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그룹의 바젤월드 2019 리포트를 이어가겠습니다.
Hublot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드는 거대한 전광판에서 위블로의 활약상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홍보대사들의 영상이 쉴새 없이 흘러나왔습니다. 부스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 전시된 로쏘 코르사 컬러의 페라리 포르토피노(Ferrari Portofino)는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Classic Fusion Ferrari GT
클래식 퓨전 페라리 GT
2011년부터 최고의 스포츠카 메이커와 깊은 관계를 이어온 위블로는 단순히 이름 석자를 빌려오는 데에 그치지 않고 페라리의 DNA를 워치메이킹에 이식하는 도전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MP-05 라페라리(MP-05 LaFerrari)나 테크프레임 페라리 70주년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Techframe Ferrari 70 Years Tourbillon Chronograph)는 그런 도전의 산물이었습니다. 올해 위블로는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클래식 퓨전의 섀시에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유니코(Unico)라는 심장을 얹은 또 하나의 머신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클래식 퓨전 페라리 GT입니다.
위블로와 페라리는 오랜 협업을 통해 최상의 결과물을 쏟아내는 방법에 통달한 듯합니다. 각각 티타늄, 3D 카본, 킹 골드로 제작한 케이스 지름은 45mm, 두께는 13.15mm입니다. 방수는 100m입니다. 엔진을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다이얼에는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카운터(스몰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60분)가 놓여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60분 카운터 한 켠에는 날짜 창이 놓여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기능과 관련된 바늘과 크로노그래프 스타트/스톱 버튼은 페라리를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칠했습니다. 다이얼 12시 방향에는 페라리의 엠블럼인 ‘도약하는 말(Prancing Horse)’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시계를 조작하는 크라운에도 도약하는 말을 새겼습니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HUB1280는 위블로가 제작한 두 번째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입니다.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지원하며, 칼럼 휠을 적용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에 달합니다.
편안한 착용감과 활동성을 보장하는 러버 스트랩에는 페라리 특유의 스케도니(Schedoni)가죽을 덧댔습니다. 티타늄 버전은 1000개, 킹 골드와 카본 버전은 각각 500개씩 한정 생산됩니다.
Big Bang Scuderia Ferrari 90th Anniversary
빅뱅 스쿠데리아 페라리 90주년 기념
페라리와 연계한 또 하나의 신작으로, 앞서 소개한 클래식 퓨전 페라리 GT와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페라리의 아버지 엔초 페라리(Enzo Anselmo Ferrari)가 1929년에 창설한 레이싱 팀 스쿠데리아 페라리(Scuderia Ferrari)의 9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모델입니다.
디자인은 과거에 출시한 빅뱅 페라리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름 45mm, 두께 17.10mm의 케이스는 위블로의 장기인 사파이어 크리스털부터 플래티넘, 3D 카본까지 총 세 가지 소재로 각기 제작했습니다. 방수는 30m입니다. 고유한 무늬를 가진 베젤은 포뮬러 원(F1) 자동차의 브레이크 디스크 제작에 쓰이는 세라믹 카본으로 만들었습니다.
휠을 연상시키는 스몰 세컨드와 대시보드의 속도계에서 착안한 크로노그래프 60분 카운터 등 자동차를 구성하는 요소를 디자인에 녹여냈습니다. 다이얼 6시 방향에는 섬세하게 깎아낸 말이 늠름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빨간색, 흰색, 녹색으로 멋을 낸 크로노그래프 초침은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고향, 이탈리아의 삼색기를 연상케 합니다. 유니코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HUB1241은 플라이백 기능을 갖췄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세 모델에는 서로 다른 스트랩을 연결했습니다. 노란색으로 강조한 플래티넘 버전은 소가죽을, 3D 카본 버전은 포뮬러 원 드라이버 수트 제작에 쓰이는 노멕스(Nomex)를, 마지막으로 사파이어 크리스털 버전은 케블라 패턴 섬유를 각각 러버 스트랩에 덧대고 연회색 스티칭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모델 별로 90개 한정 생산됩니다.
Spirit of Big Bang Tourbillon
스피릿 오브 빅뱅 투르비용
검은색과 파란색을 주입한 토노형 카본 케이스로 스피릿 오브 빅뱅 컬렉션 내에서 가장 화려한 스타일을 뽐냅니다. 가로와 두께는 각각 42mm와 13.25mm며, 방수는 30m입니다. 스피릿 오브 빅뱅 컬렉션 최초로 스트랩을 자유롭게 탈부착할 수 있는 원 클릭(one click)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다이얼을 통해 뼈대만 남긴 핸드와인딩 칼리버 HUB6020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6시 방향의 투르비용 옆에는 115시간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입니다. 각각 100개씩 한정 생산됩니다.
Big Bang Sang Bleu II
빅뱅 상 블루 II
2016년에 발매한 빅뱅 상 블루의 후속작입니다. 한층 복잡해진 케이스와 다이얼로 전작의 위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세계적인 타투 아티스트 막심 부치(Maxime Plescia-Buchi)가 이번에도 함께 했습니다.
