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는 매해 포르투기저, 아쿠아타이머, 포르토피노 등 특정 한 컬렉션에서 집중하며 신제품을 쏟아내는 형식을 취합니다. 2017년 IWC의 '간택'을 받은 컬렉션은 다 빈치(Da Vinci)입니다. 예술과 과학의 진정한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준 이탈리아 학자이자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 경의를 표하는 컬렉션입니다. IWC는 1969년 처음으로 다 빈치를 선보였습니다. 스위스에서 제작한 베타 21(Beta 21)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초의 손목시계로 IWC 샤프하우젠 매뉴팩처도 이 무브먼트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후 1985년 바젤 박람회에서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를 소개했는데, 2499년까지 수정이 필요 없고 크라운으로 조정할 수 있는 퍼페추얼 캘린더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커트 클라우스가 개발한 메커니즘이었죠. 이듬 해인 1986년에는 스크래치에 강한 블랙 지르코니아 세라믹 소재를 케이스에 적용한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_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1985)
2007년 IWC는 현재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토노형 케이스의 다 빈치 컬렉션을 선보이며 자체 제작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89360 칼리버 출시를 함께 기렸습니다. 2009년에는 월과 날짜를 큰 숫자로 표시하는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디지털 데이트 먼스도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올해는 이제까지 유지한 토노 형태 대신 1985년 선보인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의 라운드 형태 케이스를 가져오며 다 빈치 컬렉션을 새롭게 재정비했습니다. 디자인팀은 새로운 다 빈치 케이스 형태를 두고 오래 고민한 결과 1980년대 다 빈치 시계에 주목했고 라운드 디자인이 잘 어우러진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_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디지털 데이트 먼스
새로운 다 빈치 컬렉션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여성 고객에게 매우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올해 SIHH에서 IWC의 CEO 프란치스카 그젤(Franziska Gsell)은 "IWC는 1870년 후반부터 꾸준히 여성 시계를 선보여왔습니다. 특히 1988년 다 빈치 레이디 크로노그래프는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베리에이션 되며 사랑받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다 빈치 컬렉션은 이런 IWC의 전통을 반영하며 시계 애호가의 '당당한' 일원이 된 여성 고객을 다시 한 번 겨냥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실 근 몇 년간 포르토피노 컬렉션 등에서 보여주었듯 IWC는 이미 여성들만을 위한 독자적인 모델들로 열심히 구애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타깃층 자체를 확장하고 있죠. 하지만 아무래도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브랜드인 만큼 여성 모델이라도 브랜드 정체성이나 색깔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IWC에 가당치도 않은(!) 20mm 사이즈대의 스몰 모델은 선보이지 않는 식으로 말이죠. 여성 컬렉션을 강조했다고 해서 IWC의 소중한 고객들인 남성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닙니다.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나 다 빈치 투르비옹 레트로그레이드 크로노그래프 등 그들을 즐겁게 할 컴플리케이션도 포진해 있으니까요.
_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_다 빈치 투르비옹 레트로그레이드 크로노그래프
여성을 위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우선 다 빈치 오토매틱 36(Da Vinci Automatic 36)을 들 수 있습니다. IWC가 오로지 여성만을 위해 선보인 클래식한 쓰리-핸즈 시계로, 골드와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 소재에 다이아몬드 세팅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무려' 다양한 컬러의 산토니 컬러 스트랩을 매치해 선보입니다. 특히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에 산토니의 라즈베리 컬러 악어 가죽 스트랩을 매치한 버전은 여심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습니다. 35111 칼리버를 장착했는데, 42시간 파워리저브와 30m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_다 빈치 오토매틱 36(Da Vinci Automatic 36)
리뷰에서 살펴볼 제품은 이 다 빈치 오토매틱 제품에서 날짜 기능을 덜어내고 문페이즈 기능을 추가한 다 빈치 오토매틱 문 페이즈 36(Da Vinci Automatic Moon Phase 36)입니다. 여성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는 컴플리케이션인 문페이즈를 담고 있습니다. 레드 골드에 브론즈 컬러 악어 가죽 스트랩을 매치한 모델,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에 다크 블루 악어 가죽 스트랩을 매치한 모델,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다크 브라운 악어 가죽 스트랩을 모델 등 다 빈치 오토매틱 문 페이즈에 속한 모델 중 리뷰에서 소개하는 시계는 바로 여성의 절친(!)인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스틸 모델입니다.
