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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와 맞닿은 경상북도 울진의 '7번국도'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으뜸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꼽는 경상북도 7번 국도는 바다 뿐 아니라 숲, 동굴 등 국도변을 달리다 어디든 차를 세우고 쉴 만한 곳이 즐비하다.
고불고불한 산을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몇 번. 저 멀리 새파란 바다가 하늘과 맞물리며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해안도로인 7번 국도 중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으라면 단연 울진 코스다. 울진은 아직도 사람들의 때가 묻지 않고, 청량한 색의 바다가 넘실댄다. 특히 '철썩' 대는 파도는 창문을 깨고 들이칠 듯이 가깝다.
▲ 죽변등대에서 바라 본 '폭풍속으로' 드라마 촬영장. 뒤편으로 하트모양의 해변이 눈에 띈다.
○ 시원하고 청량한 바다에 몸을 맡기다
울진에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죽변(竹邊)이다. 이곳은 후포(厚浦)와 더불어 울진의 대표적인 어항으로 해산물의 천국이라 불린다. 특히 게 철이면 포구가 게를 찌는 냄새로 가득하다. 항 뒤편 언덕에는 죽변이라는 이름처럼 무성한 대나무 숲이 있다. 드라마 '폭풍 속으로' 촬영지로 유명한 죽림에는 바다와 맞닿은 곳에 하얀 교회가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선 어디서든 사진을 찍으면 작품이 된다. 교회 앞 의자에 앉아 기념촬영을 하는 것은 물론 대나무 숲 사이를 거닐며 사진을 찍어도 멋이 난다. 기념촬영 최고의 명당은 전망대서 바라보는 하트 해변이다. 백사장과 파도가 만나는 부분이 하트를 닮은 이곳은 연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
▲ 관동팔경으로 유명한 '망양정'은 일출명소로도 유명하다.
다시 차에 올라 해안도로를 따라 쭉 달리면 울진의 명물인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소광리에 있는 '금강송군락지'를 찾는 것도 좋지만, 바다와 어우러진 해송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곳을 지날 때는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곳은 조선시대 처음 지어진 누각으로 동해안의 일출명소로도 유명하다. 망양정해수욕장 뒤로 놓인 산책로를 따라 약 5분 정도 오르면 망양정이 나온다.
정자 왼편으로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보트나 요트 등의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데, 더위에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면 시원한 물놀이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성류굴'에서는 자연이 빚은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 천연에어컨이 솔솔, 어둠 속으로 떠나는 동굴여행
망양정을 내려온 뒤 이번엔 해안이 아닌 강변을 따라 핸들을 꺾었다. 차로 약 5분 정도 거슬러 오르니 울진의 또 다른 명소 '성류굴'이 나온다. 이곳은 여름 더위를 피해 도망 온 피서객들에게 천국과도 같은 공간이다. 지하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천연동굴로 연중 10~17℃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햇살에 발갛게 타오른 살결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동굴 입구에 들어선 순간 천연 에어컨 바람이 분다. 서늘한 바람은 다리부터 등을 타고 올라 온몸을 감싼다.
입구에 놓인 안전모를 쓴 뒤 동굴 안으로 들어가려 하니 마치 탐험가가 된 기분이다. 머리를 숙여 좁고 낮은 동굴 속을 파고들면 본격적인 동굴 관람의 시작이다.
어두컴컴한 동굴은 옅은 조명 빛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 이곳은 약 870m의 길이로 12광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현재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곳은 270m 정도며 11광장과 12광장은 미공개 상태다. 동굴에서는 자연이 빚은 예술품도 감상할 수 있다. 처음 만나는 날카로운 턱과 사나운 눈매의 '용머리'와 황금 빛깔을 뽐내는 '로마의 궁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여느 탐험가 못지않은 재밌는 모습을 연출 할 수 있다.
궁전을 지나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막다른 길에 접어드는데, 나오는 길은 좁은 통로가 더 많으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 후포등대에서 바라 본 동해안의 전경. 야생화와 어우러진 바다의 모습이 이국적이다.
성류굴을 나와 후포까지 오면 후포 등대 관람을 빼놓을 수 없다. 7번 국도에서 후포로 들어서는 순간 언덕 위의 새하얀 등대가 눈에 띈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등대는 이국적인 풍광을 뽐낸다. 항 뒤편으로 난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 샛길을 따라 오르면 등대를 접할 수 있다. 등대 주변에는 공원을 마련해 놓아 휴식을 취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공원 곳곳에 야생화를 심어 놓아 풍경도 심심치 않다.
등대를 둘러봤다면 항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차례다. 대게 철에는 맛있는 게를 배불리 먹을 수 있으나,
여름철에는 이곳의 향토음식인 '느리미'를 맛보는 건 어떨까.
늘여먹는 음식이라 해 불리는 느리미는 한정된 음식재료로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끓인 국을 말한다. 꽁치나 고등어 등에 온갖 산나물과 햇고사리, 부추 등을 한데 넣어 끓인 것으로 우리가 평소에 즐겨먹는 추어탕과 비슷한 음식이다. 추어탕과 다른 점은 끓는 물에 푹 삶은 생선의 살점을 모아 밀가루와 섞어 버무린다는 점이다. 조물조멀 버무린 생선살을 각종 나물과 된장을 적당히 풀어 끓인 뒤 마늘 등으로 간을 하면 추어탕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