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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선 1835  공감:12  비공감:-3 2020.12.30 07:32

먼저 고국 + 타지에 계시는 모든 분들 이 험난한 시기에 안전하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몸과 마음이 우리의 통제하에 있어야 손목에 걸친 시계를 봐줘야 할 여유가 생길테니까요.

저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노자 입니다. 연말을 맞아서 아내에게 오래전에 약속했던 로렉스 시계를 선물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린 이야기를 회원님들과 나누고자 해요.


일단 아내와 로렉스 모델을 선택한 후에 - 데잇저스트/옐로우 골드 콤비/쥬빌리 - 구매를 하려고 알아보니, Covid-19 때문에 예약제로 운영하거나, 기다리면 들여보내준다는 AD(Authorized Dealer)는 피하고 - 생각해 보니 국내는 사정상 그러한듯 합니다 -  마침 언제든 두팔 벌여 환영이라는 옆동네 AD가 있어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AD가 위치한 곳이 마침 Sales Tax를 내지 않아도 되었던 주에 속해 있어서 아주 매력적인 선택이 되었습니다.


방문 1.

방역/안전 수칙 주지 받은 이후에 AD만나고 둘러보니 로렉스 시계가 많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데잇저스트 모델 일부와 스카이 드웰러 모델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원하는 모델이 없다고 하니, 원하는 데잇저스트나 오이스터 모델은 구해 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일단 사이즈 확인차 시착도 해보고, 칼라도 확인한 이후에 모델/옵션 정확히 정하고 선금 걸어두고 크리스마스 전에는 가능 할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왔습니다.

딱히 친절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저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AD와 나누면서 느낀건 이런 상황에도 로렉스는 잘 팔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변심으로 - 핑크골드가 대세라능 - 로렉스 사이트를 더 뒤지다가 문제의 섭마와 GMT-MASTER II에 제가 접신을 하고야 맙니다. 고가의 시계 싫다는 사람 - 특히 남자 - 드물지만, 몇해 전에 누군가의 부탁으로 파네라이 특정 모델 구해주면서 느꼈던 말도 안되는 '줄돈 다 주고 받는 서러움'(?) 으로 인해 고가 시계엔 관심이 거의 없었던 터였지만, 로렉스 스포츠 모델은 각별하잖아요. 군침 넘어가는 소리 들어버린 아내 엄명 -  '당신도 사시오. 꼭. 그리고 AD에게 얼른 전화해서 모델 바꿔주세용'  - 수행하기 위해 AD와 통화를 합니다.


본인 :  "모델 변경해야 해서요. 가능하죠?"

AD : "NP (No Problem) 대신 옵션에 따라서 가격 올라가는 건 알지?"

본인 : "뭐 어차피 쓰는거. 아! 그런데, 저 섭마에 꽂혔지 말입니다"

AD : "오우야! 그거 웨이팅이고 나발이고 없어. 뭐 들어오면 알려줄 수 있는데, 그게 언제일지는 나도 몰라."

본인 : OK


뭔놈의 대량생산되는 공산품을 사면서 돈내고 사는 황송함을 또 겪어야 하나 싶어서 한마디 했습니다. 

"관둬라" - 물론 속으로.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흐를줄 알았더니 왠걸요 일주일도 안되서 AD로 부터 한통의 전화가 옵니다.


AD : "야. 너 완전 오늘 럭키 데이. 따끈 따끈한 섭마 데이젓 방금 들어왔다. 언제 가지러 올래?"

본인 : "오우 그래? 내 와이프 것도 들어온거야?"

AD : "아니. 핑크 골드는 시간이 좀 더 걸릴듯 싶다. 이거 사려면 바로 와서 가져가. 전화로 카드번호 불러주면 바로 결제. 콜?"

본인 : "뭐 구지 두번 걸음을 해야 할까 싶다. 알았어. 내일 오전 중으로 어떻게 할지 알려줄게."

AD : "빨리 알려주라. 이것 때문에 줄 섰다." (별로 와 닿지는 않음)

본인 : OK


다음날 아침. 제 마음은 가격도 얼추 비슷한데 그냥 GMT-MASTER II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본인 : "어제 연락줘서 고맙고, 그런데 GMT-MASTER II 갖고 싶은걸 어쩌지?"

