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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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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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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서는 올해 첫 번째 리뷰군요. 이번 리뷰는 파네라이 라디오미르 1940 PAM 512입니다. 솔리드 러그를 지니면서 크라운 가드가 없는, 거칠게 말하면 루미노르 케이스에 크라운 가드가 없는 형태가 라디오미르 1940입니다. 사실 파네라이에서는 흔한 형태인 와이어 러그의 기존 라디오미르는 회중시계와 손목시계의 과도기적 모습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회중시계를 손목에 매달아 사용하기 위해 와이어를 회중시계에 땜질 했었고 이것을 재현한 것이 라디오미르입니다. 물론 지금의 라디오미르는 러그를 쉽게 분리하도록 사실상 재설계를 하면서 드라이버만 있다면 스트랩을 쉽게 교환할 수 있는데, 당시에는 땜질로 고정되었기 때문에 스트랩을 끼운 뒤 재봉을 해야 했습니다. 손목시계로의 발전상은 라디오미르 -> 라디오미로 1940 -> 루미노르 순으로 확인되며 이것의 포인트는 러그와 케이스와 일체화입니다. 라디오미르 1940이 나타난 1940년을 경계로 한 시점에서는 손목시계의 틀이 완전하게 잡혔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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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미르 1940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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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미르 1940은 또한 파네라이 안에서 보여지는 과도기적 형태입니다. 방수와 충격으로부터 크라운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크라운 가드는 1950으로 부르는 PAM 127에서 알 수 있듯 1950년대 이 후에는 파네라이의 상징처럼 자리잡게 됩니다만, 라디오미르 1940에는 없습니다. 라디오미르와 루미노르라는 이름은 애초에 사용된 야광도료에 의해 결정된 것이지만 현재에는 케이스 형태를 구분 짓고 있는데요. 지금의 파네라이를 본다면 크라운 가드가 없는 모델은 와이어 러그냐 솔리드 러그냐에 상관없이 라디오미르로 봐야 할 것 같군요. 사실 1940년을 전후로 PAM 512와 같은 케이스만 만들었던 것도 아니지만 라인업을 위해서 메이커는 명확한 경계를 지을 필요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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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399


라디오미르 1940 케이스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2012년 등장했습니다. 미네르바의 클래식한 회중시계 수동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하는 칼리버 OP XXVII를 탑재한 PAM 398 399였습니다. 100개가 생산되어 리미티드 에디션의 인기가 높은 파네라이에서는 이것을 구입할 수 있거나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희박했기 때문에 라디오미르 1940이 실제로 어떤 느낌인가는 모니터를 통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작년에 발표된 PAM 512 PAM 514가 딜리버리 되기 시작하면서 라디오미르 1940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리뷰 모델이 42mm 케이스의 PAM 512이고 PAM 514는 칼리버 P.3000을 탑재한 47mm 케이스입니다. 파네라이의 라인업은 크게 라디오미르와 루미노르로 구분해 왔는데 인 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P.9000이 등장하면서 루미노르는 루미노르와 루미노르 1950으로 다시 한번 분화됩니다. 루미노르 1950 PAM 127의 유선형의 오리지날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거나 다운사이징을 한 것인데요. 라디오미르는 와이어러그의 기존 라디오미르와 솔리드 러그의 라디오미르 1940으로 분화된 셈입니다. 쿠션 케이스가 파네라이 최대의 매력이면서 케이스를 변형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시에 제약으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런 세분화는 필연적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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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512는 새로운 케이스 디자인이기 때문에 상세하게 살펴봤습니다. 크라운 가드를 빼고 보면전반적으로 루미노르 1950과 유사합니다. 미끈한 러그와 한 번 접은 듯한 케이스 측면 라인은 매력적인데요. 케이스 측면의 경우 한 번 접어낸 라인 때문에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크라운이죠. 루미노르 1950처럼 크라운 가드가 있다면 보이지 않는 부분입니다만 이것이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처리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크라운은 방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습니다. 생각보다 처리법은 단순했는데 크라운이 위치하는 만큼의 면적을 평평하게 잘라냈습니다. 그럼 당연히 케이스와 크라운의 밀착성이 높아지는데요. 오버사이즈의 크라운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완전하게 밀착되었다는 느낌은 사실 좀 떨어지지만, 크라운 스템이 튜브 속으로 들어간 구조라 방수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였습니다. 100m 방수라는 스펙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크라운은 라디오미르, 루미노르에서는 볼 수 없는 원통형의 두툼한 오리지날의 형태를 재현했는데 손 끝에 가득 채워지는 넉넉함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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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히스토릭 라인으로 분류되는 만큼 2중 레이어의 샌드위치 방식입니다. 위는 아라비아 숫자와 바 모양으로 구멍을 냈고 그 아래에는 야광도료를 올린 플레이트를 겹칩니다. 이것의 장점은 풍부한 야광도료의 양으로 지속성이 깁니다. 베이지색 야광을 바늘과 인덱스에 사용해 빈티지 효과를 내며 이제 이런 기법은 그다지 특징적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대중적입니다. 폰트도 유사한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빈티지처럼 보이기 위한 기법을 사용했으나 다소 약한 이유는 글라스의 형태 때문입니다. 돔 형태가 아니라 평평하기 때문인데요. PAM 372처럼 돔 글라스를 사용했으면 더욱 극적인 효과를 얻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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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P.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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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P.9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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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깔끔한 피니싱을 했습니다


