬테는 세계적인 송로 버섯 산지입니다.
은은하게 퍼져나오는 향이 참 좋습니다.
모양은 저따구인데 참.. ㅎㅎ
피에몬테식 탈리올리니 면인 Tajarin 타야린입니다.
얇고 부드러워 목넘김이 좋습니다.
파스타에 목넘김이라니,, 좀 우습지만
드셔보시면 이해하실겁니다.^^
차 안에서도 한 컷.
가죽줄의 계절이 오니 자주 꺼내게 됩니다.
토리노에 오기 전인 10월 한달동안 많은 곳들을 바삐 다녔습니다.
그 중 한 곳이었던 피렌체.
늘 그랬듯이 피렌체 부티크 앞에서 한 장 남깁니다.
매번 만족스러운 사진은 절대 안나옵니다.
좋은 분들과의 멋진 자리.
Radiomir + Ferretti + Firenze = Dream 입니다.
라디오미르의 저 쿠션 케이스 각은 질리지가 않네요.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피렌체.
저마다 각자의 꿈들이 있겠죠.
여행자들에게도 파네리스티에게도.
피렌체에는 210과 함께 했습니다.
초대받은 근사한 저녁 자리에서도 주인공으로~
잠시 다시 토리노 사진~
토리노의 라바짜 박물관 안에는
최초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포함
지금까지의 변천사를 전시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놀라운 건 국제우주정거장에서도 커피를 제공했다는 사실.
머신 이름이 ISSpresso라고 하네요.
토리노에는 176을 차고 갔었는데
이 기계 앞에서 210을 데리고 올 걸 후회했습니다. ㅎㅎ
아시다시피 210은 우주에 나갔던 시계죠.^^
포럼에 Eno님이 올려주신 관련 글도 있습니다!
토리노와 피렌체 전에는 다시 시칠리아에 다녀왔습니다.
조용한 아침 골목 풍경에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매번 경험하는 아름다운 일출에 그저 감탄할 뿐입니다.
오후의 바닷가.
'터키인의 계단'을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올 때마다 무언가 변해있지만 계속 오게 되는 에트나.
팔다리가 짧아 위아래 접어 입고 다닌지 오래입니다. ㅋ
간만에 3000m의 시원한 공기를 마셨습니다.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3350m의 에트나 정상입니다.
있어야 할 곳에서 달리고 있는 UNIMOG.
화성같은 곳에서도 전혀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문어 샐러드.
알리치라고 불리는 작은 엔쵸비 초절임.
시칠리아 특산품인 홍새우 Gambero Rosso 구이.
셋 다 환장하는 메뉴들입니다. 거의 매끼니마다 먹은 것 같네요.
맛있다 맛있다 말하느라 입아프니 와인도 마셔줘야 합니다.
정상(?)인 메뉴들도 좋지만 잠시 한 눈 팔면
우리에게 익숙한 먹거리들도 넘쳐납니다.
팔레르모의 부치리아 시장, 여러 의미로 위험한 곳입니다.
저녁보단 낮에 가시길. 스트릿!!
시장 골목 초입부터 안개처럼 곱창 연기가 자욱합니다.
맛은 뭐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이사이 같이 굽고 있는 도래창은 달라면 그냥 줍니다.
비장, 허파등 내장 부속들을 얇게 썰어
소금과 라임, 치즈를 살짝 뿌려 먹는 빵인
Pani Ca Meusa란 음식(?)입니다.
뭣도 없는 비주얼이지만 꽤 먹을만합니다.
저는 항상 라임을 왕창 뿌려서~
낮장사가 파하는 대략 3시경에 내장 부속 파니니도 다 팔렸습니다.
시장 음식이니 위생은 큰 기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렇다고 탈 난 적도 없습니다.
즉석에서 참치도 직접 잘라 구워줍니다.
문어, 굴, 오징어등등 해산물도 많고 뭐가 참 많은 곳입니다.
옆동네 에리체에 와서 시원한 바다 풍경을 감상하다가도
또 한뽈때기 씹게 됩니다. 기름지고 쫄깃하고 슴슴한 게 매력입니다.
파네라이 매장에서 1334를 만났습니다.
말끔한 얼굴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이게 소소한 득템이었으면 좋으련만.
꿈이 너무 크네요. 현실에 비해서.
타오르미나의 빌라 코무날레에 실제 작전에 투입되었던 Pig가 있죠.
시칠리아 올 때마다 항상 꼭 들르는 곳입니다.
제 소소한 득템은 바로 이 S.L.C.와 연관이 있습니다.^^
무언가 하니 바로,,
팔레르모 시내 군장점에서 발견한 기념패입니다.
Regina Marina Sommergibile Scire.
파네라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이탈리아 왕립 해군 잠수함 쉬레.
Iride, Gondar에 이어 현장에 투입된
1940년부터 하이파에서 침몰한 1942년까지
지브롤터와 몰타, 알렉산드리아 작전들을 수행한
데치마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잠수함입니다.
잠수함 모양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지만
데치마를 상징하듯 중간에 꼬아놓은 "X"와
적진 가까이 Pig를 실어나르던 컨테이너의
깨알 디테일이 있어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가격도 괜찮아서 한 서너개 더 사와
파네라이 포럼에 나눔하고 싶었는데
마지막 남은 기념패라고 하더라구요.
다른 곳 다니면서 잘 찾아보겠습니다.
재밌게도 모병제로 바뀐지 오래지만
도시마다 군장점들이 꽤 됩니다.
오늘도 두서없는 사진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이탈리아에서 소식 전한다고 생각해주세요.^^
해도 짧아졌고 이제 점점 추워질텐데
건강 유의하시길 빕니다.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