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주얼러의 이미지가 좀 더 강하지만 쇼파드(Chopard)는 태생부터 매우 진지한 워치메이커였습니다. 특히 쇼파드 창립자 루이-율리스 쇼파드의 이름 이니셜을 컬렉션명으로 사용한 엘유씨(L.U.C)는 쇼파드의 파인 워치메이커로서의 저력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총아라 하겠습니다.
또한 L.U.C는 쇼파드 현 공동대표인 칼-프리드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 회장의 선견지명과 시계 제조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담긴 컬렉션으로, 그가 제품 기획부터 제작 전반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스스로도 공공연히 가장 애착이 가는 컬렉션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1996년 발표한 최초의 L.U.C 골드 시계
메종의 뿌리를 기억하자는 차원에서 L.U.C에 창립연도를 병기해 ‘L.U.C 1860’이라 칭함.
- L.U.C 컬렉션의 밑거름이 된 첫 매뉴팩처 칼리버 96.01-L(런칭 초반에는 칼리버 1.96으로 표기됨)
쇼파드는 1996년 마이크로 로터 타입의 브랜드 첫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96.01-L(최초 1.96 칼리버)와 함께 L.U.C 컬렉션을 런칭한 이래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다양한 기능의 추가로 L.U.C 컬렉션을 메종 역사상 가장 풍성하고 장대한 파인 워치메이킹의 보고(寶庫)로 키웠습니다.
1996년 96 시리즈 칼리버를 기점으로, 2000년 4개의 병렬 배럴로 롱 파워리저브를 구현한 콰트로 칼리버 98.01-L를, 2003년 L.U.C 라인 첫 투르비용 칼리버 02.01-L를, 2005년 퍼페추얼 캘린더와 오비탈 문페이즈를 갖춘 칼리버 96.13-L를, 2006년 첫 스트라이크 원 칼리버 96.14-L를, 2007년 플라이백 기능을 갖춘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03.01-L을, 2010년 브랜드 역사상 가장 복잡한 기능을 자랑하는 올-인-원 칼리버 05.01-L를, 2012년 시간당 8헤르츠 진동하는 하이비트 칼리버 8HF를, 2013년 슈펠레 가문 경영 50주년을 기념한 수동 칼리버 63.01-L와 L.U.C 1963 라인을, 2016년 제품 개발에만 6년 이상이 소요된 브랜드 첫 미닛 리피터 칼리버 L.U.C 08.01-L와 이를 탑재한 손목시계 L.U.C 풀 스트라이크(Full Strike)를 발표하는 등 지난 20여 년간 쇼파드는 11개의 베이스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베이직 모델부터 그랑 컴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총 90여 개에 달하는 베리에이션을 갖춘 탄탄한 매뉴팩처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릅니다.
- L.U.C 콰트로(좌)와 L.U.C 올-인-원(우) 신제품
이번 타임포럼 스페셜 리뷰를 통해서는 모처럼 쇼파드의 하이엔드 워치 컬렉션 L.U.C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특히 올 초 바젤월드에서 첫 선을 보인 따끈따끈한 신제품 2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쇼파드를 대표하는 그랑 컴플리케이션 모델 L.U.C 올-인-원(L.U.C All-in-One)과 9일 파워리저브를 특징으로 하는 쇼파드의 네오-클래식 모델 L.U.C 콰트로(L.U.C Quattro)가 바로 그 두 주인공입니다. 초복잡한 L.U.C 올-인-원과 심플하면서 슬림하기까지 한 L.U.C 콰트로 두 상반된 시계를 통해 쇼파드 L.U.C 컬렉션의 진면목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L.U.C All-in-One
쇼파드의 기함 L.U.C 올-인-원은 애초 2010년 브랜드 1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제작, 발표되었습니다. 투르비용과 퍼페추얼 캘린더, 이퀘이션 오브 타임(균시차), 애스트로노미컬 오비탈 문페이즈 등을 케이스 앞뒤 양면을 통해 총 14개의 인디케이션으로 표시하는 그랑 컴플리케이션 사양의 모델로 쇼파드 역대 손목시계 중 가장 복잡한 기능을 자랑합니다.
