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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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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워치 역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글라이신 에어맨은 매년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시계 애호가들을 즐겁게 합니다. 올해 역시 바젤월드 2015는 통해 신형 에어맨 모델들을 대거 선보였는데 가장 주목할 만 한 시계는 과거 빈티지 에어맨을 복각한 에어맨 DC-4와 브랜드 최초로 12시간 디스플레이 에어맨으로 주목을 받은 에어맨 드블 트웰브(Double Twelve. 이하 DT) 모델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에어맨 DT 모델의 리뷰를 통해 글라이신 에어맨의 또다른 변화를 살펴볼까 합니다.


​글라이신은 1914년 스위스 비엔에서 '라 글라이신'(정식명칭: 파브리크드 올로제리 라 글라이신 Fabriqued horlogerie La Glycine)이라는 이름으로 유진 메일란(Eugene Meylan)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유진 메일란은 당대에 천재적인 시계 제작가로 명성을 누렸으며, 현재도 그 장소에 글라이신 회사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자케 드로와 함께 오토마톤의 제작에도 재능을 보였으며, 자사 무브먼트의 개발을 통해 크로노미터 인증의 정확한 시계와 여성들을 위한 초소형 무브먼트 개발에도 선도적인 브랜드였습니다. 그리고 1953년 현재 글라이신을 대표하는 에어맨(Airman)을 런칭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에어맨의 탄생 비화에 대해서는 지난 리뷰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글라이신의 세일즈 디렉터 샘 글러(Sam Glur)는 캘거타에서 방콕까지의 비행 도중 파일럿의 초대로 조종석에 머물며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이상적인 파일럿 시계에 관해 대화를 하게됩니다. 이후 글라이신 본사에 이를 구체화한 시계 제작을 제안하고, 1953년 글라이신 에어맨은 최초의 24시간 듀얼타임 시계로 60년이 넘는 시간을 사랑받아 온 파일럿 시계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최초의 에어맨은 별도의 GMT 핸즈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24시간 디스플레이의 시계에 회전 베젤에 또하나의 24시간 디스플레이를 추가함으로써 동시에 두개의 시간대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에어맨 시리즈는 GMT 핸즈를 별도로 가진  방식이지만 에어맨 초기의 모델을 복각한 에어맨 No.1 퓨어버전 모델을 통해 초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현재의 에어맨은 시침과 초침이 12시간계로 작동하며, 별도의 GMT 핸즈만이 24시간계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다이얼과 베젤은 여전히 24시간 디스플레이로 표기되어 디이얼이 복잡하고 시간을 읽는데 불편함을 느낀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새롭게 선보인 에어맨 DT는 브랜드 최초로 12시간 디스플레이를 도입한 시계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에어맨의 아이코닉 디자인이기도 해 쉽게 바꿀 수 없는 결정이었을 듯 합니다. 그래서 다른 시계에는 흔하디 흔한 12시간 디스플레이가 에어맨에서는 최초가 되었습니다.


출시된 모델은 총 3종으로 기본 블랙 다이얼 버전 외에 블루 및 레드 다이얼 버전이 함께합니다. 블루와 레드 다이얼은 그라데이션을 넣었는데 기존의 에어맨에 적용되었던 24시간 디스플레이에서 낮과 밤을 표기하는 기능을 했습니다. 즉, 12시 방향에 24시간을 기준으로 다이얼을 수평으로 나누면 3시 방향에 오전 6시, 9시 바향에 오후 6시가 표기됩니다. 그래서 그라데이션 짙은 부분이 밤을, 밝은 부분이 낮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 모델의 경우는 단순히 다이얼 디자인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에어맨 컬렉션에 기능적인 디자인을 다이얼의 미적 아름다움을 위해 이식한 것으로 보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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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본 리뷰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블랙 다이얼 모델을 기본으로 블루 그라데이션 다이얼 모델을 부분적으로 가미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에어맨 최초의 12시간 디스플레이라는 점 외에 에어맨 DT는 기존의 에어맨보다 탑재 무브먼트의 사양을 낮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기존의 에어맨에 비해 가격이 낮아졌지만 에어맨의 아이코닉 요소들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들이 기존의 에어맨과 같고 다른지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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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직경은 40mm 입니다.​ ​​현재 에어맨은 다양한 케이스 사이즈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에어맨 No.1(36mm), 에어맨 18(39mm), 에어맨 베이스 22(42mm), 에어맨 9(44mm), 에어맨 17(46mm) 등 다양한 사이즈의 에어맨 라인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에어맨에서는 사이즈에 대해 특별한 부분이 없지만, 최근 파일럿 워치들의 사이즈가 커지면서 좀 더 작은 사이즈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일 듯 합니다.


