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도 하이퍼크롬 세라믹 터치 듀얼 타이머(Rado HyperChrome Ceramic Touch Dual Timer)가 올 봄, 전세계적으로 정식 런칭합니다. 지난해 바젤월드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시계는 크라운 없이 손가락 터치로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이라는 독특한 매커니즘으로 많은 시계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1년 넘게 출시가 늦어진 이유는 실제 환경에서 다양한 성능 테스트가 있었고, 다이얼 디자인 역시 좀 더 가독성을 향상시킨 모습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컬러별로 다섯개의 모델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미국의 권위 있는 상인 굿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을 만큼 매끄럽고 유려한 디자인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세라믹 시계의 대표적인 컬러라 할 블랙, 화이트 모델에 라도만의 독창적인 그레이 컬러 모델 2종이 더해졌습니다. 쿨 그레이(Cool Grey)라 이름 붙여진 컬러로 하나는 매트한 무광 케이스, 다른 하나는 폴리싱 처리하여 매끈하게 가공된 유광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그레이 컬러의 세라믹은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라고 합니다. 이미 1986년 세계 최초로 하이테크 세라믹이란 소재를 시계에 접목시킨 인테그랄 컬렉션을 발표한 이후 세라믹 소재 분야에서 누구보다 선구적인 위치에 있었던 라도만의 축적된 기술력이 바탕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라도의 쿨 그레이 컬러는 지르코늄 파우더 속의 분리되어 있던 화합물질이 고온의 신터링 과정 중에 결합하며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신터링이란 지르코늄 파우더가 케이스(또는 링크) 모양 툴에 압축되어 나온 조각을 1,500도의 고온에 굽는 과정을 뜻하는 것으로, 모든 하이테크 세라믹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크기가 약 23% 수축됨과 동시에 1,250 비커의 높은 경도를 갖게 됩니다.
얼룩 없이 일정한 컬러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신터링 단계에서 정확한 온도와 시간을 유지해야 하는데, 도자기 장인이 가마에서 꺼낸 도자기를 점검할 때 불량품을 그 자리에서 망치로 깨버리듯이 하이테크 세라믹 또한 오직 신터링 단계가 모두 끝난 후에야 컬러 및 품질 감정이 가능하고 불량품은 재사용이 불가능하여 모두 폐기처리 됩니다.
오늘 리뷰는 바로 이 쿨 그레이 컬러의 유광 케이스에 골드 인덱스 모델(Ref. 765.0102.3.017)을 통해 세라믹 터치 기능을 중심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외형적 특징부터 보겠습니다. 시계의 케이스 소재인 하이테크 세라믹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어 시계 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계 케이스로서 높은 경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충격에는 스크래치가 나지 않습니다. 또한 무게가 가볍고 피부 알러지로부터 자유로우며, 특유의 따뜻한 질감으로 금속 소재의 케이스가 주지 못하는 감성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라도에서는 '모노블럭(monobloc)' 이라는 혁신적인 케이스 구조를 개발하고, 이 새로운 케이스를 기반으로 한 새 컬렉션 '하이퍼크롬(HyperChrome)'을 런칭했습니다. 2012년 런칭 이후 매년 꾸준히 베리에이션 모델이 출시되고 있고, 지난 타임포럼 리뷰에서도 하이퍼크롬 모델에 대해서 몇차례 다룬 적이 있습니다. 리뷰 모델 역시 바로 하이퍼크롬 컬렉션 라인이기도 합니다.
케이스 직경은 42mm, 두께는 10.2mm 입니다. 방수 성능은 5 bar (50m)입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착용 가능한 데일리 워치의 모습입니다. 당연히 듀얼 타임 기능이 있는 시계이기 때문에 '여행'에 맞는 컨셉일 듯 합니다. 양면 무반사 코팅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에 수퍼 루미노바 야광이 편의를 더합니다. 케이스백은 티타늄 소재의 케이스백입니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폴딩 버클 역시 같은 티나늄 소재로 되어있어 무게감을 줄이는데 상당한 역할을 합니다.
크라운을 비롯해 버튼같이 조작을 위한 어떤 장치도 없기 때문에 시계의 측면 라인은 너무나 심플하고 매끄러운 모습입니다.