- 바젤월드 2018에서 첫 선을 보인 신제품, L.U.C 올-인-원 로즈 골드(좌)와 플래티넘 버전(우)
매뉴팩처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유감없이 뽐낸 L.U.C 올-인-원은 최초 화이트 골드(Ref. 161925-1001)와 로즈 골드(Ref. 161925-5001) 케이스로 각각 15피스씩 한정 제작, 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플래티넘(Ref. 161925-9003)과 로즈 골드(Ref. 161925-5002) 케이스로 각각 10피스씩 한정 제작되어 선보입니다. 이전의 L.U.C 올-인-원과 기능적인 차이는 없지만, 다이얼 컬러의 변화는 가시적입니다. 처음으로 플래티넘 케이스에 그레이톤이 도는 라이트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적용하고, 로즈 골드 케이스에는 브라운 계열에 녹색톤이 살짝 도는 독특한 컬러 다이얼을 적용해 차별화된 느낌입니다. 이중 국내 전시를 위해서는 L.U.C 올-인-원 로즈 골드 버전(Ref. 161925-5002)만 들어온 관계로, 이번 리뷰에서는 로즈 골드 모델을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18K 로즈 골드 소재의 케이스 직경은 46mm, 두께는 18.5mm로 언뜻 매우 크게 느껴지지만, 케이스 양면으로 14개에 달하는 인디케이션과 함께 해당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담은 시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수긍이 가는 사이즈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그랑 컴플리케이션의 강자들인 파텍필립,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의 예를 떠올렸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베젤 및 러그 상단, 케이스백 등은 하이 폴리시드 마감하고, 미들 케이스부는 버티컬 새틴 브러시드 마감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유무광 피니싱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케이스의 가공 상태는 메종의 최고급 모델답게 흠잡을 데 없이 미려한 수준을 보여줍니다.
다이얼은 스탬핑 가공이 아닌 전통 방식 그대로 엔진턴 기기에 대고 돌려 수작업으로 정교한 핸드 기요셰 패턴을 새겼으며, 여기에 특수한 갈바닉 프로세스를 통해 연한 브라운에 가까우면서도 은은하게 그린 컬러를 띠는, 쇼파드식 표현에 따르면 일명 ‘베르디그리스(Verdigris, 녹청)’ 컬러 다이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패시티드(Faceted, 각면) 가공한, 끝으로 갈수록 날렵해지는 형태의 골드 인덱스와 L.U.C 라인 고유의 변형된 도핀 핸즈, 일명 도핀 퓨제 타입(Dauphine fusée-type) 시분 핸즈를 사용해 특유의 시크한 매력을 어필합니다. 화이트 골드(Ref. 161925-1001)와 로즈 골드(Ref. 161925-5001) 소재로 선보인 150주년 기념 한정판 모델들이 프린티드 혹은 아플리케 타입의 로마 숫자 인덱스를 사용한 것과도 차이를 보이며, 샤프하게 각면 폴리시드 마감한 바통 인덱스를 사용한 최신 버전 쪽이 좀 더 절제되고 남성적인 느낌입니다.
전면 다이얼로는 중앙의 시와 분을 비롯해, 6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 핸드(초침)와 함께 투르비용 케이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3시 방향의 서브 다이얼에 월(각 달의 영문 이니셜로 표기)과 윤년을 각각의 골드 핸드로 표시, 9시 방향의 서브 다이얼에 요일과 낮/밤 시간대를 헤아릴 수 있는 24시 인디케이터가 위치해 있으며, 12시 방향의 더블 어퍼처로 날짜를 표시합니다. 또한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인 만큼 이론상 2,100년까지 별도의 날짜 조정이 필요 없이 매월과 2월의 마지막 날을 자동으로 인식해 정확하게 표시합니다.
