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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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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dor Lady Sub

 
얼마 전 중국 심천에 갔을 때 - 업무차 갔습니다만 - 귀국날인 일요일 오전에 시간이 남아 호텔 근처를 돌아다니다 명품 백화점 비슷한 것을 보고 들어가서 구경을 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 가니 시계 매장이 있었는데 롤렉스, 오메가 등등의 제품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튜더 코너가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튜더는 그렇게 알려진 브랜드는 아닙니다만 90년대에는 롤렉스의 자매 브랜드도 꽤 알려진 브랜드로 일본 잡지에서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어느 순간 조용히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이베이서나 구경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사정이고 유럽이나 미국 등은 좀 다르겠지만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꽤 열심히 둘러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다른 시계들에 비하면 튜더의 역사는 짧은 편입니다만 - 롤렉스도 그렇습니다 - 그 역사는 오이스터 케이스 탄생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롤렉스의 창업자인 한스 빌스도르프의 세계화 전략이었다고 합니다.
 
검증된 오이스터 케이스를 사용하되 무브는 싸게 해서 보다 넓은 판로를 개척해 보자는 것이었는데 현재에 와서는 브랜드 자체가 빈티지처럼 느껴지는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중국과는 다소 사정이 다르겠지만 홍콩에서는 튜더의 인지도가 꽤 높은 편인데 영국을 겨냥한 브랜드였던 만큼 그와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튜더라는 브랜드 자체가 당시 롤렉스의 최대 시장이었던 영국의 절대 왕정 시기인 튜더 왕가에서 따 온 것이며 그로 인해 초기의 튜더는 방패 로고와 장미 로고를 혼용해서 사용하였습니다.
 
그 후 한스 빌스도프의 사후에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게 되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A/S 등에 대해서는 롤렉스 센터에서 겸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매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떠나 제가 튜더 시계를 처음 접한 것은 80년대였습니다.
 
당시 삼촌이 보여 준 시계가 튜더였는데 아마 서브였던 것 같습니다.
 
삼촌말로는 이게 롤렉스에 만든 것이라면서 조금 자랑을 했는데 그땐 제가 초등학생이었지만 그래도 롤렉스, 부로바, 오메가 등은 들어본 터라 인정을 해 드렸던 것 같습니다.(물론 그 당시 저는 디즈니 수동 시계나 카시오 전자 시계를 더 좋아하던 터라 그 간지를 느낄리 없었습니다만)
 
어쨌든 삼촌말로는 이 시계는 롤렉스의 반값도 안되지만 실제로 내용물은 같고 외장에서만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당시에 무브나 케이스, 브레이슬릿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었으므로 대충 말하고 대충 알아 듣는 식이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삼촌이 아야기한 것은 반대였습니다.
 
즉 케이스는 같지만 무브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지금에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브랜드 가치보다 실질적인 가격 대비에 의한 소비자 인식도 꽤 컸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지금은 완전히 반대가 되어 내용물은 같더라도 브랜드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의 차이가 더 큰 시대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튜더의 인지도는 낮아지는 것이 아닐까라고도 생각되지만 그 이면에는 롤렉스에 대한 답습도 큰 작용을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 튜더의 모델을 보면 롤렉스의 데이토나, 서브, 데이트 저스트와 완전 판박이로 단지 다른 것은 무브와 로고 정도인데 이러한 판박이 염가판의 이미지가 결국 굳어졌을 것입니다.
 
후에는 에어로노트, 하이드로노트 등의 다소 개성있는 모델들이 출시되었지만 일단 케이스 자체부터 롤렉스의 잔영이 너무 깊습니다.
 
제가 더 나이를 먹고 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 잊고 있었던 튜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그 중에서도 서브에 특히 관심이 가더군요.
 
 
튜더의 서브마리너는 현재는 빈티지가 되었습니다만 - 이베이 등을 보면 현재의 롤렉스 서브보다도 비싼 제품들이 가끔 나옵니다만 - 제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33mm 사이즈의 미니 서브였습니다.
 
