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5 Parmigiani Report
부스 한 가운데를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파르지미아니. 올해는 유리, 크리스탈 공예의 대가 라리크(Lalique)와 협업한 토릭 라핀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제 경우 라리크를 싱글 몰트를 만드는 맥캘란과 협업한것으로 알게 된 메이커인데 국내에서는 아직 크게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라리크가 완성한 투명한 케이스에 회중시계인 토릭 퀘스터 미닛 리피터를 걸어 탁상시계로도 사용할 수 있는 모델로 소재감과 소재의 성질을 살려내어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톤다
톤다 1950 스켈레톤
라운드 케이스의 톤다 라인에서 슬림한 모델을 이르는 톤다 1950이 새로운 축으로 잡아가면서 점차 톤다 1950의 베리에이션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스켈레톤인데요. 톤다 1950의 다이얼은 스몰 세컨드를 지닌 타임 온리로서 완성된 밸런스를 지니고 있어, 여기에 기능을 더하는 형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리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이번 새로운 베레이에이션은 기본 디자인을 변형하지 않는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스켈레톤 역시 그런 맥락으로 칼리버 PF 702를 바탕으로 스켈레톤화 한 PF 705를 탑재합니다. 새틴 처리한 표면처리가 다소 현대적인 인상을 주나 요즘의 스켈레톤 흐름에서 본다면 대단히 클래식하며 곡선 위주의 골격입니다. 곡선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도무지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듯한 인상까지 드는데요. 기능적으로 생략해도 좋을 뼈대들 때문인데, 수공 앵글라주로 뼈대 하나하나를 마무리 하는 PF 705에서는 작업량이 급증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매우 아름답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품이 많이 들죠.
톤다 1950이 케이스 지름으로 남녀 구분을 하지 않고 베젤의 다이아몬드 세팅으로 나누는 것처럼 스켈레톤에서도 지름을 통한 구분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여성용에서는 반투명 글라스를 사용해 스켈레톤의 실루엣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운석을 이용한 다이얼이 눈에 띄는데요. 파르미지아니도 그 하나입니다. 한정판에 사용했던 티타늄 케이스에 어울리는 두 가지 색상의 운석 다이얼을 조합합니다. 운석을 얇게 잘라냈을 때 드러나는 고유한 단면을 이용하므로 모델 하나하나의 얼굴이 제 각각인 것이 최대의 매력입니다. 요즘 운석을 구하기 어려운 만큼 많은 수량을 만들기는 어려운 만큼 색상 별로 50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메티오라이트 역시 한정판이니 티타늄 케이스는 한정판용이라는 공식이 어느 정도 적용될 것 같군요.
톤다 1950 브레이슬릿
톤다 1950을 위한 브레이슬릿이 등장했습니다. 케이스 지름에 비해 러그 간격이 멀어 엔드피스가 볼드한 것이 특징입니다. 디자인에서는 의견이 나뉠지 모르겠지만 착용감은 좋았습니다. 케이스 지름 자체가 크지 않은 덕도 있지만 얇은 손목도 소화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에르메스 버킨 백을 연상케 하는 상큼한 색상으로 다이얼과 스트랩을 매치한 톤다 헤미스피어도 볼 수 있었고,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은 톤다 1950 에나멜 다이얼도 슬쩍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부가티 미쓰
부가티 레벨라시옹
부가티 빅토와르
벌써 파르미지아니와 부가티가 손을 잡은 지 10년이 되었군요. 무브먼틀의 기어를 수직 배치한 최초의 시계로 부가티 370이 주목을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요. 이제는 부가티 370이 단종되고 와인딩과 조정용 툴을 케이스에 합쳐놓은 부가티 수퍼 스포츠가 대신하게 되었는데, 10주년을 기념해 부가티 370이 재탄생 했습니다.
뉴스에서 이미 소개한 적 있는 부가티 미쓰(Mythe). 부가티 타입 57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케이스에 옮겨온 모델입니다. 새로 공개한 두 모델은 부가티 레벨라시옹과 부가티 빅토아르로 레벨라시옹은 역시 미쓰와 마찬가지로 라이데이터 그릴을 헌터 케이스처럼(부가티의 형태가 독특하다 보니 보통의 시계로 치면 헌터 케이스 백쯤 될 부분)만들었고, 영어 빅토리를 의미하는 빅토아르는 이니셜 V를 케이스와 스트랩에 넣었습니다. 스트랩에 V 패턴을 넣기 위해 레이저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맨 위 이미지처럼 세 모델이 한자리에 모였고, 조정용 툴 그리고 칼리버 370을 크게 만든 모형이 한데 놓여져 있습니다. 각 한 점씩만 내놓았고, 세트로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개별 판매로 방향을 바꾼 것 같습니다. 자동차 부가티 오너들이 부가티 시계의 주 고객이라지만 세트면 그들이라도 부담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위 토릭 캐피톨이나 토릭 레조넌스 같은 그랜드 컴플리케이션도 눈에 띄는군요.
뱀
대략적인 제작 과정
여기서 소개드릴 시계는 앞서 부스 중앙에 있던 토릭 라핀이 하나이며, 낮을 의미하는 가이아아의 태양과 대조적인 밤을 의미하는 뱀의 탁상시계입니다. 케이스는 토릭 라핀과 마찬가지로 라리크가 제작을 맡았고, 과거 라리크가 만들었던 빈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털 제작은 라리크, 시계는 파르미지아니가 각각 담당했으며 시계 부분은 마퀘트리로 방식해 아름다움을 더했습니다.
여러 베리에이션이 등장한 톤다 1950은 이것을 축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스몰 세컨드의 기능 확장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과거 수많은 시계들을 통해 알고 있는 만큼, 톤다 1950의 새로운 기능이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것을 기다리는 기간이라고 한다면 이번의 스켈레톤은 꽤 괜찮은 보상(?)이지 싶은데요. 뼈대를 성형해서 만드는 현대적 스켈레톤이 부쩍 늘어난 요즘이라 오히려 더 도드라져 보이는 클래식 스켈레톤이라서 더욱 인상적입니다. 다시 꺼내 든 부가티 370 역시 인상적인데 특히 이번 버전은 빈티지카 부가티를 떠오를 만큼 고급스러운 케이스 마무리입니다. 자동차 부가티 퍼포먼스, 명성 등에 걸 맞는 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상으로 SIHH 2015 파르미지아니 리포트를 마무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