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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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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시계제조사들로 구성된 까레 데 오롤로저(Carré des Horlogers) 관 리포트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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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Moser & Cie. 

19세기 활약한 스위스 샤프하우젠의 전설적인 워치메이커 하인리히 모저(Heinrich Moser)가 설립한 브랜드를 계승하면서 현재는 발레드주의 가족 기업 멜브 홀딩(MELB Holding)이 소유하고 이는 H. 모저 앤 씨의 주요 신제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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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HH 개막 전에 공개한 자연주의(?) 시계, 모저 네이처 워치(Moser Nature Watch)가 단독 쇼케이스와 함께 부스 안 중앙을 차지한 가운데 많은 관람객들이 이 화제의 시계를 보기 위해 끊임없이 오고 갔습니다. 2016년 애플 워치를 저격한 스위스 알프 워치(Swiss Alp Watch)를 비롯해, 2017년 치즈로 만든 스위스 매드 워치(Swiss Mad Watch) 등 H. 모저 앤 씨는 매년 대중의 이목을 끌만한 기발한 아이템 하나씩을 들고 SIHH를 찾았는데요. 올해의 모저 네이처 워치 또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함으로써 이러한 방식의 쇼-오프(Show-off)가 이들의 새로운 전통처럼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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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저 네이처 워치 (유니크 피스) 
스틸 프레임 안에 스위스산 다육식물인 에케베리아(Echeveria), 물냉이(Cress), 자주닭개비(Spiderwort), 양파 뿌리 등으로 빼곡히 장식했다. 세심하게 채집되어 옮겨진 살아 숨쉬는 식물이기 때문에 하루에 두 번 분무기로 물을 줘야 하며, 다이얼의 소재도 천연 미네랄 스톤과 함께 알프스 산맥에서 채집한 이끼류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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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존의 컬렉션과 괴리감이 큰 이러한 시계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매년 일종의 충격 효과가 더해지다 보니 이제는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고 자칫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적인 반응 또한 적지 않습니다. 필자의 관점에서는 어찌 됐든 새로운 시도는 환영할 만 하며, 독립 브랜드만의 재치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이러한 위트 있는 도전을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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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ss Alp Watch Concept Black
스위스 알프 워치 컨셉 블랙 

스위스 알프 워치 케이스에 미닛 리피터 &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이색적인 하이 컴플리케이션 신작입니다. 글로시한 블랙 컬러 다이얼에 그 흔한 핸즈는 물론 인덱스, 로고조차 생략함으로써 현재 시각은 오직 차임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기가 발명, 보급되기 전인 18세기 시간을 타종으로 알려주던 리피터 본연의 기능에 어쩌면 충실한 셈입니다. 하지만 손목시계 특성상 타종 소리 자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실용적인 용도 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이 차지하는 부분이 더욱 크기에 일견 수긍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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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소재의 케이스 사이즈는 가로 39.8 x 세로 45.9 x 높이 11mm 정도입니다. 6시 방향 오픈 워크 처리한 다이얼로 분당 1회전하는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노출하고,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으로 드러나는 무브먼트를 통해 2개의 공과 해머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좌측면 슬라이딩 레버를 조작하면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이 활성화하고 시와 분(15분과 분 단위) 차임을 발생시킵니다. 탑재된 수동 칼리버 HMC 901는 시간당 21,600회(3헤르츠) 진동하고, 파워리저브는 약 87시간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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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 워치 컨셉 블랙(Ref. 5901-0301)은 단 한 점 제작한 유니크 피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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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eavour Tourbillon Concept Cosmic Green
인데버 투르비용 컨셉 코스믹 그린 

인데버 컬렉션에 선보인 투르비용 컨셉 신제품입니다. 지난해 20피스씩 한정으로 선보인 블루, 브라운 다이얼 컨셉 모델의 뒤를 잇는 컬러 베리에이션으로, 코스믹 그린(Cosmic Green)으로 명명한 미니멀한 그린 선버스트 다이얼에 원 미닛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인덱스와 로고를 생략한 기존의 컨셉 디자인을 선호하면서 타임온리 모델 보다 상위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찾는 이들에게 어필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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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골드 소재의 케이스 직경은 42mm, 두께는 11.6mm, 무브먼트는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HMC 804를 탑재했습니다. 스트랩은 핸드 스티칭 마감한 베이지 컬러 쿠두(Kudu, 아프리카산 영양) 가죽 소재 스트랩을 장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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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데버 투르비용 컨셉 코스믹 그린(Ref. 1804-0214)은 50피스 한정 제작될 예정이며, 공식 리테일가는 6만 9천 스위스 프랑(CH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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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Tourbillon 
파이오니어 투르비용 

