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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잘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 쇼트트랙 남녀 경기를 보다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여러모로 씁쓸하면서 많은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도 좀 안타까운 일이 있어서 속으로만 삭이다가 타포 회원님들은 이해해주실까 싶어 맥주 한잔하고 몇자 끄적여봅니다..
시계와 관련된 넋두리를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그리고 그와 관련된 위로와 때로는 따끔한 질책과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타포밖에 없어서요..
'기변증'은 우리 시계를 좋아하는 타포인이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앓고 있는 병이겠지요..
저또한 중증 기변증을 앓고 있구요..
시계에 대해 막 알아가기 시작하고 중고거래를 처음 하던 시절에는 소위 '수업료'라는 것도 참으로 많이 물었지요..
제일 처음으로 산 중고시계가 오메가 씨마스터 쿼츠 모델이었는데 한달여를 채 못넘기고 60만원의 수업료를 치르고 중고샵에 처분했던 기억이 납니다.
손목의 씨마스터를 보고는 '내가 이런 명품시계를 차도 되나?' 싶어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나네요.. ^^
시계생활 초기에는 한번 기변할때마다 수업료가 컸기에 차보고 싶은 시계는 너무 많았지만 잦은 기변은 못하였습니다.
인기가 없는 매물을 들였다가 몇달간 장터에서 질질 끌다 수업료를 크게 물고 보낸적도 여러번이구요..
그저 돈을 모아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는 재미와 새로운 시계를 하나하나 경험해보는 것에 만족하고 즐거웠었죠..
최근에는 기변증이 더 심해졌더랬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너댓번 기변을 한 것 같네요..
원래 득템 후에는 가급적 득템기를 포스팅 할려고 하는 편인데 최근에는 득템기를 적기도 전에 방출되는 경우가 많아 득템기 조차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중고거래 경험이 쌓이고 장터링을 자주 하다보니 저도 매물을 보는 안목이 좀 생겼다고나 할까요?
(정확히는 시계에 대한 안목이 아니라 시세에 대한 안목)
물론 시계에 대한 지식이나 안목이 고수님들에 비해서는 현격히 부족하지만 적어도 '아.. 저 매물을 득템하면 수업료가 크지는 않겠구나..'
혹은 ' 저 매물은 약간의 수업료만 물면 바로 내 보낼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는 구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너댓번 기변+기추를 했는데 처음 씨마스터 쿼츠에 지불했던 수업료와 비슷한 수준의 수업료를 지불 한 것 같네요..
여기서 맹세컨데 저는 대부분의 거래에 있어 크던 작던 수업료는 물어왔고, 중고거래를 통해 이득을 취한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아주 귀한 레어템 내지 쿨매 매물은 수업료 없이 구매가격에 그대로 보낸 적은 몇번 있기는 합니다.. ^^;)
잠시 얘기가 샜네요.. ^^;;
어쨌든 최근의 잦은 기변과 기추를 하면서 문득 한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계생활 초기에는 타포에서 선배님들의 포스팅을 통해 배우면서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시계를 정하고,
돈을 모으고, 장터에서의 기다림을 통해 마침내 득템하는 희열을 맛보았었지요..
하지만 최근 들어서 어느 순간 부터인가
정말 차보고 싶은 매물이 장터에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수업료를 적게 들이고 또 기변할 수 있는 매물만 찾고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득템 목표를 정해놓고 장터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터링을 하다 충동적으로 득템을 하는 주객전도가 일어나게 된 것이죠..
그러다 보니 득템한 시계에 애정도 크지 않았고 또 내보내고 기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적은 수업료로 다양한 시계를 경험해보게 되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더더욱 중증 기변환자가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틈만 나면 장터를 들여다보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지요..
새로운 시계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았지만 중고거래시 만난 회원님들과 시계 관련 얘기를 나누는 것도 정말 너무 즐거웠구요..
(저와 중고거래를 하셨던 회원님들은 느끼셨을 겁니다..)
'득템'과 '시계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즐거운 만남'
이 두 가지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중고거래의 매력에 걷잡을 수 없게 빠져들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 저 스스로도 '너무 심한거 아닌가..' 걱정 하던 차에 이번에 일이 터졌네요..
또다시 잠깐 경험해볼 생각으로 새로운 득템을 했었고, 채 일주일도 안되어 어제 옆장터를 통해 떠나보내게 되었습니다.
(이력은 확실한 매물이었는지라 득템 당시에도 잠깐 경험해보고 보낼 생각으로
직거래시 결함이 있는지 자세히 살피지도 않았는데 이게 지금 생각해보니 큰 실수였었습니다)
그런데 구매자님께 뒤늦게 다급히 연락이 왔네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안보이는 부분에 외관 상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겁니다..
(전 판매자님께서 혹시 오해를 받으실까 싶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그래서 오늘 구매자님을 다시 만난 결과 결함 부분을 저도 발견을 하였고,
하필 Gold 부분이라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교체 비용이 왠만한 중저가 브랜드 시계값이 나오더군요..
구매자님과 허심탄회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고..
결론적으로는 제가 교체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저때문에 생긴 결함도 아니고 저도 5일 남짓 잠깐 소유했을 뿐인데
어찌보면 저도 피해자인지라 내심 마음으로는 반반씩 부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혹여라도 제가 결함을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판매를 하였고, 혹 발견되더라도 반씩 위험을 분담하도록 유도했다는 오해는 받기 싫어서요..
금전적인 손해보다 그런 오해를 받는것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구매자님은 물론 '저는 판매자님은 믿습니다' 라고 하셨지만 사실 아직도 마음 한켠에 아직도 그런 오해가 있으실 지 모르겠습니다.. ^^;;)
사실 금전적인 손해야 시계생활 하다보면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동안 외상으로 미뤄두었던 수업료를 한꺼번에 치른거라고 여기면 그만인데
그보다는 제가 구매할때와 판매하기 전 어리숙하게 제대로 체크를 못하였다는 것에 대해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네요..
지금껏 나름 매너거래를 하고자 노력해왔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것도 너무 싫었구요..
어찌되었건 간만에 수업료 제대로 한번 물고 제 시계생활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특히 정신적으로 충격이 커서 당분간 기변은 없을 것 같구요..
나중에 다시 기변을 하게 되더라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그때의 그 희열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회원님들은 저와 같은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마시기를 바라구요..
또 직거래시 매물을 꼼꼼히 살피는 것은 기본중에 기본인데 꼭 잊지 마시구요..
판매시에도 내가 차던 시계라도 다시금 꼼꼼하게 살펴보고 판매글을 작성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저에게 그 매물을 분양하셨던 회원님은 절대 결함을 알면서 고의로 모른체 하실만한 분은 아님을 분명히 말씀 드리구요
옆장터를 통해 저한테 구매하신 구매자님은 타포 회원님이시기는 한데 타포를 잘안하신다고 하십니다.
이 글로 인하여 괜시리 불필요한 억측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냥 제가 느끼고 깨달은 바가 있어 회원님들께 넋두리 삼아 풀어놓고 싶었네요..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그럼 다들 좋은 주말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