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 IS MORE. 때로는 단순한 디테일이 훨씬 복잡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덜어내고 간결하게 비울 때 더욱 강렬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여기 소개하는 심플하고 미니멀한 시계들이 바로 그런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UNGHANS – Form A
모던 디자인에 있어 빠질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우하우스입니다. 모더니즘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흐름을 바꾼 중요한 역할을 했죠. 일종의 독일의 디자인 학교이자 그룹인 바우하우스의 유명한 디자인 철학이 바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입니다. 불필요한 디테일은 과감히 배제하고 목적과 기능에 부합한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바우하우스 정신을 계승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독일의 융한스를 들 수 있습니다. 융한스를 대표하는 라인업 막스 빌에서도 이를 여실히 엿볼 수 있습니다. 올해 융한스가 새롭게 소개한 폼 라인의 A 모델 역시 동일한 디자인 DNA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시, 분, 초에 날짜 기능 정도를 더한 군더더기 없는 39.3mm 사이즈로 선보였는데, ‘편평한’ 다이얼과 그 위에 사용한 타이포그라피가 조우해 미니멀한 느낌을 극대화했습니다. 1~12까지 아라비아 숫자로 시간 인덱스를 표시했고, 5, 10, 15 등의 5분 간격 외에는 작은 사각형을 음각 처리해 분 인덱스로 사용했습니다. 스트랩조차 스티치 하나 보이지 않는 깔끔한 가죽 소재로 매치한 섬세함이 눈길을 끕니다. 융한스에서는 이 폼 라인에 대해 ‘특별한 날을 위한 시계가 아닌, 언제 어디서나 어울리는 특별한 시계’라고 설명했는데, 그 표현 그대로 어떤 룩에도 전천후로 어울려 데일리 워치로 손색 없을 듯 합니다.
NOMOS GLASHÜTTE – Tangente
독일에는 스위스의 시계 마을에 견주어 비교할 수 있는 글라슈테 지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고유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고 있는 노모스 글라슈테가 있습니다. 노모스 글라슈테 하면 바로 떠오르는 컬렉션이 역시 독일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탕겐테죠. 단순하면서 클래식한 라운드 케이스, 곧은 형태의 러그, 얇은 두께의 탕겐테는 1990년대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미니멀한 시계의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죠(심지어는 로고 서체조차도 매우 ‘독일’스럽게 간결합니다). 실버톤 다이얼에 아라비아 숫자와 바 인덱스를 교차로 놓고, 매우 가느다란 블루 핸즈로 모던한 느낌도 강조합니다.
RADO - True Thinline Colors
얇고 미니멀하며 시크합니다. 라도는 수퍼 슬림 컬렉션인 트루 씬라인에 네 가지 하이테크 세라믹 신모델을 추가했습니다. 불필요한 요소일랑 모두 날려버린 미니멀한 다이얼, 모노크롬 컬러 팔레트를 입은 39mm 사이즈의 타임피스는 트루 씬라인 컬렉션이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인 코드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모던함, 그리고 절제미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과장 조금 보태 손목에 놓인 것 조차 잊을 정도의 4.9mm 얇은 자태도 눈길을 끕니다. 잉키 블루(Inky Blue), 포레스트 그린(Forest Green), 루너 그린(Lunar Green), 초콜릿 브라운(Chcolate Brown) 컬러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레이와 블루 하이테크 세라믹 모델은 거의 폴리싱 처리하면서 브레이슬릿의 무광 미들 링크와 대비를 이루게 한 반면 그린 하이테크 세라믹 모델은 완전히 폴리싱 처리했고, 브라운은 완전히 무광 처리해 각자 고유의 매력을 발산합니다.