바늘이 하는 일을 대신 하는 삼각형의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개선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외에도 날짜 기능을 추가해 실용성과 다양성을 더했습니다. 원 클릭 버튼과 러버 스트랩을 삼각형으로 꾸며 케이스와의 통일성을 확보했습니다.
티타늄 또는 킹 골드로 제작한 케이스 지름은 45mm, 두께는 16.5mm입니다. 방수는 100m입니다. 유니코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HUB1240.MXM을 탑재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티타늄 버전은 200개, 킹 골드 버전은 100개 한정 생산됩니다.
Zenith
제니스는 고진동과 크로노그래프라는 유산을 토대로 재정비가 한창입니다. 데피를 선봉으로 삼아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동시에 기존 주력 제품의 베리에이션을 곁들였습니다.
DEFY Inventor
데피 인벤터
실리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오실레이터를 완성한 제니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습니다. 2017년 제니스는 밸런스 휠과 스프링 그리고 이스케이프 시스템까지 30여 개 부품을 통합한 모노크리스탈 실리콘 오실레이터와 이를 탑재한 데피 랩(DEFY Lab)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108,000vph(15Hz)라는 고진동과 ±6°에 불과한 진폭을 유지하는 실리콘 오실레이터 덕분에 48시간 기준 일오차 ±0.5라는 놀라운 성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브장송 천문대 크로노미터 인증을 획득했고, 뛰어난 항자성과 60시간의 준수한 파워리저브까지 보장했습니다. 하지만 제니스는 데피 랩을 소량만 생산했습니다.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데피 인벤터는 데피 랩의 양산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도와 자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가 마찰과 마모로 인해 성능이 저하될 위험성마저 제거한 미래지향적 오실레이터는 진화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데피 인벤터의 오실레이터가 데피 랩의 그것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이스케이프 휠입니다. 여러 개의 날(blade)로 이루어진 이스케이프 휠을 더 얇고 부드럽게 제작해 에너지 전달 효율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를 통해 진동수를 129,600(18Hz)까지 높였습니다. 뛰어난 정확성은 그대로 유지했으나 파워리저브는 50시간으로 감소했습니다. 무브먼트를 케이스에 조립한 상태에서 정확성을 포함해 방수 능력, 항자성, 파워리저브 등을 포괄적으로 검사하는 타임랩(Timelab)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지름 44mm, 두께 14.5mm의 티타늄 케이스 위로 에어로니스(Aeronith) 베젤을 올렸습니다. 자매 브랜드 위블로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이 알루미늄 복합소재는 티타늄이나 알루미늄보다 가볍지만 단단한 데다가 내부식성이 뛰어나고 알러지도 유발하지 않습니다. 방수는 100m입니다. 가격은 1만7900스위스프랑(약 2015만원)입니다.
DEFY 21 Double Tourbillon
데피 21 더블 투르비용
시간과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관장하는 구동부를 분리했습니다. 배럴과 기어트레인이 따로 있으며, 투르비용도 두 개나 설치했습니다. 다이얼 8시 방향에 위치한 투르비용은 시간당 진동수 36,000vph(5Hz)에 맞춰 1분에 1회전합니다. 다이얼 10시 방향에 있는 또 다른 투르비용은 평소에는 작동하지 않지만 크로노그래프 스타트/스톱 버튼을 누르는 즉시 반응합니다. 1/100초를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 초침과 연동된 두 번째 회오리 바람은 5초에 1바퀴를 돕니다.
메커니즘을 분리한 덕분에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아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해도 시간을 담당하는 밸런스 휠의 진동각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당연히 정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도 않습니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9020은 50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플래티넘으로 제작한 케이스의 지름은 46mm, 방수는 100m입니다. 10개 한정 생산됩니다.
DEFY El Primero 21 Carbon
데피 엘 프리메로 21 카본
데피 엘 프리메로 21의 카본 베리에이션입니다. 케이스부터 베젤, 크라운, 케이스백,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에 이르기까지 전부 카본으로 제작했습니다. 빨간색으로 처리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크로노그래프 바늘이 검은색 일변도의 시계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카본 케이스의 지름은 44mm, 두께는 14.5mm입니다. 방수는 100m입니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엘 프리메로 9004는 1/100초까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36,000vph(5Hz), 파워리저브는 50시간입니다. 타입랩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DEFY Classic Ceramic
데피 클래식 세라믹
오픈워크 다이얼과 스켈리톤 처리한 무브먼트로 입체감을 극대화한 데피 클래식의 세라믹 모델입니다. 다른 데피 클래식과 비교해 세련되고 스포티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지름 41mm, 두께 10.75mm의 케이스는 검은색과 흰색 그리고 파란색 세라믹으로 가공했습니다. 방수는 100m입니다.
케이스와 동일한 색의 러버 스트랩 표면에는 와플 같은 무늬를 넣었습니다. 시간과 날짜 기능만 지원하는 셀프와인딩 칼리버 엘리트 670 SK의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50시간입니다. 가격은 7500달러(약 850만원)입니다.
이상으로 위블로와 제니스의 바젤월드 2019 리포트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