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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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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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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광고만 나가고 올라갈 생각을 안하던 필립듀포씨와의 인터뷰입니다. 필립듀포씨는 4월 11일 프레스데이에 뒤늦게 그의 부쓰로 가서 만날수 있었습니다.프레스 데이라 전시회장 안이 매우 한산했는데, 그래도 생면부지의 듀포씨에게 가서 시간을 내달라고하는건 조금 어색했습니다. 그래도 이번건 하나는 성사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들어가서 조금 친해보이는 싱가폴 사람들과 뒤섞여있다가 말을 걸었습니다.

 

 
개지지: 하…하이염~
 
듀포옹: 오~ 자네 오랜만일세.
 
개지지: 초…초면인걸요.
 
듀포옹: 허걱. 미안하네. 근데 자네 어디서 본거같은데?
 
개지지: 그럴리가 없습니다. 
 
듀포옹: 어허 어디서 봤다니까 그래…..
 
저의 도플갱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에 빠졌었습니다. 이 아저씨하고 오래있다가 도플갱어 만나서 둘중 하나는 비명횡사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지만 그래도 살신성인을 이룩하고자하는 일념 하나로 그에게 인터뷰 약속을 부탁했습니다.
 
개지지: 시간 나실 때 5분만 인터뷰 해주실수 있죠?
 
듀포옹: 허허허~ 그러세.
………………
 
 
그리고 짜파게티 소비가 급증하는 블랙데이 하루 전날인 4월 13일, 약속시간보다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필립듀포씨와의 인터뷰를 이루어내었습니다. 외국에서 번역해다가 글만 퍼온다고 채찍질해준 몇몇 모 사이트 유저분들께 훈훈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5분만 인터뷰하겠단 말은 쌩 거짓말. 인터뷰는 40분동안 이루어졌습니다. 대다수 질문의 출처는 링고님입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개지지님의 유창한 영어를 듀포가 몇번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듀포의 모국어는 영어가 아닙니다. -알라롱-)
 
 

Time Forum (이하 TF): 필립듀포씨. 시간관계상 인사는 생략하고 바로 인터뷰에 들어가겠다. 평상시 이것저것 궁금한 사항들을 종합해왔다. 먼저, 이제 더 이상 심플리시티의 주문을 받지 않는것으로 알고있다. 주문받은 수량을 다 만들고서라도 차후 주문을 받을 일은 없는가?
 
 
듀포: 심플리시티는 200개만 제작할 예정이었으며 모두 예약되어있다. 오늘까지 한 130개 정도를 만들었고 70개를 더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 심플리시티는 2010년경에 주인 손에건내질 수 있을것이다. 나는 매우 작은 공방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생산량도 제한되어있다.
 
공방을 크게 만들고 생산량을 늘릴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렇게 하면 무언가를 잃게된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내 스스로 품질을 관리하는데 문제가 생기게된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내가 듀얼리티와 심플리시티로 쌓아놓은 이미지가 있고 나는 그 이미지를 위해 일정한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만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에게 시계를 주문하고 3년이나 그 시계를 기다린다는건 그들이 나에게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들을 실망시키는걸 상상할 수나 있겠는가? 난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정직해야하고 첫번째 시계의부터 마지막 시계까지의 품질은 그대로 똑같아야만한다. 그것이 나의 목표이다.
 
TF: 그럼 2010년 이후에라도 더 주문을 받을일은 없는건가?
 
듀포: 그렇다. 더 이상 심플리시티를 만들 일은 없을것이다.  

 

 
TF: 혹시 자동 무브먼트를 만들 계획은 있는가? 만약 있다면 간략히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듀포: 자동 무브먼트? 십중팔구 안만들거다. 첫번째로 아무도 나에게 자동시계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 거기엔 이유가 있을거다. 그 이유란, 자동 시계란…… 마치…여자를 위한 시계같기 때문이다. 자동 시계는 돌볼 필요가 없이 그냥 차면 된다. 시계와 함께 살아간다는 부분이 빠져있다. 수동감기 시계란… 당신과 시계와의 관계를 담는다. 많은 사람들이 시계를 손수 감는다는걸 잊었거나 어떤 이들은 시계를 감아본적이 없다. 어릴때 이미 쿼츠 시계가 있던 사람들이 시계를 감을때의 소리를 발견하면 그건 마치 마법과도 같을것이다.
 
