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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erai.png

토리노 3317  공감:4 2006.09.01 19:55

파네라이는 21세기에 들어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시계중의 하나입니다.
1860년도에 탄생한 이 회사는 이태리해군용 시계로 유명한 역사를 가지고
최근에 부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회사입니다.

여러가지 논란을 뒤로하고 이 시계의 등장에 커다란 홍보역활을 한 실버스타 스텔론을 비롯한 유명인사들부터
시계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까지 한번쯤은 차 보고 싶은 녀석으로 부각이 되었지요.
 

기존의 시계시장에 변화를 준 점이라면

- 파네리스티라고 하는 독특한 메니아층 형성
- 큰 시계의 유행선도
- 줄질이라는 재미로 또다른 시장형성 및 재미의 발견
 
정도로 손을 꼽을 수 있을듯합니다.
 
다만 이 녀석의 가장 큰 약점(?)은 소위 무브먼트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니타스외에 고가의 무브가 들어간 제품도 있고

최근에 자사 무브도 개발했고 소량생산에 의한 희소성과 높은 퀄리티도 인정이 되지만
소위 엔트리급의 녀석들은 수정을 가했다고는 하나 최근 큰 시계가 유행하면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유니타스6497 이라는데서 그논란이 부여가 됩니다.
 
비싼가격에 비해서 무브가 싼거(?)다라는 논란이지요.
 
물론 유니타스가 나쁜무브는 아닙니다.
보편적으로 사용이 된다고 하는 의미는 그만큼 검증이 되었고 튼튼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오차도 적지요..
- 개인적으로 제가 큰 시계와 큰 무브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저 커다란 밸런스이기도 합니다.
 
절대적인것은 아닙니다만 이부분만 따로 보자면 보편적으로 밸런스가 크고 진동수가 높은 녀석들은 오차가 적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저 템포바퀴가 휭휭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아름답기도 하니까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다만 대량생산된다는 부분에 가격이 싸고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지만요.
 
대부분의 시계 메니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시계에 대한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이만 품질이나 외관 성능, 내구성 거의 전 부분에서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요.

당연히 파네라이가 인기를 얻으면서 생긴 그룹인 "파네리스티"들에게도 이는 예외가 아닙니다.
여기서 살짝 다른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면
이전에 -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 개인적으로 시계에 입문하던 즈음에 저는 fake마왕이었습니다.
fake비용으로 칼라트라바정도 비용을 날리고 모으고 버리고 팔고 선물주고 하다보니
어느새 전문가아닌 반 전문가가 되어버렸지요.

fake의 매력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아주 저렴한 가격에 진품의 오리지널리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일것입니다.

우선 불법이라는건 당연하지만 그것을 위해 치르는 댓가가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나면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었으며
현저히 떨어지는 내구성과 성능..
그리고 진품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조잡함으로 다가오는 외관과 무브먼트지요.
실제 제가 fake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실사례들 들면서 사지 말라고 말리는 이유중에 큰 부분이 이를 차지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큰 자본과 장비를 투자해야만 좋은 제품이 나오는 기계식 시계의 특성상
- 독립제작자를 제외하구요.. 물론 그분들은 대신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만
저렴한(?)가격에 양산되는 fake의 질이 높기를 기대하는것은 어불성설입니다.
- 때문에 링고님의 명언처럼 "비싼 시계가 좋은시계다"라는 일반적인 공식이 나올수밖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있는 시계들 특히 로렉스 위주의 소위 "짝퉁"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져가고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국가신용도 회복등의 이유로 유명한 가짜시장인 상양시장도 철수시키고 집중단속을 하고 있고 
있다고는 하나 70~80년대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현재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지대한 중국의
 
가짜시장은 수그러들 기세가 안 보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서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함게 기술(?)의 발전은 보다 고품질의
짝퉁시장을 형성하게 됩니다.
 
소위 중국이니까 가능한 고품질(?)의 가짜가 쏟아지는거지요..
최근에 이 fake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것이 파네라이입니다.
여전히 로렉스가 진품이던 가품이던 부동의 1위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소위 고급 fake가 만들어진다는것은 그만큼 인기도 높고 소비층의 요구가 반영이 된 증거겠지요.

fake시장의 인기는 시계의 인기를 반영하는것이기 때문에 꼭 나쁘다고 할수만은 없습니다.
그리고 로렉스와 달리 상대적으로 싸고 구하기 쉬운 유니타스를 쓰는 파네라이는 어찌보면
이 업자들에게 구미가 당기는 물건일수 밖에 없었을것입니다.

파네라이라는 시계를 보면 묘한 매력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줄질에 관한 부분인데 이전에도 커스텀이나 줄질이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와서 파네라이처럼 큰 영향을 미친 시계도 없을것입니다.

