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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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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 매뉴팩쳐 방문기...

 

방문기를 시작하며...

 

피아제 코리아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매뉴팩처 방문 컴패티션에 당첨 되었던 행운아^^ 야르샤입니다.

컴패티션에 도전할 땐 문제를 풀다보니 재미있어서 끝까지 풀었을 뿐, 제가 당첨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이벤트는 이미 갈 사람을 정해두고 마케팅 차원에서 그냥 진행하는 쇼라고 강력하게 생각하던 1인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의 그런 몰상식한 의심이 그야말로 의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제가 최종 당첨자라는 통보를 받고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계에 입문한 지 1년이 막 지난 왕초보였던 관계로 10문제를 모두 맞추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하였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역지사지로 본다면 초보였기에 문제의 답을 얻기 위해 보다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할 수 있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피아제에서 모든 것을 제공하는 본 컴패티션에 있어서 매뉴팩처 방문자에게 부여된 유일한 과제는 방문기를 작성하여 타임포럼에 올리는 것인데, 시계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이런 일에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적지 않게 부담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타임포럼의 유능한 모더레이터 한 분이 저랑 동행하게 되어 매뉴팩처 방문기의 작성에 있어 전문적인 부분에 대한 짐은 훌훌 털어내고 그야말로 평범한 아마추어의 관점에서, 매뉴팩처 방문을 통해 느낀 점만을 편안하게 풀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잉 ???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 보니 그렇게 되면 방문기를 채울 내용이... 헐...


그래서 과감하게 결정했습니다. 피아제 매뉴팩처 방문기와 더불어 저의 개인적인 여행 일정까지를 기행문처럼 편안하게 써서 올려보기로...

타임포럼의 많은 분들이 이미 스위스를 다녀오셨겠지만, 단 한 분에게라도 제가 쓴 기행문이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실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말입니다.^^

 

이번 매뉴팩처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시계의 정확성 및 내구성에만 집착하며 공학적인 제품으로서만 시계를 생각했던 저의 짧은 식견이 시계야 말로 장인의 손길과 숨결을 통해서 태어나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올바른 식견으로 바뀔 수 있었고, 피아제는 고집스럽게 그 전통과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몇 안 되는 시계브랜드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그런 느낌을 느끼게 해 준 피아제 매뉴팩처 방문기를 먼저 소개하고, 그 후 피아제 방문에 이르기까지 제가 경험했던 저의 여행일정을 간략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뉴팩처에 들어서기까지...

 

피아제 본사가 있는 제네바는 레만 호수의 끝자락에 있는 국제적인 상업도시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알고 있던 스위스와는 좀 색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스위스는 인터라켄, 체르맛, 루체른... 뭐 이런 느낌이었는데 비하여, 제네바에서는 마치 파리에 와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피아제에서 저를 위해 마련해준 숙소는 레만 호수 바로 옆에 위치한 “S” 체인의 최고급 호텔이었는데, 호텔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스위스, 그 중에서도 가장 호텔비가 비싼 곳 중의 하나가 제네바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호사에 조금의 놀라움, 약간의 우쭐함을 느꼈습니다.^^

 

한때 업무상 가끔씩 유럽에 출장을 갔었던 경험을 토대로 상상했던, 부실하기 짝이 없는 유럽의 호텔 조식과는 판이하게 다른 우아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대망의 피아제 매뉴팩처 방문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제네바 중심 론가에 있는 피아제의 제1호 부티크였습니다.

1959년도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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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시계를 전시, 판매하는 매장이었고 부티크 내부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2층에는 피아제의 역사적인 컬렉션 제품들을 전시해둔 공간, 타임 갤러리가 있었는데, 이곳 제네바와 홍콩, 상하이 3곳의 직영 부티크에만 마련된 공간이며 서로 돌아가면서 컬렉팅된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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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옆에는 시계와 주얼리 분야의 장인들이 간단한 수리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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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일반인에게도 공개된다고 하니 제네바를 방문하실 때 한 번쯤 들러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갔었던 날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착용하였던 피아제 시계 3점 중 한 점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부티크 방문을 마치고 제네바의 플랑 레 와트에 있는 피아제의 새로운 매뉴팩처인 드 오뜨 올로제리 피아제로 이동하였습니다.