TF: 당신은 자동 무브먼트를 만들 계획도 없고 자동 무브먼트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는 않는것같다. 하지만 현행 자동 무브먼트중에 가장 이상적인 구조를 가진 무브먼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듣고싶다.
 
듀포: 내 생각엔…… 오늘날에는… IWC의 펠라톤 시스템을 얹은 무브먼트인듯 하다. 대단하고… 아름답다. 시스템 자체도 그렇고 시계를 감는 방법도 그렇다.
 
TF: 그럼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하는 무브먼트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듀포: 아…. 쇼파드의 마이크로 로터는 썩 훌륭하다. 잘 만들어져있고 기능적으로도 믿을만하다.
 
TF: 이미 당신은 Petite 그리고 Grand Sonnerie를 개발한 적이 있다. 다른 종류의 복잡시계를 만들 계획은 있는가? 예를 들어 퍼페츄얼 켈린더등등?
 
듀포: 아, 퍼페츄얼 캘린더는 이미 하나 만든적이 있다. 내 이름으로 출시되지는 않았다. 설계를 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다니엘 로스에게 공급되었었다. 그 시계는 최초이자 아직도 유일하게 날짜창이 즉각 넘어가는 퍼페츄얼 캘린더이다.

 

 

TF: 그럼 다른 새로운 종류의 복잡시계를 만들 계획은?
 
듀포: 별로 없다. 아… 사실 머릿속에는 2개정도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에다가 약간의 작업도 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지금은 심플리시티를 만드느라 시간이 없다. 자유시간이 나거나 주말에나 혹은 밤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작업을 하는데, 새 프로젝트를 위해선 일주일에 이틀은 100퍼센트 집중해야하는데 그 부분이 어렵다.
 
어쨌든, 2개의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야기 할 생각은 없다. 시계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렇게 해야 펑~ 하고 발표하고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실현되기도 전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버리면 정작 실체가 드러날 때 감흥이 떨어질것이다. 요즘 브랜드들은 컴퓨터로 작업한 무브먼트를 미리 발표하고 하기도 하는데 그건 내 방식이 아니다. 실물로 이야기 해야한다. 그게 내 철학이기도 하다.
 
TF: 철학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당신은 시계제작자인 동시에 기계식시계에 대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들에 대한 질문 몇가지를 더 하고싶다. 파텍의 수동 섭세컨드 무브먼트인 Cal. 215와 랑게 1815에 사용된 마찬가지로 수동
섭세컨드 무브먼트인 Cal. 941시리즈 중 개인적으로 어떤 무브먼트가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가?
 
듀포: 내 경우에는…… 일단 남의 작품을 비판할 수 없다.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작품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브랜드에는 각자의 철학이 있기 마련이고 각기 더 잘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말해 오늘날의 파텍과 랑게를 비교한다면 믿을만함, 정확성, 기능에 있어선 둘 다 동등하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피니싱에 있어서, 내 생각에 랑게의 무브먼트에는 영혼이 깃들어있다. 랑게의 무브먼트에는 수공작업으로 더해진 가치가 더 담겨있다. 랑게 공방에 2번 방문한적 있는데, 그들이 모따기나 폴리싱등의 작업을 거치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특별한게 시계 안으로 담겨지는 것이 보였다. 바로 정신이다.
 
TF: 개인적인 견해 감사한다. 무브먼트의 진동수에 있어서 당신은 좀 더 로우비트를 선호하는것으로 알고있다. 하지만 28,800bph 이상의 하이비트 무브먼트 및 18,000bph의 로우비트 무브먼트에 대한 의견도 묻고싶다. 하이비트일수록 조정은 쉽지만 수명은 더 짧아진다고 하는데?
 