이전의 시계시장에서도 줄질은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였기때문에
고가의 제품들은 줄하나 버클하나도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는 모습을 보셨을것입니다.
물론 파네라이의 경우도 소위 순정 줄이 존재하고 그 퀄리티도 높은편입니다만
이 시장이 커지자 사제줄 시장도 상당히 발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기한 현상은 파네리스티들조차 큰 거부감없이 다양하고 질좋은 사제줄을 애용하게 됩니다.
국내에 신제품 발표회때 방문한 파네라이 보나티 사장이 "사제줄 나퐈요~"를 외쳐봐야 그냥 웃기는 소리인것입니다.
기간으로 보았을때 그리 길지않은 기간에 많은 사제줄 메이커들이 등장하고
- 국내에도 두분정도 있습니다.. ㅋㅋ
진품에서 다 소화해 낼 수 없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색상, 재질의 줄과 버클등이 등장하게 되는것이고 이는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보다는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것입니다.

물론 시계 자체는 진품이기때문에 소모품은 사제를 이용하는것이 합리적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구요..
다만 최근에 그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면에서 큰 변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조금 앞서가는 기우로도 보입니다만..
이쯤에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처음의 이야기에서 나왔듯이 소비자들은 점점 자신만의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가지게 됩니다.
 
소위 메니아들이라면 누구나 범위는 다르겠지만 가지고 있는 커스텀에 대한 욕망입니다.
저도 직접 시도하고 있고 사진자료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무브를 바꾸고 문자판을 바꾸는 모습이
이전의 스몰사이즈 시계시장에서는 한계가 있던 부분을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회중시계의 무브를 사용하고 인덱스를 새로 재생해서
만들어 보려고 하는 노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줄질처럼 간단한것은 아닙니다.
크기가 맞는다고 해서 끼워넣는다고 되는일도 아니고 이것저것 손봐야할 부분도 많고
생각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것은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인식은 남아 있더라도
그만큼 뭔가 독특한 자신만의 것을 추구하는 욕망이기 때문이겠지요.

사제줄에 이어서 제 경우는 케이스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해외 메니아들도 이미 회중시계자체를 개조해서 손목으로 바꾸기도 하고..
 
 
케이스를 아예제작을 해서 파텍이나 VC같은 그레이트한 무브들을 넣어서 만든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그런 시계들의 특징은 무브는 아름다울지 몰라도 외형상 디자인이 좀 한계가 많습니다.
 
 
어찌보면 저작권 개념이 떨어지는 제가 생각해서 그런걸수도 있지만
 
파네라이의 쿠션케이스는 정말 이쁘지요..

때문에 파네라이가 자랑하는 오리지널 케이스만큼의 품질은 아니지만 fake시장의 녀석들도
꽤 쓸만한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이것은 이전에 커스텀을 시도해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위에 잠깐 언급한대로 의외로 가장 만들거나 구하기 어려운
부분인 케이스문제를 해결해주는 놀라운 부분입니다.
아직은 미비한 부분이지만 줄질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조그마한 부분에서의 인식변화는
큰 변화로 다가오게 됩니다.
 
현재 진행형인 엔트리 모델의 잠식은 그리 쉽게 볼 부분이 아닙니다.
로렉스의 예를 들 수 있는데 두가지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로렉스의 경우는 고가의 가짜가 있지만 진품이 가지고 있는 무브의 오리지널리티가 살아있고
가치적인 측면에서 고가의 예물시계내지는 일반인들에게 부의상징, 메니아들에게는 좋고 튼튼한
시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을 했다는것입니다.

반대로 파네라이의 경우는 무브의 오리지널리티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고
로렉스와는 달리 패셔너블한 시계, 크고 멋진 시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메니아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에게
고가의 fake라면 충분하다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여전히 10만원 넘어가는 시계들은 고가의 시계들이고 파네라이의 경우는
진품을 차더라도 일반인들에게는 그냥 좋은시계인가보다정도지
몇백만원씩 한다고는 상상이 되기 힘든 시계인것입니다.

물론 시계라는것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영역, 메니아들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그 파네리스티라는 메니아들이 생겨났지만 반대로
일반인들에게 다가오는것은 멋진 패션시계라는 아이러니컬한 결과가 다가왔다는것입니다.

이는 희소성을 가진 고가의 파네라이그룹이 소수 메니아들을 제외한 일반 애호가들에게조차
흥미를 잃어가고 반대로 인기있는 엔트리 모델들은 점점 fake와 커스텀 시장에 잠식이 되어가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는것이지요.

 
2006년 바젤페어를 보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파네라이사의 노력이 눈에 보입니다.
 
DLC코팅제품의 출시(코팅의 독창성) - PVD는 이미 fake에 잠식이 되었지요.
 

탄탈리움의 시도에서 이미 어느정도 예견이 된 세라믹 모델의 출시(소재의 신선함 & 독창성)
 
 
47mm라디오미르 출시(엔트리 모델의 인기유지)
 
 
P2002라고 하는 자사무브 개발(무브먼트의 독창성)
 

이런 노력들이 아직은 21세기 신데렐라의 자리에서 쉽게 끌어 내리지는 못할것입니다.
 
다만 앞으로 파네라이라는 회사가 어떻게 살아남을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큰 족적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것인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부분입니다.

 
※뱀다리 : 타임포럼의 오픈을 축하하며
 
국내최초의 시계전문 싸이트를 지향하는 이곳이 메니아들의 좋은 안식처가 되길 바랍니다.
 
본 글은 시계동호회인 "와치119"와 "파네리스티코리아"에 제가 올렸던 글을 조금 손을 봐서 올린글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