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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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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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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보석상 까르띠에(Cartier)는 주얼러로서 뿐만 아니라 손목시계 제조사로도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최초의 손목시계인 산토스(Santos)와 앞으로 3년 후면 탄생 100주년을 맞는 탱크(Tank)는 명실공히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컬렉션입니다. 


타임포럼에서는 공식 리뷰를 통해 여지껏 총 4번의 까르띠에 리뷰를 했는데, 

흥미롭게도 까르띠에의 가장 유명한 컬렉션인 산토스와 탱크는 아직까지 한 적이 없습니다. 

대중적으로 너무 많이 알려져서 일부러 피한 걸까요?!^^ 네, 아무래도 그런 이유 때문 같습니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플라잉 투르비용,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애뉴얼 캘린더칼리브 드 까르띠에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브 드 까르띠에 멀티플 타임존  

이처럼 주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계열의 파인 워치메이킹 워치들 위주로 리뷰를 했었는데, 오늘 이 시간에는 마침내 탱크 리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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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종류의 탱크 시계들 중에서도 이번 리뷰에서는 작년 중순에 처음 공개된 탱크 MC 모델을, 

그중에서도 우리 포럼내 광고 배너를 통해서도 미리 보셨을 18K 핑크 골드 버전(Ref. W5330001)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제 리뷰 스타일이 으레 그렇듯 ㅋ, 처음 리뷰하는 역사적인 컬렉션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죠?!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까르띠에의 영원한 클래식이자 사각시계의 아이콘인 탱크에 관한 역사적인 배경부터 간단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 지난 2012년 탱크 앙글레즈(Tank Anglaise) 컬렉션을 런칭하면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탱크 컬렉션의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네버 스탑 탱크(Never Stop Tank)' 홍보용 영상. 



까르띠에의 탱크는 그 이름 그대로 1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한 프랑스의 르노 탱크(Renault FT Tank)에서 직접적으로 착안해 제작되었습니다. 

탱크는 앞서 산토스를 탄생시킨 루이 까르띠에(Louis Cartier)에 의해 1917년 처음 등장했는데, 단출한 사각 케이스와 사파이어 카보숑 크라운 같은 특징들을 갖고 있었죠. 


루이 까르띠에가 탱크를 디자인하게 된 계기는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탱크(전차)라는 존재 자체가 가히 센세이션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 무기로서의 파괴력 뿐만 아니라, 외형적 특징 또한 파격적이어서 당대의 수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루이 까르띠에 역시 그중 하나였던 셈입니다. 


탱크의 두 바퀴를 연상시키는 평행 수직 샤프트와 특유의 장방형 케이스는 라운드 케이스가 주류였던 20세기 초의 손목시계 디자인으로는 매우 독창적인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사각시계 형태라고 할지라도, 전작인 산토스는 케이스 각 모서리를 둥글려 약간의 곡선미를 부여했다면, 

탱크는 처음부터 아예 곡선을 배제하고 단순한 직선미만을 강조한 첫번째 시계였지요. 


이는 훗날 1930년대부터 40년대 후반에 걸쳐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아르데코’ 사조를 미리 예견한 듯한 디자인적 성취였고, 

실제로 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탱크 시계는 유럽과 미국의 사교계, 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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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7년 제작된 첫 프로토타입 탱크 모델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총사령관이었던 존 J. 퍼싱(John J. Pershing) 장군에게 헌정되었습니다.(위 사진 참조) 



그리고 2년 후인 1919년 마침내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판용 첫 탱크 시계들은 골드 내지 플래티넘 케이스로만 한정 제작되어 까르띠에의 오랜 고객들인 소수의 부호들만 구입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당시의 고객 중에는 사교계의 명사들도 적지 않았기에, 바로 이들을 통해 또한 이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에 의해 탱크의 명성도 자연스레 높아져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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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례로, 전설적인 미남 배우 루돌프 발렌티노(Rudolph Valentino)가 1926년 요절 전 출연한 영화 <족장의 아들(The Son of the Sheik)>에서 

  소장품인 탱크 루이 시계를 착용하고 나와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탱크 시계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렸으며(위 사진 왼쪽의 영화 스틸컷 참조), 


- 미국인들의 연인으로 불렸던 연기파 배우 게리 쿠퍼(Gary Cooper) 역시 탱크 시계를 애용했다고 합니다.(위 사진 오른쪽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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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영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Jacquelin Kennedy, 위 사진 좌측의 인물)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미녀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 위 사진 우측의 인물) 역시 생전 탱크를 자주 착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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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도 탱크를 사랑했다는 사실은 패션피플들 사이에서는 익히 잘 알려져 있지요. 