다이얼은 썬레이 문양의 그레이 컬러이며 로즈 골드 인덱스와 핸즈가 시인성을 높입니다. 사진을 보면 다이얼이 약간 브라운 컬러를 띄는데, 로즈 골드 인덱스의 컬러가 다이얼에 묻어났기 때문입니다. 핸즈와 인덱스의 모양은 하이퍼크롬 컬렉션의 전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6시 방향에는 세컨드 타임존을 나타내는 스몰 다이얼이 배치되었습니다.
그럼 이 시계의 기능과 사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메인 다이얼의 핸즈는 핸즈는 현재 있는 곳의 시간을 알려주며, 6시 방향에 있는 스몰 다이얼 위 핸즈는 세컨드 타임 존(second time zone)을 나타냅니다.
시간 변경 방법은 시계의 베젤에 있는 센서를 손가락으로 터치해 조정합니다. 전기 센서를 이용하기 때문에 탑재된 무브먼트는 쿼츠 무브먼트입니다. ETA F11.001 무브먼트로 세컨드 타임존이 있는 반면 날짜창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메인 다이얼은 케이스의 10시 방향이 센서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센서를 활성화 시킨 후, 손가락으로 케이스의 왼쪽 면을 따라 쓸어주면 시간(hours)을, 오른쪽 면을 따라 쓸어주면 분(minutes)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스몰 다이얼은 케이스의 8시 방향이 센서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센서를 활성화 시킨 후, 손가락으로 케이스의 왼쪽 면을 따라 쓸어주면 시간(hours)을, 오른쪽 면을 따라 쓸어주면 15분 간격으로 분(minutes)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15분 간격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의 시간대와도 완벽히 동조합니다.
세컨드 타임 존의 시간을 메인 다이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세라믹 케이스의 9시와 3시 부분을 동시에 터치하면 됩니다.
라도에서는 이 모델에 대한 동영상 사용 설명서를 제공하고 있고, 유투브 등에서 쉽게 작동 모습을 담은 영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 동영상을 한번 보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 듯 하기에, 이번 리뷰에서는 설명과 함께 조작하는 모습을 담은 라이브 동영상을 제공합니다.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간단하면서 직관적인 조정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 라도 공식 사용 설명서 >
< 시계 실제 조정 동영상 >
브레이슬릿은 시계 케이스와 같은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의 3연 브레이슬릿입니다. 케이스와 같이 매끄럽고 잘 가공된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운데 부분을 무광으로 처리해 멋을 냈습니다. 버클은 양방향 폴딩 버클입니다. 라도의 폴딩 버클은 양쪽의 길이가 다르고 여닫는 방법도 틀립니다. 평소에는 한쪽만 여닫는 단방향 폴딩 버클로 사용하도록 해 매우 편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착용샷입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이미 우리는 터치라는 방식에 익숙해있고 시계에서도 이미 터치 방식이 많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계에서 늘 있어왔던 크라운을 볼 수 없다는 것 만으로 생경하며 신선하기도 합니다.
크라운은 아무리 작더라도 손등에 자극을 완전히 피할수는 없는데, 크라운이 없기 때문에 이 시계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착용감을 줍니다.
라도의 세라믹 터치 컨트롤 테크놀로지는 지난 2013년 바젤월드에서 라도 에센자 세라믹 터치(Rado Esenza Ceramic Touch) 컬렉션으로 이미 선보였습니다. 무브먼트에 덜 민감하고 남성에 비해 개방성이 넓은 여성들을 먼저 공략한 듯 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 컨셉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 남성을 위한 하이퍼크롬 컬렉션을 통해 남성들이 좀 더 선호하는 컴플리케이션 시계로 출시되었습니다.
라도는 하이퍼크롬 세라믹 터치 듀얼 타이머를 통해 기술력과 혁신, 하이테크 소재 그리고 뛰어난 디자인에 대한 기대를 모두 충족시킴과 동시에 세라믹 시계로 구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는 대중들의 예상 범주를 훌쩍 뛰어넘으며 역시 시계 소재 가공의 선두주자임을 증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라도에서 제작한 광고 사진 메이킹 필름 한편을 소개합니다. 프로 사진가가 아니더라도 시계 사진을 좀 더 잘 찍어보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라도 하이퍼크롬 세라믹 터치 듀얼 타이머는 국내에서 4월 중순부터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오는 5월 6일부터 14일까지 런칭 이벤트 및 워치 페어가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방문해서 실제 조작을 해 보시면 매우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