탑재된 무브먼트는 칼리버 P.999(정확하게는 P.999/1) P.2002로 시작해 P.9000, P.3000, P.5000 시리즈로 빠르게 확장한 파네라이의 인 하우스 무브먼트 라인업의 하나입니다. P.999 시리즈가 다른 인 하우스 무브먼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성격인데요. 현대적인 특성을 지닌 여느 인 하우스 무브먼트와 달리 클래식합니다. 파생형태를 염두하고 만든 다른 시리즈들과 달리 현재에도 타임 온리의 형태만 있고 구성을 봐서는 초침 유무만 차별이 있는 타임 온리로만 나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왜 이런 무브먼트를 선보였나에 대한 의문은 여성용 혹은 클래식한 스몰 케이스를 위함이다가 답이 될지 싶은데요. 오버사이즈를 동력으로 성장한 파네라이에서는 칼리버 P.999가 지분을 크게 가져갈 확률이 높지 않아 보이지만 있다고 나쁠 건 없겠죠. 커다란 스크류를 사용하고 코드 드 제네바 같은 전통적인 표면 가공 대신 평평한 표면에 새틴 처리를 한 파네라이 스타일을 공유하고 있지만 브릿지의 분할이나 스크류 밸런스를 사용한 부분에서는 클래식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P.999의 경우 독특하게도 다운 그레이드 버전인 P.999/1이 있는데요. 이는 리뷰의 PAM 512에 탑재된 것이기도 한데 P.999 P.999/1는 스완넥 레귤레이터의 유무로 후자에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PAM 512의 로즈 골드 케이스 버전인 PAM 513는 칼리버 P.999를 탑재해 모델을 차별화하는 식인데, 과연 이 같은 차별이 괜찮은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칼리버 P.999 P.999/1은 싱글 배럴로 60시간 파워리저브, 진동수는 21,600vph, 19석이며 지름은 12리뉴의 스펙입니다. 스펙상 피아제의 칼리버 830P와 대단히 유사하며 스펙상 차이점은 두께 정도인데요. 해외에서 둘의 유사성이 잠시 거론되길래 봤더니 밸런스와 배럴 위치 등 칼리버 830P를 베이스 무브먼트 보거나 하는 연관을 짓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심플한 칼리버 P.999는 딱히 거슬리는 부분도 없지만 크게 인상적인 부분이 없이 무난했습니다. 크라운을 풀어 와인딩, 한 칸 당기면 시간 조정입니다. 와인딩 시 크라운의 텐션은 와인딩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약하지 않고, 부담감을 가질 만큼 반발력이 강해서 돌리기 어려울 만큼 강하지도 않은 수동 시계로서 감는 재미가 있는 정도였습니다. 시간 조정시에는 시침이나 분침이 원하는 위치로 이동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고 원하는 대로 잘 움직여 주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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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질이 또 하나의 즐거움인 파네라이에서 줄 질은 쉽고 간단해야 합니다. PAM 512을 비롯 새로운 라디오미르 1940 독특한 부분이 케이스와 스트랩의 연결 법입니다. 기다란 스크류를 사용하는 클래식 형태이거나 플라스틱 툴을 이용한 원터치 방식이 아닌 스프링 바를 이용합니다. 다른 메이커에서는 일반적이긴 하나 파네라이에서는 오히려 생소한 방식인데 개인이 손쉽게 스트랩을 교환하는 데에는 조금 난이도가 따르며, 드라이버나 툴이 동봉되는 것과 달리 스프링 바를 분리하기 위한 툴은 동봉되지 않습니다. 개인이 직접 스트랩 교환을 하려면 스프링 바 교환용 툴을 구입해야 하고 자신이 없다면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데요. 줄 질이 재미인 파네라이인데 좀 불편한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본 스트랩은 매트 블랙 앨리케이터에 화이트 스티치를 넣었고 탱 버클과 조합됩니다. 42mm 케이스이므로 다른 모델의 크기가 부담스러웠다면 상대적으로 소화하기 용이합니다. 특유의 평평하며 넑직한 케이스 백은 여느 파네라이와 유사한데요. 덕분에 착용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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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라디오미르 1940은 컬렉터라면 새로운 케이스인 만큼 새로 들여야 할 모델임에 분명한데요. 처음으로 파네라이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크라운 유무에 대한 취향이 선택을 가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양감 넘치는 솔리드 한 크라운 가드야 말로 파네라이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주저하리라 보여지고, 반대로 크라운 가드가 손등을 누르는 불편한 부품이라고 본다면 라디오미르 1940을 선택하겠죠. 파네라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제한된 케이스 디자인에 다양성을 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여집니다. 예전 인터뷰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이제 파네라이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라운드 케이스의 마레 노스트럼이 남이 있긴 하나 이것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만한 카드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않을 것이라 보기 때문에 라디오미르 1940의 향후 선전에 따라 메이커의 활력에 영향을 주리라 보여집니다


촬영 : 2nd Round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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