   

- 현대 미술계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한 미국의 천재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Andy Warhol) 역시 생전 다양한 종류의 탱크 시계를 수집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왠지 까다로운 감식안을 가졌을 것 같은 앤디 워홀이 유독 탱크 시계를 사랑한 것은 특유의 대칭미와 클래식한 디자인 때문이라고 하네요. 과거의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시간을 보기 위해 탱크 시계를 착용하는 게 아니다, 사실 태엽을 감아준 적도 별로 없다, 다만 꼭 차야하는 시계이기 때문에 항상 탱크를 착용한다”고 말했을 정도...



그럼 이제는 역대 주요 탱크 모델들을 한번 감상해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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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좌측의 시계는 1922년 탱크의 아버지인 루이 까르띠에의 이름을 따 제작한 탱크 루이(Tank Louis). 

   앞서 사진으로 보여드린 첫 오리지널 탱크에 비해 평행 샤프트 베젤부가 보다 부드럽게 앵글 처리되었으며, 러그 혼 부분 역시 끝을 둥글렸습니다. 


- 사진 우측의 시계는 1928년 발표한 탱크 아 기쉐(Tank à Guichet). 

   당시 놀랍게도 기존의 시분침 형태의 아날로그 디스플레이가 아닌 점핑 아워 디스크로 시간을 표시한 시계였습니다. 

   르쿨트르(현 예거 르쿨트르의 전신)의 126 수동 칼리버가 탑재됐으며, 당시 인도 펀잡의 왕족인 마하라자 부핀드라 싱에게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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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좌측의 시계는 1933년 발표한 탱크 바스퀼랑트(Tank Basculante)로서, 

   폴로 같은 과격한 스포츠 활동에도 시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케이스 앞뒤로 회전하는 형태의 리버서블 손목시계였습니다. 


- 사진 우측의 시계는 1936년 탱크 컬렉션에 처음 등장한 비대칭형 케이스의 탱크 아씨메트리크(Tank asymétrique)의 뒤를 잇는 모델로 

   1963년도에 등장한 탱크 오블리크(Tank Obl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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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좌측의 시계는 1977년 처음 등장한 탱크 머스트 드 까르띠에(Tank Must de Cartier). 

   화려한 색상의 다이얼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1990년대 초까지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 사진 우측의 시계는 탱크 특유의 정사각형 틀을 벗어나 가로로 길쭉한 케이스와 대범한 사이즈로 시선을 끈 탱크 디반(Tank Di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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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4년에 선보인 탱크 상트레의 새로로 길쭉한 만곡형 케이스 디자인을 이어받아 1989년도에 런칭한 탱크 아메리칸(Tank Americaine) 시리즈. 


   사진 왼쪽의 모델은 현재도 출시되는 모델로 전체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라지 사이즈인 Ref. W2603256 모델. 

   사진 오른쪽의 모델은 파인 워치메이킹 컬렉션의 투르비용 워치인 Ref. W2620008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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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 좌측의 시계는 1996년 런칭해 큰 인기를 모은 탱크 프랑세즈(Tank Française). 
   특히 전차 바퀴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인상의 브레이슬릿 형상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지요. 