그리고 케이스백 하단에는 멀티플 디스크 구조의, 흡사 밤하늘을 올려다본 느낌을 선사하는 대형 문페이즈 디스플레이가 위치해 있습니다. 별자리와 함께 어우러진 해당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는 실제 달의 삭망 주기를 고려해 매우 정교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자신감을 표현하듯 쇼파드는 애스트로노미컬 오비탈 문페이즈로 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좌우로 각각 일출과 일몰 시간대를 별도의 포인터 타입 핸드로 표시하고, 상단에는 낮/밤 인디케이터와 함께 7일간의 동력을 표시하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좌측에는 시태양시에서 평균태양시를 뺀 차이를 일컫는 이퀘이션 오브 타임(Equation of Time, 균시차)까지 표시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케이스 앞뒤로 총 14개의 인디케이션 어느 하나도 모호하게 위치하지 않고 매우 직관적으로 배치되어 가독성을 고려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이렇듯 L.U.C 올-인-원은 몇 가지 인기 있는 컴플리케이션을 모듈 설계와 함께 의식적으로 조합한 여느 그랑 컴플리케이션 모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비로운 천체시계의 영역에까지 도전한 매우 특별한 시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시계 특성상 한 해 제작할 수 있는 개수는 매우 제한적이며, 한정판의 수량 자체를 케이스 소재별로 10피스씩 제한한 것도 수긍이 갑니다.
크라운 0단에서 기계식 수동 무브먼트(L.U.C 05.01-L)를 와인딩할 수 있으며, 크라운을 뺀 1단에서는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데 대다수 투르비용 모델들이 그렇듯 스톱 세컨드(일명 핵기능)는 지원하지 않습니다(단, 동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간혹 투르비용 케이지와 스몰 세컨드 핸드가 일시적으로 멈추는 경우도 있음).
그리고 케이스 12시 방향 러그와 맞닿은 안쪽의 코렉터로는 더블 데이트(날짜) 디스크를 조정할 수 있으며, 케이스 좌측면 상단에 위치한 코렉터를 누르면 케이스백으로 보이는 오비탈 문페이즈 디스크를, 바로 아래 있는 하단의 코렉터를 누르면 요일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반면 케이스 우측면, 크라운 바로 아래 위치한 코렉터를 누르면 월과 윤년 사이클을 동시에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 수많은 기능들은 직경 33mm, 두께 11.75mm로 그리 크지 않은 사이즈에 총 516개의 부품과 42개의 주얼로 구성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L.U.C 05.01-L(구 4TQE)로 구동합니다. 시간당 28,800회(4헤르츠) 진동하며, 두 겹으로 병렬 배열한 총 4개의 배럴을 이용한 쇼파드 매뉴팩처가 자체 개발 특허를 획득한 콰트로 테크놀로지(Quattro technology)를 바탕으로 170시간(약 7일간)에 달하는 롱 파워리저브를 보장합니다. 싱글이나 더블 배럴 설계에 비해 동력의 전달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L.U.C 05.01-L 칼리버는 또한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을 비롯해, 푸와송 드 제네브(Poinçon de Genève, 제네바실)까지 동시에 받았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시계로서의 정확성 뿐만 아니라 하이엔드 시계에 특별함을 더하는 무브먼트의 기능적 & 미적 가치까지 공인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L.U.C 전 라인업 안에서도 COSC 인증과 제네바실을 동시에 받는 예는 일부 모델에 불과합니다.
