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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pain ::

차이니즈 캘린더

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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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계시장에서 중국이 발휘하는 영향력은 이제 절대적입니다. 스위스 시계의 수출액으로 보면 대상국 중 홍콩이 2위의 2배가 넘는 금액으로 1위, 미국이 2위, 그 다음이 중국입니다. 재작년인가 SIHH에 참가한 어떤 브랜드에 PT에 참석했던 기자가 전해준 말에 따르면 중국에는 하루에 점포 하나가 생기고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더 무서운 건 예년대비 60%가 넘는 초고성장률인 점입니다. 규모도 큰데 가속도까지 엄청난 시장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가의 하나이며 11위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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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잘 나가는 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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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366 'Fu(福)'


때문에 시계업계를 먹여 살리고 있고 앞으로 먹여 살려줄 중국을 향한 애정은 몇 년 전부터 노골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트 윈도우가 있는 시계의 경우 광고이미지의 날짜를 잘 살펴보세요. 유심히 보셨다면 변화가 있다는 걸 아실 텐데요. 전에는 메이커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20으로 시작되는 숫자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24 같은 숫자죠. 요즘 보면 ‘8’이 상당히 애용됩니다.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입니다. 중국 시장용 리미티드 에디션은 이제 흔하다면 흔합니다. 파네라이처럼 다이얼에 ‘福’을 넣은 모델도 있고요. 이렇게 시계 메이커들은 중국 시장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중 갑이라면 블랑팡의 차이니즈 캘린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말했던 8이나 福은 이에 비하면 립 서비스 정도로, 태음태양력(즉 달의 주기)에 기반하는 중국력(음력, 여기서는 모델 이름에 맞춰 중국력이라고 표시하겠습니다)에 관한 이해를 드러내는 메커니즘이나 완성도 측면에서 다른 중국용 모델과 심도차이가 확연합니다. 거기에 확인사살이라도 하려는지 차이니즈 캘린더의 Ref.넘버는 00888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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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은 그레고리안력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1년은 365일이고 실제 태양시와의 차이는 4년에 한번 오는 윤년을 통해 보정합니다. 이것은 퍼페츄얼 캘린더의 핵심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달력은 그레고리안력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역에 따라 사용하던 고유한 달력이 있기 마련인데요. 파르미지아니가 선보였던 히지리 캘린더(이슬람력), 위블로의 안티키테라를 통한 이집션 캘린더 등(뭐가 하나 더 있었던 것 같은데…….)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 히지리 캘린더는 클락이라 여기서는 논외고, 안티키테라와 차이니즈 캘린더가 비교대상인데 현재로서는 안티키테라는 판매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 직접 비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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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45mm, 두께 15mm의 케이스는 크고 아름답습니다. 케이스 소재는 플래티넘으로 20개가 예정된 리미티드 에디션에만 사용되고, 일반 버전은 핑크 골드가 사용됩니다. 커다란 케이스 덕분에 가죽 스트랩이 달려있음에도 브레이슬릿까지 금인 시계에 맞먹는 200g에 달합니다. 무시 못할 무게죠. 디자인은 빌레레에서 기반합니다. 2단의 스텝 베젤과 로만 인덱스와 바늘 모양에서 특성이 드러납니다. 큰 지름임에도 다이얼에는 여유가 없습니다. 인덱스 안쪽으로는 동서남북으로 하나씩 공간을 차지한 스몰 다이얼이 있는데 친숙한 한자가 보입니다. 보베(Bovet)같은 메이커가 옛날에 중국 왕실에 납품했던 앤틱이나 스포스터 다이얼의 한자를 처음 보았을 때처럼의 반가움입니다. 다이얼은 에나멜로 두텁게 성형했습니다. 에나멜 다이얼(그랑 푀)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질감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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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제공 by Picus_K


이미지처럼 4시와 5시 그리고 7시와 8시 사이에 일종의 시크릿 코드(?) 같은 게 하나 씩 있습니다. 이것은 블랑팡에서 에나멜 다이얼에만 있는 거라고 하는데요. 나중에라도 실물을 보게 되면 숨은 그림 찾기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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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분침과 로만 인덱스 바깥쪽에 있는 날짜는 그레고리안력 퍼페츄얼 캘린더 메커니즘에 기반하여 움직입니다. 스몰 다이얼은 중국력을 표시합니다. 


12시 방향의 스몰 다이얼 : 2시간 단위로 24시간 표시


음양표시가 된 3시 방향 스몰 다이얼 : 오대원소(안쪽)와 십간(바깥쪽)이며 1회전은 10년 주기입니다. 


6시 방향 문 페이즈 : 차이니즈 캘린더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보통의 퍼페츄얼 캘린더라면 달의 위상만을 표시하는 단순한 형태지만, 중국력(태음태양력)이기 때문에 기준이 됩니다. 


