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의 디바스 드림 루미에르 투르비용
불가리에서 몇 년 전 여성을 위한 컬렉션 디바(Diva)를 선보였습니다. 불가리 특유의 대담한 컬러와 불드한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컬렉션이었죠. 시계뿐 아니라 다양한 주얼리를 선보였고, 2013년에는 프랑스의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가 디바 컬렉션의 광고 캠페인에 등장하며 주목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사실 디바 외에도 불가리는 여성만을 위한 시계, 그 중에서도 여성에 최적화한 컴플리케이션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달콤한 베리즈 컴플리케이션도 그 중 한 예죠.
- 디바 하이 주얼리
- 카를라 브루니의 광고 캠페인
- 베리즈 컴플리케이션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기존의 디바 컬렉션이 '디바스 드림(Diva's Dream)'이라는 좀 더 몽환적인 이름으로 바꾸고 여성을 위한 신제품들을 구비하며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올해 바젤월드 리포트에서 소개한 레트로그레이드 분과 점핑 아워 기능을 갖춘 모델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푸른 빛의 라피스라줄리 다이얼, 레드 빛의 하트 오픈 루비(Heart of Ruby) 다이얼이 독특한 색감을 보여줬죠. 다이아몬드를 풀 파베 세팅한 다이얼 버전의 화려한 디바스 드림도 있었습니다.
- 디바스 드림 레트로그레이드 & 점핑 아워 모델
하지만 디바스 드림 컬렉션에서 가장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모델은 뭐니뭐니해도 디바스 드림의 컴플리케이션 시계인 '디바스 드림 루미에르 투르비용(Diva's Dream Lumiere Tourbillon)입니다. 여성스러운 듯 하면서 은근 강렬한 매력을 지닌 시계입니다.
우선 가장 먼저 시선을 잡는 것은 핸드 미니어처 페인팅과 스톤을 믹스해 구현한 컬러풀한 다이얼입니다. 다이얼 상단 부분에는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들이 드리워져 있고, 하단에는 핑크꽃과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꽃들이 만발해 있습니다. 그 사이에 자리한 것이 바로 화려한 컬러의 새 한 마리입니다. 레드와 옐로톤의 밝은 컬러감이 드라마틱한 생동감을 선사하며, 이와 대비되는 부리의 블루 퍼플 빛깔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특히 머리 위 높이 바짝 선 깃털에서는 위트도 느껴집니다.
특히 스켈레톤 디자인의 오픈워크 구조 덕분에 더욱 가벼운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인데요. 투르비용을 탑재한 수동 매뉴팩처 무브먼트 BVL 208을 스켈레톤으로 처리해 다이얼 사이로 살이 비치거나 빛이 투영되면서 훨씬 화사한 느낌을 줍니다. 무브먼트를 오트 감므(Haute Gamme) 핸드 피니싱 처리해 여성을 위한 섬세한 디테일과 피니싱을 자랑합니다. 투르비용은 6시 방향에 자리하는데, 마치 꽃밭의 일부인 것 마냥 꽃 사이에서 우아하게 회전하고 있습니다.
러그 부분도 상당히 독특한데 이는 고대 로마 카라칼라 욕장 바닥을 장식한 모자이크 패턴의 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섬세한 꽃봉오리를 연상시키는 부채꼴 모양입니다(사실 개인적으로는 은행잎이나 여성의 치맛자락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시계에 한결 드레시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디테일이기도 하죠(참고로 디바스 드림 컬렉션은 모두 이 부채꼴 모양의 러그가 특징적입니다). 특히 러그가 케이스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살짝 살짝 움직여서 나름 인체공학적(!)이기도 합니다.
실상 다이아몬드는 다이얼 위의 꽃 부분과 베젤 한 줄, 그리고 위 아래 러그에 한 줄씩 세팅해 불가리의 다른 주얼 워치에 비하면 그렇게 많이(!) 사용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이얼 위의 화려한 색감과 어우러지며 상당히 반짝이는 느낌을 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37mm 사이즈의 화이트 골드 소재 케이스로 손목 위에서 나름 고고한 오라를 자랑합니다(앞서 언급했듯 부채꼴 모양의 러그가 손목을 살포시 감싸줍니다). 크라운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핑크 빛 루벨라이트를 식물 혹은 새의 부리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독특한 디테일이 에워싸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시계를 뒤로 돌리면 케이스백에서는 BVL 208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는데, 마치 열대나무의 커다란 잎사귀가 지나가는 듯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패턴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이색적입니다. 케이스 뒷쪽에서는 파워 리저브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트랩은 마치 새의 몸통 색깔과 맞춘 듯 레드 앨리게이터를 매치했는데, 비비드한 색감이 다이얼과도 잘 어우러지는 듯 합니다. 버클은 원형 모티브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매우 여성스러운 느낌입니다.
포토그래퍼 : 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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