앞서 Pre-SIHH 2019 뉴스로 소개해드린 파이오니어 투르비용입니다. 120m 방수 사양을 앞세운 브랜드 유일의 캐주얼/스포츠 워치 컬렉션 파이오니어 라인에 처음으로 전개하는 투르비용 제품으로, 케이스 소재도 골드가 아닌 스틸입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고급 시계제조사 중에서 투르비용을 스포츠 워치 컬렉션에 게다가 스틸 케이스로 선보이는 예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모저가 지향하는 바도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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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앞서 보신 인데버 투르비용 컨셉 모델과 동일한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HMC 804를 탑재했습니다. 양방향 폴-와인딩 시스템을 갖춘 해당 칼리버는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합니다. 파이오니어 투르비용 스틸 모델(Ref. 3804-1201)은 단 50피스 한정 제작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공식 리테일가는 4만 9,900 스위스 프랑(CHF)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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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eavour Centre Seconds Concept Blue Lagoon
인데버 센터 세컨즈 컨셉 블루 라군 

블루톤을 띠는 그린 혹은 터콰이즈 컬러 퓨메(Fumé, 모저 특유의 선버스트 패턴) 다이얼이 인상적인 블루 라군 에디션이 올해는 벤추러가 아닌 인데버 라인으로 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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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40mm 레드 골드(Ref. 1200-0404)와 화이트 골드(Ref. 1200-0206) 2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며, 각각 50피스씩 한정 제작될 예정입니다. 공통적으로 무브먼트는 3일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센터 세컨드 형태의 타임온리 자동 칼리버 HMC 200를 탑재했습니다. 공식 리테일가는 아직 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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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TLENCE 

2004년 혜성처럼 등장한 오틀랑스는 최초 브랜드를 설립했던 고장 뇌샤텔(Neuchâtel)에서 영감을 받아 뇌샤텔의 단어 순서를 애너그램으로 재배열해 현재의 오틀랑스라는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H. 모저 앤 씨와 함께 발레드주의 가족 기업 멜브 홀딩 그룹에 속해 있으면서 모저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대담하고 아방가르드한 컬렉션으로 일가를 존재감을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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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Vagabonde Tourbillon
HL 배가본드 투르비용  

지난해까지 최상위 시그니처 라인업인 보텍스(Vortex)에 오롯이 집중했던 오틀랑스는 모처럼 기존 모델의 컬러 및 소재 베리에이션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제품들과 함께 SIHH를 찾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HL 배가본드 투르비용은 여러분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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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배가본드 투르비용을 구동하는 새로운 매뉴팩처 칼리버 HTL 405-1은 흥미롭게도 H. 모저 앤 씨의 대표적인 자동 투르비용 무브먼트인 HMC 804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다이얼 6시 방향에 스켈레톤 브릿지와 함께 노출한 투르비용 케이지를 보면 HMC 804와의 연관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 위에 놓여진 3개의 회전 디스크(새틀라이트 디스크)와 240° 방향으로 눈금이 새겨진 센트럴 미닛(분) 디스크를 보면 또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혹시 기억하실까요? 작년에 모저가 선보인 인데버 플라잉 아워즈(Endeavour Flying Hours)란 시계를 말입니다. 총 4개의 디스크가 회전하며 시와 분을 표시하는 독창적인 메커니즘이 전작 인데버 플라잉 아워즈와 닮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시계의 메커니즘을 가능케 하는 새틀라이트 기어 시스템 기반의 모듈을 자매 브랜드인 오틀랑스와 공동 개발해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모저의 타임온리 자동 베이스에 해당 모듈을 추가해 모저 컬렉션으로 선보이고, 올해는 모저의 자동 투르비용 베이스에 해당 모듈을 추가해 오틀랑스 컬렉션으로 선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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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각이 진 사각 레드 골드 케이스의 사이즈는 가로 46 x 세로 39mm이며, 두께는 12mm입니다. 다이얼은 브라스(황동) 플레이트 바탕에 전체 블루 PVD 코팅 마감했으며, 하부는 매트하면서도 거칠게 마이크로블라스트 가공하고, 아워 디스크가 놓여진 상단부는 새틴 브러시드 가공해 미묘한 차이를 보입니다. 3개의 디스크가 회전하며 오픈워크 면으로 드러나는 숫자가 시를 가리키며, 여기에 따라 움직여 이동한 중앙 디스크에 새겨진 눈금이 분을 표시합니다. 센터 디스크 중앙을 허니콤(벌집) 패턴 가공한 것도 개성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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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스크류로 고정한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을 통해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독자적인 자동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스트랩은 폴딩 버클과 함께 블루 컬러 루이지애나산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장착했습니다. HL 배가본드 투르비용 레드 골드 모델의 공식 리테일가는 7만 9,000 스위스 프랑(CHF)으로 책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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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배가본드 투르비용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화이트 골드 케이스 베젤부에, 블루 사파이어를 다이얼에 촘촘히 파베 세팅한 하이 주얼리 젬세팅 버전도 함께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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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Vagabonde 03 
HL 배가본드 03 