_다 빈치 오토매틱 문 페이즈 36
앞서 설명했듯 36mm 사이즈의 새로운 라운드 형태 케이스 안에서 골드 컬러의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끝으로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란셋(lancet) 바늘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초침은 블루 처리했는데, 12시 방향 푸른 밤 하늘에 금빛 달을 담은 문페이즈 인디케이터와 은은하게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실버 도금 다이얼이 정갈한 느낌을 주고, 베젤에 세팅되어 있는 54개의 다이아몬드는 시계에 빛을 더하며 우아한 느낌을 가미합니다.
개인적으로 곡선미를 극대화한 크라운이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홈을 낸 디테일로 섬세하면서 화려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여성 시계에는 크라운 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나 컬러 젬스톤을 채택하는 경우도 많은데, 다 빈치 오토매틱 문페이즈의 경우 따로 주얼리를 세팅하지는 않았지만 크라운 위 동그랗게 솟은 디테일이 흡사 스톤같은 느낌도 주는 듯 합니다. 크라운 조금 위로는 작은 푸시 버튼이 보이는데, 이것을 핀으로 눌러 문페이즈 관련 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문페이즈 메커니즘은 실제 달의 주기인 29일 12시간 44분 2.9초 대신 29.5일로 계산되어 있어서 3년 후 핀으로 이 푸시 버튼을 눌러 하루 만큼의 오차를 보정하면 됩니다.
또 하나 반드시 주목해야 할 것이 케이스에 통합한 고정된 러그가 아니라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움직일 수 있는 무빙 러그를 채택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다 빈치 컬렉션의 오리지널 러그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러그 안쪽은 둥글게 처리하고 스트랩과 연결되는 끝부분으로 갈수록 러그가 좁아져 곡선 형태 혼이 손목에 부드럽게 감기게 해줍니다. 덕분에 꽤 훌륭한 착용감을 선사합니다.
케이스를 뒤로 돌리면 솔리드 케이스백에 일명 '생명의 꽃'이라 불리는 심벌이 인그레이빙되어 있습니다(이는 다 빈치 오토매틱 36 모델에도 해당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동일한 반지름을 가진 원들이 겹쳐 있으며, 그 결과 원 내부에 꽃의 형상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문양이 생기는 독특한 심벌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스케치한 19개의 원으로 이뤄진 이 심벌은 1970년대부터 '생명의 꽃'으로 불렸는데, 아름다움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IWC는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창의성, 그리고 미학과 기술의 조화를 상징하는 이 '생명의 꽃'을 시계 뒤에 '은밀하게' 담아냈습니다.
이 우아한 시계에 동력을 제공하는 칼리버 35800은 42시간 파워리저브에 30m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상당히 매력적인 다크 브라운 컬러 산토니 악어 가죽 스트랩(스트랩 오렌지 가죽 안감이 산토니 고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산합니다!)에 스틸 소재 버터플라이 버클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이즈는 36mm로 두께도 그렇고 대부분의 여성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잘 어울립니다. 여성만을 타깃으로 선보인 시계이기는 하지만, 오토매틱 36이나 오토매틱 문 페이즈 36 모두 다이아몬드가 없는 모델은 사실 손목이 얇은 남성이 착용해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여기에는 손목에 감기도록 해주는 무빙 러그의 역할도 한 몫 하는 듯 합니다.
사진: 제이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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