   실제로 탱크 프랑세즈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국내에서도 예물시계로 상당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지금도 중고샵에 가면 탱크 프랑세즈는 남녀 사이즈별로 매물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소비되고 선호되었다는 반증이겠지요. 
   최근 미국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탱크 프랑세즈를 자주 착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여성들에겐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 위 사진 우측의 시계는 2000년대 중반 등장한 엔트리 탱크 컬렉션인 탱크 솔로(Tank Solo) 스틸입니다. 
   주로 쿼츠 모델이 대부분이었는데, 2012년부터는 오토매틱 버전도 추가되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탱크 솔로는 한때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시계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그녀가 평소 자주 착용한 시계로도 유명합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까르띠에의 클래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나 또한 다양한 스트랩을 구비함으로써 유행에 민감한 패션피플들을 겨냥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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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2012년에 100% 인하우스 설계, 제작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첫 탱크 컬렉션인 탱크 앙글레즈(Tank Anglaise)를 선보이지요. 
   처음엔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버전으로만 출시되었는데, 지난해부터 케이스 소재는 물론 스트랩 종류까지 다양하게 베리에이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탱크 앙글레즈는 그리고 기존 탱크 솔로나 탱크 프랑세즈, 탱크 루이 보다 사이즈면에서도 한층 더 트렌드를 의식한 흔적이 느껴지는 컬렉션입니다. 
  디자인적으로도 크라운을 평행 샤프트 안에 위치하게 한 점이나, 사파이어 크라운 컷 형태를 다르게 제작한 점도 조금은 독특한 시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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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선보인 울트라 씬 계열의 탱크 시계도 있습니다. 바로 위 사진 속의 탱크 루이 까르띠에 XL 엑스트라 플랫이 그것인데요. 
  18K 핑크 골드 케이스에 피아제의 대표적인 울트라씬 칼리버를 수정한 430 MC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케이스 포함 전체 두께는 5.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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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신제품인 탱크 MC 블랙 다이얼 & 스틸 케이스 모델(Ref. W5330004, 위 사진 좌측 모델)와 
   사진 우측의 모델은 탱크 MC 스켈레톤 워치(팔라듐 케이스, Ref. W5310026). 


자아.... 지금까지 스크롤 내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제품 리뷰의 성격도 있지만, 탱크의 역사와 자취를 살펴보는 포럼 내 아카이브적 성격도 있기 때문에 좀더 공을 들였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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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리뷰 모델인 탱크 MC 핑크 골드(Ref. W5330001)을 살펴 보겠습니다.

앞서 개괄한 각 시대별 여러 대표 탱크 컬렉션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케이스 외형이나 다이얼 디자인 면에서 거의 큰 차이가 없지요?! 바로 이게 클래식의 힘입니다! 

탱크 컬렉션 특유의 정통성을 이어가기 위해 일부러 보수적인 디자인을 취하는 면도 물론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사각 케이스라는 제한적인 공간 안에서 탱크의 디자인이 그만큼 더도 덜도 없이 이미 완결된 미학적 성취도를 보여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케이스 상단 베젤부 즉, 평행 샤프트 부분이 측면으로 갈수록 살짝 완만하게 빠지는 형태는 탱크 루이 컬렉션을 연상시키지만, 
케이스의 프로파일(측면)을 보면 기존 탱크 루이나 탱크 솔로와 달리 훨씬 더 양감이 느껴집니다. 이점은 탱크 앙글레즈와도 닮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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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의 클래식 파워를 엿볼 수 있는 다이얼 접사 사진입니다.  
실버 마감 처리된 다이얼 바탕에는 은은하게 물결치는 형상의 기요셰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다이얼을 전문용어로 플렝케(Flinqué) 다이얼이라고도 명명하지요. 

그리고 까르띠에 스타일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갈한 형태의 너무 굵지도 얇지도 않은 블랙 로만 인덱스가 프린트돼 있습니다. 
그 안쪽에는 케이스 형태와 대칭을 이루는 레일로드 인덱스가 자리하고 있으며, 6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즈 서브 다이얼이 조화롭게 위치해 있습니다. 

탱크 컬렉션에 스몰 세컨즈 다이얼이 차용되기는 정말이지 무척 오랜만인데요. 
보통 기계식 수동(특히 피아제 베이스의 울트라씬 계열)이나 쿼츠 모델은 시분만 표시하는 타임온리 모델이 많고, 
오토매틱 탑재 모델은 센터 세컨즈 형태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질 않는데, 꽤 오래 전에 스몰 세컨즈 다이얼을 사용한 수동 모델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근래에는 이 탱크 MC 모델이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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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크 특유의 순수한 직선의 조형미를 강조하고자 의도적으로 크라운을 제외한 케이스 형태만 사진으로 담아 봤습니다. 