- L.U.C 올-인-원의 심장인 L.U.C 05.01-L 칼리버 핵심 부품들을 조립하는 모습 ⓒ Chopard
특유의 투-페이스 형태로 무브먼트를 비록 감상할 수는 없지만, 공개된 일부 공식 어셈블리 사진을 들여다보면 무브먼트 구조의 복잡함과 제네바실 기준을 통과한 우수한 마감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투르비용 케이지 관련 부품들과 무브먼트 각 브릿지 테두리의 얕지만 뚜렷한 앵글라주 처리에 주목할 것! 외장 케이스 및 다이얼은 물론 무브먼트의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매뉴팩처의 높은 긍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L.U.C 올-인-원 숏 리뷰 영상
L.U.C Quattro
앞서 보신 L.U.C 올-인-원이 미슐랭 5스타 셰프가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만든 성찬과 같다면, L.U.C 콰트로는 가장 자신 있는 부문에 집중한 앙트레(메인 디시)와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겹으로 병렬 배치한 총 4개의 배럴을 사용해 ‘콰트로(이탈리아어로 숫자 4를 뜻함)’라는 별칭이 붙은 해당 설계를 처음으로 적용한 칼리버와 시계를 선보인 지 벌써 수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콰트로는 쇼파드 매뉴팩처 칼리버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하나의 시그니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쇼파드 매뉴팩처 칼리버에 콰트로 테크놀로지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임팩트가 강하다는 뜻입니다.
- 유니크한 콰트로 설계의 핵심이 되는 2겹의 병렬 배럴을 보여주는 공식 드로잉 이미지 ⓒ Chopard
손목시계의 역사를 돌이켰을 때 롱 파워리저브 무브먼트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건 따지고 보면 새 밀레니엄 직후의 일입니다. 특히 전통적인 하이엔드 시계제조사들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롱 파워리저브 설계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데요. 기존의 베이스 무브먼트에 모듈을 추가한 일련의 베리에이션 시리즈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그네들만의 일반적인 방식을 고려할 때 롱 파워리저브 설계를 적용한 새로운 베이스 칼리버 제작의 필요성을 딱히 못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쇼파드의 L.U.C 콰트로는 롱 파워리저브의 유행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쇼파드식 화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류의 무브먼트를 제작할 때 더블 배럴 설계를 감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과감하게 층으로 쌓은 두 쌍의 병렬 배럴 설계로 롱 파워리저브를 구현하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당시에는 충분히 파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L.U.C 콰트로 워치는 로즈 골드 소재로 선보이며, 케이스 직경은 43mm, 두께는 8.84mm로 기존의 콰트로 모델과 마찬가지로 그 독창적인 콰트로 설계를 적용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슬림한 케이스 두께를 자랑합니다. 물론 케이스 사이즈가 아시아인들에게는 조금 크다는 지적도 없질 않지만, 이는 콰트로 라인업의 특징이기도 하니 조금 작은 사이즈를 선호한다면 L.U.C XPS나 L.U.C XP 쪽을 살펴보길 권합니다.
- 2015년 출시한 L.U.C 콰트로 로즈 골드와 플래티넘 버전
기존 버전은 이렇듯 양각의 로마 숫자 인덱스를 사용해 보다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했다.
어찌됐든 L.U.C 콰트로가 런칭 이래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는 걸 보면, 기존의 클래식 워치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콰트로 시리즈가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현대의 ‘젠틀맨’들에게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어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시계 컬렉션이 다양하고 그날 그날 시계를 의복과 T.P.O에 따라 자주 바꿔 착용하길 즐기는 시계애호가들에게 콰트로처럼 롱 파워리저브 시계는 실제적으로 상당히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 뉴 L.U.C 콰트로의 주요 특징들을 요약한 공식 드로잉 이미지 ⓒ Chopard
그리고 앞서 보신 L.U.C 올-인-원이 그러했듯, L.U.C 콰트로 신제품 역시 올해 다이얼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변경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로마 숫자 인덱스를 적용한 전작들과 달리 블루 컬러 코팅 마감한 패시티드 바통 & 아라빅 인덱스를 번갈아 적용해 한층 젊고 스포티한 인상을 풍기며, L.U.C 라인 특유의 도핀 퓨제 타입 핸즈 테두리도 블루잉 처리하고 중앙에는 특수 야광도료인 수퍼루미노바를 채웠습니다. 또한 실버톤 다이얼 바탕을 버티컬 새틴 브러시드 처리한 것도 이전 버전과 눈에 띄는 차이점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모델이 등장했다고 해서 기존의 클래식한 모델들이 단종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심플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고려한 라인업의 확장으로 보는 쪽이 타당합니다.