제 나이 또래의 대부분 남자들이 그랬듯이 제2 외국어로 독일어를 접했던 저로서는 읽는 것은 고사하고 발음조차 따라 하기 힘든 정말 생소한 이름들이었지만 아무튼 그곳이 무브먼트의 제작을 제외한 피아제의 거의 모든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차에서 내려 매뉴팩처의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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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

피아제의 세계로 확~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


저는 피아제의 세계로 접어든다는 야릇한 느낌을 느끼면서 저 관문을 통과했는데, 건물을 설계했던 건축가가 의도했던 것이었던 아니었던 간에 방문자로 하여금 그러한 느낌을 유발하는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저 관문을 들어서면 메인 건물의 현관에 이르기까지 다리로 만들어진 사진의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매뉴팩처를 조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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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가면서 본 매뉴팩처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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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팩처 일부분과 시계의 베젤에 해당하는 커다란 원형의 주차장, 그리고 멀리 주라 산맥의 온화한 봉우리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관문과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의 끝에 있는 메인 출입구를 열고 들어서면 안내 데스크와 소파가 놓여 있는 로비가 나타나는데, 로비의 응접실 테이블에는 낱개 포장된 초코렛이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어 스위스 초코렛의 다양한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코렛의 부드러운 맛에 심취하다보니 사진 찍는 것을 그만...ㅠㅠ


그래서 말로만 대충 상세히 설명드리면, 입구를 통해 로비로 들어서면 우측에 안내 데스크가 있고 좌측에 소파와 테이블(초코렛은 여기에...)이 있습니다.

 

로비를 관통하여 입구 반대편에는 로비에서 매뉴팩처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는데 이 문이 열리면 짠~ 하고 아래 사진과 같은 긴 복도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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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기대하셨다면 죄송~~~^^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라...

 

피아제의 성장 특성상 밀려드는 주문에 부합하기 위해 정신없이, 시계를 만드는 족족 팔기만 하다 보니 만들었던 제품들에 대한 히스토리를 축적하는데 소홀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1988년도부터 경매 등을 통하여 컬렉션하기 시작한 피아제의 역사들을 전시한 공간입니다.

말하자면 매뉴팩처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피아제의 역사를 가장 먼저 소개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현재까지 약 900점 정도의 역사적인 제품들을 수집했다고 합니다.

소개는 받았지만 이름을 기억하기는커녕 따라 부르기도 힘든 키가 큰 매니저 한 분이 와서 제품 하나 하나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는데,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고 지나칠 수도 있는 공간이었지만 친절하고 생동감 있는 설명과 함께 관람을 하니 나름 진한 감흥이 있었습니다.

또한 피아제가 걸어왔고 걸어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식 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그냥 그 복도 끝에서 돌아서 나왔다 하더라도 피아제 매뉴팩처 방문의 절반은 이루었다 할 만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복도를 관통해 반대편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피아제 매뉴팩처에 들어서자마자 첫 번째로 했던 일이 점심식사가 되어 버리기는 했습니다.^^

 

전시되어 있던 시계를 찍은 사진들을 몇 장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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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도에 출시된 두께 2.3mm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12P를 장착한 시계의 광고지입니다.

아래 부분에 옆으로 길게 그려진 선은 시계가 얼마나 얇은지를 보여주는 옆모습의 이미지 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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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우아한 팔찌에 창을 열고 조심스럽게 시계의 얼굴을 심은 작품입니다.

이 시계를 보는 순간부터 “아하~ 피아제의 시계는 제품이 아니라 작품이구나” 라는 막연하던 생각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버렸습니다.

