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ERAI 인터뷰 (with Jean-Sebastien Gerondeau)
8월 6일 파네라이에서 타임포럼 파네라이 포럼 회원을 대상으로 초청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행사가 있기 전 아시아-퍼시픽 매니저인 Mr. 쟝 세바스티앙 게롱드(Jean-Sebastien Gerondeau)와 타임포럼을 위해 짧은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쟝 세바스티앙 게롱드는 프랑스 출생, 까르띠에로 캐리어를 시작하여 2001년 파네라이에 합류하여 2007년부터 현재까지 현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질문이 기승전스(트랩)로 좀 산만하지만 개인적인 궁금증과 궁금해 하실 것 같은 질문을 제 맘대로 선정해 인터뷰 했습니다. 인터뷰라 이하 평어체 양해바랍니다.
라디오미르 1940
알라롱(이하 알) : 올 해 라디오미르 1940이 새로 등장했다. 단순한 신모델이라기 보다 파네라이 역사에 기반한 의미 있는 모델이라 본다. 이로써 역사적인 모델은 거의 다 등장한 것 같은데 향후 어떤 모델이 나올지 혹은 전략에 대해 알려 줄 수 있나?
쟝 세바스티앙 게롱드(이하 쟝) : 물론이다. 우리는 빈티지를 유산 삼아 시계를 만들었고 그 디자인이 우리의 강점이기도 하다. 독창적이면서 좋은 디자인을 지닌 새로운 모델이 나올 것이다. 우리가 기본으로 삼는 3개의 디자인은 루미노르, 라디오미르와 마레 노스트럼이며 마레 노스트럼에서 스페셜 에디션이 나온 적도 있지만 이것이 새로운 모델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주: 라디오미르 1940은 디자인 분류에서도 라디오미르에 속한다고 합니다)
알 : 최근 8데이즈 칼리버 P.5000이 발표되었다. 이제 P.2002, P.3000, P.9000, P.999까지 다양한 기본 무브먼트를 갖추게 되었다. P.5000의 기능 베리에이션(GMT 같은)이 나올 것 같은데 이런 것을 제외하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무브먼트)이 또 등장할 계획인가? 만약 등장한다면 종류가 너무 많지 않은가?
쟝 : 우리는 0에서 시작한 회사다. 현재 17개의 인 하우스 무브먼트가 있지만 P.5000의 베리에이션을 비롯해 새로운 무브먼트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의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P.2004, P.2006이 있지만 크로노그래프가 추가될 수도 있고, 컴플리케이션이 나올 수도 있다. 17개의 인 하우스 무브먼트가 있다고 해서 새로운 무브먼트가 나오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알 : 칼리버 P.5000이 탑재된 PAM 510이 등장하면서 디자인에서는 몇 가지 부분(8데이즈 문구 같은)을 제외하면 PAM 111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PAM 111처럼 ETA 무브먼트를 사용하면서 디자인이 비슷한 모델이 가까운 미래에는 단종되는 것인가?
쟝 : 질문과 같이 디자인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둘은 다른 기능이며 우리는 둘은 다른 제품으로 분류한다. 왜냐면 PAM 510은 8데이즈 파워리저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PAM 510의 칼리버 P.5000은 인 하우스에서 생산한다.
ETA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하는 PAM111은 한정된 숫자를 생산하고 있고 이것을 찾는 고객도 여전히 많다. 그래서 PAM111의 생산을 해야겠지만 점진적으로는 그 생산 숫자를 줄일 예정이다.
알 : 위와 연관된 질문이다. ETA 무브먼트의 사용은 언제까지 계획되어 있는가? ETA 사용 모델과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사용한 모델이 기능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공존한다. (예를 들면 PAM 104 vs PAM 312 같은) 인 하우스 무브먼트 등장이 ETA 모델 단종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인가?
쟝 : 그렇다. ETA베이스의 무브먼트 탑재는 점차 줄여나가고 그것을 인 하우스로 대체할 예정이다. 언제, 얼마나에 대한 것은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물론 과거처럼 롤렉스 지금의 미네르바, 예거 르쿨트르에서 공급받은 몇몇 특별한 무브먼트까지 인 하우스로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이것을 제외한다면 미래에는 인 하우스 무브먼트로 채워질 것 이다.
알 : 그렇다면 인 하우스 무브먼트 사용에 따른 가격 상승의 부담이나 고객의 반발은 없나?