듀포: 정확히 그렇다. 하이비트 무브먼트에서는 무언가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이비트는 더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종종 피봇이 너무 약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보통 시계보다 더 빨리 마모가 된다. 하이비트를 위해서는 많은 파워가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발란스의 크기를 줄이게된다.
 
TF: 그럼 하이비트 무브에서도 발란스의 크기는 크면 클수록 정확성 향상에 더 좋다는 말인가?
 
듀포: 그럼. 당연하다.

 

 
TF: 당신의 심플리시티는 완벽한 피니싱으로 정평이 나있다. 앵글라쥬나 페를라쥬를 포함한 피니싱이 시계의 수명과 정확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듀포: 전혀 없다. 솔직해야 하지 않나? 만약 내가 심플리시티를 앵글라쥬, 폴리싱, 제네바 스트라이프등 피니쉬 작업을 거치지 않고 만들더라도 정확도는 그대로 일것이다. 이러한 피니싱은 오직 눈에 보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 까지 일일히 피니싱을 하는건, 1890년대의 시계 같은 옛날 시계를 보면 보이지 않는 부분들까지 다 세심하게 피니싱이 되어있다. 나는 그런걸 이어나가고 싶고 완벽하게 하고 싶은 것이다.
 
TF: 알겠다. 그럼 심플리시티의 일일오차율 기준은 얼마정도인가?
 
듀포: 일일 2~3초 정도이다. 그런데, 사실 난 농담삼아 시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말하곤 한다. 차를 타도, 휴대폰을 봐도, 컴퓨터를 켜도, 기차역에 가도, TV를 봐도 시각을 알려준다. 지금이 몇시인지 알수있는곳은 도처에 널려있다.
 
우리는무언가 다른걸 위해서 시계를 사는것이다.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남자에게 허용된 유일한 보석으로서 시계를 사는거다. 목걸이등의 다른 장신구에 신경쓰는 남자는 몇 없다. 시계야말로 남자에게 허용된 유일한 보석이 아닌가.
 
TF: 그리고 남자에게는 엔지니어 같은 마음이 있기도 하다.
 
듀포: 바로 그거다.
 
TF: 그래서 시계의 조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당신은 무브먼트를 조립할 때 조정을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가?
 
듀포: 시계에 따라 다르다. 어떤건 조립하고 나서 전혀 문제가 없고 어떤건 조정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있다. 무브먼트의 부품에 모든 장식을 마치고 조립을 해 나가서 조립을 한 후에 시계를 조정하는데는 대개 하루정도 걸린다. 하지만 그 이전에 대개의 조정작업이 이미 이루어진 셈이다. 심플리시티는 개당 한달 정도의 작업을 필요로한다.

제조공정은 크게 2단계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원재료로인 져먼 실버(양은)로 브릿지나 플레이트등의 부품을 만들어 일단 조립 한 후 첫번째 조정을 거친다. 그리고 모조리 다시 분해한 다음에 부품 하나하나에 피니싱을 한다. 그 이후에 다시 조립과 조정을 거친다.
 
TF: 그럼 15일간의 크로노미터 인증 테스트와는 비교를 할 수가 없겠다.
 
듀포: 그렇다.
 
TF: 그럼 수동감기 시계에 있어서 장기간에 걸친 정확성과 수명을 위해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듀포: 앤틱시계이건 요즈음 시계이건간에 시계 매니아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시계를 금고 안에 넣어두지 않는 것이다. 착용하고 사용해야만 한다. 시계가 너무나도 가치있는 시계라 도저히 찰 수 없다면 최소한 한달에 두번은 감아주어야한다. 시계의 모든 부품이 움직인다는건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이다. 피봇, 쥬얼, 쥬얼캡이 있고 그 가운데에 오일 한방울을 떨어뜨려 놓으면 피봇이 움직이면서 시계는 움직인다. 

