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 Cleef & Arpels 2014 Report
반 클리프 아펠만의 시그니처가 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메커니즘으로
보면 초고난이도라고는 볼 수 없지만 레트로그레이드와 그것의 응용, 새롭게 창조한 메커니즘 등을 이용해
에나멜 다이얼을 배경 삼고, 골드와 주얼로 만든 오브제를 움직여 마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냈습니다. 보통의 남자라면 좀 오글거릴 수도 있는 시계이긴 하지만 넘치는 감수성의 소유자라면
한번 접해 보고픈 시계일 듯 한데요. 올해는 미드나이트, 밤
하늘을 테마로 한 모델을 대거 선보였습니다. 미드나이트 인 파리에서 파리 밤 하늘의 변화를 365일에 걸쳐 보여준 다소 간단한 형태의 셀레스티얼 모델을 선보인 바 있는데,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냈습니다. 역시 미드나이트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에나멜, 주얼 그 둘을 혼합한 다이얼을 선보였고 남성용의 피에르 아펠에서는 독특한 형태의 GMT 워치를 발표한 점이 눈에 띕니다.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미드나이트 플래네타리움
네덜란드 출신의 AHCI 멤버인 크리스티앙 반 데르 클라우가 개발한
천체 모듈을 얹은 모델입니다. 반 데르 클라우는 자신의 이름을 건 시계를 만들며 애스트로미컬 워치라고
표방하고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플래네타리움, 애스트로비움 같은 천문 시계나 리얼 문 시리즈처럼 입체적인
문 페이즈를 보여주는 모델을 전문으로 합니다. 반 클리프 아펠이 셀레스티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면 번지수를
잘 찾은 셈인데요. 미드나이트 플레네타리움은 반 데르 클라우의 모델 중 비너스를 확장한 것이 아닐까
할 만큼 유사한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금성인 비너스 뿐 아니라 태양계를 구체적으로 그려냈는데
반 클리프 아펠이 주얼러가 아니랄까 봐 지구는 터키석, 태양은 핑크 골드, 화성은 홍벽옥처럼 보석을 이용해 태양계의 행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실제
공전주기에 맞춰 다이얼을 돌도록 되어 있는데 토성은 29년이 넘기 때문에 다이얼에 한 바퀴 도는 것을
보려면 29년이 걸립니다. 수성은 88일이므로 훨씬 움직임의 변화가 크겠죠. 이런 식인데 덕분에 일반적인
시, 분침은 없습니다. 대신 다이얼 바깥쪽에 있는 별똥별이
시간을 표시하는 역할을 하는데 보시다시피 분 단위의 시간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회전 베젤을
이용해 럭키 데이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일년 12달이
그려진 바깥쪽 눈금에 빨간색 마커를 맞춰두면 별 모양 아래에 지구가 위치하게 되는 기믹을 지니고 있습니다. 좌, 우의 버튼은 시계의 년, 월, 일을
세팅하는데 사용되도록 했습니다. 랑에의 셀레스티얼 모델인 리하르트 랑에 테라루나와 비교하면 두 시계의
접근법이 매우 다른데 이런 차이점이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피에르 아펠 오르 디시&오르 다이에흐(PIERRE ARPELS HEURE D'ICI & HEURE D'AILLE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