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 워치의 압도적인 1인자가 롤렉스의 서브 마리너라면 그 뒤를 쫓는자들은 오메가의 씨마스터, IWC의 아쿠아타이머 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블랑팡의 피프티 패덤즈와 경합을 벌이던 시기도 존재했고요.
지금도 오메가에서 자랑스럽게 여기는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은 긴 이름 대신 문워치라고도 불리우는데 인류와 함께 달에 간 첫번째 시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잘 알려진것처럼 나사가 시판중의 시계를 구입하여 테스트를 한 결과 우주에서 사용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시계가 바로 문워치인데, 당시의 경쟁자들의 면면에는 롤렉스, 세이코, 해밀턴, 엘진등과 함께 브라이틀링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달나라 구경을 하고 오신 귀한몸. 문워치.
때문에 이 방면에서 1인자라고 한다면 단연 오메가의 문워치를 들 수 있는데 역사에는 그들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는 2인자들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69년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과 함께 달에 간 문워치보다 먼저 우주로 향한 시계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브라이틀링의 네비타이머였습니다.
스캇 카펜터
현재 브라이틀링의 라인업에는 코스모넛이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62년 스캇 카펜터가 착용하고 머큐리 계획에 임한 모델은 당시의 네비타이머였습니다. 단 궤도비행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의 스펙 변화가 있었는데 지금의 코스모넛에서도 볼 수 있듯 24시간 인덱스를 다이얼에 포함하게 됩니다. 30분과 12시간의 계측이 가능한 크로노그라프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우주로 향할 시계에 요구되었고요.
24시간이 표시되는 코스모넛타임의 다이얼이지만 다이얼에는 네비타이머라고만 써있습니다. 제조 시점별로 다이얼은 다양한 변화를 보입니다. 코스모넛이 정규(?) 라인업이 아니었다가 편입되는 과정을 엿 볼 수 있습니다. 다이얼에는 A.O.P.A(항공기 오너 및 파일럿 협회)의 마크가 그려져 있죠.
네비타이머와 코스모넛이 병기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빈티지들에서 볼 수 있는 재미이죠. 지금처럼 딱딱 구분되지 않은 모델도 더러 있었습니다.
코스모넛이라고 당당히 쓰여진 모델입니다.
비너스 Cal.178. 이런 수동 크로노그라프가 전성기를 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껄껄껄. (지금은 자동의 시대라 귀해진 수동 크로노그라프이죠)
이 후 ref.809라는 별도의 레퍼런스가 부여됨과 코스모넛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무브먼트는 명 크로노그라프 무브먼트의 하나인 비너스 Cal.178이 사용되었지요. 1인자들의 업적이 워낙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우주를 궤도 비행한 소소한(?) 업적은 상대적으로 밀려났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1인자의 그림자에는 그에 못지 않은 2인자도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현재의 코스모넛입니다. ETA 베이스의 자동 크로노그라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