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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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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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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1

 한때 '노노스족(Nonos)'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Nonos족이란 말은 남들과 차별화를 위해 알려지지 않은 물건을 사고, 조금 더 특별한 물건을 찾는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시기적으로는 경기가 꼬꾸라지기 1년전인 2008년. 제가 삼각김밥을 사먹는데 대인배 기질을 발휘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어쨌거나 Nonos족 유행은 몇개월만에 소리없이 사라지는 최후를 맞았습니다. Nonos족의 품위를 유지하기엔 비용도 많이 들을뿐 아니라 아무도 그들을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때 아무것도 모르고 유행을 쫒은 강남의 자손들과 홍대의 남여, 잘나가는 집의 자제들의 품위유지비는 조용히 저 하늘로 공중분해 됐었습니다.

마음의소리2

 롤스로이스는 단연 지상 최고의 차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다 롤스로이스를 탈 수 있다면 최상의 차는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탄노인, 이글스턴, B&W의 스피커는 최고입니다. 하지만 이런 스피커의 소리를 매일아침 지하철 안내방송이나 계란파는 아저씨의 스피커에서 만날 수 있다면 최상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 질 것입니다. 파텍필립은 지상 최고의 시계메이커입니다. 하지만 아무나 파텍필립을 찰 수 있는건 아닙니다.

ROLEX
OYSTER PERPETUAL

나오는 소리

 흔히들 롤렉스는 절대로 파텍필립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모더레이터가 특별 가산점을 주고도.. 이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롤렉스는 파텍필립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쯤에서 드는 재미있는 생각은 '파텍필립이 될 수 없는 롤렉스가 과연 파텍필립이 되고 싶어할까?'라는 질문입니다. Bruno Meier(현 롤렉스 CEO)씨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롤렉스는 딱히 그럴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미닛리피터는 고사하고 중상위 브랜드들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뚜르비용도. 퍼페츄얼도 없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똑딱 하고 넘어가는게 다인 데이-데이트나 라면 끓일때나 쓰인다는 크로노그라프 기능이 달린 데이토나가 현 롤렉스 복잡시계의 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렉스는 기천만원대의 가격대를 유지하며, 여전히 수 많은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시계로 오롯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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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저스트 
 예전에 지인분과의 대화가 문득 떠오릅니다. 그분께서는 제게 '언젠가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시계생활을 끝내야 할 때. 어떤 브랜드의 시계만 남기고 정리하는게 가장 좋을까' 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어떤 시계를 남겨야 아쉬움 없이 지름의 끝을 맞이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나름의 답을 채 내지 못했고. 그분의 손목을 보았습니다.

그분의 손목에는 롤렉스 GMT-II 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시계가 여러점 있는 마니아이든 한 두점 있는 마니아이든 롤렉스의 시계는 어딜가나 등장합니다. 보기만 해도 덜덜 떨리는 브랜드의 시계를 가지고 있는 마니아의 포커스 뒤켠에는 흐릿하게나마 롤렉스의 그것이 보입니다. 시계를 모시는 사람보다 시계를 즐기는 사람들의 컬렉션에서도 역시 롤렉스가 보입니다. 한점 있어도 롤렉스. 여러점 있어도 롤렉스입니다.

 세계 최초로 데이-데이트를 개발한 점이나 오이스터케이스, 스크류다운 크라운의 개발, 자사 무브먼트, COMEX, 독보적인 단일 브랜드라는 자부심까지. 롤렉스를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것들만으로 롤렉스를 완성시킬수는 없습니다.

 무엇이 롤렉스를 완성시키며, 수 많은 마니아들을 롤렉스의 세계로 빠뜨리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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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시계 자체는 '완성형'입니다. TF에서 유명한 모 회원님의 말씀을 빌자면 파네라이가 유저가 만들어가는 시계라면 롤렉스는 그 반대입니다. 어떤 더하기도 어떤 빼기도 변화(variation)도 필요없는 시계가 롤렉스입니다. 하지만 롤렉스는 부족합니다. 시계 자체는 완성형이지만 롤렉스는 완성이 아닙니다.

 롤렉스의 완성은 손목에서 이루어집니다.

손목위의 로렉스만큼 아름다운것은 없습니다. 와인더의 로렉스는 예쁘지만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다이빙, 등산, 여행이 아니어도 손목위에는 롤렉스가 올라가 있어야합니다. 차를 탈때도. 업무를 볼때도.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때도. 회사 화장실의 거울앞에서도. 롤렉스는 손목위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손목위에 올라가 있는 로렉스는 내가 봐도 아름답지만 다른사람의 눈에 보였을때 더욱 멋져보입니다. 손목 위에서 빛나는 다섯갈래의 왕관. 빛을 타고도는 깔끔한 디자인. 절제있는 브레이슬릿은 착용하는 오너의 신뢰를 배가시켜줍니다. 밋밋하다고 방출하기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롤렉스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시계중 하나입니다. (리세일 손해는 맨날 보시면서 서브마리너만 세번 재구매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

롤렉스는 나이를 타지 않습니다. 사람도 가리지 않습니다. 만약 롤렉스가 사람을 가리는 시계였다면 지명도와 대중성. 대를잇는 아름다움은 찾아볼 수 없었을것입니다. 파텍필립을 아무나 편하게 살 수 없기에 롤렉스가 존재하는것이고. 리처드밀을 아무나 소유할 수 없기에 롤렉스가 존재합니다. 최상의 시계는 될 수 없지만 롤렉스는 단연코 최고의 시계입니다.

서브마리너 광고중에서..

 롤렉스를 가진자는 여유롭습니다. 롤렉스의 시계는 우정의 이미지보다는 미소와 여유로움을 연상시킵니다. 이 여유로움을  이미지 마케팅이라고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가격대비 의미없는 시계라고 비판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계식 시계 마니아가 60년가까이 만들어온 이미지에 대한 대가를 비방하기에는 롤렉스의 나이가 너무 많으니까요.

 이는 롤렉스를 비방하는 유저들이 롤렉스 오너들에게 똘레랑스(tolerance-관용)를 베푸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감성적이면서도 고독한 남자(혹은 여자)를 위한 시계. 사람이 만든 제도가 한세기를 못가는 시대안에서 롤렉스는 변하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랑받아야합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롤렉스는 투자하는 시계가 아닙니다. 당신이 가는곳 어디나 롤렉스가 함께하게 해주세요. 당신의 롤렉스는 당신이 오너가 된 순간부터 당신의 자서전입니다. 롤렉스의 역사를 새로이 작성해주세요. 세상이 전부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워렌버핏만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아니어야만 가능한 일을 당신은 해내고 있습니다.

 

Explore and Rewrite it. 롤렉스가 사랑받아야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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