물론 당시로서는 튜더 제품이라고 해도 제가 감당할 정도의 가격은 아니었기에 더욱 동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만 우선 그 사이즈 자체가 남다르다는 점이 크게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한 관심이 일관된 것이었다면 그 동안 마련하고도 남았겠지만 취향이라는 것이 늘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을 때도 있어 결국 마련하지 못했는데 이베이 등을 살펴 보면서 다시 그 생각이 나더군요.
 
그런데 그 중에서 눈에 띈 것이 여성용의 레이디 서브였습니다.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이베이에서 구입하고 말았는데 제가 좋아서 구입한 것이지만 용도가 여자용인 만큼 집사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타임 포럼에서 다루는 시계들은 스포츠 워치가 많고 대개 남성용이라는 점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넓은 범위에서 보자면 이 역시도 재미있는 아이템이 될 것 같아 소개해 봅니다.
 
기본적인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브먼트 : 2671 오토매틱 무브먼트
모델명 : Tudor Princess Oyster Date Lady-Sub
케이스 지름 : 27mm(크라운 제외)
 
 
실제 케이스의 크기는 500원짜리 동전과 비슷한 크기로 정말 작습니다만 이 조그마한 시계가 서브마리너의 축소판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이 있습니다.
 
 
물론 데이트 져스트를 비롯하여 롤렉스에는 여성용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남자인 제가 보기에 그다지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데 비하면 이 시계는 여성용임에도 그 느낌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시계에는 고유의 매력이 있고 그것을 느끼는 사람들마다의 심미안은 각각 차이가 있겠지만 서브만큼 폭넓은 인기를 누리는 제품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사람들마다 각각 차이가 있는 심미안 중에 공통된 요소가 롤렉스 서브마리너에는 보다 많이 내포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기에 더더욱 이를 축소한 튜더의 미니 서브, 그보다 더 작은 레이디 서브에 관심이 갑니다.
 
 
비록 중고기는 하지만 오버홀을 거친 후라 상태는 비교적 괜찮은 편입니다.
 
 
용두에는 왕관 마크가 있으며 도트 대신 바가 하나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듯이 이렇게 작은 크기임에도 시인성은 꽤 우수한 편입니다.
 
평소에 느끼는 것이지만 대개의 여성용 시계들은 시인성이 별로 안 좋다라고 생각되는데 레이디 서브는 그 중에서도 발군의 시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제가 좋아서 구입한 것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제가 이니라는 아이러니가 있음에도 집사람이 풀어 놓고 있을 때에는 주로 제가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보면 볼수록 서브의 축소판이라기 보다는 이것도 하나의 서브라고 생각되는데 너무 깊게 빠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초의 계획은 미니 서브였는데 일단 이것으로 대체하였으니 용돈을 조금 더 모아서 도전해 보아야 하겠지만 서브가 주는 매력은 그만큼 큽니다.
 
 
막상 사용자인 집사람은 오토매틱을 처음 써 보아서 그런지 다소 신기해 했었습니다만 금요일 저녁에 풀어 놓고 월요일 아침에 차려고 하였을 때의 불편함에 다소 실망한 것 같습니다만 이는 왜 여자들이 철마다 옷을 사야 하는가에 대한 남자들의 불평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서브의 오이스터 케이스를 모티브로 한 시계들은 매우 많습니다만 - 특히 군용시계에 많은데 - 그 중에서도 튜더의 서브는 가장 직계에 속하면서도 가장 많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록 급수는 낮을지라도 컬렉션의 대상으로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원래의 길과는 다른 길로 살짝 샌 것 같은데 서브의 현신이라는 점에 그만 빠져 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존재감이 만빵인 서브의 컴팩트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생각하고 있었던 미니 서브가 레이디 서브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은 그만큼 제가 서브의 깊은 매력에 취해 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사용하지는 않지만 저의 대리만족으로 구입한 레이디 서브를 같은 용도로 또 구입할 리는 없을 것이고 당분간은 - 아마 몇 년은 가지 않을까 합니다만 - 서브의 꿈을 꾸며 살아갈 것입니다.
 


관리자에 의해 2008-04-23 오후 7:13:02 에 복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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