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아직 공식 수입사가 없지만, 근래 다채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와 컬렉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영국 태생의 스위스 브랜드 아놀드 앤 썬(Arnold & Son)의 올해 신제품 몇 점을 한 자리에 모아 봤습니다.
- 위 사진 왼쪽의 인물이 바로 아놀드 앤 썬의 시조인 영국의 전설적인 워치메이커 존 아놀드(John Arnold, 1736~1799).
- 사진 오른쪽의 시계는 존 아놀드가 생전 제작한 회중 크로노미터 N°1/36. 현재는 영국의 그리니치 국립 해양 박물관 소장.
마린 크로노미터의 대부격인 존 해리슨(John Harrison)과 동시대에 활약하며 18세기 중후반 영국에서 가장 명성이 높았던 워치메이커 존 아놀드.
아놀드 앤 썬은 그 이름 그대로 존 아놀드와 그의 아들에 의해 가꿔진 대대로 가족 경영 기반의 회사였습니다. 공식 설립 연도는 1764년이구요...
존 아놀드가 런던에 시계샵을 오픈한 뒤 한창 소위 잘 나갈 때는 영국의 조지 3세를 위해 당시 가장 작은 사이즈의 리피터 회중시계를 제작해 바치기도 하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도 아놀드에게 의뢰해 제작한 탁상시계를 소장하고 있었으며, 동인도회사를 통해 멀리 인도에까지 수출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선배인 존 해리슨의 뒤를 이어 독자적인 실린더형 이스케이프먼트를 개발해 영국 마린 크로노미터의 계보를 이어갔으며,
19세기 초 당시 20세 후반이었던 천재 워치메이커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와도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다지며
오버 코일 형태의 새로운 밸런스 스프링과 각종 시계를 함께 제작하기도 했습니다.(아래 첨부 사진 참조.)
- 사진 좌측의 회중시계는 존 아놀드가 독자적으로 고안해 특허를 낸 디텐트 이스케이프먼트(멈춤쇠 탈진기: Detent escapement)와
시계 역사상 최초로 투르비용 매커니즘을 발명한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A.-L. Breguet)와의 합작으로 19세기 초반에 제작한 투르비용 회중 크로노미터.
- 사진 우측의 시계는 존 아늘드의 장남이자 가업을 이어받은 존 로저 아놀드(John Roger Arnold)가 1815년에 발표한 탁상시계(영국 국립 해양 박물관 소장품).
하지만 대를 이어가던 시계 가업은 19세기 중반 돌연 끊기게 되고 시계쪽과는 전혀 무관한 다른 회사가 회사를 인수한 뒤, 20세기 후반에야 스위스 브랜드로 컴백합니다.
현재는 같은 라쇼드퐁 지방에 이웃한 작지만 내실있는 무브먼트 스페셜리스트인 라 쥬 페레(La Joux-Perret SA)와 함께 일본의 시티즌 그룹 산하로 합류하게 되었구요..
히스토리는 이쯤 해두고, 올해 신제품 중 눈에 띄는 첫 시계는 위 사진 보시다시피 2014 말의 해를 기념해 발표한 두 점의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각 피스당 14개 씩 한 세트 단 28개만 한정 제작되었구요. 컬렉션 공식 명칭은 HM Horses Set 입니다.
대략적인 스펙은 40mm 지름의 18K 로즈 골드 케이스이며, 90시간 파워리저브 되는 자사 수동 칼리버 A&S1001를 탑재했습니다.
흑마와 백마를 역동적으로 사실감 있게 묘사한 다이얼은 블랙 & 화이트 라커 다이얼 바탕에 핸드페인팅 기법으로 그려졌습니다.
- 해당 모델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arnoldandson.com/home/royal-collection/hm-horses-set/hm-horses-set-ref-1lcapb04ac111a.aspx
다음 모델은 영국 왕립 해군 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Royal Navy)에 헌정된 TB 빅토리 스페셜 에디션(Victory Special Limited Edition)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창립자 존 아놀드 시절부터 말 그대로 해상용 정밀시계인 마린 크로노미터 제조사로도 명성이 꽤 높았고,
또 당시의 유산들이 현재 다수 영국의 해양 박물관에 전시돼 있기 때문에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시계를 제작한 듯 싶습니다.