이 시계는 스톤 다이얼(Stone Dial)로 만들어졌는데 0.2mm 까지 두께를 줄일 수 있는 스틸 다이얼에 비해 최소로 만들 수 있느 두께가 0.7mm여서 시계를 얇게 만듦에 있어서는 주된 제약 조건 중에 하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색이 변하지 않고 오래가며 고급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스틸 판(Steel Plate) 위에 스톤을 붙여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시계의 형상이 직사각형이 아닌 사다리꼴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시계를 착용했을 때 팔찌가 팔목의 형상에 따라 사다리꼴 형상이 되기 때문에 그에 맞춘 것이라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착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보면 직사각형으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언발란스해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그들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시계를 디자인 하고 생산해 왔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착용했던 3개의 피아제 시계 중에 하나에 대한 사진입니다.

28개의 다이아가 세팅 되었으며 4P 무브먼트를 장착하여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불행하게도 초점이... ㅠㅠ, 직접 본 소감으로는 정말 예뻤습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하얀 브라우스를 입고 손목에 차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더욱 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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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브레이슬릿을 팔찌 형태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우아한 팔찌에 시계를 심어 넣은 또 하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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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트레 마쉐뜨 ??

아~ 저에게 불어는 너무 어렵습니다.^^

마치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우아한 솔을 가진 이 작품에는 하나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별건 아니고요...

바로 오른쪽 손목에 착용하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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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용두가 일반적인 시계와는 반대 방향에 있는데요, 이것으로는 단순히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있는 솔과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이얼을 자세히 보시면 우측변이 좌측변 보다 더 긴 사다리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다시 말해 왼손잡이가 오른쪽 손목에 착용하는 것을 감안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죠...

이건 뭐 순전히 제 추측입니다만, 왼손잡이인 누군가의 특별한 주문을 받고 제작한 작품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시계의 무브먼트는 피아제가 1956년도에 개발한 칼리버 9P, 두께 2mm의 수동식 무브먼트입니다.

시계가 브레이슬릿과 거의 같은 두께로 매끄로운 옆태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다 9P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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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어두운 곳에서 똑딱이로, 그것도 발샷으로 찍은 사진이라 초점은 엉망이지만, 위의 사진을 보면 생각나는 것이 없으십니까 ?

 

그렇다면 이 사진을 보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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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글쎄... 뭐지?? 하시는 분들이 99.9% 정도 ???^^

그렇다면 아래의 사진을 보신다면, 99.9의 확률은 95%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요 ??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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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해서, 이 작품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뭐지 ?? 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을 위해 다음사진을 공개합니다.

 

짜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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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습니다. 바로 살바토르 달리의 디자인이 반영된 작품입니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달리는 미로, 초현실주의 작가, 초현실주의는 미로 속을 달리는 것처럼 모호하다...” 이렇게 미술시험을 위해 무작정 외웠던 그 이름입니다.

미로와 함께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미술가인 달리는 팜플렛 속의 사진에서의 표정과 같이 다소 기행적인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하는 분야가 미술, 예술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인 공학도인 저로서는 마지막 팜플렛 사진까지 보고서도 이게 누군데 ? 뭐가 어쨌다는 거야 ? 했음이 당연한 이치인데도,

잉 ??? 피아제가 달리랑 공동으로 이런 작업을 했어 ???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전인교육을 모태로 하는 대한민국 교육제도 덕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교육 만세입니다. ^^ 비록 공부하느라 죽어나는 고3 우리 아들이 불쌍하기는 하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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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예술작품들입니다.

이렇게 내가 지금 시계 매뉴팩처에 와 있다 라는 생각을 망각해가면서, 유럽 어느 나라의 박물관 혹은 미술관에 와 있다라는 착각이 머릿속에서 점점 굳어 가는 시점에... 


땅 !!! 나타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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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 ??

아님, 컬렉션된 작품들을 손대기라도 한다면, 기~냥 싹뚝 ?? !!!


ㅋㅋ 시가를 자르는 기구입니다.