AD : "뭐 그렇담 그렇게 해. 근데 언제 들어올지 장담 못한다."

본인 : "그 모델 마지막으로 본게 언젠데?"

AD : "Covid-19 터지고는 한번도 못 봤지."

본인 : "인연이 닿으면 사게 되겄지. 언제든 좋으니 들어오면 연락줘."

AD : OK


그렇게 섭마를 떠나 보내고, 3주 가량이 흘렀을까요? AD로 부터 한통의 전화가 옵니다.

AD : "와이프 시계 입고! 언제 가지러 올거니?"

본인 : "성탄전에 온다더니 약속 지켰네. 주중은 힘들고 주말에 갈께. 괜찮지?"

AD : "NP. See ya"

본인 : "근데 그때 말한 GMT-MASTER II는 언제나 가능할까?"

AD : "그거? 그것도 왔지. 근데 Black and Blue (배트걸) 베젤 모델이야. 괜찮지?"

본인 : OK!!!!


방문 2.

AD들이 다루는 플라스틱 박스에 담긴 로렉스 2개를 들고 나오더군요. 연말인지라 확실히 모델은 그 전보다 더 많아 보였습니다. 

물론 그때 말했던 섭마는 바로 팔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두번째 봤다고 서먹함도 없어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시계줄 맞추고 박스에 잘 담아서 받아 왔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건 엄청난 덤이었구요. GMT-MASTER II 배트걸을 딱 정가 $9,700에 구입이 가능하니까요.

섭마 그린 베젤과 팹시도 관심 있다고 하니 그것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들어오면 연락은 준다고 하더라구요.

물 한모금 따로 서비스 받은건 없지만, AD가 나름 투명하게 처리를 해줘서 내 돈내고 사는 황당한 서러움(?)을 겪지 않아도 되니 그건 정말 옳다고 봅니다.


AD(나이 지긋한 여성분 이었음)가 알려준 몇가지 이야기


- AD가 필요한 모델을 Rolex에 주문하고 거기에 맞게 물건은 들어온다. 선택도 못하고 주는것만 받아서 파는 건 아니다. 


- 데이토나는 극강으로 구하기 힘들다. 폴 뉴먼 때문이다. 완전한 고인의 잘못이다 - 이걸로 한참을 웃음.

  들어오기도 하는데, 이건 진짜 줄 서 있어서 그냥 못 구한다고 봐야 한다. 봐라. 여기 중고로 나온거 하나 있는데, 상태 그렇게 좋지 못한게 $20,000이 넘는다. 

  나라면 그거 안산다.


- 섭마 블랙은 그나마 자주 들어온다. 


- 데잇저스트/오이스터 일반 모델은 주문하면 아주 특별한 모델이 아닌 이상 3개월 내에는 다 구해 준다. 


- 섭마 그린/펩시/배트걸 - 이거 쉽게 자주 볼 수 있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구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시간은 장담 못한다.


- 나머지 인기 모델? 구할 수 있다. 데이토나 빼고. 다만 급한거면 나한테만 묻지 말고 여기저기 알아봐라.




New York이나 LA같은 초대형 도시에서는 인기 모델 구하는건 쉽지 않은 듯 하지만, 뭐 VVIP 급만 SS모델 챙겨주는 수준은 아닌듯 합니다.

조금 고가의 모델들은 경우에 따라서 세금빼주고 10% DC 해준다는 카더라 통신도 있구요. 

2008년 금융 위기때, 미국 로렉스가 제고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면서 AD들과 많은 갈등을 겪고,대대적인 AD 정리를 하면서 물량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하는 소식도 있어요.

미국내에서도 로렉스 인기모델은 여전히 상종가 이지만, 우리나라 처럼 소비자들이 대량생산 공산품 때문에 곤란해야하는 상황은 아닌듯 싶어요.

다만, 세상 어디를 가나 사람과 사람으로 모든건 엮여 있고, AD들과 그냥 판매자/소비자가 아니라 - 단순히 많이 사준다고 되는건 아닌듯 - 그냥 인간적으로 친해지면 원하는 모델 찾는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나라도 조금 잠잠해지면 작금의 상황은 많이 개선 될거라고 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부족한게 많으니, 혹시 다른 곳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니 회원님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연말/연시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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