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시계의 명가 라도(RADO)에서는 올해 바젤월드 2015를 통해 새로운 컬러의 하이테크 세라믹 시계를 선보였습니다. 초콜릿 브라운으로 명명된 독특하고 깊은 색감은 기존의 블랙, 화이트, 플래티늄과 그레이 컬러의 세라믹과는 또다른 감성을 자극합니다.
1962년 출시된 스크래치 방지(Scratchproof) 컨셉의 'DIASTAR 1' 출시 이후, 세라믹 소재 개발에 매진해온 라도는 1980년대 다이아몬드에 버금갈 경도를 가진 하이테크 세라믹, 하나의 몸체로 이뤄진 모노블록(monobloc)같은 기술적인 분야에서의 선도와 함께 금속같은 질감의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 등 디자인 분야에서도 세라믹의 한계를 새롭게 설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선보인 초콜릿 브라운 컬러의 세라믹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그 가치를 좀 더 높이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몇 년간의 리서치를 통해 개발된 브라운 라도의 초콜릿 브라운 하이테크 세라믹은 여타 브랜드에서 소개한 브라운 세라믹과는 달리 빛의 양과 각도에 따라 컬러감이 다르게 보입니다. 강한 빛에 가까이 할수록 브라운 컬러가 선명해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블랙에 가깝게 보입니다. 브라운 세라믹은 부품 위치에 따라 유광 또는 무광으로 제작하여 디자인적 감성도 높였습니다.
현재 라도에서는 이 브라운 세라믹 소재의 시계를 하이퍼크롬(HyperChrome) 컬렉션과 센트릭스(Centrix) 컬렉션을 통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이퍼크롬 컬렉션은 라도의 플래그쉽 라인으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대부분이 세라믹 부품으로 만들어집니다. 크로노그래프 및 오토매틱 모델, 그리고 여성을 위한 다이아몬드 세팅된 36mm 모델이 있습니다. 센트릭스 컬렉션은 라도의 엔트리급에 해당되는 컬렉션으로 라도의 세라믹을 좀 더 부담없는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라인입니다. 가격이 낮은 만큼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쓰며 브레이슬릿 일부에만 세라믹 소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센트릭스 컬렉션은 예물 시계를 주목적으로 하기에 남녀 커플로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인데, 최근에 보기 힘든 38mm 의 남성용 시계라는 점이 특이한 점입니다. 여성용은 남성용에 매치되는 28mm 사이즈로 출시해 전통적인 예물 시계의 구성을 보여줍니다.
< 하이퍼크롬 브라운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 여성용 - 하이퍼크롬 다이아몬드 36mm 모델 및 센트릭스 다이아몬드 28mm 모델 >
오늘 리뷰는 센트릭스 컬렉션 중 기계식 무브먼트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스켈레톤 시계로 역시 앞서 설명한 초콜릿 브라운 컬러의 모델입니다. 참고로 센트릭스 스켈레톤 모델은 브라운 세라믹+로즈골드 PVD, 블랙 세라믹+옐로우골드 PVD, 브라운 세라믹+스틸, 블랙 세라믹+스틸 등 4개의 세라믹 모델과 스틸 케이스+가죽 스트랩 모델이 있습니다.
< 라도 센트릭스 스켈레톤 세라믹 모델 >
최근 라도의 주력 모델은 하이퍼크롬 컬렉션과 다이아마스터 컬렉션입니다. 케이스에 브레이슬릿을 통해 라도가 자랑하는 하이테크 세라믹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는 시계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케이스 형태가 하이퍼크롬 컬렉션은 좀 더 스포티한 스타일을, 다이아마스터 컬렉션은 전통적인 드레스 워치의 스타일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단 불에 굽는 과정에서 축소되는 세라믹의 특성상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기에 각각의 부품에 제조비용이 스틸보다는 비싸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센트릭스 컬렉션은 세라믹 부품의 비중을 줄이고 스테인리스 스틸 부품의 비중을 늘려 가격을 합리화한 라인입니다. 단. 디자인은 미니멀리즘과 퓨처리즘이 혼재한 라도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가집니다. 파격적이기까지 했던 디자인은 라도의 시그니처이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 정제되고 익숙해져 오히려 반가움마져 느낍니다.