9시 방향의 스몰 다이얼 : 12주기인 월(안쪽)과 30주기의 일(바깥쪽) 그리고 윤달(윤년 아닙니다)이 표시됩니다. 12시 방향 작은 창에서 윤달이 표시되는데, 빨간색이 되면 윤달입니다. (윤달은 잘 아시겠지만, 달을 주기로 하는 중국력의 경우 태양력에 비해 약 11일이 짧습니다. 이것이 계속 누적되다가 보면 달력과 계절이 어긋나게 되는데 이것을 방지하게 위해 윤달을 넣어 보정을 하게 됩니다)


12시 방향 위 작은 창 : 12지를 상징하는 동물이 표시되는데 올 해는 용의 해라 공식 이미지에는 용이 나타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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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능을 조정할 수 있도록 총 5개의 언더 러그 코렉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언더 러그 코렉터는 저번 리뷰에서 언급한 바 있어 짧게 말하면, 케이스 측면에서 있는 오목한 푸시 버튼을 대신합니다. 별도의 툴이 없어도 되므로 편의성이 강조됩니다. 


코렉터의 위치별 기능 


2시 : 날짜


4시 : 문 페이즈


10시 : 9시 방향 스몰 다이얼의 긴 바늘(월)


9시 : 9시 방향 스몰 다이얼의 짧은 바늘(일)


8시 : 9시 방향 스몰 다이얼의 짧은 바늘 뒤로 후퇴하면서 작은 창이 빨간색(윤달)으로 변경

이며 12시 방향 작은 창의12지는 9시 방향의 스몰 다이얼에 연동됩니다. 3시 방향의 10간 역시 9시 방향의 스몰 다이얼에 연동되어 움직이고요. 다른 퍼페츄얼 캘린더도 마찬가지지만 세팅이 한 번 뒤틀리면 답이 없습니다. 퍼페츄얼 캘린더는 와인더와 함께 사용하는 게 정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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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러그 코렉터로 기능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크라운은 매우 기본적인 역할만 합니다. 포지션 0에서 와인딩, 포지션 1에서 시간 조정이며 와인딩을 할 때는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쇠가 갈리는 듯 소름 돋는 소리는 아니며, 크라운을 돌릴 때의 반발이라던가 무게감은 가볍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겁다고 표현하기도 어렵습니다. 중간 정도인데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어 중간 이라고 하면 좀 애매할 듯 합니다. 시간 조정시 반응은 미묘한데 원하는 대로 잘 따라 오는 것 같으면서도,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한번 박차고 나면 그 힘으로 쭉 미끄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크라운이 너무 헐거워서 미끌거린다고 할 만큼 예민한 조작은 아닌데 아무튼 처음 경험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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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늄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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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레의 세련된 케이스지만 케이스 지름과 두께가 크다 보니 아무래도 고유의 라인이 온전히 살아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크라운이 있는 쪽은 크라운과 카보숑 기법을 사용한 커다란 루비 덕에 좀 덜하지만 반대편 측면에서 넓은 면만 보이기 때문에 조금 둔탁해 보입니다. 케이스 백은 시스루 방식이며 리미티드 에디션에만 화이트 골드제 로터에 용을 새기고 올 해인 임진(壬辰)을 넣었습니다. 무브먼트의 외곽을 완전히 드러낼 수 있음에도 사파이어 크리스탈의 면적이 좁아 약간 짤리게 됩니다. 기술적인 의도도 생각해 봤지만 그건 아닌 듯 하고, 더 넓은 면적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이라면 훨씬 시원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 로터의 용조각을 제외하면 무브먼트에서는 중국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표면 가공이나 피니싱은 스위스의 전형적인 방식이며 이미지의 앵글라쥬를 한번 눈 여겨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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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케이스 색상과 어울리는 검정색(로즈 골즈 케이스는 브라운) 악어 가죽입니다. 가죽 자체의 퀄리티는 나무랄 데 없으며, 버클은 착용시 탱 버클처럼 보이는 디플로이언트 버클입니다. 버클의 퀄리티는 이미지를 보시는게 확실할 것 같습니다. 버클하나에 대단한 퀄리티입니다. 이전 리뷰의 빌레레와 같이 탄력 있는 티타늄을 사용하여 착탈이 용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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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로 보았을 때는 흥미로운 모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국력을 표시하는 메커니즘이며 게다가 손목시계라는 측면이 말이죠. 다만 바젤월드에서 발표될 당시에는 예정가가 1억이 조금 안 되었다가 확정가격은 1억을 살짝 넘겼습니다. 같은 한자문화권, 중국력(음력)을 사용해 온 점 등 한국인이 보았을 때는 친숙함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만 가격으로는 가까이 하기에 쉽지 않은 모델이며(로즈 골드의 경우 확실하지는 않지만 7천~8천만원), 친숙하다고 해도 남의 나라 잔치를 보고 있는 것 같기에 재미있게 경험한 시계이면서, 어느 정도는 거리감을 두고 보게 되는 시계였습니다. 언젠가는 아니 가까운 미래에는 코리아 리미티드 에디션이 하나쯤 나오길 하는 바램과 함께요. 


촬영은 고퀄의 대명사 Picus_K님이 진행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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