어찌됐든 6시 방향에 스몰 세컨즈 형태의 서브 다이얼이 차용되면 미묘하지만 시계가 전체적으로 좀더 클래식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회중시계에서 손목시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나 그 이후로 회중 칼리버를 축소한 형태로 제작된 시계들에 주로 사용되던 이 같은 형태의 다이얼(& 무브먼트)은 
1970년대 이후로는 대중적으로 그다지 선호되지 않다가, 20세기 말 기계식 시계가 새삼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시 현행 모델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서브 다이얼이 메인 다이얼과 단차가 제법 있구요. 서브 다이얼 외곽 서클만 폴리싱 처리해서 사진으로 볼때 보다 실물로 볼 때 시각적인 입체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힌 다이얼이고 디테일한 피니싱 면에서도 흠잡을 데를 찾기 힘듭니다. 3시 방향의 데이트(날짜) 윈도우 역시 이질적이지 않고 잘 어울립니다. 

고온에 오랫 동안 반복적으로 세심한 손놀림으로 가열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검 모양의 블루 스틸 핸즈 역시 까르띠에 클래식 시계의 한 특징적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전면 글라스 소재는 스크레치 방지 처리 및 내부 단면 무반사 코팅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탈입니다. 완전 평평하진 않고 케이스 형태에 따라 살짝 볼록(Convex)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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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보시다시피 측면부 특히 평행 샤프트 상단이 살짝 아치 형태를 띄고 있구요. 
정면에서 보이는 상단만 폴리시드 처리를 하고, 옆면과 케이스백 부분은 모두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했습니다. 

18K 핑크 골드 계열도 브랜드 마다 합금 원소에 따라 미묘하게 색상의 차이가 있는데, 
까르띠에의 핑크 골드는 레드톤이 가시적으로는 그렇게 강하게 도드라지지는 않으며, 
보통의 옐로우 골드에 비해서는 한결 산뜻하고 시계의 전체적인 인상도 영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케이스 가공 수준에 관해서는 딱히 뭐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최상의 피니싱 상태를 보여주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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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사파이어가 세팅된 8각 형태의 크라운 역시 탱크 아메리칸, 탱크 프랑세즈 등으로 이어진 특유의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탱크 루이나 탱크 쉬누와즈, 탱크 솔로로 계승된 카보숑컷 세팅 구형 요철 크라운이 개인적으로는 좀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만, 
팔각 형태의 크라운은 시계의 외관이 다른 클래식 탱크에 비해 보다 남성적인 디자인일 때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작은 디테일의 차이도 사실 탱크 컬렉션만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선 탱크만 수십 종씩 컬렉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 역시 각 탱크 컬렉션 안에 숨겨진 미학적 차이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재미를 발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브랜드의 또다른 시그너처인 산토스가 대체로 고정된 몇 가지 스타일로만 꾸준히 그 형태를 100년 넘게 유지해 온 반면, 
탱크는 보수적인 까르띠에 컬렉션 안에서도 비교적 디자인적 제약을 덜 받으며 다양한 갈래로 진화해온 컬렉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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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된 무브먼트는 지난 2010년도에 발표한 칼리브 드 까르띠에(Calibre de Cartier)의 그것과도 같은 1904-PS MC 칼리버입니다.

까르띠에의 대표적인 엔트리 자동 칼리버로서, 센터 세컨즈 형태로 수정한 1904 MC 칼리버가 2012년부터 탱크 앙글레즈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2013년부터는 칼리브 드 까르띠에 라인에 처음으로 선보인 칼럼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에 1904-CH MC 칼리버가 탑재되고 있습니다.

칼리버명에 붙은 1904는 까르띠에가 최초의 손목시계인 산토스를 발표한 메종의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지요. 
여기에 MC, 즉 매뉴팩처의 약자가 붙고, PS(프랑스어로 쁘띠 세콩드Petite seconde, 즉 스몰 세컨드의 이니셜), 혹은 
CH(크로노그래프의 이니셜)가 붙는 식으로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의 베리에이션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 기존 칼리브 드 까르띠에에 탑재됐던 1904-PS MC의 무브먼트 구조와 작동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홍보용 영상. 

