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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항상 타임포럼에 들러서 제가 필요한 정보만을 얻어갔던 얌체(?) 같은 회원입니다.

직접적인 참여는 못 했지만 여러분의 글을 읽게 되고 나름 제가 가진 지식의 천박함을 탓하기도 하며

어설프게 주변에서 시계에 대해서 아는 척을 하는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기도 합니다.

 

늘 좋은 느낌을 주던 타임포럼이고..

제가 웹 상에 글을 쓰는 일이 정말 드문 인간인지라 망설여 지기도 했지만

우연히 찍은 제 시계 사진이 맘에 들기도 해서 글 올려봅니다.

 

평생 휴대폰을 시계 삼아 살다가.. 시계 하나 살까? 라는 생각이 든 건 정말이지 느닺없이.. 였습니다.

주변에 멋진 시계를 본 것도 아니고 그 전에 시계에 대해서 일말의 생각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회사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전혀 연고 없이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 때가 5년 전쯤일까요?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지금 고민고민 생각해 봐도 여전히 영문을 모를 일입니다.

기껏해서 중학교 때 대구의 큰 아버지가 사다주신 액정 시계나.. 훈련소 마치고 하루 외박나와서 어머니가 사 주신

이름 없는.. 자대 배치 받고 두 어달 만에 고장나서 버리게 된 그 시계.. (지금 생각해 보면 태그 엘레강스 콤비 모델 비슷했던 것 같군요.. ^^;)

외에는 기억나는 시계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렇게 업무 시간 중에 갑자기 든 생각에 의해서 이리 저리 웹서핑을 하다가 선택한 시계가

루미녹스 3015 였습니다. (번호가 맞는지 모르겠군요. 3001 에서 밴드만 벨크로로 된 시계입니다. 검정판.)

그 당시에 생각지도 않았던 거금 18만원 정도 주고 산 것 같군요. 정식 매장은 아니고 병행 수입된 제품으로.. 아마 옥션을 이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 눈에는... 정말 정말 예쁜 시계였습니다. 아마도 그 때부터 시시때때로 손목을 바라보는 지금의 제 버릇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200m 나 방수가 된다고 하니 놀라웠고 밤에 일부러 일어나서 야광을 쳐다보고 있기도 하고 방안의 불을 끄고 야광에 책이 읽어지나 시험해 보기도 하고.. 훗..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유치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새벽에 멍.. 하니 시계의 야광을 보면서 좋아라 하는 저 자신의 보니.. 여전하기도 한 것 같네요.

 

그렇게 시작된 시계에 대한 호기심이 시간이 지나서 어느 정도 탐욕으로 부를 정도가 되어서 벌써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습니다.

 

남들은 차, 카메라, 오디오 등 더 비싼 혹은 비슷한 호화(?) 스러운 취미도 여럿 가지고 있는데 난 시계 단 하나 아니냐.. 이 정도 사치는 괜찮을 거다.. 라고

스스로 세뇌하면서 말이죠.. ^^

 

중고 거래 사이트를 알게 되고 그 이후 많은 시계를 구매하기도 팔기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회의가 들면 잠시 접기도 하고..  지름신이 강림하면 사고 팔기를 다시 시작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5~6 년이 흐른 것 같네요.

 

어느덧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곧 40 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20 대에 들어와 밤을 새며 일하던 신입사원이 슬슬 매너리즘에 빠진 왕고참이 되어 버린 변화처럼

기간은 그에 못 미치지만 시계를 사고 팔고 하는 일이 너무 귀찮게 느껴지게 됩니다.

엄밀히 이야기 하자면 사는 건 좋지만(^^) 파는 건 너무 귀찮아 지더군요.

 

가끔씩 너무 늦은 시간에 문자나 전화가 오거나, 동정심에 호소하거나 (친한 사이에서도 하기 힘든 호소를.. ^^;), 매너가 없거나, 하여튼 이런 문자나 전화를 받는 게

스트레스로 느껴집니다. 지금은..