OFFICINE PANERAI – Radiomir S.L.C. 3 Days Acciaio 47mm
블랙 다이얼 위 오로지 도트와 직선으로 표시한 인덱스, 바늘, 로고, 그리고 6시 방향에 작은 이미지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36년 이탈리아 왕실 해군의 의뢰를 받아 파네라이가 제작한 오리지널 모델의 특징을 상당 부분 그대로 계승하며 47mm 사이즈 스틸 소재 쿠션 케이스와 슬림한 와이어 스트랩 부착 장치, 원뿔형 크라운 등을 채택했고, 심플한 다이얼 덕분에 어둠 속에서도 높은 가독성을 보여줍니다. 시계 이름에 들어 있는 S.L.C.는 이탈리아 왕실 해군 특공대가 수중 작전에서 파네라이 손목시계를 차고 직접 올라탄 저속 어뢰(Slow Speed Torpedo, SLC)를 의미합니다(이 저속 의뢰의 이미지를 다이얼 위에 양각으로 새겨 넣었습니다). 두 개의 배럴을 갖추고 3일 파워리저브 가능한 수동 무브먼트 P.3000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BREGUET – Classique 7147
브레게 고유의 클래식과 미니멀함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 모델입니다. 특히 심플함 속 예술미가 돋보이는 순수하면서 뽀얀 ‘그랑푀(Grand Feu)’ 에나멜 다이얼은 그야말로 이 모델의 백미입니다. 물론 겉모습은 매우 미니멀하지만 이 모습을 연출하기까지 그 뒤에는 장인들의 남모르는 노력과 땀이 숨어 있습니다. 원형의 금속 디스크에 에나멜을 연속적으로 덧입히고 800°C 이상 고온의 가마에 계속적으로 굽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죠. 그 위에 가늘고 우아한 인덱스를 더하고, 시와 분은 끝부분의 오픈 팁이 특징인 그 유명한 블루 스틸 브레게 핸즈를 놓았습니다. 심지어 스몰 세컨즈까지 매우 ‘은밀’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18K 화이트 골드 소재 외에도 18K 로즈 골드 버전을 만날 수 있고, 40mm 사이즈로 선보입니다.
PIAGET – Altiplano
안데스 고산 지대에 넓게 펼쳐진 고원에서 이름을 가져온 피아제의 알티플라노 역시 심플함의 미학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적인 컬렉션입니다. 특히 2017년에는 60주년을 맞아 특별한 기념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각각 38mm, 43mm 사이즈로 선보인 알티플라노 수동 & 자동 모델은 브랜드 최초의 울트라씬 모델이 보유하고 있던 미학적 코드를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과거에 사용한 로고에서부터 골드 아워 마커, 중앙의 크로스 장식까지 모두 담아냈죠. 고상한 블루 컬러를 입은 선버스트 장식의 다이얼은 빛에 따라 음영을 바꾸며 매력을 발산합니다. 자동 모델의 경우 2010년 12P의 5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1200P를, 수동 모델의 경우 430P를 탑재했습니다. 케이스백에서 원형 코트 드 제네브를 장식한 브리지, 원형 그레인 피니싱 처리한 메인 플레이트, 블루 스크루, 피아제 문장을 모티브로 한 골드 마이크로 로터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JAEGER-LECOULTRE – Master Ultra Thin Date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마스터 울트라 씬 데이트 모델은 인덱스를 비롯해 시침, 분침, 초침까지 심플함을 담아냈습니다. 다이얼 위 유일한(!) 디테일은 12시 방향의 로고와 6시 방향의 날짜창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40mm 사이즈로 선보이는 이 모델은 스테인리스스틸과 로즈 골드 소재로 만날 수 있으며, 심플한 다이얼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다양한 컬러의 다이얼로 선보입니다. 38시간 파워리저브 가능한 칼리버 899/1을 탑재했으며,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엿볼 수 있습니다.
LONGINES – Heritage 1945
브러싱 처리한 빈티지한 느낌의 구릿빛 다이얼이 자칫 차가운(!) 인상을 줄 수 있는 미니멀한 시계에 따뜻한 이미지를 불어넣습니다. 다이얼 느낌에 맞춰 마치 오래된 듯한 멋스러운 베이지 컬러 누벅 가죽 스트랩을 매치했는데, 꽤나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2, 4, 6, 8, 10, 12 인덱스는 아라비아 숫자로, 나머지는 입체적인 카뵤송 형태로 표시를 했고, 이를 볼록한 다이얼에 각인했습니다. 40mm 사이즈의 스틸 케이스 안에는 자동 무브먼트 L609.3을 탑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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