시계에서 우선적으로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은 다이얼에 솔리드 골드 소재로 제작한 범선 형태의 부조를 아플리케(Appliqué) 타입으로 부착한 점입니다.
정갈한 크림색 실버 플레이트 다이얼과 골드 아플리케 & 골드핸즈, 그리고 44mm 지름의 케이스 역시 18K 로즈 골드로 제작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개발된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인 A&S6103가 탑재되었습니다.
칼리버 직경 30.4mm, 두께 7.79mm에 시간당 진동수 28,800 V/h이고 50시간 파워리저브 됩니다.
실상은 같은 그룹 내 라 쥬 페레의 지원사격을 받았겠지만, 어찌됐든 새로운 자사 자동 무브먼트입니다.
이 모델(Ref. 1ARAP.I01A.C120P) 역시 총 28개만 제작된 리미티드 에디션이구요.
- 해당 모델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arnoldandson.com/home/instrument-collection/tb-victory/tb-victory-ref-1arapi01ac120p.aspx
그리고 크로노그래프 기능에 투르비용까지 더한 독특한 컴플리케이션 신제품 TEC1(Ref. 1CTAR.G01A.C112R) 입니다.
지름 45mm 레드 골드 케이스에 55시간 파워리저브 되는 자사 자동 A&S8305 칼리버가 탑재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브라운 계열 같지만 짙은 그레이에 가까운 선레이 처리된 무연탄(Anthracite) 다이얼과 두툼한 골드 아플리케 인덱스,
그리고 독특하게 오픈 워크로 12시 방향에 배치한 투르비용 케이지, 매우 간결하게만 표시된 크로노그래프 스케일까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 해당 모델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arnoldandson.com/home/royal-collection/tec1/tec1-ref1ctarg01ac112r.aspx
그리고 지난 해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던 타임 피라미드(Time Pyramid)의 첫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버전(Ref. 1TPAS.S01A.C124S)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흔히 보기 힘든 독창적인 설계와 형태가 돋보이는 타임 피라미드를 스틸 케이스로 제작해 기존 레드 골드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인데,
타임 피라미드가 과연 아놀드 앤 썬의 파인 워치 컬렉션의 새 시그너처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이 스틸 모델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요.
참고로 타임 피라미드는 과거 존 아놀드와 그의 아들 존 로저 아놀드가 19세기 초에 제작한 피라미드 형태의 탁상시계에서 그 원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스켈레톤 처리한 기본 뼈대(무브먼트의 주요 브릿지를 대신한) 위에 체인 & 퓨제(chain and fusée) 방식으로 구동되었는데,
21세기 손목시계 형태로 부활한 타임 피라미드 시계는 윤열만 피라미드 형태를 응용했을 뿐, 보통의 기계식 부품들로만 구성해 제작한 점이 차이가 있습니다.
전체 세심하게 스켈레톤 처리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A&S1615를 탑재했고, 90시간 파워리저브 되며 다이얼 양 사이드에도 더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배치했습니다.
- 모델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arnoldandson.com/home/instrument-collection/time-pyramid/time-pyramid-ref-1tpass01ac124s.aspx
마지막으로 소개할 모델은 올해 창립 250주년을 기념해 총 28개만 제작한 더블 투르비용 스페셜 에디션 DTE 입니다.
앞서 사진으로 보여드린 19세기 초반 A.L.브레게와 합작한 역사적인 투르비용 회중시계를 계승하는 취지로 제작되었다고 하구요.
사진 보시다시피 다이얼 상하로 분할된 서브 다이얼을 통해 각각 로컬 타임과 홈 타임(GMT)을 표시하며(상하 분할된 크라운으로 개별 시각 조정 가능),
다이얼 좌우로는 건축학적 모티브로 제작한 별도의 골드 브릿지가 양 투르비용 케이지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43.5mm 레드 골드 케이스에는 90시간 파워리저브 되는(더블 배럴 형태의) 수동 더블 투르비용 무브먼트 A&S8513가 탑재되었구요.
- 해당 모델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arnoldandson.com/home/instrument-collection/dte/dte-ref-1dtarl01ac120a.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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