그래서부터 인지 걱정이군요. 이 친구 영입으로 인해 원래 판매하기로 했던 시계를 장터에 올리기가 너무 귀찮아서 입니다. 와이프에게 갚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차일 피일 미루고 있게 되는군요.. 어떻게 와이프가 그냥 잊어주는 행운은 생기지 않을까요? ^^;;

 

하여간 그래서 그런지 지금부터 영입하는 친구들은 평생 가지고 가야겠다.. 고 마음 먹었습니다.

앞으로의 일은 누구도 모르겠지요. 저 역시도. 그러나 지금은 그러고 싶습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저와 함께 늙어가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을 실천하게 되는 먼 그 때..

 

그 때에 전 진정으로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포스팅하는 사진은 익스 1 입니다.

어느새 구형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전 로렉스에서 서브/익스1 만큼은 디자인을 바꾸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 예상이 빗나갔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의 커진 모델보다 이 모델이 더 마음에 든다는 것입니다.

사이즈가 커진 것은 나쁘지 않은 변화라고 생각되며.. 다만 더 균형감 이랄까.. 시계 디자인의 완성도는 기존 것에 따라오지 못해 보이는 군요.

(제 개인 의견일 뿐이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제 소유 모델이 더 좋게 보이는 것일 수 있으니 현행 모델 소유주 께서는 분노하지 마세요.. ^^;)

 

저에게는 두번째 익스1 입니다. 예전에 파네라이를 판매하고 익스1을 구매 해서 착용했을 때 너무 작아 보여서 곧 재판매 한 적이 있습니다. 4년쯤 전인가.. 흠..

그러나 지금은 파네라이 111 도 소유하고 있고 익스1 과 번갈아 착용하고 있지만

사이즈가 바뀐 것이 없는 데에도 작아 보이지 않습니다. 왜 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저의 심미안이 달라진 것이겠지요.

다행입니다.. 나름 좋은 쪽으로 바뀐 듯도 보여서.. 후훗

 

예전에 naver 를 익스1 으로 검색해 보면 pooh 라는 분이 많이 포스팅 한 글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참고를 많이 했었더랬죠.

자판 고장으로 'ㅜ' 를 'ㅠ' 로 써서 특이해서 기억이 나기도 하고 나름 해박해 보이기도 하시고..

그 글 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작지만 은근히 화려한 시계이다" 의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이나.. 사진상에 전혀 화려해 보이지 않아서.. 너무 단조롭게 생겨서.. 전혀 화려하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왜 저사람은 화려하다고 표현을 할까..

라고 의구심이 생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저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플하지만 은근히 화려하다.." 라고.

 

유광과 무광의 조화, 블랙패널의 블링함.. 등이 조합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브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뭔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말입니다.

제가 111을 착용하면 시계를 모르는 사람들이 "뭔가 있어보인다.." 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제가 익스1을 착용하면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알 수 있습니다. 보고 또 봤을 때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뭔가가 이 시계에는 있다는 것을..

 

파네라이보다.. 서브마리너 보다.. 그 외의 동일 브랜드의 대부분의 다른 모델보다.. 첫 눈에 화려함은 없습니다.

그러나 로마 공항에서 출국 심사를 위해 기다리던 서양 신사의 정장에 매치되어서 보여진 익스1 을 보았을 때의 그 때의 묘한 느낌을..

저 자신은 다행히도 기억하고 있고.. 지금도 느끼고 있기에..

이 친구와 오래도록 동행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잘 못쓰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은 제 휴대폰으로 찍은 거라 다른 분들처럼 예쁘게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나마 기꺼운 마음으로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은.. 제 가장 소중한.. 태어난지 열흘 남짓한 딸 사진입니다.

아직 이름도 못지었군요. 멋진 이름 있으면 추천 받습니다. ^^IMAG0282.jpg IMAG0284.jpg IMAG0285.jpg IMAG0286.jpg IMAG0288.jpg IMAG0196.jpg IMAG015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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