 
하지만 시계를 오랫동안 방치해놓으면 오일의 확산이 일어나게 되고 오일은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된다. 오일이 정작 필요한 부품에서는 빠져나가면서 시계 안으로 그냥 퍼져버리는거다. 기계식 시계를 2년정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다가 사용하게되면 시계를 망치게 된다. 쥬얼에는 큰 압력이 가해지는데 오일없이는 마찰이 너무 크고 결국에는 마모를 일으키게 된다. 엔진오일 없는 자동차를 운전하는것과 마찬가지다.
 
TF: 세월이 지남에 따라 윤활유의 품질에 향상이 있어왔다고 생각하는가?
 
듀포: 그다지…… 대단한 정도는 아닌거 같다. 시계에는 윤활유가 필요하며 (자신의 심플리시티를 가리키며) 이 시계처럼 매일 착용하고 3기압정도 방수기능이 있는시계면 매 4~5년마다 분해소제를 받아야할 것이다.
 
TF: 제네바 씰의 요건들이 단순히 미적인 요건들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시계의 수명과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는가?
 
듀포: 흠…… 옛날에는 제네바 씰이 매우 진지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에 있어서는 그 제네바씰의 요건들이 뭔지 정확히 따라잡기 어렵다. 옛날에는 룰이 매우 엄격했지만 현대의 시계 생산에 맞춰서 조금씩 바뀐듯 하다. 나도 가끔 요즘 제네바씰을 달고 있는 시계와 무브먼트들을 보는데 브랜드 명을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무섭기까지 하다. (*후졌다는 의미입니다)
 
TF: (필립듀포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와 바빠보이자) 사업상 해야할 일이 있다면 먼저 해결하고 인터뷰를 진행해도 좋다.
 
 
듀포: 아니다, 사실 내가 지금 여기서 맡은 역할은 다른 AHCI 멤버들을 위한 홍보대사이다. 뭐 주문을 받는것도 아니니 내가 직접 할일은 없다. 하지만 여기자리를 지켜야 한다. 1년 자리를 비워서 부쓰를 잃어버리면 이렇게 자리를 잡기 매우 힘들다. 부쓰를 잡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TF: 시계의 정확성 향상을 위해서 메인스프링 배럴과 밸런스의 크기가 중요한 것으로 알고있다. 이 둘을 제외하고 2,3,4번 휠의 크기는 중요한가?
 
듀포: 크기는 별로 안중요하다. 중요한건 피봇과의 균형 및 피봇과의 합쳐졌을때의 크기(dimension)이다. 만약 피봇이 충분히 강하거나 크지 않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가 생길수 밖에 없다.
 
TF: 그럼 무브먼트의 휠은 얇을수록 가볍기 때문에 좋은건가?
 
듀포: 그렇다. 센터휠과 3번휠의 무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2번휠, 4번휠, 그리고 이스케이프 휠은 가벼울수록 좋다.
 
TF: 그럼 휠들이 너무 얇아지면 시계의 튼튼함(robustness)이나 수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가?
 
듀포: 별로 그렇지 않다. 이스케이프 휠을 봐도 강화 스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얇아도 별 위험이 없다.
 
TF: 롤렉스의 무브먼트는 튼튼함과 정확성에 있어서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롤렉스가 단순히 두꺼워서 튼튼하고 정확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프리스프렁 밸런스와 브레게 오버코일 헤어스프링의 조합 덕분이라고 생각하는가? 둘 중 어떤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듀포: 롤렉스가 무브먼트를 만들때의 목표는 무지 뚱뚱한 (Ultra-fat) 무브먼트를 만들지 않는 정도다. 맞는 두께와 기타 제반요소를 고려해서 그저 튼튼한 무브를 만드는 것이다.  

피봇에 대한 설명중입니다. (오해없으시길)

 

그리고 물론 롤렉스는 수공 피니싱등에 신경쓰지 않으나, 대신 피봇의 사이즈나 피봇의 폴리싱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다. 부품 공급을 하는 사람중 하나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게 그의 말에 따르면 롤렉스는 가장 어려운 고객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든 것을 완벽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본 부품 재질이나 피봇등 롤렉스는 최고의 품질만을 요구한다. 부품을 주문할 때 매우 민감하다. 이런것들이 모두 더해져 강하고 정확한 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프리스프렁도 시계의 정확도를 위한 최선의
방법중에 하나라는걸 우리 모두 알고있다.
 
