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Spotlight] '멋진' 심장을 품은 여성 시계
시계업계에서 여성이 중요한 고객으로 떠오른 것이 새삼스러운 사실은 아닙니다. 수년 전부터 많은 브랜드에서 only 여성만을 위한 시계를 선보이는 움직임도 심심치 않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KIAF 2018 아트 서울을 통해 국내에 전격 공개한 리차드 밀의 여성용 시계 RM 71-01 오토매틱 투르비용 탈리스만도 이를 방증하는 시계 중 하나라 할 수 있죠. 이 시계만을 위해 리차드 밀의 8번째 인하우스 무브먼트이자 브랜드 최초의 셀프 와인딩 &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역시 여성을 겨냥한 다양한 시계들이 쏟아졌는데요. 주목할 부분은 단지 주얼리로 겉만 치장(!)하고 디자인으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닌, 진정 시계를 사랑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진중한’ 여성 시계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다이아몬드 하나 없이 당당하게(!) 여성들에게 어필한 시계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올해 남성용 시계 못지 않게 ‘멋진’ 심장을 품고 등장한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시계 & 기계식 시계들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PATEK PHILIPPE, Complications Ref. 7159/250R
이 시계에는 레이디스 크로노그래프라는 별칭이 붙어 있습니다. 특정 랩타임을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은 특히 스피드를 즐기는 남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으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파텍필립에서는 이 크로노그래프 컴플리케이션을 여성 고객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했습니다. 하이엔드 크로노그래프에만 탑재하는 칼럼 휠을 채택한 수동 무브먼트 칼리버 CH 29-535 PS를 장착했죠. 파텍필립 고유의 자이로맥스 밸런스를 적용했고, 65시간 파워리저브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사이즈는 여성의 손목에 딱 적당한 지름 29.6mm, 소재는 18K 로즈 골드로 선보이고, 9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 3시 방향에 30분 카운터, 중심에 크로노그래프 바늘을 갖추고 있습니다. 베젤에 두른 다이아몬드 한 줄 정도가 여성 시계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디테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JAEGER-LECOULTRE, Rendez-Vous Tourbillon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발명한 투르비용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또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중에서도 상당히 ‘클래식한’ 축에 속합니다. 컴플리케이션 특유의 역동성이나 강렬함 덕분에 다이얼 위에서 단연 시선을 강탈하죠. 주로 남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 시계에 탑재해온 투르비용이 몇 년 전부터 여성용 시계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여성만을 위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신박’한 투르비용 디자인도 눈에 띄었습니다(꽃잎이 펼쳐지며 투르비용이 솟아오르는 리차드 밀의 RM 19-02 투르비용 플뢰르도 한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랑데부 투르비용의 짙푸른 미드나잇 블루 컬러 다이얼 6시 방향에서도 역동적이면서 우아한 투르비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심장에 자리한 자동 칼리버 978은 섬세한 피니싱과 정교한 메커니즘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베젤과 케이스 측면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여성 시계로서의 반짝임을 더했습니다.
A. LANGE & SOHNE, Little Lange 1
랑에 운트 죄네의 아이코닉 컬렉션 랑에 1은 비대칭 다이얼과 빅 사이즈 날짜 창이 특징입니다. 리틀 랑에 1은 시그너처 컬렉션인 랑에 1을 여성을 위해 재해석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소개한 지름 36.8mm 모델들은 컬러와 소재의 다채로운 조화가 돋보입니다. 사실 랑에 운트 죄네로서는 나름 파격적인(!) 컬러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는 퍼플 기요셰 패턴 다이얼(100피스 한정 부티크 에디션)과 그레이 기요셰 패턴 다이얼을, 핑크 골드 케이스에는 브라운 기요셰 패턴 다이얼을 매치했습니다. 수동 칼리버 L121.1. 무브먼트는 트윈 메인스프링 배럴을 비롯해 브랜드 고유의 업·다운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점핑 빅 사이즈 날짜 창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하나 없지만 세련된 컬러, 그리고 케이스 안에 품은 심장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을 어필하는 시계입니다.
PANERAI, Luminor Due 3 Days Automatic 38mm
역시나 다이아몬드 하나 없이 여심을 제대로 저격한 시계입니다. 올해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시계이기도 하죠. 파네라이의 루미노르 두에 3 데이즈 오토매틱 38mm는 파네라이에서 최초로 선보인 지름 38mm 모델로 특히 사이즈 자체만으로도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은 태양광선 모양의 솔레이 피니싱 처리한 짙은 그레이빛 다이얼에 크고 가는 바 형태 인덱스와 함께 6, 12의 아라비아숫자 인덱스가 자리 잡았습니다. 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하는 아이보리 컬러 다이얼 버전은 도트 형태 마커와 아라비아숫자 인덱스가 자리 잡았으며 모두 9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 3시 방향에 날짜 창을 갖추고 있습니다. 크라운은 1956년 파네라이에서 특허받은 레버를 갖춘 디테일이 보호하고 있으며, 매뉴팩처 자동 무브먼트 OP XXXIV 칼리버를 탑재해 3일간 파워리저브 가능합니다. 아마도 이 시계를 통해 더욱 많은 여성 고객이 파네라이 월드에 입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BVLGARI, Lucea Skeleton
불가리가 올해 선보인 여성용 시계 중 하이라이트. 단연 오로지 여성만을 위해 고안한 컴플리케이션 디바 피니씨마 미닛리피터(Diva Finissima Minute Repeater)가 아닐까 합니다. 2016년 바젤월드에서 옥토 컬렉션을 통해 선보인 피니씨모 미닛리피터 무브먼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BVL 362 피니씨모 무브먼트를 탑재했죠. 주얼리 세팅을 비롯해 골드를 흩뿌린 일명 ‘우루시(urushi)’ 래커 다이얼은 일본 전통에서 가져온 이 기법을 마스터한 오랜 경력의 예술가가 완성했습니다.
_디바 피니씨마 미닛리피터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지극히 사심 넘치는 한 표를 던진 여성용 시계는 새롭게 디자인한 불가리식 스켈레톤 시계인 루체아 스켈레톤이었습니다. 역시 오로지 여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으로 선보인 야심작으로 기계식 시계 특유의 섬세함과 정교함을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제작했다고 합니다. 최초로 루체아 컬렉션의 숨겨진 속살(!)을 드러낸 것이 특징이죠.
_루체아 스켈레톤
스위스의 불가리 매뉴팩처에서 제작한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인 BVL 191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했는데, 주목할 점은 단순히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 시계의 심장박동을 볼 수 있게 한 데서 그친 것이 아니라, 불가리 로고를 처음으로 시계 디자인 자체에 통합한 스켈레톤 시계라는 점입니다. 다이얼 위에 BVLGARI 철자를 불규칙하면서 리드미컬하게 놓은 모습이 유니크합니다. 스테인리스스틸, 18K 로즈 골드, 18K 화이트 골드 소재로 선보이는 4개 모델은 오리지널 루체아 컬렉션에서 디자인 영감을 가져왔지만 각각 기존과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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