그런 점에서 38mm 케이스 사이즈는 이해가 갑니다. 두께는 10.1mm로 드레스 워치로 평균적인 두께며 방수는 3 bar (30 m)입니다. 케이스 형태는 정면에서난 측면에서난 대단히 심플한 라인을 만듭니다. 브레이슬릿과연 연결은 마치 일체형 케이스처럼 느껴질 정도지만 가죽 스트랩이 적용된 모델 역시 그리 어색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 모델의 경우 초콜릿 브라운과 로즈골드 컬러의 조합이 더없는 선명하고 화려한 매력을 만듭니다. 사진상으로는 좀 더 블랙에 가까운 브라운으로 보이지만 실제 느낌은 이보다 좀 더 밝게 보이며 진한 브라운은 말 그대로 스위스가 자랑하는 또하나의 명물 - 초콜릿의 달콤함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파격적이라고 말한 디자인은 베젤없이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만으로 전면을 커버한 디자인에서 잘 드러납니다. 라도는 커브형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이미 80년대부터 선도적으로 적용해왔습니다. 스크레치에 강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의 특성을 최대한 부각해 시계에 적용한 디자인으로, 고전적인 시계의 디자인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라도만의 미래적인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시작으로 케이스 전체를 부드럽게 휘감는 곡선은 심플함을 최대한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 심플함이 단순한 심플함에 그치지 않는 것은 역시 두 컬러의 조합으로 완성된 브레이슬릿의 영항입니다.
탑재된 무브먼트는 ETA C07.631 로 구조가 좀 익숙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바로 티쏘, 해밀턴, 미도 등 라도와 같이 스와치 그룹에 포진한 브랜드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무브먼트의 베이스가 되는 ETA C07.111 무브먼트의 스켈레톤 버전이기 때문입니다. ETA C07.111 무브먼트는 ETA 2824-2를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개량한 무브먼트로 진동수를 4 Hz (28,800 vph)에서 3Hz (21,600 vph)로 낮추고 프리스프렁 방식의 밸런스, 80시간의 롱파워리저브를 가집니다. 각 브랜드마다 별도의 코스메틱을 추가해 티쏘의 파워매틱 80, 해밀턴의 H-10, 미도의 칼리버 80 등으로 고유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라도의 경우는 비슷한 코스메틱 과정을 거쳤음에도 ETA 무브먼트명 그대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다이얼을 통해 보여지는 무브먼트의 움직임은 역시 스켈레톤 시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전통적인 스켈레톤 시계는 가능한 모든 부분을 스켈레톤화한다면, 최근에 선보이는 스켈레톤 시계는 무브먼트의 구조와 작동을 충분히 즐길 만큼만 스켈레톤화하는 추세입니다. 역시 비용과 효율의 문제가 아닐까합니다. 전통적인 스켈레톤 작업은 대단한 기술력과 작업시간이 동반되는 만큼 어느정도 선에서 타협을 함으로써 스켈레톤 시계의 장점과 제조 비용의 절약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다이얼을 통해 밸런스휠, 메인스프링과 기어 등를 확인할 수 있고 다이얼은 건축의 골격이 되는 프레임처럼 처리되어 무브먼트를 지지하고 안정감을 줍니다. 무브먼트는 케이스백에서 제외되었던 페를라쥬 피니싱을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스켈레톤 시계의 특성상 다이얼쪽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핸즈와 인덱스는 골드 컬러로 시계 전체의 통일감을 만드는 동시에 시인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라도 특유의 무빙 로고는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브레이슬릿은 로즈골드 PVD 코팅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아웃 링크와 초콜릿 브라운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의 미들 링크로 구성됩니다. 아웃 링크 및 미들 링크가 우아한 곡선 형태를 취한 것이 눈에 띄는데 마치 잔잔한 호수의 물결 또는 매끄러운 비늘처럼 느껴집니다.
버클은 티타늄 소재의 3폴드 버클로 라도의 고급 라인에 적용되는 버클을 이 시계에도 적용했습니다. 라도의 3폴드 버클은 좌우 비대칭 구조로 한쪽만 열어도 시계를 풀 수 있습니다. 단방향 폴딩 버클의 장점을 가져온 것입니다.
착용샷입니다.
케이스 직경 38mm 는 요즘 여성 시계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사이즈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과거로 회기하면 남성 시계의 보편적이 사이즈이기도 했습니다. 여성용 28mm 모델이 나와있기도 하지만 38mm 모델은 여성이 착용하기에도 별 부담없어 보입니다. 즉, 예물 시계에서 위의 하이퍼크롬 모델을 남성용으로 선택하고 센트릭스 38mm 모델을 여성용으로 매치해도 전혀 어색한 조합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미래적인 디자인에 기계식 시계의 장점을 가진 스켈레톤 시계라는 점.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유니섹스 시대에 걸맞는 범용성이 이 시계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