TF: 롤렉스는 워낙 유명하고 알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으므로 롤렉스에 관련된 질문을 좀 더 하겠다. 롤렉스의 무브먼트는 ETA 무브먼트에 비해 더 뛰어난 감기효율을 가진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감기 시스템 자체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메인스프링의 크기와 파워 덕분이라고 생각하는가?
 
듀포: ETA엔 많은 종류의 무브먼트가 있다. 그리고 어떤 롤렉스 무브먼트를 이야기하는건가?
 
TF: 예를들어 ETA의 2892와 롤렉스의 3135 무브먼트라면?
 
듀포: 사실, 무브들을 본적은 있지만 공부를 제대로 한적은 없다. 물론 롤렉스는 무브의 두께에 신경을 쓰지 않으므로 더 큰 사이즈의 로터를 달 수 있다. 그래서 더 효율성이 뛰어난게 아닐까. 어쨌든 나는 이 두 무브먼트를 비교할 수 없다. 그런건 테스트를 통해 해야 한다. 유일하게 이런 질문을 해결할수 있는 방법은 실험실에다 가져다놓고 한바퀴당 얼마나 스프링이 감기고 얼마나 무브가 오래 작동하느냐 등등의 시험을 거쳐야만한다. 언제나 자신이 하는 말을 증명하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비교하는건 위험한 일이다.

 
TF: JLC, 블랑팡, 파네라이등 다양한 브랜드들에서 복수 배럴을 사용한 롱 파워리저브 시계에대한 많은 발표가 있어왔다. 복수 배럴을 사용하기 위해 이 브랜드들은 더 작은 휠과 밸런스를 무브먼트에 사용하였다. 이러한 롱 파워리저브 기술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어떠한가?
 
듀포: 3일, 7일. 8일, 혹은 랑게처럼 31일 파워리저브는걸 발표한다는건 좋은 마케팅 수단인듯하다. 흥미로운 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아까 이런 생각을 이야기 했듯이, 남자는 그 많은 돈을 들여서 시계를 사면 그 시계를 가지고 놀고 싶어한다. 태엽을 감아주는 건 밤에 하던 낮에 하던 습관이 되고 한 사람의 일과가 된다. 롱 파워리저브 시계를 가지면, 매주 일요일 마다 감아줄 건가? 아니면 한달에 한번씩? 롱 파워리저브라지만…… 내가 무슨말을 하려는지 알겠는가?
 
TF: 당신의 롱파워리저브에 대한 철학은 잘 알겠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전통적인 짧은 파워리저브에 비해 롱 파워리저브는 진보라고 생각하는가?
 
듀포: 그런 시계를 만드는건 오래 전에도 있어왔다. 이미 회중시계도 8일 파워리저브 기능이 있는 시계가 있었다. 전혀 새로운게 아니다.
 
TF: 당신은 예전에 세상에 완벽한것들은 이미 만들어져있다고 말한게 기억난다.
 
듀포: 그렇다. 그렇다. 시계제작은 무언가 보편적인(universal) 것이다. 음악과도 같다.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 우리는 음표(note)가 필요하다.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언젠가부터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있었다. 이런 음표만으로 어딜가던 재즈건 클래식이건 어떤 음악이던 연주할 수 있다. 나에게 있어 시계제작도 마찬가지이다. 브레게, 벤슨, 덴트, 해리슨 등등 수많은 누군가가 음표를 만들었고, 오늘날 우리는 이 음표를 최신화하는것이다.
 
TF: 롱파워리저브 시계는 튼튼함, 정확함, 수명에 있어서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가?
 
듀포: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TF: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는 매우 조립과 조정이 어려운것으로 알려져있다.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어떠한가? 왜 그렇게도 조정을 하기가 힘든것일까?
 