드디어 피아제의 작품이 아니라 제품을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위의 시가 절단기와 세트로 만들어진 시계 꾸프시가르 피아제 폴로(Coupe-cigare Piaget Polo) 1983년도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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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금까지 보신 것 중 가장 시계 같은 시계이죠 ^^

지금은 가로로 새겨지는 폴로의 줄무늬가 이때는 세로로 새겨졌었나 봅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세트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많이 사용했었던 것 같습니다.

얼핏 듣기로는 지금은 저렇게 세트로 가지고 다니면 촌스럽다고 놀림 받는다는 소문이...

하기야 요즈음은 커플들은 예물 시계의 브랜드도 깔맞춤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여담이지만, 그렇다고 제가 노땅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합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쉰세대라고요...^^

 

이제부터는 그래도 나같은 공학도가 인정하는 좀 시계 같은 제품들을 보는구나 했더니 웬걸 ??

또 다시 예술작품의 세계로 Come Back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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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착용했을 때를 감안하여 손목의 위쪽이 더 넓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니 별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손목에 피팅했을 때 자연스러운 모습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에 집착할까 ? 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여기서 미리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면서도 또 누구나가 다 간과하고 넘어가는 사실이기도 한 “시계는 그냥 두고 볼때의 모습과 실제로 착용했을 때의 모습이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라는 사실에 관한 문제입니다.

 

시계 자체를 바라보았을 때가 아니라 시계를 착용했을 때의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제품을 고안하고 디자인하는 이유는 시계는 손목에 착용한 상태로 타인에게 보여주는 물건이기 때문인데, 그냥 물건 그 자체를 아름답게 디자인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다양한 피부의 질감과 색깔을 뛰어 넘어 그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제품을 디자인 한다는 것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피아제가 아주 오래 전부터 자신들의 제품을 디자인 할 때 사용자가 착용했을 때 얼마나 아름답고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제품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그들이 수집해 놓은 컬렉션들을 통해서 너무나도 잘 느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의 경우에 한정된 이야기가 될련지는 모르지만, 피아제 컴페티션에 당선되기 전까지 저는 “피아제는 단순히 노땅들이 자기 경제력을 과시하려고 구매하는 그저 그런 보석 박힌 고가의 제품일 뿐이고 디자인도 그닥 끌리는 것이 없는 브랜드이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백화점 시계매장을 가도 피아제는 들어가 보지도 않았죠... (사실 제가 선뜻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고가라인 이라서 그런 점도 있었지만..)

하지만 컴페티션에 당선되고 매뉴팩처 방문 협의차 피아제를 들렀을 때 편안하게 시계들을 둘러보고 여러 개의 제품을 손목에 올려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피아제에 대한 저의 고루했던 선입관들은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진열대에 있을 때는 그저 그렇게 보이던 시계들이 제 손목 위에 올라가면 “어라?? 요것 봐라!!” 하는 신선한 충격을 저에게 던져 주었던 것입니다.

시계 케이스와 다이얼 전체에 보석이 세팅된 화려하기 그지없는 “헐... 이게 뭐야?” 하던 제품들조차도 손목 위에 올리면 차분하게 제 손목과 어울리는 하나의 조화스러운 물건으로 변모했습니다. 

제 피부의 색깔과 느낌에 따라 특별히 더 어울려 보이는 제품이 따로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모든 모델의 제품들이 그냥 착용한 채로 매장을 나오고 싶을 만큼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착용감은 제가 처음으로 까르띠에 산토스를 착용해보고 “우와~ 이게 바로 최초로 손목시계를 개발한 회사의 경험과 노하우이로구나!!” 했었던 것 이상의 느낌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내 손목 위에서 나와 하나가 된 듯한 편안함... 그리고 아름다움...

