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드뷔 무브먼트 개발 디렉터 그레고리 브루틴(Gregory Bruttin) 인터뷰
약식 이력:
스위스 뇌샤텔 엔지니어링 스쿨(Engineering School of Neuchâtel)에서 시계제조학을 전공했다.
롤렉스, 쇼파드, 파텍 필립을 거쳐 2002년 로저드뷔에 입사해 무브먼트 제작자로 활동,
다양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와 스켈레톤 무브먼트 개발에 헌신했다.
2009년 4월 무브먼트 개발팀장, 2011년 8월 무브먼트 및 제품 개발 전반을 총괄하는 디렉터가 되었다.
인터뷰 내용:
2015년 로저드뷔가 강조하는 주 테마는 무엇인가?
우리는 2008년부터 스켈레톤 무브먼트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여느 회사와 달리 우리는 차별화된 직선적이고 현대적인 스켈레톤(Modern Skeleton) 형태를 추구해왔다.
올해에는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마이크로 로터를 장착한 오토매틱 스켈레톤 모델들을 발표함으로써
다시 한번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스켈레톤에 집중하는 한 해로 삼고 있다.
- 로저드뷔 SIHH 2015 리포트 참조: https://www.timeforum.co.kr/SIHH/12111798
- 올해 신제품인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스켈레톤과 엑스칼리버 오토매틱 스켈레톤 공식 홍보 영상.
2002년 로저드뷔에 입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로저드뷔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의 개발팀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당시 어떤 각오였는가?
내가 입사할 당시 로저드뷔는 설립된 지 몇 해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였다.
그럼에도 무브먼트 제작 전 과정을 자사에서 해결하는 내실 있는 매뉴팩처로 출발했고
이곳 무브먼트 개발팀에 합류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자체가 내겐 도전의식을 자극하게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설립자 로저 드뷔 씨를 우리 가족의 친구로서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로저드뷔에 합류하게 된 일화 하나를 공개하면 이렇다. 어느 날 저녁 식사 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로저 드뷔 씨가 직접 전화를 걸어 "나와 함께 같이 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당시 나는 “로저 드뷔 선생님과요? 아니면 브랜드 로저드뷔에서요?”라고 질문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즐거운 추억이다.
- 로저드뷔의 설립자 Mr. 로저 드뷔.
당신에게 설립자 로저 드뷔 씨는 어떤 존재인가? 같은 시계제작자이자 개발자로서 그로부터 특별히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시계제작자로서 로저 드뷔 씨는 아이디어가 항상 넘치는 창조적인 분이다.
또한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것부터 큰 결단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런 점에서 존경스럽다.
한편 내가 처음 ‘엑스칼리버 콰토르(Excalibur Quatuor)’를 만든다고 했을 때는 그 조차도 “너 정말 미쳤구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내 “한번 해봐. 넌 잘 할 수 있어”라며 독려해 주셨다. 그는 내게 매우 다정한 멘토이자 대부이며 늘 자극을 주는 분이다.
그가 잠시 회사를 떠났을 때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의 앞날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2005년 엑스칼리버를 론칭하고 이듬해 신형 무브먼트를 6개나 추가하는 등 로저드뷔는 오히려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배경에는 당신을 포함한 여러 젊은 엔지니어들의 활약이 있기에 가능했을 줄 안다. 당신이 로저드뷔에서 그간 이룩한 주요 성과에 대해 들려준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내외부적인 많은 변화를 겪어왔지만 우리는 매번 브랜드의 방향성을 바꾸지 않았다.
로저드뷔가 갖고 있는 DNA와 가치는 유지해가면서 새로움을 접목하는 작업들이 어렵지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나 스스로 로저드뷔에서 이룩한 성과를 짚어보자면, 단순히 특정 모델을 기획하고 만드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계제조 전통을 존중하면서 창조적인 면을 고민하고 브랜드 철학에 적용하려 노력한 점이 아니었나 싶다.
2010년 로저 드뷔 씨가 다시 회사로 돌아왔을 때 무척 기뻤는데 그는 내가 무브먼트 디렉터로서 이룩한 부분들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로저드뷔를 설립할 당시부터 갖고 있던 철학과 창조성, 가치 등을 잘 계승하며 회사를 이끌어준 점에 대해서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씀은 내가 들은 그 어떠한 칭찬보다도 값진 것이었다.
2011년부터 당신이 수장을 맡고 있는 무브먼트 개발팀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가?
무브먼트 개발팀 자체가 회사 안의 작은 회사다.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통합형 매뉴팩처 브랜드이다 보니 어떠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바로 우리 시설 내에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렇듯 사람들과 각각의 아이디어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고 이 점이 우리의 강점이다.
무브먼트 개발단계에선 시도 중 오류도 많이 발생하는 데 그로 인한 시간과 물리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엔지니어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룩할 수 없다는 진취적인 생각 또한 갖고 있다.
내 역할은 단지 무브먼트 개발팀 디렉터로서 뿐만 아니라 시계 제조 전 과정을 총괄한다.
무브먼트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소비자들이 시계에 관해 그리고 브랜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간과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짧지만 정체성이 뚜렷한 시계제조사 중 하나다.
특히 스켈레톤 처리한 무브먼트를 대담하게 노출시켜 무브먼트 자체가 시계의 개성을 드러내는 점도 특별하다.
무브먼트 개발 단계에서 어디에 주로 중점을 두는가?
보통 하나의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과정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끊임없이 의견을 조율하는 여정이다.
설계 단계에서 디자이너는 자신이 생각한 형태를 엔지니어들이 잘 반영할지를 고심하고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도 없질 않다.
하지만 서로가 매우 유기적인 관계로 엔지니어들부터 디자이너로서의 생각과 역량을 각자 갖고 있다.
그래서 설계 단계서부터 특정 디자인이 적용됐을 때 기능적으로 이상 없이 작동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눈에 띄고 남들과 다른 형태를 추구하기 때문에 디자인 컨셉을 먼저 세우고 시작한다.
- 그레고리 브루틴 씨가 착용한 올해 신제품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스켈레톤 플라잉 투르비용.
한국에는 기술력에 감탄하고 호감을 느끼지만 가격대가 높아 선뜻 접근하긴 어려운 브랜드로도 통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더불어 로저드뷔 시계의 가치는?
페라리나 미슐랭 스타에 비견하고 싶다.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최상의 재질을 사용하고 이를 반영한 제네바 인증 무브먼트를 제작하고 한해 제조 수량 자체도 많지 않다.
그래서 최고의 품질과 한정 생산의 매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로저드뷔 시계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로저드뷔가 어떠한 브랜드로 사람들의 뇌리에 계속 기억되길 바라는가?
로저드뷔 시계의 최대 강점은 건축적이고 힘있는 현대적 디자인에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디자인 및 기술적 요소들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에 로저드뷔 특유의 개성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의 시계를 모든 사람들이 좋아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가치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로저드뷔만의 다름에 대한 호불호는 어디까지나 당신의 선택의 문제다.
그럼에도 우리의 시계를 특별하게 봐주는 고객들이 있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끼며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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