​케이스 형태는 에어맨 특유의 라인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베젤을 포함한 케이스 윗면은 브러쉬드 처리했으며, 측면과 케이스백은 폴리싱 처리했습니다.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는 안면 무반사 코팅 처리로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방수는 200m(20 atm)입니다. 에어맨은 독특하게 파일럿 워치이면서 200m의 높은 방수 사양을 보여줍니다. 이 모델 역시 방수 성능에서는 ​기존의 에어맨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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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케이스백 역시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로 탑재된 무브먼트를 볼 수 있습니다.


탑재 무브먼트는 ​GL224 로 ETA 2824-2 베이스입니다. 이부분이 확실히 다운그레이드 된 부분입니다. 기존의 에어맨은 24시간 표시를 위해 ETA-2893 무브먼트를 주로 탑재해 왔습니다. 코스메틱 역시 로터에 글라이신 로고를 각인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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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측면에서 보면 별 무리없는 다운그레이드이기 때문에 이부분으로 인해 가격이 서로 상쇄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12시간 디스플레이가 된 베젤은 에어맨의 아이코닉 요소 중 하나인 잠금 베젤 크라운으로 고정됩니다. 크라운을 풀어 베젤을 조정한 후 다시 고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전베젤에 비해 편의성은 떨어지지만 고정만큼은 확실합니다. 두 크라운의 크기 차이가 꽤 난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시간조정용 크라운이 시계 사이즈에 비해서도 매우 큰 편입니다. 덕분에 조작시 편의성은 뛰어납니다.


크라운은 스크류 다운 방식으로 0단 태엽감기, 1단 날짜조정, 2단 시간조정의 기능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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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12시간 디스플레이 덕분에 기존 에어맨에 비해 심플하고 명확해졌습니다. 사진상으로 보면 블랙 버전과 블루 버전의 색상차가 많이 나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촬영시 조명 때문입니다. 블랙 버전은 실상에서 완전 블랙으로 선명하게 보이며, 블루 버전 역시 더 진한 그라데이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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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은 시간 사이에 30분 단위로 삼각형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것은 기존 에어맨의 24시간 디스플레이에서 시간을 표시하던 것으로 이 모델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에어맨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은 부분입니다.


핸즈는 에어맨에서 자주 봤던 화살 모양이 화살 핸즈가 아닌 것이 조금 아쉽지만 시인성 부분에서는 확실한 기능을 보여줍니다. 3시 방향에 날짜창이 위치하고 글라이신 로고와 더블 트웰브 인덱스가 좋은 밸런스를 이룹니다.​


​블루 버전에서는 더블 트웰브 인덱스를 레드 컬러로 처리했는데, 블랙 버전은 전통적인 파일럿 워치의 중후함이, 블루 버전은 보다 경쾌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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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은 핸즈 부분에 비해 인덱스 부분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에어맨 모델에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다운그레이드의 영항이라고만 보기는 힘들 듯 합니다. 물론 핸즈 부분의 야광이 뛰어나기 때문에 야간가독성에서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모델의 가격이 에어맨에서는 엔트리급이라곤 하지만 다른 중저가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인덱스 부분에 좀 더 깔끔한 야광 처리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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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소가죽 스트랩입니다. 일자형에 두꺼운 스티치가 밀리터리 워치에 잘 어울립니다. 이 가격대에 적용된 가죽 스트랩들과 비교할 때 품질이 좋은편이며 적당한 두께감으로 착용시 안정감이 뛰어납니다. 버클은 글라이신 로고가 각인된 탱버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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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40mm 사이즈는 저의 손목(17cm)에 참 잘 맞는 사이즈입니다. 22mm 러그 사이즈 덕분에 상당히 안정감이 느껴지고 착용감 역시 편합니다. 좀 더 밀리터리풍의 나토밴드로 교체해도 잘 어울릴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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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이신 에어맨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에어맨 DT에서 전형적인 에어맨의 특징들을 바로 간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당히 사양을 낮추되 에어맨만의 DNA는 잘 드러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위해 GMT 시계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인접 국가를 여행하는데 꼭 24시간계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적으로 쓰고 익숙한 12시간계에 베젤만으로 2~4시간 정도의 시차를 간편하게 표기할 수 있는 시계라면 충분히 제 기능을 다 할 것입니다. 에어맨 DT는 바로 그런 시계가 아닌가 합니다.


더불어 명료해진 시인성과 높은 방수성능 등은 일상에서도 여러 상황에서 착용할 수 있는 툴워치로도 손색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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