그렇게 피아제는 단순히 매장에서 시착을 하는 것만으로도 멀리서 바라보던 것과 전혀 다른 인상을 저에게 심어 주었고, 그렇게 제게는 Must have 아이템이 되어버렸습니다. (비록 먼 훗날이겠지만...^^)

 

이야기가 잠시 딴 곳으로 흘렀는데, 다음에 나오는 두 개의 작품은 시계 케이스도 예쁘지만 특히 브레이슬릿이 기가 막힌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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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 부분에 세팅된 다이아몬드가 화려한 두 점의 작품인데요, 자세히 보시면 이 두 작품의 브레이슬릿는 연결마디가 없어 매우 매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뒤에서는 브레이슬릿의 연결마디를 볼 수 있지만 브레이슬릿 앞쪽에서는 브레이슬릿의 연결마디를 완전히 감추어 아주 고급스럽고 우아한 모습을 창조했습니다.

피아제는 이러한 브레이슬릿을 만드는 기술을 “아식스”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엥? 아식스? 그건 신발???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아식스의 의미가 혹시 ???

대답은... "A6"... 헐~ 그게 뭐야 ?

그렇습니다. 예전에 피아제는 자신들의 제품이나 기술에 따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는 자신들의 독창적인 제품들이 이름으로 다른 경쟁사의 제품들과 비교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계고 브레이슬릿이고 모두 그냥 일련번호(A6와 같은)를 매기고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따라서 피아제의 과거 제품들은 모두 일련번호로만 제품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렇게 제품관리를 하고 있으며 현재 과거에 생산된 모든 제품들에 대한 리스트를 재생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피아제가 자신들 제품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에 들어서이며 그 최초의 이름은 폴로(Polo)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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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A6) 브레이슬릿을 사용한 제품의 사진을 두 점 더 보여드렸는데요, 이 녀석들의 브레이슬릿 뒷 모습은 요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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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품질이 좋지 않아 자세히 보이진 않으시겠지만, 브레이슬릿의 뒷면에 있는 마디를 확인하실 수는 있을 것입니다.

 

드디어 긴 복도를 지나 매뉴팩처에 들어서기 바로 일보 직전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피아제가 방문자의 마음 속에 깊은 잔영을 남기기 위해 마지막 전시물로 선택한 작품은 바로 피아제의 기술적인 우월함과 혁신적인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시계인, 그 유명한 동전시계였습니다.

이 시계는 고급스러움과 정밀함을 동시에 갖춘 제품을 갈구하는 피아제의 오랜 슬로건을 전 세계에 가장 명확히 알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칼리버 9P를 사용하여 제작된 이 시계는 미화 20달러짜리 동전 속을 파내고 그 속에 시계를 심어 넣은 작품인데, 사용된 금화에는 1904년이라는 발행연도가 찍혀 있습니다.

실제 사용된 주화는 아니며, 1904년은 피아제가 탄생한 지 3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새겨 넣은 년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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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는 역시 피아제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회사야.역시 피아제는 보석에 강해... 라는 생각 속으로 자꾸만 빠져 들었었는데, 

이 시계를 보는 순간, 참! 피아제는 무브먼트를 제작, 공급하는 회사로 시작했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를 제작하는 기술력이 아주 뛰어난 시계회사이지.. 

라는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피아제의 치밀한 계략에 빠져든 것일까요 ??? ^^

 

본격적으로 매뉴팩처에 진입하여 제일 처음 방문한 곳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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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바로 식당이 되겠습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먹어야겠죠 ?

 

메뉴 중 에피타이져로 나온 빵과 치즈를 곁들인 샐러드인데요, 접시가 재미있어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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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의 샐러드 부분을 먹다가 의례히 Piaget 라는 브랜드 마크가 붙어 있어야 할 자리에 이름이 없어 가벼운 농담으로 여기에 피아제라고 새겨두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던졌다가, “저희는 우리가 정성스럽게 만든 시계와 주얼리 이외에는 그 어떤 물건에도 피아제라는 이름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라는 대답에 그만 본전도 못 찾고 말았습니다.

 

식사 후에 본격적으로 매뉴팩처 드 오뜨 올로제리 피아제 방문을 시작하였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1편을 마치고 곧 2편, 매뉴팩처 방문편에서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