다이얼 중앙의 핸즈로 시와 분을, 6시 방향 서브 다이얼로 스몰 세컨드(초)와 날짜를 동시에 가리키며, 12시 방향의 부채꼴 모양의 인디케이터로 파워리저브를 표시합니다. 기능 조작 역시 간단합니다. 크라운을 빼지 않은 0단에서 핸드 와인딩이 가능하며, 1단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날짜를 가리키는 6시 방향의 골드 포인터 핸드를 개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단에서는 시와 분을 조정할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시간 세팅을 위한 스톱 세컨드(핵기능)도 지원합니다.
다이얼의 전체적인 인상은 이전 버전 대비 많이 바뀌었지만 무브먼트는 기존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223개의 부품과 39개의 주얼로 구성된 L.U.C 98.01-L 칼리버는 9일간의 롱 파워리저브를 구현하기 위해 4개의 배럴을 사용한 콰트로 테크놀로지를 적용했음에도 무브먼트 두께가 3.7mm 정도로 비교적 얇은 편입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독자적인 매뉴팩처 칼리버를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상단 브릿지로 고정된 양쪽에 대칭을 이루는 병렬 배럴의 모습이 여느 시계와는 차별화된 무브먼트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밸런스콕 상단에는 스완넥 레귤레이터를, 그리고 시간당 28,800회 진동하는 밸런스에는 필립 터미널 커브 형태로 감겨진 밸런스 스프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L.U.C 98.01-L 칼리버 역시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 및 제네바실을 동시에 받았으며, 특히 제네바실을 상징하는 홀마크를 무브먼트 하단 브릿지 및 로즈 골드 케이스백에도 각각 레이저 각인해 특별함을 더합니다. 또한 케이스백 하단에는 50피스 한정 리미티드 에디션임을 알리는 고유 넘버가 함께 인그레이빙 되었습니다(참고로 상기 리뷰 사진에서는 한정판 넘버를 후보정 작업을 통해 지웠음을 알려드립니다).
한편 스트랩은 올록볼록 텍스처 가공 후 블루 컬러 염색 처리한 바레니아 송아지 가죽 소재 바탕에 안쪽 라이닝만 브라운 컬러 엘리게이터 가죽 소재를 덧대어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았습니다. 버클은 케이스와 동일한 로즈 골드 소재의 일반적인 핀 버클을 사용!
뉴 L.U.C 콰트로 워치(Ref. 161926-5004)는 이렇듯 전통적인 클래식 드레스 워치와는 분명 조금은 다른 지향점을 갖고 있습니다. 고로 필자는 이 시계를 두고 쇼파드가 지향하는 네오-클래식을 대변하는 라인업이자 모던 젠틀맨을 위해 최적화된 드레스 워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L.U.C 콰트로 숏 리뷰 영상
새로운 다이얼 디자인으로 변화를 준 L.U.C 올-인-원과 L.U.C 콰트로 신제품을 통해 다시 한번 L.U.C 컬렉션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으며, 쇼파드가 추구하는 진중한 컬렉션 구성과 도전 정신 또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두 모델은 오는 7월 8일까지 L.U.C 컬렉션 특별 전시를 위해 서울에 머무를 예정입니다. 7월 1일까지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EAST 쇼파드 부티크에서, 7월 4일부터 7월 8일까지는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 본점 쇼파드 부티크에서 각각 L.U.C 컬렉션 주요 신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이번 국내 전시 기회를 꼭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앞으로 국내에도 쇼파드 L.U.C 컬렉션의 가치를 이해하는 젠틀맨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