쟝: 우리가 칼리버 P.9000 탑재한 모델(예 PAM 312)을 발표했을 때 가격에서 불만을 가진 고객은 없었다. 인 하우스 무브먼트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알 : 최근 부틱 에디션이 등장하는 것은 파네라이 뿐 아니라 다른 메이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파네라이의 경우 부틱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전에 유행했던 딜러 에디션(Wempe나 Hour glass 같은 대형 딜러샵에서만 판매되는 에디션)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그러면서 부틱 에디션이 파네라이 딜러에게 영향(매출)을 끼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쟝 : 부틱 에디션을 선보이는 이유는 딜러와 우리를 조금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비유를 한다면 부틱 에디션은 케익 위에 체리를 하나 더 얹는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딜러에게는 큰 영향이 없다. 우리는 다양한 스페셜 에디션을 딜러에게 공급함으로서 그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알 : 파네라이 디스플레이에 전시된 모델은 다른 메이커와 비교하면 대단히 소수다. 모델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고객의 경우 모델이 전시되어 있지 않아 그대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이런 방법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쟝 : 첫 번째로 우리는 전시하는 제품의 숫자를 줄여 제품 하나하나를 어필하고자 한다. 많은 수의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면 시선이 분산되어 모델 하나하나의 매력을 전부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재고 부족이다. 우리가 파네라이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늘 재고가 부족했다. 요즘에는 다소 나아졌다곤 해도 여전히 재고가 부족하다. 전시가 되어 있지 않아 원하는 모델을 볼 수 없거나 살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세일즈 스태프를 통해 가능한 한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원하는 모델이 보이지 있지 않다면 망설이지 말고 세일즈 스태프에게 이야기 해 달라.
알 : 개인적인 생각이다. 2000년도 초 첫 파네라이를 샀고 얼마 전에도 파네라이를 샀다. 처음으로 파네라이를 샀을 때와 비교해보면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에는 몇몇의 소수만 파네라이를 알았고 즐겼지만 지금은 많이 대중화된 것 같다. 그러면서 매우 충성도 높은 인물들의 숫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 같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쟝 : 당연히 10년 전과 다를 수 밖에 없다. 인생에 비유하자면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를 성장하게 해준 충성도 높은 고객의 기여에 감사하고 있다. 또 충성도 높은 고객이 우릴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그들을 위해 브론조(PAM 382)같은 스페셜 에디션으로 보답하고 있으며 성장에 따른 확장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범위를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우리를 처음부터 좋아했던 고객이 있는 것처럼 새로운 고객도 생겨나고 있다. 고객층에서도 세대교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알 : 이제 내가 (보름 전까지) 파네리스티였기이기 때문에 하는 질문이다. 트리튬이 변색된 색깔. 즉 베이지 같은 야광색을 사용해서 빈티지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을 가장 잘 활용하는 메이커가 파네라이다. 하지만 야광색이 모델마다 조금씩 다르다. 예를들면 PAM 390과 PAM 372처럼. 퀄리티 컨트롤의 문제인가? 전략인가?
쟝 : 퀄리티 컨트롤의 문제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루미노바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이다. 색깔이 다른 것은 빈티지의 차이,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하는 피니시 방법의 차이일 뿐이다.
알 : 아무래도 일본이 가깝기 때문에 간혹 일본 부틱에서만 주문 가능한 스트랩이 있다. 예를 들면 화이트 앨리게이터(주: 예전에는 보라색 앨리게이터도 본 적 있습니다)같은 것인데 이것의 존재는 무엇인가? 한국에서도 주문 할 수 있는 것인가?
쟝 : 일본은 내가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퍼시픽에 속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화이트 앨리게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아시아-퍼시픽에서는 화이트 앨리게이터 같은 공식 악세사리 리스트에 없는 스트랩을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알 : 인터뷰에 응해주서 감사하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질문이었고 이후, Mr. 게롱드가 다시 파네리스티로 돌아올 생각이 없는가라고 묻길래 'Bronzo'를 남는 거 살 수 있게 해주면 생각해 보겠다고 했더니 그는 못들은 체 고개를 돌려버렸습니다. 파워리저브 달린 프론조는 있으니 프론조를 사라고 했지만 전 프론조는 싫다며 거부했습니다. ㅎㅎㅎ
이후 약간의 잡담이 이어진 뒤 인터뷰 시간이 다 되어 기념사진(업계 주요인사와 만났다는 킬마크를 찍은 뒤)을 촬영하고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 후에는 회원님들이 참석하였던 저녁행사로 이어지며 공식적인 일정이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