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턴 1830
리뷰에 앞서 보메 메르시에라는 브랜드의 행보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해야할거 같습니다.
1830년도에 프레스 봄(Frères Baume)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1918년 3대째 시계 사업을 이끌어가던 윌리엄 봄이 파트너 폴 메르시에를 만나면서
보메 메르시에 (Baume & Mercier) 라는 이름으로 재정비 됩니다. 이후 보메 메르시에는 1993년 리치몬트 그룹에 합류하게 됩니다.
럭셔리 브랜드에 있어서 긴 역사는 그들의 엄청난 유산이자 자랑일수 있습니다만, 리치몬트 그룹내에서의 보메 메르시에의 브랜드 서열상의 위치나 컬력션의 정비는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지향하고 있는 방향 역시 일반 소비자- 시계 매니아들을 포함한- 에게 어필하기 미흡한 부분들이 많았었습니다. 2009년 보메 메르시에는 리치몬트 그룹 내 까르띠에 및 IWC에 몸담 았었던 알랭 짐머만을 대표로 내세웁니다. 리치몬트 그룹 내에서 대성공을 이룬 DNA를 보메 메르시에까지 전파하라는 특명과 함께 말입니다.
알랭 짐머만은 ' Life is about moments ' 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보메 메르시에를 정비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2012년 SIHH에서 보메 메르시에는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한 '햄튼'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2013년 SIHH에서 보메 메르시에가 내세웠던 것은 '클리프턴' 컬렉션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메 메르시에는 '클리프턴 - 케이프랜드 - 클래시마 - 리네아 - 햄튼' 의 5가지 컬렉션으로 심플하게 정리가 되었으며, 알랭 짐머만이 강조하는 라이프 스타일 코드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예측입니다만, 2014년 혹은 2015년 SIHH에서는 스포츠 계열의 컬렉션이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서론이 불필요하게 길었습니다만... 이제 이번 주인공인 ' 클리프턴 1830 ' 에 대한 리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리프턴 1830은 보메 메르시에의 1950년대 뮤지엄 피스를 모티브로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탄생시킨 시계 입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1950년대의 뮤지엄 피스나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클리프턴 1830 두 모델을 단순히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보메 메르시에만의 아주 독특한 특징은 없습니다. (골드 케이스 정장용 수동 시계에서 독특한 디자인을 기대하는 것이 조금 무리한 기대이긴 합니다. ^^; )
골드 케이스에 6시에 위치한 세컨드 핸즈의 형태는 정장용 시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디자인 입니다.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 클리프턴 1830 ' 은 차라리 아래의 1950년대 뮤지엄 피스를 그대로 복각했더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1. 케이스
지름 42mm 로 18K 레드골드를 사용했습니다. 레드골드를 한번 녹인 후 주형에 흘러 넣어 굳히는 잉곳(Ingot) 주법이 적용되었으며, 러그 쪽 형태가 독특합니다. 이 형태때문인지는 몰라도 실제 착용시에는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공식 사이즈인 42mm보다 약간 더 큰 느낌이 듭니다. 두께는 8.85mm로 정장용 시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1) 용두 : 보메 메르시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황금비율을 의미하는 파이(Phi) 심볼이 새겨져 있습니다.
2) 글래스 : 곡면 사파이어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클리프턴 1830은 클리프턴 컬렉션중 플래그쉽에 해당하는 모델인만큼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쓴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빈티지 시계들의 운모 글라스에서나 볼 수 있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3) 시스루 케이스백 : 시스루의 케이스백에도 전면과 마찬가지로 사파이어 글래스를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정장용 시계로서는 무난한 정도의 50m 방수를 제공합니다.
2. 다이얼과 핸즈
은은한 유백색의 실버 색상을 띄고 있고, 리벳 처리된 아라비안 인덱스, 훌륭한 피니싱으로 마무리된 알파 스타일의 시침과 분침, 6시 방향의 블루 컬러의 세컨드 핸즈등 기본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다이얼의 은은한 느낌과 날카로운 알파 핸즈의 조화는 시계를 한층 더 우아하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확 튀는 느낌은 없으나 오랜 기간을 함께 하더라도 질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다이얼과 핸즈의 모습은 보메 메르시에가 강조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코드를 충실하게 반영한 느낌입니다.
3. 무브먼트
무브먼트 전문 제작회사인 라주페레(La Joux-Perret)에서 제작한 칼리버 7381 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더블 배럴을 적용했으며, 5 자세 조정되어 있습니다. 파워 리저브 역시 더블 배럴이 적용되어 있는 만큼 90시간에 달합니다. 본 리뷰를 진행한 클리프턴 1830은 보메 메르시에의 배려로 착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았는데, 실제 풀와인딩시 4일간은 정상적으로 동작한 것으로 봐서 실제 파워 리저브 시간이 90시간이 약간 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무브먼트 전문 제작회사인 라 주페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알고 싶으신 분은 하기 링크의 알라롱님의 글을 참조 바랍니다.
---> https://www.timeforum.co.kr/1209165
클리프턴 컬렉션에서 가장 메인 모델이어서인지 무브먼트 데코레이션에도 많은 신경을 쓰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기보다는 정갈하게 정돈된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4. 스트랩과 버클
검정색 엘리게이터 스트랩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버클 역시 18 K 레드골드로 제작했습니다. 버클의 끝단 부분이 라운드 형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핀버클이 적용된 모델임에도 스트랩의 사용 수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골드 케이스의 시계를 좋아하지 않았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취향이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고 있다는 증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 때가 되면 골드 케이스의 정장용 시계 (수동 무브먼트 +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 정장용)를 하나 지르고 싶다는 소박한 -와이프가 알면 큰일날지도 모를...-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침 이번 리뷰를 통해 제 위시리스트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 클리프턴 1830'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굉장히 감격적이었습니다.
보메 메르시에가 클리프턴 1830에서 시도한 것은 아마도 그들의 길고긴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위대한 유산'과 최근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일상 생활 어느 순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코드'의 적절한 타협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치몬트 그룹내에서도 특히나 보메 메르시에의 앞으로의 향방은 더욱 더 기대가 됩니다. 리뷰에서 소개해 드린 클리프턴 1830 외에도 클리프턴 컬렉션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모델들이 많습니다. 골드/스틸 케이스 구분 및 수동/자동 무브먼트 구분, 다이얼의 색상등 기호에 맞춘 다양한 클리프턴 컬렉션이 궁금하신 분들은 보메 메르시에의 홈페이지나 가까운 매장을 들러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문페이즈가 적용된 클리프턴 컴플리트 캘린더가 굉장히 맘에 듭니다.)
[클리프턴 컴플리트 캘린더]
총평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플러스)
1.적당한 사이즈(42mm)의 얇은 골드 케이스 정장용 시계
2.파워 리저브 90시간
3.무난한 디자인의... 그러나 두고두고 질리지 않을 디자인
- (마이너스)
1.브랜드 가치와 판매가격 사이에서의 갈등
- 골드 케이스의 클리프턴 1830에서 국한한다면 안타깝게도 그 가격선에 고를 수 있는 시계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 다만 스틸 케이스로 선택의 범주를 넓혀 보자면,클리프턴 컬렉션이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라인업과 가격대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Picus_K 님의 멋진 착용 사진과 함께 리뷰를 마칩니다.
*.리뷰 시계는 보메 메르시에 코리아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멋진 사진은 Picus_K 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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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니 예쁜 시계임에는 분명하지만, 가격대의 경쟁상대들이 너무 강력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