신제품 HL 배가본드 03은 앞서 설명한 H. 모저 앤 씨의 인데버 플라잉 아워즈의 오틀랑스 버전으로 보시면 정확합니다. 동일한 베이스 & 모듈 설계의 무브먼트를 케이스만 다르게 사용한 셈인데요.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풍기는 인상은 두 브랜드의 시계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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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드 5 티타늄 케이스로 먼저 선보이며, 블루 PVD 코팅 마감한 다이얼에 3D 레이저 이펙트를 이용해 특유의 허니콤 패턴을 입체적으로 새겨 모저와는 차별화된 오틀랑스만의 강렬한 개성을 어필합니다. 가로 46 x 세로 39 x 두께 12mm 사이즈의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모저의 3일 파워리저브 자동 무브먼트 HMC 200을 베이스로 한 HTL 205-1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HL 배가본드 03 티타늄 모델의 공식 리테일가는 2만 6,900 스위스 프랑(CHF)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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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Kinetic Table Clock
HL 키네틱 테이블 클락 

2개의 독립적인 글라스 튜브와 그 안에 위치한 스피어(구형의) 디스플레이로 시와 분을 나란히 표시하는 매우 독창적인 테이블 클락입니다. 각각의 기둥은 서로 연결되지 않았음에도 각각의 축을 따라 회전하면서 서로의 시와 분을 연동해 정면에 나란히 표시합니다(이 메커니즘이 좀 신기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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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길이 8cm, 높이 17cm 크기의 바디는 폴리시드 가공한 스틸과 블랙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 소재를 주로 사용하고 미네랄 글라스로 감싸고 있습니다. 각각의 기둥 하부에 기계식 부품으로만 구성된 무브먼트를 갖추고 있으면서 동력은 별도의 와인딩이 필요 없는 리튬 배터리를 통해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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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Witt

지난해 처음으로 SIHH에 참여한 드빗은 나폴레옹 황제의 후손인 제롬 드 빗(Jérôme de Witt)이 2003년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한 신생 독립 시계 브랜드입니다. 10여 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개성 강한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축하고, 헤어스프링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개발 제작하는 내실있는 매뉴팩처로 성장했는데요. 올해 SIHH에는 아카데미아(Academia) 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출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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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a Hour Planet 
아카데미아 아워 플래닛 

아카데미아 아워 플래닛은 언뜻 봐서는 꽤 복잡한 시계처럼 보이지만 여느 듀얼 타임 기능의 시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별도의 핸드로 세컨 타임존(GMT)을 표시하면서 6시 방향에는 지구를 형상화한 회전 글로브를 추가해 해당 타임존을 가시적으로 가리킵니다. 그뢰벨 포지를 비롯한 몇몇 하이엔드 제조사들이 구형의 글로브를 갖춘 GMT 혹은 월드타임 시계를 출시한 바 있지만, 드빗은 체인 형태의 부품을 추가해 해당 글로브를 구동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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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티드 설계를 적용해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 부품을 다이얼면에 드러내는 방식이나 오픈 워크 다이얼을 통해 기어트레인의 일부를 노출하는 방식은 최근 고급 시계제조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형태를 답습하고 있지만, 지구본을 연상시키는 글로브와 전통적인 퓨제 앤 체인에서 착안한(단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을 위한 용도는 아님) 독자적인 체인 & 기어 시스템을 통해 일반적인 GMT 및 낮/밤 인디케이터를 대체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흥미로운 변주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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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DLC 코팅 마감한 티타늄 소재의 케이스 직경은 46mm, 두께는 11.9mm, 무브먼트는 새롭게 자체 개발 제작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DW2005S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55시간).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서도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m. 더불어 케이스 소재에 따라 몇 가지 컬러 베리에이션도 함께 출시될 예정입니다. 