듀포: 부품사이 공간이 작기 때문이다. 두개의 휠이 나란히 놓여있다고 할 때 그 두 휠은 완벽하게 서로 평평하게 놓여져야만 한다. 한쪽이 더 높거나 하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보통 시계보다 더 오차허용율이 적다.
 
TF: 그럼 부품의 작은 사이즈와 촘촘한 공간 둘 중 어떤게 더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가?
 
듀포: 공간이 문제이다 하다. 덧붙여서 플레이트에는 쥬얼등을 박는 각기 다른 구멍들을 뚫게된다. 예를들어 +- 2마이크론 정도의 오차허용율이 필요하다 등등의 어느정도의오차허용율이 필요하다. 이런 홀들이 위치를 조금 벗어나는 경우 두꺼운 무브먼트의 경우엔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
 
 
이러한 구멍의 위치의 오차로 인해 휠이 아주 약간 기울 수 있는데 두터우면 그래도 휠은 다른 휠과 잘 맞물리겠지만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의 경우에는 아예 맞물리지 않을 수가 있다.
 
TF: 그럼 울트라슬림 무브먼트의 철학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가지고있는가?
 
듀포: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나도 언젠가는 빈티지 울트라슬림워치를 가지고 싶다. 바쉐론의 Cal. 1003 혹은 AP의 Cal. 2003 무브먼트가 들어간 녀석으로 사고싶다. (*AP와 VC가 JLC에 의뢰해서 만든 같은 무브입니다.) 완벽한 녀석들이라고 생각한다. 9 리뉴에 1.64mm의 두께. 정말 위대 위대 위대한 무브먼트이다. 바늘 두개가 달린 최고의 드레스시계… 너무 아름답고 완벽하다.
 
TF: 마지막 질문이다. 시계 주요부품에 실리콘, DLC 이스케이프 휠등등 최신 기술이 적용되는걸 볼수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듀포: 큰 브랜드와 큰 공장. 뭐 신기술을 위해 투자를 하고 연구를 하는건 좋다고 본다. 반면에 때때로 이런 새로운 아이디어를 너무 빨리 내놓기도 한다.
 
예를들어 실리콘 이스케이프 휠 같은건 우리에게 별로 경험이 없는 물건이다. 시간의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기존의 휠의 재질도 이미 영구적으로 사용할수 있다. 스틸 이스케이프 휠도 윤활만 제때 해주면 200년 후에도 마모없는 시계를 이미 볼 수 있다. 끊임없는 테스트를 하고 준비가 되었다 싶을 때 발표를 하면 좋으련만 요즘엔 마케팅을 위해 새로운게 필요하다.
 
TF: 그럼에도 장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겠는가?
 
듀포: 아 물론 실리콘 이스케이프휠이 잘 작동한다면 탈진기 부분의 윤활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팔렛의 오일이 사라지기 때문에 4~5년마다 꼭 분해소제를 해야하는데 윤활을 필요로하는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는것이니 그건 좋은점이다.
 
TF: 그럼 이러한 신재질을 위한 추세가 계속될것으로 예상하는가?
 
듀포: 아, 물론 장기적으로 이런게 잘 작동한다고 하면 왜 안되겠나. 나는 구닥다리만 쫓는 사람이 아니다. 내 공방을 방문한적 없는가?
 
TF: 없다.
 
듀포: 그럼 언제 내 공방에 오면 설명해 주겠다. 난 오래된 공구들이 대부분이고 현대적인 공구는 별로 없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작업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나도 컴퓨터가 있고 설계와 구조작업을 컴퓨터로 한다. 난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는게 아니라 옛것과 새것중 가장 좋은것만을 조합하려고 할 뿐이다.
 
TF: 고맙다. 그럼 이것으로 인터뷰를 마치겠다. 골초로 알려져서 고객들이 심플리시티 받기 전에 무슨일 생기는건 아닐까 걱정하는데 건강히 지내길 바란다.
 
듀포: 껄껄껄~ 고맙다. 

Timeforu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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