   런칭 초기에는 PS라는 이니셜은 대체로 누락시키고 1904 MC라고 불렀으나 훗날 센터 세컨즈 버전이 추가되면서 칼리버명을 엄밀하게 구분해 표기하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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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PS MC 칼리버는 직경 25.6mm(11½ line)에 두께 4mm, 총 186개 부품과 27개의 주얼이 사용됐으며, 시간당 진동수는 28,800 V/h(4 Hz), 

그리고 눈에 띄는 특징은 더블 배럴 구조라는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더블 배럴 설계가 단지 파워리저브를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토크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보다 안정적으로 동력을 분할, 배분해 오차율을 줄이는데 기여) 이같은 병렬 형태로 배치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1904-PS MC 칼리버의 파워리저브 시간은 고시된 기준으로는 대략 48시간.  

효율적인 더블 배럴 설계와 오랜 세월 검증된 세이코식 양방향 와인딩 기구인 매직 레버(Magic Lever)의 시너지로 

실제 체감하는 와인딩 효율은 상당히 좋은 편이며, 파워리저브 시간 역시 50시간을 상회한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참고로 매직 레버는 근래 까르띠에 외에도 파네라이의 자사 자동에도 사용되고 있으니... 이래저래 이색적입니다.)


로터 축에는 8개의 세라믹 소재 볼 베어링을 사용해 보다 장기적인 내구성에 기여하고 있으며(이는 같은 그룹 내 JLC의 영향으로 추정됨), 

밸런스콕 상단은 한쪽을 얕게 도려낸 뒤 까르띠에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C자형 마이크로 레귤레이터를 추가해 미세조정시 유리합니다. 


아무리 매뉴팩처 무브라고는 하나, 까르띠에에서는 비교적 엔트리 레벨인지라 장식적인 면에서는 사실 공산품적인 느낌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플레이트 하단은 눈에 보이는 부분만 페를라주 가공이 되고, 상단 및 로터에는 코트 드 제네바(Côtes de Genève) 가공 정도가 됐을 뿐입니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목업 테스트를 통해 수정된 완벽한 설계도면과 최고급 CNC 머신으로 절삭한 각 부품들은 또한 최상의 재질로만 만들어져  

마지막 조립 과정은 전부 수작업으로만 진행되며, 크로노미터 인증을 상회하는 엄격한 자체 품질 테스트를 거친 뒤 통과한 제품만 출하됩니다.  





- 스튜디오 포토그래퍼 실장님의 도움으로 탱크 MC 무브먼트의 작동 영상도 한 번 담아 봤습니다.  



수동 감기시 느낌은 제법 부드럽고 ETA 2892와도 흡사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한편으로는 또 약간 또르르 떨리는 느낌 같은 것도 받았습니다. 

크라운 1단을 빼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날짜가 조정되며, 2단에서는 시와 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물론 핵기능 지원). 

자정을 넘어갈 때 날짜도 빠르게 퀵체인지 되며, 전반적인 작동 안정성이 좋게 느껴지는 튼튼한 무브먼트라는 생각입니다. 


한편, 라운드형 칼리버다 보니 케이스에 피트한 후 남는 공간을 메탈 소재의 틀로 채웠는데, 

사각 시계라면 그에 맞는 사각 형태의 칼리버를 따로 제작했어야 맞지 않느냐는 식의 접근은 

그 대상이 JLC라면 모를까 까르띠에에는 그다지 크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게 뭔 이율배반이냐고 따질 분도 계시겠지만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만한 분은 아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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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모카 브라운 색상의 앨리게이터 가죽을 사용했구요. 

단, 이번 리뷰용 시계에는 판매용 스트랩이 아닌 까르네용으로 사전 교체된 상태입니다. 

스트랩 상태는 고로 참고로만 봐주시구요. 위 체결된 스트랩도 질이나 패턴은 좋습니다만... 


버클 역시 케이스와 동일한 18K 핑크 골드 소재의 수동식 더블 디플로이언트 버클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버클 형태를 시계제조사 중 처음 특허를 내고 사용한 브랜드도 까르띠에라는 사실, 의외로 잘 모르시더라구요. 