- 드빗 아카데미아 아워 플래닛을 공식 제품 영상으로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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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J 

스위스 제네바의 독립 시계제조사 로맹 제롬(Romain Jerome)은 지난해 초부터 브랜드명을 이니셜인 'RJ'로 간단히 명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새롭게 부임한 젊은 CEO 마르코 테데스키(Marco Tedeschi)의 리더십 하에 컬렉션 전반은 물론 브랜드 로고와 홈페이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거쳤는데요. 이렇듯 큰 전환기에 놓인 시점이라 아직 컬렉션이 완전하게 정비되었다고는 보기 어렵고, 기존의 컬렉션과 새롭게 선보이려는 컬렉션 간의 간극을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과도기적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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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 조커 (100피스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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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 투 페이스 (100피스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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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 스타 트위스트 티타늄 그로잉 아이 네뷸라 (100피스 한정) 

아로는 기존의 스팀펑크, 스카이랩 시리즈의 케이스 디자인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접근 용이한 가격대와 대중적인 취향을 고려한 RJ의 대표적인 엔트리 레벨 컬렉션입니다. 지난해 크로노그래프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확충한 데 이어, 올해는 달 표면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한 3D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갖춘 색다른 신제품을 선보여 컴플리케이션 라인업의 소폭 확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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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aw 6919 
아로 6919 

새로운 아로 6919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또한 담고 있습니다. 제품명에 병기한 '6919'라는 숫자부터 1969년과 2019년에서 각각 따왔는데요. RJ는 달 착륙 미션과는 역사적으로 아무런 상관도 없는 브랜드고, 이 분야에서는 이미 오메가가 독보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는데도, RJ는 인류 최초의 달 착륙 미션에 헌정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습니다. 사실 RJ는 로맹 제롬 시절에도 일명 'DNA' 시리즈를 통해 아폴로 11호의 스페이스 셔틀 일부에서 떼어낸 강화스틸 부품을 가져다 한정판을 만들기도 하고, 아폴로 11호에 딸려 들어온 달의 분진(Moon Dust)을 다이얼 소재에 활용하는 등 나름대로 달을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을 이어가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오메가의 ‘문워치’처럼 NASA가 공인한 타임키핑 인스트루먼트로서의 명성을 누리지 못할 바엔 아예 다른 쪽으로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신생 브랜드다운 패기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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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 6919는 그레이드 5 티타늄, 블랙 하이테크 세라믹, 레드 골드 총 3가지 케이스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45mm, 방수 사양은 100m. 케이스 베젤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룩덜룩한 다른 소재가 인서트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실제 아폴로 11호 선체에 사용된 합성 아크릴 글라스를 구해다 티타늄 혹은 세라믹, 골드 프레임 안에 삽입한 것입니다. 이는 RJ로서는 처음으로 하는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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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셀리타의 문페이즈 자동 베이스(SW280)를 기반으로 대대적으로 자체 수정한 칼리버 RJ-2180을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38시간). 시와 분 외 다이얼 3시 방향에 날짜를 표시하고, 다이얼 중심을 360° 회전하는 사실적인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습니다(시-분 핸즈가 놓인 포지션이 꽤 높은 것도, 캐논 피니언을 노출한 것도 이 개성적인 문페이즈 디스플레이 때문인 셈). 스트랩은 블랙 러버 바탕에 폴리아미드(나일론계) 섬유를 덧댄 스포티하면서도 실용적인 스트랩을 장착했으며, 스트랩 안쪽에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적용해 누구나 쉽게 다른 종류의 스트랩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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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 6919는 케이스 소재별로 각각 100피스씩 한정 제작될 예정이며, 공식 리테일가는 세라믹 버전의 경우 2만 4,100 스위스 프랑, 티타늄 버전은 2만 1,800 스위스 프랑, 레드 골드 버전은 4만 1,300 스위스 프랑(CHF)으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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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까레 데 오롤로저 브랜드 리포트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다음 이어질 마지막 편까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