뭐 요즘에야 더 사용하기 편리하고(자동식), 조절이나 탈착도 쉬운 디버클 형태가 각 브랜드별로 다양하게 제작되고 있지만, 

20세기 초중반만 하더라도 기존 핀버클 혹은 까르띠에식 표현으로는 아르디용 버클이 주류였지 디버클 형태는 드물었습니다. 


다만 까르띠에식 더블 디플로이언트 버클은 원터치 방식보다 고정시 잡아주는 느낌이 보다 견고하고 장기적인 내구성면에서 장점이 있는 반면, 

성격이 좀 급한 분들 같으면 탈착시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질 소지도 있습니다. 음... 이 또한 얼마간 요령을 터득하면 쉽게 해결될 부분이지만요.

그리고 손목이 너무 얇은 분들은 버클부가 손목 둘레를 겉돌 수가 있고, 반대로 너무 두꺼운 분은 손목 하단에 쪼여서 갑갑하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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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MC의 케이스 사이즈는 가로 34.3 x 세로 44mm(러그 투 러그 포함)이며, 두께는 9.5mm입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스퀘어 타입 케이스 사이즈로는 상당히 최적화된 사이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탱크 솔로나 탱크 루이가 요즘 트렌드에 비해 조금은 작게 느껴졌던 분들이라면 특히 환영할 만합니다.  

또한 먼저 출시된 탱크 앙글레즈 남성용 라지(L) 사이즈가 가로 36.2 x 세로 47mm, 두께 9.82mm였던 것과 비교할 때도 

탱크 앙글레즈에 비해 착용감 면에서는 탱크 MC 쪽에 좀더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몇 mm차이가 참 미묘한데 또 은근히 크게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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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브랜드에서 아이코닉한 컬렉션을 한 개 보유하기도 힘든 현실에서, 까르띠에는 산토스와 탱크라는 두 걸출한 시계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근자에는 또 발롱 블루나 칼리브 드 까르띠에가 새 강자로 부상한 상태고, 보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과 예술적인 까르띠에 드 아트 컬렉션은  

예리한 감식안을 지난 일부 시계애호가들과 컬렉터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주얼러로서의 엄청난 입지 만큼이나 워치메이커로서도 까르띠에는 이미 가진 게 

너무나 많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파인 워치메이킹 분야에서의 최근의 성취들도 실로 대단하지만, 개인적으로 탱크 같은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까르띠에의 

무한한 저력과 자부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트렌드가 몇 번을 물갈이 하더라도 탱크는 까르띠에의 영원한 클래식으로 남을 테니까요...


객쩍은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선 대중적으로 오래 선망되고 소비되는 시계들을 바라보는 일종의 양가감정 같은 게 존재합니다. 

오래된 것은 클래식하다, 클래식한 것은 변함없는 것, 오래 곁에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것, 이러한 무슨 수학 공식 같은 생각들을 곱씹고 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그 시계는 너무 알려져서 흔하다, 그래서 고루하고 발전이 없다, 남들 다 좋다고 하는 것에 연연하는 건 너무 구세대적 발상 아닌가? 등등... 

이러한 서로 다른 종류의 감정들과 싸우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저 또한 있습니다. 하지만 끝내 결론은 없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것조차 사실 그 기반은

전통에서, 늘 봐오고 익숙한 것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고로 클래식한 틀 안에서 새로움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는 건 그 자체로 즐거움입니다.





- 오늘 리뷰한 탱크 MC 모델을 멋스럽게 소화한 영화배우 유덕화.  

   마지막 씬에서 시간(時間)이란 낱말을 새긴 종이 한 장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짓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먼훗날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이켰을 때 후회하지 않는 자만이 저런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까르띠에의 탱크는 탄생 이래 비슷한 듯 다른 수많은 종류의 시계들로 진화를 거듭하며 사각시계 분야의 바이블 같은 경지에 이른 컬렉션입니다. 

앞서도 강조했듯이 탱크 컬렉션은 까르띠에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멈추지 않고 끝까지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 이름 그대로 탱크처럼 말이지요.  


리뷰협조:

까르띠에 코리아 


촬영협조:

2nd Round Studio.

Photographer 김두엽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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